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 혼자 여행_미식(3)]
레어 스테이크 하우스
Rare Steakhouse Uptown
- 캥거루 스테이크 Kangaroo Steak -
(2019.02.08.)
사슴 고기를 예약하고 나니
캥거루 고기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캥거루 고기를 검색하다보니
어느 멜버른 미디어의 맛집 리스트 기사에서
캥거루 요리를 잘하는 식당 리스트를 뽑아놓은 걸 발견.
레어 스테이크하우스 업타운 지점.
해당 기사에서
원래는 소고기 스테이크 전문인데
캥거루 고기도 잘한다고 칭찬을 했다.
이 기사에서 추천한 식당들 중에
소피텔에서 가장 가까운,
걸어도 3분 걸릴까? 싶은 업타운 지점을 예약했다.
레스토랑 내부.
점심 영업 시작하자마자
방문해서 사람이 많이 없다.
처음 안내받은 테이블.
왜 처음 안내 받은 테이블이냐면
내가 나중에 테이블을 바꿔달라고 했기 때문.
웬일로
우리의 호주 백인님들께서
창가쪽 자리를 주셨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테이블이 고장하서
팔꿈치 대고 힘을 조금만 가하면
테이블 엎어지게 생겼음.
식당 서버들이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을텐데
일부러 나한테 준 것 같은데,
물증이 없으니까
나만 짜증나고...
호주 백인들은 항상 이런식이었다.
테이블이 흔들리니 자리 바꾸겠다고 하니
미안하다는 표정 1도 없이,
그래요? 그러세요.
이런 태도.
이런 차별에 나도 이제 제법 익숙해진듯.
그치만 여기 사는 사람이면
하루 하루 얼마나 피곤할까 싶었다.
나는 단기 여행자라서
안 보면 그만이니까.
캥거루 스테이크, 샐러드, 오렌지 주스.
와인을 마실까 했지만
와인투어에서 사온 와인을
호텔 객실에서 아침부터 마시고 나왔던 터라
그만 마시기로 했다.
그래서 와인 대신 주문한 파인애플 주스.
캥거루 스테이크는 특별히 사이드 디쉬를 주문할 필요가 없이
사이드 디쉬가 이미 포함되어 있었다.
좀 알려주지...
내가 너무 많은 걸 기대한 걸로...
그냥 올리브유에 간해서 비벼준 건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멜버른 여행하는 내내 신기했다.
캥거루 스테이크.
캥거루 스테이를 주문하니까
레어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나는 레어도 잘 먹으니까
크게 상관없었는데,
한 입 베어물어보니
왜 레어야만 했는지 알았다.
정말 기름기가 전혀 없이
단백질 덩어리인 것 같았다.
겉에 익힌 부분은
정말 담백한 고기맛.
그렇지만
이 고기를 전체 웰던으로 익혔다면
숨막히게 뻑벅했을 것 같다.
레어이기는 하지만
겉에 바싹 익힌 부분은
조금 질긴 편이었기 때문.
대신에
레어인 안쪽 부분은 부드러운 편이었다.
무슨 기술을 쓰셨는지
피도 줄줄 흐르지 않게
딱 좋았다.
보기에는 육회같았고
씹으면 아예 안익었다고 하기도 어려웠다.
캥거루 특유의 향 같은게
느껴지는 것 같았는데
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과할 수 있는 향을
달콤하면서 뭔가 진하게 졸여진 소스가
고기의 향을 많이 가려준다.
계속 스테이크를 먹다보니까
나중에는 캥거루 고기 향의 존재를
좀 잊어버리게 됐다.
처음에만 조금 존재감이 느껴졌다.
같이 나온 사이드 디쉬 중에는
달큰한 양파튀김이랑 잘 어울렸는데
기름기가 적은 고기여서 그런지
기름진 튀김과
양파의 달큼함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디저트로 주문한 Sticky Date.
그냥 모든 맛이
단 한마디로 요약된다.
달다.
우리나라 뽑기에서 볼 수 있는
온갖 단맛을 다 가져왔다.
식감마저도 뽑기.
시럽에 푹 적신 저 케이크?도
촉촉하게 달다.
입이 당에 절을 정도.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 비싼 것은 아니지만,
맛과 서비스를 고려했을 때에는
합리적은 가격은 아닌 것 같다.
<총평>
나처럼 꼭 캥거루 고기를 먹어봐야겠다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갈 필요 없을 것 같다.
소고기 스테이크가 전문이라고 하지만,
호주 백인으로 완벽하게 변장할 수 없다면
가고 싶지 않다.
문제는
그렇게 변장하고 갈 정도의 맛집은
아닌 것 같다는 점.
내가 호주의 식당들을 대상으로
나만의 음식 평점을 준다면
이 집은 변장 마스크로 줘야할 것 같다.
변장 마스크 3개면
백인으로 변장을 해서라도 찾아가야 할 맛집.
변장 마스크 0개면
굳이 백인 변장하면서까지 갈 필요 없는 식당.
저는
변장 마스크 0개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