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서울 삼성동 호캉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Grand InterContinental Seoul Parnas
- 클럽 그랜드 스위트_Club Grand Suite -
(2021.03.21.-22.)
이 블로그에서 처음 쓰는
그랜드 인터컨 후기이지만,
사실 나는 지난 1월에 갔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바로 체크아웃하고 나왔다.
체크인 후에
애프터눈티까지 클럽라운지에서 신나게 먹고
객실에 들어갔는데,
새집냄새가 너무 심해서
10분만에 두통과 메스꺼움을 견디지 못해
호텔과의 협의 끝에 예약 취소를 한 것.
그리고 바로 반리엇으로 달려갔었다.
그 이후로는
그랜드 인터컨 후기를 볼 때마다
냄새가 아직도 나는지 꾸준히 모니터링을 했다.
2월쯤 되니까 다들 냄새가 많이 빠졌다고 하길래
IHG 세일 기간 때
클럽 그랜드 스위트를 예약했다.
요즘 그랜드 인터컨 후기보면
주니어 스위트에 투숙하는 경우가 많다.
주니어 스위트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경우도 종종 있고.
그치만
나는 주니어 스위트에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우선
리노베이션 후에는 주니어 스위트로 이름을 바꿨지만
내가 봤을 때는
리노베이션 전 프리미어 룸인게 너무나 분명했다.
이름만 스위트인 애매한 포지션.
물론 객실 면적은 프리미어 룸 때부터
넓찍하긴 했었다.
예약 취소 처리하긴 했지만
주니어 스위트보다 한 단계 상위 객실인
인터컨티넨탈 스위트에도 잠시 체크인 해봤었고,
이름만 다르지 주니어 스위트랑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그리고 요즘 내 느낌에
호텔 객실이 다 거기서 거기고,
좀 새롭고, 정말 뭔가 특별한 느낌을 받고 싶다면
객실 구조나 데코에 차이가 있는 스위트에
세일 가격으로 가는 게 제일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그랜드 인터컨의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코너 스위트, 그랜드 스위트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되었다.
최종 결정은
그랜드 스위트.
그랜드 스위트가 층고가 4m라서
높고 개방감이 있을 것 같았다.
방금 그랜드 인터컨 주니어 스위트를 좀 깠지만,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객실 구조는 사실 스튜디오 구조라서
그랜드 스위트가 가장 좋아보였다.
이그제큐티브/코너 스위트의 3베이 객실은...
나중에 땡기면 고민해보기로 함.
가격도 세일가라서 상당히 괜찮았다.
전날 페어몬트 서울에서 투숙했는데,
아코르는 실버 등급이라
레이트 체크아웃 요청하기 뻘쭘하여
그냥 일찍 그랜드 인터컨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요즘은 술이 많이 안 땡기는데
이때까지만해도
칵테일을 음료수 마시듯이
들이붓던 시절이라서
시그니처 칵테일 중 하나를 주문했었다.
닭고기는 안심인지 가슴살인지
많이 퍽퍽했지만
볶음밥은 밥알 한알 한알 잘 볶아졌다.
복숭아 들어간 칵테일이 있길래 주문했는데
재료 소진됐다고 하여
다른 칵테일로 교체.
작년 이맘 때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호텔이 텅텅 비었었는데,
이제는 코로나-19 때문에 호텔이 너무 붐빈다.
2시 좀 넘어서
체크인을 시도해보니
객실이 준비되었다고 하여
객실로 이동했다.
일요일 체크인이라서
조식은 그랜드 키친이라고 안내를 받았다.
좀 있다가도 말하겠지만
그랜드 키친은 내 돈내고 안 가고 싶음.
클럽 라운지도 월요일 오전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1층에서 체크아웃하는 것으로 안내받았다.
11시가 디폴트 체크아웃 시간이라서
체크인 해주시는 라운지 직원분이
체크아웃 이야기를 꺼내니 살짝 긴장하시는 것 같았다.
회사에 출근해야되서 10시에 체크아웃할거라니까
뭔가 긴장을 푸시는 걸 목격 ㅋㅋㅋ
3233호가 프레지덴셜 스위트라서
이 층만 층고가 좀 높은 것 같았다.
그래서 같은 층에 있는 객실들은 층고가
다 높은 것 같았음.
종합해보면
클럽 그랜드 스위트는
32층에 있는게 전부인듯.
클럽 그랜드 스위트가 3개인가 4개인가 밖에 없다고
객실 예약할 때 본 것 같음.
인터컨티넨탈 스위트에 잠깐 체크인 했을 때에는
객실에 스타일러가 있었어서
그랜드 스위트에도 당연히 스타일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스타일러가 없었당...
