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서울 여의도 호캉스]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
Fairmont Ambassador Seoul
- 골드룸 외_Gold Room and others -
(2021.03.19.-21.)
요즘 허리 디스크 통증으로
활발한 한량 활동이 불가능하고,
심지어 집에서 하는 블로그 포스팅도
큰 맘 먹고 하고 있다.
돈도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건강도 그닥 좋지 않으니
호텔 투숙하며 즐기는 생활에 대한
현타가 밀려왔다.
그래서
페어몬트 예약을 취소할까 했지만
편하지 않은 몸을 이끌고
서울로 향했다.
오픈 기념으로 가보기나 하자는
생각이었다.
페어몬트 호텔이 럭셔리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지금 가격을 검색해보면
상당히 고가인 것 같다.
나는 오픈 전에
아코르 세일할 때 미리 예약을 해뒀기 때문에
골드룸을 저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었다.
아침 식사 제공에 대해서
인터넷 카페에서 말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조식을 준다고 하면
클럽 라운지 조식이 아니라
메인 뷔페 레스토랑 조식인데,
페어몬트 서울에서는
페어몬트 골드룸에 별도의 조식 비용 부담 없이는
라운지 조식만 제공한다고...
조식부터
메인급 육류/해산물의 향연이라
인기가 많은 스펙트럼 조식을
나도 맛이나 볼까 생각을 해봤지만,
체중 증가로 인해 허리가 아픈 것도 있어서
돈도 아낄 겸
그냥 라운지 조식으로 만족했다.
5성급 호텔이라면
친절하면서 기품있는 고객 응대 서비스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소통능력을 기대하는게 일반적인데,
이 신상 호텔의 후기에서는
그런게 많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실제로
내가 체크인을 하는 과정에서도
친절하셨지만,
착하면 척하는 그런 거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골드룸 예약했다고 말하면서
3층 라운지에서 체크인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건만...
골드룸 예약을 2-3번 언급할때까지
계속 1층에서 기다려달라는 멘트를
자동재생하셨다가,
한참 후에야 "아, 골드룸!" 하시면서
3층 라운지로 안내해주셨다.
ㅋㅋㅋ
3층 페어몬트 골드 라운지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했는데,
다른 후기에서와 같이
생각보다 체크인 시간이 오래걸렸다.
친절/세심하신데
실수가 좀 있으시면서 오래걸림.
페어몬트 서울을 골드룸은
한강뷰 방향의 고층을 배정해준다.
아파트 공사장 뷰라는 후기가 많고
나는 아코르 실버 티어밖에 없고
특별히 우대받을 많한 조건이 없어보여서
객실의 뷰는 크게 기대를 안했는데
2번째로 높은 층의 객실을 배정해주셨다.
27층 엘리베이터에 하차.
호텔 복도.
2709호에 도착했다.
2709호는 강변쪽 정가운데에 위치.
페어몬트 호텔 투숙객들의 후기가
아주 좋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취소를 해야하나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객실에서 한강뷰를 보는 순간
취소했다가는 큰 실수할 뻔 했구나 싶었다.
콘래드 서울에서 보면
그 한강뷰랑 비슷하면서도
각도가 약간 다르니까
또 새로웠다.
혹자는 페어몬트 서울의 창 방향이
정면은 아파트 뷰라고 혹평을 하시기도 하시는데,
왼쪽 사선으로 살짝만 고개를 돌려도
한강뷰가 꽤나 잘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침대에 누우면
자동으로 좌측 사선 뷰를 볼 수 밖에 없어서
침대에서 한강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그치만
이 재미는 27층 정도 되는 고층 객실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침대에 누워서 창을 바라보면
자동으로 한강이 잘 보이기 때문에
계속 침대에 누워있었다.
허리 디스크 때문에 한의사가 꼭 누워있으랬는데
정말 잘됐다고 생각했다.
