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태국 방콕 호캉스 여행] 

시암 켐핀스키 방콕의 미슐랭 레스토랑 

스라 부아 바이 킨 킨

Sra Bua by Kiin Kiin at Siam Kempinski Bangkok

(2020.01.06.)



시암 켐핀스키 방콕 호텔의 태국 레스토랑

스라 부아 바이 킨 킨도

미슐랭 가이드 방콕을 통해서

발견하게 되었다.


원래도 유명한 식당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태국 소식통은 아니라서

처음 접한 경로는

미슐랭 가이드.



차가 막힐 것을 생각해서

조금 일찍 출발했고,

차는 당연히 막혔지만

내가 예상한 것보다는 일찍 도착했다.


그래서

반강제로

로비스트(lobbyist)로 잠시 전직.


예약한 시간이 되자

스라 부아 바이 킨 킨으로

곧장 직진!



고가의 레스토랑치고

식당 자체는 그다지 넓은 편이 아니었다.

테이블 간격이 조금 좁아서

의외였음.


연잎?을 테마로

레스토랑 중심에 작은 인공 연못이 있고

테이블이 군데 군데 놓여져있는 구조.


칸막이가 쳐져 있는 테이블도

있는 것 같았지만,

혼자 식사하는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


환영 음료.


Lady in Red.


호텔 체크아웃을 낮 12시에 하고

새벽 2시 비행기를 타야하는 일정이라서

술은 최대한 자제했다.

그래서 주문한 목테일(mocktail).


기본 테이블 세팅.


저렇게 각종 잔을 다 갖춰놓으면

괜히 뭐라도 한 잔 마셔야되나 싶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없잖아 있는 것 같다.




Snack and Street Food.


지난 주에 발리를 다녀왔더니

방콕 기억이 점점 가물가물해진다.

ㅋㅋㅋㅋㅋ


말린 연근을 하얀 크림 소스에 찍어 먹는데

맛있다는 기억만 남고

맛 기억은 실종.


마지막 소시지 같은 것은

나올 때는 투명한 뚜껑이 덮여있고

그 안에 하얀 훈연이 가득했다.

서버님이

방콕에 온 걸 환영한다며

방콕의 스모그를

한번 느껴보시라는 농담(고정된 멘트 같았다)과 함께

뚜껑을 열어주신다.


이건 다음 코스에 사용될 소스를

테이블에서 직접 만드시기 위해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세팅이 되는 절구 테이블.


태국 요리에 쓰이는

양념들을 절구에 넣고

직접 갈아서 소스가 현장에서 만들어주신다.


Spicy Cucumber Salad, Crispy Seabass with Cotton Candy



솜사탕(cotton candy)이

저 초록색 오이 위에 한가득 쌓여서

테이블로 서빙이 되면,

서버님이 즉석에서 만든 소스를

솜사탕 위에 부어서 녹여주시는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매 코스마다 퍼포먼스가 있어서

재밌었다.


왼쪽은 농어 스테이크.

위에 잔뜩 올라가 있는 건,

사실 올라간 게 아니라

농어가 원래 가지고 있는 비늘.

고온의 기름으로 튀겨내면

저렇게 바삭바삭하게 돌돌 말려서

일부러 데코한 것 마냥 변하는 것 같다.

바삭한 식감이지만

맛은 없고

이에 잘 껴서 힘들었다.

ㅋㅋㅋㅋㅋ


오이나 농어 모두

흔히 상상하는 맛을 살짝 뛰어넘는

새로운 맛과 풍미를 보여줬다.


Maine Lobster Salad, Frozen Red Curry


가운데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

카레.

카레를 차갑게 내오고

랍스터도 식혀 나오기 때문에

그릇 하단에에서 드라이 아이스가 뿜어져 나온다.

이 드라이 아이스도

서버님이 테이블에서 직접 

퍼포먼스처럼 그릇 하단에서 뿜어져 나오게 해준다.


랍스터가 어딨나 싶게

플레이팅이 되었는데,

초록색 잎채소 밑을 자세히 보면

랍스터가 깔려있는 걸 알 수 있다.


흔히 느낄 수 있는 카레의 식감이 아니어서

매우 신선했던 기억이다.

카레는 풍미가 강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Slow Cooked Wagyu Beef with Homemade Oyster Sauce


가볍게 튀겨져 나온 채소 잎 밑에

와규 구이가 숨어져 있다.


새하얀 막대기 같은 것은

데코용 소갈비뼈 같았다.


밑에 탁한 녹색 빛깔이 굴소스라는데,

그걸 모르고 그린 커리인가? 싶어서

먹었는데

역해서 차마 2번 이상 손을 댈 수 없었다.

기존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금기 굴소스의 굴소스 맛이 아니다.


대신에 밝은 연두색 느낌의 소스는

맛이 좋았다.


소고기도 맛있고 다 좋았는데

소스가 역했던 점이

스라 부아 바이 킨 킨에서

가장 아쉬웠다.


Banana Cake, Salted Ice Cream, Caramelised Milk


후식이

굴소스에게 받은 충격을

완화시켜주었다.


바나나 케이크도 맛있었고,

아이스크림도 맛났다.


레몬그라스 차.


힐튼 수쿰빗 체크아웃은 했고,

시간은 많이 남아서

테이블에서 천천히 노닥거리고 있었더니

티라도 드릴까요 물어보시길래

거절하지 못하고 주문.

그래서 30분 정도를 더 노닥거리다가

자리를 일어났다.


계산서.


<총평>

이번 방콕 혼자 호캉스 여행에서

시암 티 룸(Siam Tea Room),

남(nahm),

스라부아 바이 킨 킨(Sra Bua by Kiin Kiin),

총 세 곳에서 태국 음식을 맛 보았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스라부아 바이 킨 킨이었다.


탁한 녹색의 굴소스가 역해서

남기는 사태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굴소스를 제외하면

식재료의 식감, 형태, 맛이

태국 요리 같으면서도

새로운 무언가가 있었다.

음식의 프레젠테이션이나 서빙에

유머 코드나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살짝 가미되어 있어서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직원분들의 서비스는

우수한 편이기는 하지만,

매 요리마다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들어가다보니까

제한된 수의 직원들이

여러 테이블을 동시에 커버하는데

조금 버거워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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