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디저트 카페] 

키노토야 다이마루 지점

Kinotoya Daimaru

(2018.04.14.)



삿포로 여행 블로그들에서

쉽게 발견되는 카페, 키노토야.

맛있다고 했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번은 가서 시식을 해봤으면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에

키노토야 카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같은 카페인 줄 알고

슥~ 들어갔다.

자리가 어느정도 차 있긴 한데

다먹고 안 치운 자리들이 군데 군데 있었다.

안 치운 자리들 중에 한 군데 앉고

테이블을 치워달라고 해야하나?하던 찰나

내 뒤통수에 정체모를 따가운 시선이 꽂히고 있음을 직감했다.


뭐지?


백화점 벽에 비치된 의자에 앉아있던

할머니들이 나를 향해 강렬한 레이저를 발사하고 있었다.

그 의자는 카페 매장 안에 있는 게 아니라

키노토야 테이크아웃 매장 쪽에 있던 것이라서

그냥 쉬고 계신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대기하는 사람들 앉아 있던 의자였다.

일본은 항상 줄을 서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뇌새김.


그냥 앉아만 있으면 되는 건지

대기자 명단에 올려야하는 건지

엉거주춤하고 있으니

일본인 직원분이 대기자 명단에 올리겠냐고 물어봐주셨다.

그렇게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백화점 구석의 의자에 착석.

내 앞에 8-10명은 대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매장 안내가 빠르게 이어져서

20분 좀 안되게 기다렸다가 바로 테이블로 안내 받았다.


나는 1명인데 4인용 테이블 자리를 줘서 완전 감동받았다.

우리나라였으면 아마 나를 좀 더 기다리게 하고

인원 많은 사람을 먼저 들여보내줬을텐데.

무조건 온 순서대로, 테이블 자리 나는 순서대로 자리를 안내해주나보다.

감동!!


자리에 앉으면 직원분이 메뉴판을 가져다 주신다.


원래는 간단하게 아이스크림만 먹고 빠지려고 했으나

이렇게 오래 기다린 김에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샘플러 스타일의 'Dessert Set'를 주문했다.


디저트 세트의 자태.


시계방향으로

아이스크림과 잎사귀 모양의 페이스트리

초코퍼지 케익

치즈케익

생딸기와 생블루베리, 그리고 소스?시럽?

아아스크림을 품은 크레이프와 하트 모양의 화이트 초콜릿


그리고 옆에는 물수건과, 포크와 나이프, 냅킨 세트.


그리고 입가심을 위한 립톤차.


다시 디저트 세트로 돌아와서

하나씩 맛을 기억해보면...


지인에게 추천받았던 아이스크림은

역시나 맛이 있었다.

가장 근접한 맛으로는 폴바셋의 아이스크림이 떠올랐지만

폴바셋보다 우유의 맛이 더 진했고

생각보다 달지 않았다.

단맛보다는 우유의 맛이 

은은하면서도 강렬하게 입안을 지배한다.


그래서 아이스크림만 계속 떠먹으면

약간 심심할 수가 있는데,

그걸 저 입사귀 모양의 페이스트리가 잡아준다.

처음에는 한국에 파는 '립파이' 같은 것이겠거니 했는데

한 입 베어물어 보니

얇은 층이 켜켜히 쌓인 페이스트리였다.

페이스트리 자체는 별로 달지않지만

그 위에 뿌려진 각설탕 조각들이 단맛을 보강해준다.


그래서 이 페이스트리와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으면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맛과

바삭한 페이스트리의 식감과

달큰한 각설탕 조각의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


그 다음으로 먹은 것은

아이스크림을 품은 페이스트리.


반을 갈라보면

저렇게 속이 아이스크림으로 꽉 차있다.


그냥 먹으면 안 되고

딸기와 블루베리+시럽?을 올려서

먹으면 환상의 맛!

ㅋㅋㅋㅋㅋㅋ


아이스크림은 컵에 담긴 아이스크림보다

조금 진한 바닐라 향이 났던 것 같다.

딸기는 작았지만 신선하고 맛이 있었고

블루베리도 엄청 탱탱하고 신선했다.

냉동이 아니었음.

특히 블루베리가 인상적이었던게,

블루베리 자체에서 새콤달콤한 나는 것은 생각보다 드물다.

멀쩡하게 생겨서 밍밍한 맛이 나는 것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정말 좋은 재료를 엄선하는 지

블루베리를 입안에서 터뜨려 먹는 재미가 솔솔했다.


딸기와 블루베리는

새콤 달콤한 맛을 담당했다면

씹는 식감은 저 두툼한 크레이프가 담당했다.