페어몬트 일반 객실(골드룸 포함)은
41 제곱미터라서 상당히 넓은 편이지만
옷장이랑 화장실이랑 다 막혀있으면
아무래도 갑갑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오픈형 옷장으로
설계를 한 것 같다.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페어몬트 서울 객실의 렌더링 이미지는
약간 어두운 톤의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실제 객실 사진이 올라왔는데
멀건 톤으로 마감재 색감이 많이 바뀌어 있어서
실망이 컸었다.
그래서 이 사진을 바라보는 지금도
카펫 색감이나 벽 색감이 아쉽다.
대리석은 좋은 걸로 깔끔하게 잘 시공한 것 같은데
왜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게 되었는지 의문.
개인적으로는
미니바를 구석 작은 공간에 몰아 놓은 것을
매우 잘했다고 생각했다.
자칫 잘못하면 공간을 잡아먹고
너저분해 보일 수 있으니까.
생수가 달랑 2병 뿐이라서
쫀쫀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생수 더 달라고 하면
바로 더 챙겨다 주셨다.
해양심층수 생수라서 단가가 비싼가?
책상과는 별도로
테이블과 의자가 있으니까
여러모로 편리했다.
특히 룸서비스 먹을때.
허리 디스크 보호를 위해서
틈나면 계속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창밖을 보면서 멍때리기 참 좋았다.
객실에 있는 큰 미닫이 문으로
옷장쪽을 막던가
욕실쪽을 막을 수 있다.
이 미닫이 문에 대한 불평글들을 많이 봤는데
나는 마음에 들었다.
화장실 쪽을 오픈해놓으면
객실이 더 넓어보이면서
출입문이 가려지면서
좀 더 프라이빗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
내가 좋아하는 향의
르 라보가 아니여서
따로 챙겨오지 않았다.
검은 욕조를 호텔에서 보는 것이
흔하지 않은데,
과감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욕조 사이즈는
콘래드 서울, 포시즌스 서울의 욕조 사이즈랑
비슷한 수준이어서 대만족.
검은 욕조에 하얀 물때가 잘 보일 것 같아서
위생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대신 머리카락 같은 건 잘 안 보이려나 싶었다.
화장실 문과 샤워실 문이 일체형이라
화장실문을 닫으면
샤워실 문이 열린다고 해서
2인 이상 투숙하시는 분들의
불만섞인 후기를 많이 읽었다.
그치만
나는 항상 혼자 투숙하기 때문에
내가 분신술을 익히지 않는이상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페어몬트 골드 라운지>
라운지 직원분께서
차 주문을 받으시고
이렇게 세팅을 해주신다.
맛과 비주얼이
내 기준에는 못 미쳤다.
내가 집에서 찍는 홈카페 사진이
더 알흠답다며 괜히 승리감에 젖어봄. ㅋㅋㅋ
애프터눈티가 좀 아쉽길래
해피아워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메뉴 구성도 내 기준에는 신선했고,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음식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음식마다 맛의 차이가 좀 났지만
맛없는 건 없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생과일이 없었다는 것.
조식 뷔페에는
해피아워 때 없던 과일이 있었다.
라운지 뷔페 음식 외에
죽이나 계란 요리를
별도로 주문받아 서빙해주셨다.
이유를 알 수 없게
요즘은 죽이 그렇게 당기더라.
이틀 내내 죽을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다.
직원분이 지나가다가 내 테이블을 보시더니
생수도 필요할 것 같다며 한 병 직접 챙겨다 주셨다.
예상하지 못한 섬세한 서비스에 놀랐다.
2일차에 애프터눈티는
건너뛰었다.
해피아워는
다양한 메뉴들로 구성되어서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다.
그치만
과일이 없는 게 참 아쉬웠다.
혼자 살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과일은 잘 안 사먹게 되서,
호텔 오면 과일 열심히 먹는 편.
그래서 과일 손질을 잘 해주는
반리엇을 좋아한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남이 차려주는 거다.