화장실이나 욕실 벽이
처음에는 다 대리석인 줄 알았는데,
대리석 무늬가 인쇄된 타일임.
자세히 보면
저 타일 위에 마감재만 색감이 약간 다른데
저것만 대리석인 것 같았다.
내가 대리석에 집착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대리석이 아닌 걸 어떻게 밝혀내게 되었냐면...
욕조에서 반신욕을 하는데,
벽에 있는 대리석이 뭔가 너무 정신이 없는 패턴이라서
괜히 거슬렸다.
그러던 중 샤워하다가 자세히 대리석을 쳐다봄.
자세히 보니 일반 크림 화이트 타일에
대리석 줄무늬가 점묘도처럼 인쇄되어 있었다.
ㅋㅋㅋㅋ
객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보기에는 참 멋지지만,
새집 냄새가 지나치게 심했었던 것도 그렇고
대리석을 가장한 타일을 쓴 것도 그렇고
그다지 좋은 마감재를 쓰지 않은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동리엇이 친환경 인증 소재를 썼다고
매번 자랑할 때는 이게 뭐 대단한 건가 했었는데,
그랜드 인터컨에 2번 체크인을 하고 나서는
친환경 자재가 엄청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인적으로는
그랜드 스위트는 객실 구조 측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객실이었다.
높은 층고에, 탁 트인 스튜디오 구조, 채광 우수.
투숙하는 내내
내가 사는 집도 이랬으면 좋겠다를
무한 반복 염원했던 것 같다.
환영 선물 치고
좀 화려한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까
그랜드 스위트 기본 세팅이었던 걸루 ㅋ
계속 반복하게 되는 이야기가
그랜드 인터컨이 사진으로는
딱히 흠잡을 만한 곳이 많지 않은데,
현실은 조금 달랐다.
어떤 호텔에 가면
침구 세탁 시에 쓰는
정체불명의 자극성 화학약품이 있는 건지
피부가 간지러운 경우가 있었다.
요 그랜드 스위트 침구도 그랬다.
밤에 벅벅 긁으면서 잠들었다.
(이불을 안 덮으면 잠을 못 드는데,
자는 도중에는 이불을 다 걷어차내는 잠버릇 ㅋ)
호텔에는
내가 좋아하는 HGTV가 안 나오니까
TV는 잘 안 본다.
그래서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객실 어느곳에서든 TV위치가 애매함.
굳이 따지자면 봉은사뷰인데
너무 멀어서 잘 안 보인다.
그랜드 스위트의 뷰는 별루인게 맞다.
대신 채광이 잘 되서
sheer만 쳐놓고 있어도 괜찮음 ㅋ
이 다음 등급부터
에르메스 어메니티를 주는 줄 알았는데
나의 착오였던 모양.
드라이어는
다이슨을 따라한 건가 싶어서
엄청난 고성능을 기대했으나,
그냥 무난한 정도.
에르메스라고 해봤자
얼마나 좋겠냐 싶었고,
처음 오픈했을 때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치만
샤워하는 도중에 은은하게 향이 퍼지는데
샤워하는 재미가 있었다.
<클럽 인터컨티넨탈 라운지>
애프터눈티는 트레이만 가져다주시고
나머지는 내가 직접 셀프로 데코해봄.
1월에 방문했을 때에는
로얄 코펜하겐 식기로 가져다주시고
차도 로얄 코펜하겐 티팟에 직접 타서 주셨는데,
이번에는 그냥 평범한 하얀 식기.
왜 그런가에 대해
름 후기들을 검색하여 분석해 본 결론은
평일은 로얄 코펜하겐,
주말에는 일반 식기.
나에게 애프터눈티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라면
스파클링 와인일텐데,
애프터눈티 타임 중에는 스파클링 와인은 제공되지 않고
스위트 와인만 프리 플로우가 가능했다.
리슬링이 있길래, 드라이해서 안 어울릴 것 같았는데
모스카토급 스위트한 리슬링이었다는 ㅋ
과일은 맛있고 상태도 좋지만
하트 초콜릿이나 마카롱은 그냥 그냥.
비싼 가격 때문에
호텔 가면 억지로라도 마셔보는데
내 돈 주고는 안 사고 싶은 정도의 맛.
칵테일 아워 뷔페 스테이션을 찍어봄.
반대쪽은 음료랑 다과 스테이션.
그랜드 인터컨의 라운지가
혜자스럽다는 평이 나올 때
항상 그 근거가 되는 메인 디쉬.
기내식처럼 선택할 수 있다.
메인 디쉬를 서빙해주는 건 좋지만
직원분이 너무나 무서웠다.
말은 되게 정중하신데
눈빛이 화나신 듯 짜증을 발산.