보통 크레이프라면 얇아야 제맛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두툼한 크레이프의 씹는 맛이 정말 좋았다.

차갑게 식어서 씹을 때 탱탱하면서도 두툼하니 식감이 생각보다 뛰어났다.


초코케익과 치즈케익.


초코케익은 약간 초코퍼지처럼

촉촉과 찐득의 중간 식감을 잘 살려냈다.


치즈케익은

촉촉하긴 하나 

쉽게 부스러지는 듯한 느낌이 났다.

치즈 함량 또는 치즈향은 적절했으나

식감이 조금 아쉬웠다.


나오면서 계산대 옆에 진열된

상품들을 찍어봤다.


다음은 

의자에 앉아서 기다릴 때

심심해서 한번 찍어본 케이크.

데코가 내 스타일은 아닌데

맛은 있을 것 같아서 찍었다.

저 케이크 하나가 4만원이 넘는다.

맛은 못 봤으니까 잘 모르겠는데

데코가 4만원 값을 하는 지는 약간 의문.


<총평>

줄 서는게 아깝지 않은 디저트 카페!

내가 먹은 디저트 세트는 

이것저것 다양한 종류가 포함되어 있어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했다.


맛도 훌륭했다.

이런 조합 쉽지 않고

진한 아이스크림 맛과

두툼한 크레페의 맛은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 같았다.


약간 불편했던 것은

일본의 문화인지는 모르겠는데

주문을 받을 때

직원분이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는 점.

주문하는 데 마음이 엄청 불편했다.

직원분들은 다 여자분들이시고

무릎에 닿을 듯 말 듯한 치마를 입고 일하시는데

그렇게 맨 무릎을 땅에 꿇고

주문을 받으시는데 너무 미안했다.

내 마음같아서는 

저보다 눈높이가 높아도 상관없으니

그냥 편하게 서서 주문 받아주시면 좋겠으나,

일본 문화이니 

내가 감히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하기에도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삿포로 스시 맛집]

스시젠 다이마루 지점 

Sushizen Daimaru すし善 大丸店

(2018.04.14.)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를 스시의 신세계로 안내해 준 곳이다.


여행이라는 게

항상 마음대로 되는게 없다.


애초에

삿포로역에 도착하면 먹으려고 했던 스시는

하나마루(Hanamaru, 花まる)였다.

삿포로 스텔라 플레이스(Sapporo Stellar Place) 6층에 있는 곳은

워낙에 대기줄이 길다고 해서

지하 1층에 지점이 있다고 하여

엄청 찾아돌아다녀봤으나 없었다.


그래서 6층에 올라가서

하나마루를 찾아가보니

역시나 대기가 길고

그리고 차분하게 즐기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 순간 나에게는 약간 도떼기 시장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식사 시간을 놓쳐서

엄청 배고플때 식사를 하면

항상 과식을 하고

그럼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나타난다.

그걸 이성적으로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너무 배고플 때 먹으면

배부르다는 감각이 리얼타임으로 안온다.


그리고

다음 식사 시간이 밀리게 되는데

이날 저녁은 빼도박도 못하고 

6시에 예약을 해놨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먹어야 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다이마루 백화점 식당가.

생각지도 못했는데 8층 식당가에

스시젠이 있더라.


스시젠을 기억하고 있었던게

미슐랭 식당 알아보고 있을때

자주 나왔던 식당이기 때문이다.


본점이 

삿포로역에서 도보로 가기에는 

약간 먼 동네에 있길래

여긴 인연이 아닌 것 같다하고 접었었는데

백화점에 분점이 있을 줄이야.

바로 Go!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는 했지만

하나마루 정도는 아니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생각보다 일찍 자리를 안내 받게 되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 올릴 때

카운터를 원하는지 테이블을 원하는지 물어보셨는데

나는 아무데나 상관없다고 했다.

(참고로 테이블 관리하는 정장입은 남자분들은 영어를 잘 하셨다.)


우리나라는 테이블을 선호하는 분위기이지만

일본은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카운터를 더 선호하는 모양이다.


나보다 먼저 대기하고 있던 커플이 있었는데

이 분들은 카운터석을 원하셨는지

내가 테이블석에 먼저 착석하게 되었다.


백화점에 있는 매장이라서

가격대가 예상보다는 저렴했다.


오사카 카메스시에서

초밥 6종과 맥주 먹었을 때

4천엔 정도 썼으니까,

그걸 고려해보면

고급 식당의 명성에 비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가격도 생각보다는 합리적이어서

이것저것 맛보고 싶은 욕심이 났다.

