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혼자 여행]

내셔널 키친 바이 바이올렛 운,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 

National Kitchen by Violet Oon at National Gallery Singapore

(2018.10.02.)




여행 일정대로

포스팅을 하려고 했는데

요즘 회사에 일이 너무 많아서

포스팅할 시간도 체력도 없는 상태.


그치만 미루면 미룰수록

기억에서 여행의 추억이 잊혀지니까

뻐근한 목을 부여잡고

포스팅을 시작.


내셔널 키친 바이 바이올렛 운

National Kitchen by Violet Oon은

바이올렛 운(Violet Oon)이라는

싱가포르 유명 식당 체인이다.


바이올렛 운은

싱가포르의 유명 여성 쉐프라고 한다.

바이올렛 운의 자녀들이

바이올렛 운이라는 레스토랑을 처음 개업했다고 

홈페이지에서 소개된 걸로 봐서는

경영은 자녀들이 하는 모양.


나중에 바이올렛 가족은

유명한 외식업계의 투자를 받아서

리브랜딩, 메뉴 개편, 인테리어 변경 등의

대대적인 변신을 하고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담은 음식을 판매하는

고급 식당으로 재탄생.


싱가포르에 지점이 여러개 있는데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싱가포르국립미술관)에

입점한 내셔널 키친 바이 바이올렛 운이

페어몬트 싱가포르랑 가까우면서

내셔널 갤러리에서 뷰도 즐길 수 있고

미술작품 관람도 할 수 있고(하지는 못했지만)

이래저래 장점이 많아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내셔널 키친 바이 바이올렛 운에서

먹어보고 싶었던 것은

흔히 애프터눈 티 세트라고 말하는

Singapore High Tea 세트 메뉴.


애프터눈 티 세트에

싱가포르 식문화의 정체성을 담아

싱가포르에서만 먹을 수 있는

애프터눈 티 세트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


하지만 2인 이상 주문 가능.

세금 봉사료 전 SGD 56인데,

1인분 SGD 56이라면 낼 의향이 있는데

2인분 주문하고 음식을 남길 수는 없다.

음식 남기면 벌 받는다고!!


그래서

저녁 식사를 예약하게 됐다는

슬프다면 슬픈 이야기.


구석의 작은 테이블에 배정을 받았다.


예약을 안하신 분들은

문 앞까지 왔다가

많이들 돌아가셨다.


아니면 바 옆에

구석 벽보고 수양하듯

밥 먹어야하는 자리에

앉으시더라.


이날 단체손님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인테리어가 

너무나도 내마음에 쏙 들었다.


바닥에 쓴 타일도 너무 멋졌고

조명도 멋있었고

테이블도 대리석인 것 같았다.


그치만

식당 자체가 넓지는 않은 편이었다.

테이블간 간격도 좁은 편이었고,

저날은 단체손님 예약때문에

저렇게 가운데에 테이블이 쭉 붙어 있었다.


벽이나 천장에

크라운 몰딩, 타일, 거울을

빽빽한 느낌이 들게 배치했지만

너무 갑갑하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되려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요런 느낌 맘에 든다.


바 카운터.


술을 파는 바 같은데

의자가 없다.


단체손님 때문에 치운 것인지

원래 의자가 없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바이올렛 운 가족들의 사진이 하나하나

액자에 전시되어 있다.


인테리어 느낌만으로는

상당히 멋진(fancy) 느낌이다.


하지만

이렇게 흑백 가족들 사진이 있으니까

 바이올렛 운의 가정식의 먹는 건가 싶기도 하고

식당에서 어떤 스토리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식사하는 재미가 있었다.


주문하는 데

약간 애를 먹었다면

애를 먹었는데...


서버분은

5성급 호텔 레스토랑에 못지 않은

응대를 해주시기는 했지만,

내가 혼자 왔다는 걸 인지를 못하고 계셨다.


나는 분명히 혼자 와서

너무 많은 양을 주문하지 않게

도와달라고 말을 했는데,

서버분이 2인 기준으로 착각하셨다.


