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체크인을 둘러싼 신경전


얼리 체크인에 대한 호텔의 규정은 다 다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12시 전에 입실을 하게 되면 

조기 입실에 대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12시 이후에는 돈을 받는 곳도 있겠지만,

보통은 그냥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해준다.


특히 새벽에 도착하는 투숙객은 

사전에 도착시간 기준 1박을 추가로 예약을 해서 

투숙하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맞다.


문제는

투숙객은 12시 이후의 얼리체크인을

무료로 제공받기를 원하고,

호텔 리셉션니스트는 얼리 체크인 규정을

준수/집행해야만 하는 입장이라는 점이다.


투숙객 입장에서는

비행기나 열차 시간이

자기 마음대로 조절이 안 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일찍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


아니면

객실료가 비싸서

뽕뽑고 싶은 마음에 조금 일찍 도착하기도 하고,

보통 객실이 2시 전후로 준비가 되니까

그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기도 한다.


반면에

리셉션니스트 입장에서는

객실 준비가 안 된 경우도 많고,

호텔에서 정한 방침이 있으므로

정당하게 무료 얼리체크인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여기서의 쟁점은

어떻게 투숙객이 얼리체크인을 요구하고

이를 리셉션니스트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인 것 같다.


투숙객 입장에서 나는

깨끗한 객실, 좋은 객실을 받고 싶은 마음이

무료 얼리체크인을 받고 싶은 마음보다 크다.

리셉션니스트가 얼리 체크인이 어렵다고 기다려달라고 하면

웬만하면 다 기다려 준다.

체크인 시작 약속 시간보다 늦어진다고 해도

미리 사전 양해만 구한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기다려줄 수 있다.


그런데

호텔 직원들은 투숙객의 그런 마음을

잘 모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내가 떼쓰지도 않았는데

'사전에 입을 틀어막겠다'라는 느낌을 전달하는

묘한 어투와 톤으로 거절을 당한 적이 있다.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였는데

그 직원은 심지어 3시 체크인 시작인데

4시 반에도 체크인 안될거라고

떼쓰지 말라는 어투로 말했다.


그럼 그 때부터 감정 싸움이 시작된다.

그리고 투숙 기간 내내 기분이 안 좋다.


반면에

서비스가 좋다는 호텔은

투숙객이 기분 좋게 거절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대단한 방법도 아니다.

아직 객실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고

로비나 라운지 등 대기 장소로 유도하거나,

짐부터 받아주고 기다려달라고 하면 된다.

최대한 빨리 준비하겠다는 말까지도 필요없다.

대기할 만한 장소가 없다면

주변에 구경할 만한 곳이라도 안내해주면

그 마음이 고마울 따름이다.

(나는 그렇다.)


정말 서비스가 좋은 호텔은

눈에 불을 켜고 객실을 뒤지고

하우스키핑에 문의전화를 해서라도

객실을 잡아준다.

이건 내가 부담스러워서

멈추어달라고 할때도 있다.


그치만 서비스 메뉴얼에 있는 부분인지

이런 분들은 

어떻게해서든 객실을 준비해주신다.

보통 이런 경우에

만족도 조사에 매우 후한 점수를 주게 된다.


개인적으로

내가 호텔 리셉션니스트에게 기대하는 것은

'너 같은 투숙객들 지긋지긋하다'는 

어투와 눈빛으로

내가 입도 뻥긋 못하게

입을 틀어막는 일만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


내가 진상을 부렸으면

그런 대접을 받아도 마땅하지만,

지레짐작으로 입을 틀어막으면

아직 아무말도 못했는데

이미 진상고객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많이 상한다.


투숙객들도

얼리체크인을 너무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리셉션에서도 얼마나 많은 진상을 만났으면

저럴까 싶은 마음도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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