하지만

이미 2시가 다 되가는 시간이라

지금 욕심껏 많이 먹으면

6시에 예약된 저녁을 감당할 수 없게 되니

12pcs 모듬초밥만 시켰다.


다음은

한글메뉴 나머지 페이지들.


주문을 하고

여유가 생겨서 식당 분위기를 기록하고자

한번 찍어봤다.

인테리어는

원목으로 된 

일본 고유의 단정한 스타일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식당 조명에서는 

모든 것이 누렇게 떠서 나왔다는 점.

ㅠㅠ


V30가 카메라 업데이트가 되면서

AI인공지능이라면서

알아서 화면을 조정하는데,

배경이 노오란 원목이라 그런지

조명이 노란빛이 섞여 있었는지

음식이 약간 노란빛으로 찍혔다.


야채 샐러드.


엄청난 맛은 아니었지만

심플하고 맛있었다.


드디어 나온 초밥세트 12pcs.


일본어를 잘 하면

이게 무슨 스시인지

물어봤을텐데.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서 

물어보지는 못하고

개별 메뉴판의 사진을 보고

생긴걸 비교하면서 때려맞춤.


메뉴판을 보면서 추적해보자면

광어, 참치, 오징어, 생새우, 전복, 골뱅이, 연어

참치 대뱃살?, 연어알, 성게알, 장어, 계란


먹을 때도 나열한 순서대로 먹었는데

광어나 참치에서는

기존에 내가 먹어봤던 초밥들과

크게 차이를 못 느꼈다.


그러나 오징어부터

깜짝 놀랐다.

대박 맛있음!!

오징어 스시가 이렇게 맛있는 건지 몰랐다.

두툼한 오징어가 입안에 들어가면

크림처럼 녹는데,

그 와중에 탄력이 있다.


전복은

오독오독한 식감은 다 살아 있는데

내가 예전에 먹었던 전복보다 훨씬 쉽게 씹힌다.


항상 나는 연어를 별로 좋아하지않는편이라고 말하는데

여기 연어도 크림처럼 녹는다.

또 또 다른 느낌의 크림.


연어알은

톡톡 터지는 느낌이 제대로인데

김도 엄청 고소했던 기억이 난다.


성게알은

먹기전에 살짝 겁이 났었다.

내가 먹어봤던 성게알을 항상 좀 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성게알은 달랐다.

비린내가 하나도 안 났다.

그리고 이것도 또 다른 크림 식감. 

ㅋㅋㅋㅋ


여기 초밥은

입에 넣으면

크림처럼 사르르 녹는데

이게 밥알이랑 섞이면서

다채로운 식감을 선사한다.

해산물 종류에 따라

색다른 크림 식감이 매력 포인트!!


장어는

데쳤는지 약간 멀게보여서

맛이 없을 줄 알았다.

No! No!

장어도 부드럽게 삭 녹는데

기름진 느낌이 전혀없고

고소한 살 맛이 입안에서 촥~ 퍼진다.


계란 초밥도 신세계였다.

딱봐도 비주얼이 카스테라인데,

식감도 카스테라와 흡사하다.

그렇지만 맛은 계란말이 맛이 어느정도 살아있다.

놀라웠다.


이건 첫 초밥을 먹고 났을 때

쌀의 식감이 엄청 좋길래

2번째 초밥을 눕혀서 찍어봤다.

카메라가 약간 누렇게 찍어줘서 그런데

밥알이 탱탱하고 엄청 실했다.

딱 봐도 좋은 쌀이라는 느낌이 퐉! 왔다.


이건 초밥과 함께 나오는 미소국.

김?이 잔뜩 들어가 있는데

김의 고소한 향과 맛이 매우 좋았고

초밥 하나 먹고 입을 씻어내는 데에도 좋았다.


후식 샤베트/셔벗/소르베.


저 콩같이 생긴게

달큰하니 맛있었다.

맛은 콩이 아니었다.


샤베트도 너무 튀지 않고

적당하게 맛있었다.


일본어로 이름이 있던데

나는 못알아 들었고

영어로는 roasted black tea라고만 알려주셨다.


이 차가 참 맛있었다.

강렬한 맛이나 향은 아닌데

계속 당기는 매력.

입도 엄청 개운하게 해준다.


<총평>

일부 블로거님들은

이 지점 방문하고 입버렸다고 하셨는데,

나는 여기서 스시의 신세계를 발견했다.

ㅋㅋㅋㅋㅋ


스시젠 본점을 안 가봐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나에게는 엄청 맛있는 스시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직원분들도

엄청 절도있으시고

친절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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