예전 같았으면 기분이 나빠질 법도 하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한 상황이라서
기분 안 좋은 날도 있으시겠지 하고 넘긴다고 했는데...
이렇게 블로그를 적다보니 하나하나 다 생각남 ㅋㅋㅋㅋ
이날 남자 호텔리어 2분이서
라운지 전체를 관리하셨는데,
한 분은 '마스크 쓴 2PM 준호' 같은 분이셨고
다른 한 분은 닌자 영화의 '진지한 닌자 표정'이셨다.
두 분이서는 엄청 친하신지
업무 캐미도 잘 맞는 것 같고
간간히 눈빛과 수다를 교환하시더라.
마스크 준호님도
나를 대할 때는 약간 차가운 느낌이었는데,
단골 투숙객 오니까
세상 친근한 사람으로 돌변하더라.
ㅋㅋㅋㅋㅋ
혼자 호캉스 가면
사람들이 뭐하고 노냐고 물어보는데
이런거 관찰하면서 재밌게 시간을 보낸다.
이런 접객 온도차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아직 당신은 호캉스 하수.
그냥 저 사람은 저렇구나 하고
가끔씩 스쳐지나기는 모습들을 관찰하면
은근히 재밌다.
그리고 나도 자주 가는 호텔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저렇게 직원분하고
이런 저런 얘기 나누게 된다.
아마 마스크 준호님도
저 단골분이 안면 있는 편한 사람이니까
자본주의 미소를 만개하신게 아닐까 싶음.
라운지 음식은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했고
맛도 나쁘지는 않았다.
<조식 뷔페_그랜드 키친>
처음 라운지에서 체크인할 때
그랜드 키친에서 조식을 제공한다고 해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그랜드 키친 조식 뷔페는
내 기준에서는 별로였다.
조식 뷔페인데
아침부터 소고기 스테이크를 구워주길래
홀딱 넘어갔는데,
한 입 베어무니 별로 맛이 없음...
다른 음식도
밍밍하지 않으면 그냥 평타라서
내 돈주고는 절대 안오고 싶었다.
<총평>
클럽 그랜드 스위트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객실 인테리어와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4m 천고와 채광이 참 마음에 들었다.
요즘 호캉스에 대한 의욕이 많이 사그라들고 있지만
이 클랜 그랜드 스위트라면
허리 디스크에도 불구하고
서울 호캉스를 살짝 고민하게 될 것 같다.
하지만
이 호텔이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인상을 다 지워내지는 못 했다.
이번 클럽 그랜드 스위트 투숙 때는
새집 냄새가 다 빠져서
더 이상 문제가 될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지독한 새집 냄새를 대하는
이 호텔 경영진의 태도는
럭셔리 호텔로서는 빵점이었다고 생각한다.
12월 초에 재오픈을 했고
내가 1월 중순 지나서 첫 체크인을 했었다.
한달이 넘는 기간 동안
새집 냄새에 대해 그냥 손놓고 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때 체크인 후 예약 취소 상황에 이르기 전까지
호텔 측과 주고 받은 대화 내용을 생각해보면,
'투숙객들이 많이 이용하다보면 새집 냄새가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라는 말을
열심히 애둘러서 정중하고 럭셔리하게 포장하시느라
고생하시는 게 느껴졌다.
본인들도 이게 큰 문제라는 것을 인지는 하고 계신 듯 했는데,
공기청정기를 올려줘서
새집 냄새 불만을 무마시키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공기청정기가 먼지 정도 걸러주고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제거 기능 정도 있는거지
새집 증후군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을 청정해주는 건 아니지 않냐고
호텔 측에 물어보니
그건 맞다고 인정하셨다.
내 느낀 느낌을 정리하면,
이 호텔 경영진은 새집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인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영업을 강행했다는 거다.
그리고 새집 증후군이 발생하게 된 것도
환경인증을 제대로 받지 않은 저급 자재를 사용하였거나
리노베이션 작업 후 객실 관리에 문제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
나는 새로 칠한 페인트 냄새가 가득한 곳에 있었어도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거나 메스꺼운 적이 없었고,
이사하는 집마다 신축 첫 입주였어도
너무 잘 살았던터라,
새집 증후군이 남의 일처럼 느껴졌었다.
인터넷 카페에서도
투숙 중/기상 후 두통,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후기들을 종종 봤지만,
그분들이 되게 민감하신 분이구나라고만 생각했지
내가 새집증후군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을 간과했었다.
그래도
새집증후근 관련 두통, 메스꺼움 증상을 호소하니
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대인배처럼 비용 부담없이 예약 취소 처리를 해준 것은
이 호텔에 대한 한 가닥의 신뢰의 끈을 놓지 않게 해주었고,
결국은 내가 재방문을 하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