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홍콩 마카오 여행]

더 위스키 라이브러리 The Whisky Library

사마롤리 위스키 Samaroli

(2018.07.15.)


다른 블로그에서 보니까

홍콩에서는 술이 저렴하다고 했다.

와인을 한 병 좋은 걸로 사올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인의 추천으로 한번 마셔본

신라호텔에서 올드파(Old Parr)의 향과 맛에 홀딱 빠졌다.

와인은 개봉을 하면 바로 소진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지만

위스키는 와인보다 천천히 소진해도 된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이런 연유로

홍콩의 슈퍼마켓 체인인 Market by Jason에 들러보았다.


헐....


근데 와인만 잔뜩, 사케 조금.

그 외에 우리가 흔히 양주라고 하는 것은 없었다.


그냥 포기해야할까 하다가

구글을 검색해보니

홍콩에 The Whisky Library라는 곳이 있는데

구글 평점이 좋고,

직원이 추천해주는 안목이나 제품이 너무 좋다고,

흔한 제품으로 구색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좋은 리뷰들이 달려 있었다.


어디에 붙어있는 지도 모르는 가게이지만

무작정 우버로 위치를 찍어서 출발.


도착하고 보니

홍콩섬의 '랜드마크 만다린 오리엔탈(Landmark Mandarin Oriental)'이 위치한

랜드마크(Landmark) 쇼핑몰 지하에 입점한 상점이었다.

저녁 7시면 영업을 종료해서

영업 종료 후에 상점 사진을 한 컷.


사실 내가 술을 잘 모르고

위스키는 더더욱 모르기 때문에

살짝 졸아 있었다.


가게에 가면

면세점에서 쉽게 볼 수 있을법한 브랜드 중에서

아무거나 하나 골라와야겠다는 심산이었지만,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위스키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당황.


결국은 직원에게 이실직고 하고 도움을 청했다.

"나 위스키는 잘 모르는데, 올드파를 한번 마셔보고 관심이 있어서 찾아오게됐다"


내가 이렇게 먼저 말문을 열자

먼저 말을 걸까 말까 고민하던 영국인 남자 직원분이

엄청 반겨주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올드파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흔하지 않은데

그런 느낌을 좋아한다고 하니

나더러 미각이 엄청 발달된 사람이라고 칭찬을...ㅋㅋㅋㅋ

여러 제품들을 추천해볼테니

시향을 해서 내 취향에 맞는 상품군을 좁혀나가보자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7-8병의 위스키를 시향해보았는데

어떤 것은 너무 밋밋하게 느껴졌고

어떤 것은 너무 향이 강했으며

어떤 것은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하니 딱 내 스타일이었다.


그렇게 몇번의 시향을 하고,

국내 주료 면세 반입 기준을 넘고 싶지 않다고 설명을 해주자

너무 비싸지 않은 위스키를 추천해주셨고

그것이 바로 이 사마롤리 브랜드였다.


보통 위스키는 도수가 높아서

얼음과 함께 마시거나

물을 섞어 마시거나

혹은 다른 음료와 혼합해서 마신다고 하는데

이 사마롤리는 그냥 스트레이트로 마셔야된다고 하셨다.


실제로 약간의 테이스팅을 해보았는데

도수는 43도로 높은 술이었지만,

향이 적당히 강하면서 은은하고

알코올 느낌이 나지 않아서

매우 부드럽게 넘길 수 있었다.


조금씩 테이스팅 해볼 수록

점점 마음에 드는 맛(flavor)이였다.


영국인 직원분은 사마롤리 브랜드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는데

아무래도 이 브랜드가 가지는 가치나 스토리를 알고 마시면

조금 더 이 위스키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지 싶다.


그의 설명이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사마롤리는 특이하게도 이탈리아 사람인데

자신의 취향을 고집하면서

결국은 콜렉터들이 선호하는 유명 브랜드가 되었다고 한다.

대중적인 브랜드는 아닌 것 같다.


사마롤리 위스키에 대한 책도 팔고 있었는데

그 책은 300홍콩 달러가 넘는 영어책이기에

정중히 거절.


대신에 리플릿을 사진으로 찍어가면 좋겠다고 하셨다.

마지막 리플릿이라서 줄 수가 없다고.



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대충 훑어보면

에이징(장기숙성)을 하지 않는 양조방식을

고집하는 브랜드인 것 같다.


구입 내역.


직원분들은 너무 친절했고

내가 위스키 무식자인 것에 대해서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려고 애써주셨다.


내가 포스팅은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표현했지만

영국인 직원분은 영국 특유의 억양에

매우 위트있는 어휘와 표현으로

분위기를 리드하셨다.

홍콩에 또 갈지 모르겠지만

또 가게 된다면

다시 한번 들러서 새로운 위스키를 구매해보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아직 개봉은 안 한 상태이지만

이미 너무 만족스럽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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