ㅋㅋㅋㅋㅋ
첫째날 조식의 죽은 소고기버섯죽이었고
둘째날 조식의 죽은 전복죽이었다.
페어몬트 골드 라운지는
전복죽 맛집!!
통 전복을 토핑으로 올려주시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맛도 내가 좋아하는, 이상적인 전복죽의 맛.
조식 식사할 때마다
나의 체크인을 도와주신 직원분이 계셨는데
정말 세심하게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셨다.
아침약 먹는 걸 까먹지 않으려고
약 봉지를 들고가서
별 생각없이
테이블에 잘 보이게 올려놨다.
맨날 주머니에 넣어놓고
객실로 도로 들고 돌아왔던 지라..
그런데
직원분들이 약 드시려면
생수가 필요할 것 같다고
생수 챙겨주시고,
혹시 투숙 중 불편한 상황이 생겨서
건강이 안 좋아지신 거냐고
엄청 챙겨주셨다.
객실에서 쉴 때
따뜻한 차라도 마시면
컨디션 회복에 조금 도움이 되지 않겠냐며
식사 마칠 때 차를 테이크아웃 해주시겠다고
먼저 제안해주셨고,
내가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뜨려하자
만사 제치고 차 테이크 아웃을 해주셨다.
아, 이건 어디서도 받아보지 못한 배려라서
몸 둘바를 모르겠고,
매우 감사했다.
이 직원분이
체크인 할 때 좋은 객실도 배정해주시고
내 얼굴도 기억해서
인사도 건네주시고
이렇게 저렇게 많이 챙겨주신 게
많이 고마웠다.
그래서
감사의 손편지를 써서
컨시어지를 통해 총지배인님께
발송했다.
사람이 하는 서비스라는 게
아무리 교육훈련을 받는다고 해도
개인이 잘해주려고 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런 정도의 배려는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M29>
나를 앞장 세워서
바 호핑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어서
투숙 첫째날에
Bar M29에 2번째 방문을 했다.
허리가 아파서
여러 바를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이날은 M29에서만
칵테일을 마셨다.
페어몬트 서울이 오픈한 첫주 토요일에
여의도 교통 대란을 뚫고
호텔 최고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내 바인
M29에 방문했었다.
그때 한참 정줄 놓고
과음하던 시기라서
M29 바텐더님들 눈에 띄었다.
(이날 혼자 4-5잔 마신듯)
그날 인스타에
칵테일 피드 올린 것도 있고.
착석하니까
바로 나를 알아봐주시면서
반겨주시니까 매우 감사했다.
첫 방문했을 때에는
헤드 바텐더님이 많이 긴장하신 느낌이었는데,
이날도 주문은 많았지만 바텐딩에 여유가 있으셨다.
헤드 바텐더님이 매우 성격이 밝으시고
칵테일도 잘 만드신다.
인스타 서로 맞팔하는 사이 ㅋ
헤드 바텐더님께 양해를 구하고
최고 사진 명당이라는
63빌딩 쪽 루프탑 테라스를 구경했다.
당시에는
루프탑 테라스 영업 시작일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안내해주셨다.
이날 3월 밤 치고는 많이 따뜻했고
고층 야외 테라스이지만
유리 외벽과 천정 어닝 덕분에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루프탑 아웃도어 다이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조건이라면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비/바람도 적당히 막아주고
뷰도 좋고
좌석도 편안해보이고.
최소 주문 금액이 있냐고 여쭤봤는데
그 당시에는 미정이라고 하셨다.
더 현대 방향쪽 테라스는
M29에서 쓰고
63빌딩 방향쪽 테라스는
마리포사 레스토랑에서
사용하기로 잠정 논의된 정도라고 하셨다.
<In-Room Dining>
일반적인 서울 5성급 호텔의
갈비 룸서비스 가격대와 비슷했다.
(48,000원)
갈비의 양이 적지 않았고,
실제 갈비살을 잘 발라 펴서
질기지 않게 적당히 잘 구워주셔서
맛있게 순삭했다.
