[꿈같은 혼자 베트남 푸쿠옥 여행_리조트(1)]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 베이
JW Marriott Phu Quoc Emerald Bay
- 객실편: 베이 프론트 룸_Bayfront Room -
(2019.04.20.-22.)
푸쿠옥에 2017년 12월에 방문했을 때는
지금처럼 통이 크지 않았다.
돈 한 두푼 아껴봤자
부자될 팔자도 아닌데
돈 아끼겠다고 아둥바둥했었다.
이제는 다르다.
통장에 잔고란 것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가고 싶고, 먹고 싶은 거
다 해~!!
푸쿠옥에 다녀온 이후로도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 베이 리조트는
심심하면 생각나는
버켓리스트/데스티네이션 리조트.
업무 스트레스로
눈에 뵈는 게 하나도 없던 그 순간
베트남 항공 티켓을 끊고,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버랄드 베이를 2박 예약했다.
처음에는 그냥 일반 객실로 하려다가
인생 뭐있냐며 스위트 바로 아래 등급 객실로 예약했다.
주말에 연차 1일 붙여서
밤도깨비 여행 비슷한 컨셉으로
반짝 현실 탈출하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늘린 게 2박.
조식이랑 공항 픽업 및 드랍오프 포함.
개인적으로 호텔/리조트 2박 초과하면
조식부터 물리기 시작하니까
나름 괜찮은 것 같았다.
한화로
2박에 약 129만원 정도.
캬캬캬캬캬캬!!
이 카드빚은
다음 달의 내가 갚아주겠지!!
1. 공항 픽업
공항 픽업 리무진.
순진하게
예전에는 호텔 리무진이면
진짜 기사랑 좌석이랑 완전 분리된
최고급 차량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냥 공항 왔다갔다 하면
리무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암튼,
원래 내가 이메일로
공항 픽업과 드랍오프 일정을 조율할 때
리조트 측에서는
공용버스(shared bus)라고 강조했었다.
근데
막상 픽업 나온 차량을 보니
리조트 리무진이 왔다.
ㅋㅋㅋㅋㅋㅋ
SUV 리무진에 탑승하면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베이 로고가
크게 박힌 상자가 하나 있다.
생수정도 들어있겠지 했는데...
생수랑, 물수건이랑,
예상하지 못한 간식거리까지!
콩에 코코넛 코팅을 입혔는데,
이게 달큰하려다가 말고
콩의 고소한 맛이 나는 게.
엄청 맛있었다.
사고 싶을 정도.
설탕 절임 후에 말린 생강 같은데,
생강 별로 안 좋아해서
사진만 찍고 말았다.
기사님께서 탑승하자마자
차량에 와이파이가 있다고 안내해 주셨다.
호치민 공항에서 경유 대기 중에
환전도 하고 심카드도 다 구입해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 쓸데 없는 짓이었다.
내 일정은
리조트 밖에 한 걸음도 안 나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심카드는 필요가 없었다.
리조트에서 와이파이 안터지는 데가 없고
되려 심카드 LTE가 신호가 안 잡혔다.
이렇게
트랜스퍼 차량에서도
와이파이가 제공되니까
SIM 카드는 굳이 살 필요 없었다.
2. 체크인
아름다운 로비의 일부일 뿐인 사진.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 베이는
체크인도 감동이었다.
밤 비행기를 타고
푸쿠옥에는 오전 7시 좀 넘어도 도착.
그래서 얼리체크인을 요청해놨지만
불가능하다고 예상했었다.
그래서 오전에 스파 예약을 해놓았다.
그런데
호텔에서 바로 체크인을 해줬다.
비행 시간 맞춰서 방을 준비해놓았다고.
그리고
내 귀국 비행편이 저녁 7시 30분 쯤인데
호텔 객실 상황 봐서
6시 레이트 체크아웃까지 무료로 제공해줄 수도 있다고.
우선 오후 3시 레이트 체크아웃은 확정해주시면서
말해주셨다.
실제로 체크아웃은
오후 6시에 했다.
호텔 및 리조트 세상에서
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3. 객실
객실 앞의 학과 간판.
나는 건축학과 객실을
배정 받았다.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베이 부지는
원래 라막 대학교(Universite de Lamarck)였다고 한다.
1900년대 초반에
상류층 자제들이 고등교육을 받는 대학교로
번성을 해서
건물을 하나씩 증축해나갔던
나름 명문대였던 모양.
하지만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을 겪으면서
이 대학은 더이상 운영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베트남의 한 기업이 이 부지를 매입하고
JW 메리어트 브랜드를 입혀서
푸쿠옥에서 제일 가는 리조트로
2017년에 개장하게 됐다.
그래서
이 리조트는
리조트 시설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서
대학교 생활이라는 스토리텔링을
강조하고 있다.
내가 투숙한 건축학과 건물은
1895년도에 지은
건축학교.
유럽 스타일인 것 같으면서도
콜로니얼(colonial)과 베트남 느낌이
오묘하게 묻어난다.