나중에

한참 주문하다가

이렇게 많이 주문해도

한 명이 다 먹을 수 있냐고

확인사살하자,

그제서야 한 명이 먹을 거였냐고 하시면서

그럼 고른 메뉴 3개 중 하나는 빼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싱가포르하면 다들 칠리크랩 먹으러 가는데

여기도 칠리크랩이 있고 시가(market price)라고 되어 있길래

물어보니까

SGD 150이라고...


한 접시가 SGD 150면 시키려고 했는데

게 1kg 당 SGD 150이라고 하셔서,

안 먹는 걸로...


얼마나 큰 게를 쓰는 지도 모르겠는데

게는 기본적으로 살보다 껍질이 많고

어떤 종류의 게이냐에 따라 

껍질이 두껍고 무거울 수도 있으니

겨우 칠리 크랩에 몇십만원 쓸 생각은 없었다.


싱가포르 아일랜드 아이스티.


내가 이날 식사 소감을 안 남긴건지

내가 지워버린 건지

메모장에서 식사 기록을 찾을 수가 없다.


아이스티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남아 있지 않은 걸로 봐서는

적당히 괜찮았던 것 같다.


음식이 나왔다!


에피타이저인 Ngoh Hiang.

베트남어처럼 ng로 시작하는 것을

응으라고 읽어야하는지,

아님 다른 블로거들처럼 ngoh를 '노'라고 읽어야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식당 메뉴들이

보통 쉐어링을 할 수 있게끔

좀 비싸도 넉넉한 양이 나오는 것 같았다.


애피타이저라고 시켰는데

혼자 먹다보니

제일 배부르게 만든 음식이 되어버림.


메모가 없어서

정확하게 튀김 속이 뭐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살코기가 들어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고

속살이 꽤나 촉촉했던 것은 정확히 기억이 난다.

향은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닌데

한국인에게는 이국적인 향신료가 살짝 들어간 것 같았다.


Udang Goreng Chili


엄청 매콤하고

꽤 짭짤한

강렬한 인상의 새우 요리.


칠리 크랩을 못 시킨게

아쉬워서

이름에 칠리가 들어가고

새우가 식재료이길래

주문했다.


새우는 엄청 크고 튼실해서

밥 한공기의 반찬으로 먹기에

새우가 부족하지는 않았다.


워낙 짜고 매콤해서

밥을 따로 주문 안하면

먹기 힘들 것 같다.


참고로

밥은 별도 주문 필요.


Jasmine Rice.


공기밥은

별도 주문 필요.


사진으로 봐도

동남아 쌀이지만

날라다니는 푸실푸실한 쌀이 아니다.


동남아도 좋은 쌀은

빛깔부터 다른 것 같다.


새우 위에 고추 양념을 올려서 먹었다.


매운 거 잘 못 드시는 분은

주문하면 안 될 것 같다.


세금 및 봉사료 포함 SGD 64.

한화로 대략 52,000원 정도.


<총평>

인테리어 취향 저격.

인테리어에 대해서 더 할말 없음.


서비스는 우수.

리셉션 직원분은

엄청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시고

업무도 깔끔하게 잘 처리하는 것 같았다.

서버 분들이 테이블 수에 비해

조금 적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고객 응대는 뛰어나셨다.


맛은 자극적인 편.

내가 먹어봤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들과 비교했을때

맛이 상당히 자극적이다.


미슐랭 스타는 못 받고

미슐랭 플레이트 등급을 받았는데

내가 가봤던 미슐랭 스타들하고

추구하는 맛의 방향이 좀 달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재료가 균일하게 섞여서

모노 톤의 자극적인 맛을 추구하는 메뉴들이라서

스테레오 사운드 스타일의 미슐랭 스타 식당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맛은 좋다.

분위기와 서비스도 좋고

국립미술관에서 식사를 한다는 재미가 있고

싱가포르 고유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좋은 식당이라고 생각한다.


가격대가 저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 비싼 것도 아니라서

가격에 대한 불만은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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