룸서비스 반찬을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셔서
세심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Welcome Drink>
페어몬트 서울이 오픈하면서
인터넷 카페에서는
아코르 플러스 해외 가입 열풍이 불었다.
때마침
다수의 글로벌 호텔 그룹들이
로열티 프로그램에
패스트트랙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나의 아코르 실버 등급은
원래 존재감이 없는데,
더더욱 존재감이 없어졌다.
ㅋㅋㅋㅋㅋ
처음 페어몬트 서울 오픈하고 나서
대표적인 불만 후기 중의 하나가
아코르 멤버 무료 웰컴 드링크 제공이
체크인 도와주는 직원 마음대로
들죽날죽하다는 것이었다.
직원이 깜박하고
무료 음료 쿠폰을 안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나는 오픈하고 1달 정도 지나서
체크인을 해서 그런지
실버 멤버 무료 음료 쿠폰은
제대로 잘 챙겨주셨다.
아코르 웰컴 드링크 쿠폰은
1층 로비에 위치한
아트리움 라운지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로비 체크인이나 대기 공간이랑
명확한 공간 구분이 없이 디자인 되어 있어서
나는 좀 정신이 없었다.
웰컴 드링크는
아트리움 라운지에서 마실 수도 있고
테이크 아웃도 가능하다.
나는 테이블에서
잠시 마시고 가기로 했다.
빈 자리에는
이렇게 기본 테이블 세팅이 되어있었다.
나는 잠깐 웰컴 드링크 한 잔 마실 거였는데,
직원분이 번거롭게 이걸 다시 다 치워시는 걸 보니
일을 만들어드린건가 싶었다.
웰컴 드링크로 주문할 수 있는
음료를 알려주셨는데,
나는 자몽주스를 선택했다.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의 고퀄 자몽주스가
나와서 놀랐다.
이거 착즙인건가 싶은 퀄리티.
<총평>
객실은 렌더링 이미지이 비해서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골드룸 한강뷰라던가
넓찍한 객실 공간,
객실 레이아웃 등은
꽤 만족스러웠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서비스 품질은
많은 사람들이 불평했던 포인트가
뭔지는 공감할 수 있었지만,
큰 문제가 될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직원들이
뭔가 딱부러지게 호텔 서비스를
숙지하고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다.
인터넷 후기들이나 호텔 정책 변경 내용들을
되짚어 원인을 추정해보자면...
1) 페어몬트 서울이 서비스 정책을 세세하게
다 수립하지 못하고 오픈한 듯한 느낌이 있는데,
대한민국 호텔 투숙객들은
서비스 약관을 분석해서 소위 '스사사'하는
초고수들이라서
이분들의 세세한 요구사항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 같고,
2) 페어몬트 서울과 아코르 그룹 본사 사이에
아코르 멤버 혜택 적용에 대한
이견이 조율되지 않은 채로 오픈 되다 보니까
호텔 서비스 정책이 계속 바뀌고
직원들도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몰랐던 것 같다.
지금은
페어몬트 서울이 한 수 접고
아코르 회원/아코르 플러스 회원 혜택을
최대한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나가는
분위기인 듯.
개인적으로는
서비스에 대한 큰 불만은 없었다.
디테일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을 수록
'나만 진상인건가?'하는 맘고생을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 것도 있고,
운이 좋게도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라운지 직원을 만나고
고층 리버뷰 객실을 배정받은 행운도
큰 작용을 한 것 같다.
객실에 사용한 마감재(특히, 대리석)나
식음료 재료들이
고품질인 것 같다는 인상을 많이 받아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신경을 많이 쓰긴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더 현대 서울이랑 연결되어 있어서
쇼핑하기도 좋고
음식 맛도 괜찮은 편이라서
내 기준에
실내형 호캉스를 하기에는
좋은 곳인 것 같다.
다만,
수영장, 사우나 등의 시설이
다소 규모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하니
참고하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