나는 1층 객실을 받았다.
이동은 버기(buggy)를 타고 이동하는데,
입구는 건물의 2층이고,
내 객실은 1층이다.
카드는 핑크색.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베이는
컬러에 상당히 많은 의미와 상징을
부여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 핑크색 카드는
이 리조트의 최고급 식당인
핑크 펄(Pink Pearl)을 연상시킨다.
7105에 도착.
이 리조트는 정말 모든 것에
스토리텔링에 기초한
컬러, 패턴, 유머가 깨알같이
숨어있다.
객실 평면도.
입구에 들어가면
새하얀 바탕에 각종 포인트 컬러와
디테일한 패턴 장식들이 가득차있다.
파우더룸/화장실.
화장실은 문 바로 옆에 있다.
욕실에는 화장실이 없다.
화장실 옆의 전신 거울.
복도를 채우고 있는
대학교 건물들의 옛사진들.
복도를 지나면
시선을 가로 막는 옷장이 있다.
침대가 창밖의 전면을 향하게 되어 있고
옷장이 침대의 헤드보드 역할도 하고
개인적인 사생활을 보호해주는 벽 역할도 한다.
옷장의 내부.
슬리퍼.
센스가 넘치는게
야외용 플립플랍도 준비가 되어있다.
괜히 야외용 슬리퍼 챙겨왔...
금고.
침실.
지불한 금액에 비해서
그다지 넓지 않아서
약간 실망.
지나가면서
다른 건물의 객실도 보니까
내부 구조은 똑같은 모양.
내 객실은
베이프론트(bay-front)란 이유로
비싼 것 같았다.
사실 백사장이 펼쳐진
베이프론트일 거라고 상상했었는데,
건축학과 빌딩은
바위돌이 많은 바닷가 위에 지어져 있어서
약간 감동이 덜했다.
대신에 객실 앞에
공용 수영장이 없어서
지나다니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었다.
침대 앞 쇼파에 앉아서
찍어본 창문.
왜 통유리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있지만,
통유리로 하면 사생활 보호가 어렵고,
그건 너무 현대적인 느낌이 날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추측.
과거 대학교의 건물을 복원에 초점이 맞춰져야
스토리텔링도 가능할테니까.
문을 열고 나가면
내 객실에 딸린 전용 정원이 있다.
그 정원에서는
에머랄드 베이의
에머랄드 빛 바다가 펼쳐져 있다.
아침에 찍은 일출 사진.
에머랄드베이는
푸쿠옥 섬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일몰을 볼 수는 없고
일출만 볼 수 있다.
객실에 딸린 정원은 이렇다.
2층 객실은 이런 정원이 없고
테라스만 있는 것 같다.
야외용 소파.
짜잔!
나는 이 정원에서
나를 위한 자그마한 샴페인 파티를 벌였다!!
신세계 면세점 탑승동에서
고민고민 하다가
고른 로제 샴페인.
마음은 97달러 Delamotte에 쏠렸지만
혼자서 다 마실 수 있을 지
자신이 없어서
그 절반 정도 되는 Luc Belaire Rose를 구입했다.
베트남 국내선 규정이 바뀌어서
기내에 액체류 반입이 전혀 안된다고 하길래
호치민 공항에서 샴페인을 꽁꽁 싸서
위탁수하물로 부쳐버렸다.
이 병 바닥에 버튼을 누르면
병에 불이 켜진다.
샴페인 맛은 그냥 그냥.
파이퍼 하이잭은 집에 있어서
가격 비슷해도 안 샀는데,
맛은 파이퍼 하이잭 뀌베보다 크게 떨어짐.
데스크.
룸서비스 등 각종 호텔 정보가 정리된 바인더.
저 개는 그냥 개가 아니고
푸쿠옥이 출생지인
푸쿠옥 리지백(Phu Quoc Ridgeback)이다.
처음에는
신화에 나오는 켈베로스(Cerberus)인줄.
ㅋㅋㅋ
객실 미니바.
이게 다 서랍에 들어가 있다.
네스프레소와 딜마 티.
환영 과일.
매일 채워줬다.
사과는 개인적으로 안 좋아해서
안 먹었지만,
저 배는 한국 배 못지 않게
아삭아삭하고 과즙이 풍부하여
즐겨 먹었다.
4월 초반에
JW 메리어트 서울 반포 갔을 때
저 잡지를 심심해서 찍어보고나서
다시 똑같은 잡지를
이 먼 베트남 땅에 와서 찍을 줄을 몰랐다.
그만큼
이번 여행은 즉흥적이었다.
ㅋㅋㅋㅋㅋ
욕실.
세면대는 양쪽에 1개씩 총 2개.
저 개수대 돌 색깔이랑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집에 가져가고 싶었다.
ㅋㅋㅋㅋ
이 호텔 건축가는 유명한 분이시기는 하지만
이 분 전신욕 좀 즐길 줄 아시는 분인 듯.
