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서비스 뿐이었던 방콕 혼자 호캉스_호텔(3)]
세인트 레지스 St. Regis Bangkok
- 그랜드 디럭스 Grand Deluxe -
(2019.05.03.-04.)
방콕 호캉스 여행의
목적지는 사실 더 시암(The Siam) 호텔.
그 다음에 가보고 싶었던 곳이
월도프 아스토리아 방콕(Waldorf Astroria Bangkok).
힐튼 호텔 최상위 브랜드라길래.
세인트 레지스는
스타우드를 합병한 메리어트 그룹에서
리츠칼튼과 함께 가장 최상위 브랜드.
방콕에 리츠칼튼은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세인트 레지스에 시선이 가게 되었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방콕에서는
돈 아낀다고 굳이 뷰는 필요없는 방을 예약했지만,
세인트 레지스 방콕은
로얄 스포츠 클럽의 골프 코스 뷰를 정면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서
뷰가 있는 룸으로 잡았다.
예약할 때까지만해도
골프 코스 뷰가 있는 객실이
나중에 나의 뒷목을 잡게 할 줄은 몰랐다.
체크인은 짐만 맡겨놓고
3시 좀 넘겨서 했다.
문제의 2001호 객실에 배정.
골프코스 뷰를 예약했을 때
이렇게 뷰가 잘려있을 거라고(partial)
누가 예상을 했을까?
이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나중에 더 빡치는 사실을 알게된다.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옷장 전에는
의미없는 거울과 테이블.
이런거 복도에 두는 호텔 좀 봤는데
진짜 구식 호텔에만 있다.
옷장 1.
아무것도 없다.
캐리어 놓는 곳.
옷장 2.
금고, 슬리퍼 등.
세탁물 등 각종 봉투와 도구들.
금고.
슬리퍼.
나를 빡치게 했던
문제의 객실.
이상하게 좁고 답답해서
내가 정말 이 객실을 예약했던 건가
의심이 들었다.
바로 홈페이지에서 비교 점검 들어갔다.
아래가 내가 예약한 그랜드 디럭스 골프 코스 뷰 페이지.
45-65제곱미터까지 객실 크기가 상이하다는데
내 객실은 45제곱미터도 안 나오게 생겼다.
그리고 안락한 2인용 쇼파(a plush two-seat sofa)가 있다고
당당하게 써놓으셨는데,
나는 1인 쇼파에 풋 스툴도 없었다.
오히려
내 객실은 아래에 캡쳐한
일반 디럭스 객실이랑 더 닮았다.
그래서
메리어트 본 보이 앱으로
버틀러한테 물어봤다.
내 객실이 그랜드 디럭스 맞냐고.
돌아오는 답은
골프 코스 뷰를 보장(guarantee)했으니까
맞다고....
일반적으로 보장이라고 하면
저런 파셜 뷰(partial view)를 떠올리지는 않는다.
내가 뷰 가지고 따지지는 않으려고 했는데...
이 호텔이 나랑 말장난하려는 것 같아서
프론트 오피스 매니저 메일 주소 달라고 했다.
그러니까
당직 매니저한테 전화오고
다른 그랜드 디럭스 객실로 바꿔주겠다는 둥,
무료 조식을 넣어주겠다는 둥,
온갖 회유책을 제안하셨지만...
다 거절했다!!
객실 변경도 안 할거고
호텔에서 주는 무료 혜택같은거 다 필요없다고!!
객실 가지고 장난치는 여기 영업방식에
제일 화가 났다!!
나같이 따지는 손님 있으면
무료 조식이나 와인 좀 주면서 무마하는 것 같았다.
최상급 럭셔리 서비스가 아니라
최상급 저질 영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듯.
그래서
프론트 오피스 매니저한테 장문의 메일을 보냈고,
프론트 오피스 매니저가 체크아웃할 때
나와서 죄송하다, 마케팅 팀에 의견 전달하겠다라고
립서비스만 엄청 하셨다.
지금도 저 호텔의 홈페이지는 변한게 하나 없다.
이 호텔이 정말 악질인게
그랜드 디럭스 객실 소개 페이지에
2001호 같은 객실 사진이나 설명은 전혀 없다.
그런데 호텔 전체 사진을 훑다보면
그랜드 디럭스 객실이라면서
내 객실같이 코딱지 만한 객실 사진이 있다.
근데 엄청 비열한게,
세로로 찍은 다음에
빌딩에 가려지는 파셜뷰는 다 잘라냈다.
이렇게
아마도
나처럼 따지는 투숙객이 있다면
홈페이지에 게시는 했다고 발뺌하려는 속셈.
여기서 더 열받는 건
촬영용으로 가져다 놓은 건지 몰라도
침대 앞에 벤치도 있다는 점.
내 방에는 저 벤치도 없었다.
이게 내 침대.
아주 나쁜 호텔이다...
침대 협탁과 협탁위 기물들.
TV와 미니바.
미니바.
좁아터진 공간.
책상 위 각종 바인더며, 패드며
쓸데 없이 갖다놓은 건 많음.
문구류.
욕실.
세면대.
세면대 어메니티들.
욕조.
목욕용품.
샤워용 어메니티.
화장실 문과 가운.
화장실이 엄청 긴데
아무것도 없이
저 변기 달랑 하나.
공간 활용이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느꼈다.
<총평>
버틀러가 있는,
서비스가 좋은 최상급 호텔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버틀러는
커피 타주는 거 외에
딱히 뭐 해주는 거 없다.
체크인 하는 데
버틀러 불러서 커피나 차라도 타드리라고 할까요?
라고 체크인 데스크 직원분이 물어보셨다.
나는 방금 애프터눈티 먹고 왔는데...
괜찮아요라고 하니까 당황하시더라.
객실 전화에 버틀러 버튼이 있는데
딱히 버틀러한테 시킬만한 일은 거의 없다.
거의 다 하우스키퍼나 컨시어지, 룸서비스팀이
알아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버틀러한테 시키는 쇼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시암 호텔 버틀러처럼
내 일정을 확인하고
새 일정을 추천하고...
이런 건 하나도 없었다.
그냥 정말 커피 타주는 사람.
방콕 호캉스 여행에서
호텔이 거의 다 만족스러웠는데
여기만 문제였다.
이런 말까지는 안하려고 했는데...
망했으면 좋겠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