전신욕을 즐기기에
불편함이 거의 없었다.
특히 저 철제로 만든 프레임이
마음에 쏙 들었다.
물도
그냥 수도 꼭지에서
나오지 않는다.
멋있음.
근데 물 낭비가 심함.
집에 가져가고 싶던 프레임.
입욕제도 준비되어 있었다.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특별히 좋은 지는 모르겠다.
샤워실이 따로 없다.
그냥 오픈된 저 검은 돌 타일이 있는 곳이
곧 샤워실.
처음에는 하수구가 어딨는 지 모르고
쓰다가 홍수났었다 ㅋㅋㅋㅋㅋ
욕조 뒤 코너에
하수구가 있는데
물을 빠르게 배수시키려면
하수구 뚜껑을 제거할 것을 추천.
턴다운 서비스.
두번째 날에
객실 정리를 오전에 올 줄 알고
오전에 수영장 갔다가
해변가서 놀다가
점심까지 먹고 2시에 돌아왔는데
아직 하우스키퍼가 들렀다 가지 않았다.
졸려서 자고 싶은데
하우스키퍼를 30분정도 기다리다가
그냥 자기로 하고 막 침대에 눕자마자
벨이 울렸다.
잠이 중한 것이니까
물만 달라고 해서
하우스 키퍼를 돌려보냈다.
나는 그리고 나서 그다지 불만이 없었는데
내가 오후에 스파를 다녀오니
기어코 하우스키퍼팀이 총출동해서
내 객실을 치우고 있었다.
앗, 이렇게 까지 안하셔도 되는데...
암튼 저녁 먹으러 나갈 거라서
화장실에서 티셔츠만 갈아입고
그냥 청소 잘 하시라고 하고 나왔다.
나는 전혀 불쾌하거나 불편하지 않았는데
하우스키퍼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모양.
수건 토끼를 만들어서
카드까지 작성해주고 사라지셨다.
침구도 싹 갈으셨더라.
헐...
보통 2박하면
침구는 새거 안 갈아주시는데.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면
더더욱 새 것으로 갈 필요는 없었는데...
(침구 갈아달라는 표시도 안 해놨음.)
호캉스 다니면서
이런 카드랑 토끼는 처음 받아봤고,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셔야되나 싶고,
하우스키퍼분들이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았다.
본보이(Bon Voy) 앱으로
하우스키핑 팀에게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잔돈이 없어서 팁도 한번 못드렸는데 ㅠㅠ)
턴다운 서비스 중에 하나였던 생강차.
몸이 냉하면서도 더위에 유독 약한 허약 체질.
스파까지 받고 왔더니
감기에 걸렸다.
그래서 생강차를 타 마셔보았는데,
생강의 매콤한 맛이 강하지 않고,
꿀의 단맛도 강하지 않아서
부담없이 목을 데울 수 있었다.
만족.
마지막 날.
레이트 체크아웃을 누리고
막 짐정리하고 있는데
벨이 울렸다.
하우스키퍼가
리조트의 리지백 강아지 인형을 선물해주시면서
투숙을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는 멘트를 날려주셨다.
앗...
이 호텔 나를 엄청난 VIP로 착각하고 있나?
이런 대접 처음이라며
ㅋㅋㅋㅋㅋ
체크아웃 할 테니
나중에 방문해달라고 하고
인형만 받았다.
리지백 남녀 커플인데
완전 귀엽 ㅋㅋㅋㅋ.
객실 동영상.
베이프론트 정원 동영상.
일출.
<총평>
스위트 제외하고는
제일 비싼 객실인데
객실이 다른 객실이랑 비슷해서
약간 실망한 건 맞다.
하지만
객실에 가득찬 디테일을 감상하다보면
불만을 할 시간이 없다.
내가 알고 있는
건축가 빌 벤슬리(Bill Bensley)의
호텔/리조트 작품 중에 하나가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 베이.
이분이 디자인한 리조트와 호텔은
워낙 분위기가 차원이 다르고
호텔 덕후인 나의 취향을 저격하는 지라
나의 버켓리스트가 있다면
빌 아저씨가 디자인한 호텔과 리조트를
도장깨기 하는 거였다.
회사가
나를 미친 듯이 소비하게 만들더니
예상하지 못하게
버킷리스트도 하나 클리어하게 해줬다.
ㅋㅋㅋㅋㅋ
객실은
약간 쿰쿰한 하수구 냄새가 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단기간에 고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고,
리조트를 즐기기에 바빠서
막 따지고 들지 않았다.
객실도 객실 서비스도
너무 너무 만족.
객실에 들어서는 순간
2박은 짧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포스팅을 하다보니
스위트룸을 예약해서
다시 한번 방문해보고 싶어졌다.
ㅋㅋㅋㅋㅋㅋㅋ
스위트룸은 1박 가격이
내가 예약한 베이프론트의 2배인데,
객실 분위기가 완전 달라서
완전 탐났었다.
나중에 또 돌아버릴 것 같으면
미친적 지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