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혼자 여행] 

신베이터우에서의 먹부림

(2018.02.10.)



타이베이 송산공항 밖에 나온 것은 4시 쯤이었으나

신베이터우로 이동하고, 호텔 체크인하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 어느 덧 어둑한 저녁시간이 되었다.


구글 지도에 있는 별점을 참고하여

몇가지 식당을 찜해 놓았으나

한자 까막눈이라서

내가 찜한 그 식당이 이 식당인지 매치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리고 저녁 시간대이다보니

가게들마다 만석이라서

여기저기 어슬렁 거리다가,

만석이었던 식당에서 사람이 좀 빠지자

훅 치고 들어갔다.

ㅋㅋㅋㅋ


Taiwan Penglai fine cuisine

蓬萊精緻台菜


구글에 이렇게 나와있다.

볶음밥과 파인애플 소스의 새우튀김?을 주문.


이 식당에 영어하시는 분은 없었다.

손님 주문에 다들 정신없이 바빴지만

그래도 나를 무시하거나 귀찮아하지 않았다.

손님 많아 바쁘지만 

혼자왔어도 밥은 먹여보내겠다는 느낌?ㅋㅋㅋ


한 쌍의 조용한 대만 부부가 

대형 라운드 테이블 하나를 쓰고 있었는데

나를 그 테이블에 합석 시켜줬다.

내가 혼자 그 큰 테이블 다 썼으면 엄청 부담스러웠을텐데

나를 이렇게 합석이라도 시켜주시니 차라리 감사.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메뉴판에 영어 설명이 간략하게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내가 파인애플 새우 튀김을 시키지...

볶음밥은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무대뽀로 시켰다.


마음 같아서는

요리를 여러개 시키고 싶었는데

한자 까막눈이고

직원분들이 너무 바쁘니 내가 물고늘어지는 것도 민폐인지라

간단하게 눈치 선에서 메뉴를 주문.


볶음밥은 생각보다 맛있었다.

우리나라 중국집에서 나오는 볶음밥이랑 비슷했지만

조금 더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서 맛이 조금 더 좋았던 듯.

양이 좀 많은 것이, 원래 나눠 먹는 거 같았다.


파인애플맛 새우 튀김은

소스가 마요네즈나 크림소스였던 것 같다.

파인애플 성분이 추가된.

튀김옷이 두꺼웠던 것이 약간 아쉬웠지만

맛은 있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어둑해진 신베이터우역 주변을 돌아다녔다.


구글 지도에서 눈여겨 보았던 제과점에 찾아갔다.


米哥烘焙坊

홈페이지에는 milkhouse라고 되어있다.


작은 베이커리였는데

체인점인지 파리바게트처럼 공장에서 만든 것 같은 제품도 있고

직접 구워서 진열해놓은 베이커리들도 있었다.


이름도 맛도 모르지만

비주얼과 감에만 의존하여 몇개 골라보았다.


복숭아 모양의 베이커리.


대실패.


쿠키인 줄 알았는데,

쿠키도 아닌 것이,

달지도 안 달지도 않고

잘 쪼개지지도 않았다.



누가크래커.


대만여행 블로그보면

누가 크래커를 많이들 사오시더라.

근데 '누가'란 것의 맛을 정확히 상상할 수 없는데

그것을 크래커와 함께 먹는다고 하니

약간 조심스러웠다.


이 제과점에 낱개로 판매를 하길래

샘플로 사먹어봤다.


짭짤한 크래커에 

우유맛 살~~짝 나는 크림이 들어간 느낌.

맛은 있는데,

한국에 사갈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유명한 집 누가 크래커는 훨씬 더 맛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이 샘플 시식 결과 내 취향은 아닌 것으로.


귀여운 바나나 처럼 생겼길래 구매.


만주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1개는 맛있게 먹었지만

2개째가 생각나지는 않았다.


약간 인절미 비슷한 비주얼의 대만떡.


우리나라 떡보다 멀컹한데

일본식 모찌였던 것 같다.


맛은 있었으나

두개째는 생각이 안 나는 정도.


베이커리에서 조각 케익도 구입해봤다.


생딸기가 크림 위에 올라가 있어서 좀 기대했는데,

크림이 약간 버터크림 느낌이 났다.

나는 생크림을 좋아하는데...


맛이 없는 것 아닌데

다른 사람한테 권하지는 않을 맛.


플랑?이라고 해야하나?


맛있게 먹었고

이건 나중에 지나갈 일 있으면

다시 한 번 구매할 의사가 조금 있었다.

망고 맛이었던듯.


만한대찬 오리지널맛.


기안84가 먹었다고 더 유명해진 인스턴트 우육면.


많이 사서 한국에 가져오고 싶었지만

통우육이 들어 있어서

공항검역소에서 엄격하게 검역하면 반입불가 품목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대만에서 시식만 해봤다.


우선

통우육이 들어 간 것은 신의 한수.

통우육을 먹을 때는 진짜 우육면을 먹는 느낌이 난다.


국물 맛은

우육면 특유의 향이 첨가된 한국 라면맛.

식당에서 파는 우육면을 재현했다고 하기에는

인스턴트의 고유의 맛이 더 강하다.

여기서 인스턴트의 맛이란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연구에 몰두에서

누구하나 싫어하기 힘들게 만들어낸 맛의 조합이라는 표현.


웰컴마트에서 구아바를 손질해서 팔길래 사왔다.


구아바는 주스만 먹어봤지

생과육을 먹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비주얼은 약간 모과 비슷한 색깔이고

사과같이 아삭하지는 않지만

특유의 아삭한 식감이 있긴 하다.


구아바 주스는 엄청 달큰해서

구아바가 원래 엄청 달큰한 과일인 줄 알았는데,

생과육은 그렇게 달지 않더라.


온천욕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삿포로 디저트 카페] 

키노토야 다이마루 지점

Kinotoya Daimaru

(2018.04.14.)



삿포로 여행 블로그들에서

쉽게 발견되는 카페, 키노토야.

맛있다고 했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번은 가서 시식을 해봤으면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에

키노토야 카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같은 카페인 줄 알고

슥~ 들어갔다.

자리가 어느정도 차 있긴 한데

다먹고 안 치운 자리들이 군데 군데 있었다.

안 치운 자리들 중에 한 군데 앉고

테이블을 치워달라고 해야하나?하던 찰나

내 뒤통수에 정체모를 따가운 시선이 꽂히고 있음을 직감했다.


뭐지?


백화점 벽에 비치된 의자에 앉아있던

할머니들이 나를 향해 강렬한 레이저를 발사하고 있었다.

그 의자는 카페 매장 안에 있는 게 아니라

키노토야 테이크아웃 매장 쪽에 있던 것이라서

그냥 쉬고 계신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대기하는 사람들 앉아 있던 의자였다.

일본은 항상 줄을 서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뇌새김.


그냥 앉아만 있으면 되는 건지

대기자 명단에 올려야하는 건지

엉거주춤하고 있으니

일본인 직원분이 대기자 명단에 올리겠냐고 물어봐주셨다.

그렇게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백화점 구석의 의자에 착석.

내 앞에 8-10명은 대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매장 안내가 빠르게 이어져서

20분 좀 안되게 기다렸다가 바로 테이블로 안내 받았다.


나는 1명인데 4인용 테이블 자리를 줘서 완전 감동받았다.

우리나라였으면 아마 나를 좀 더 기다리게 하고

인원 많은 사람을 먼저 들여보내줬을텐데.

무조건 온 순서대로, 테이블 자리 나는 순서대로 자리를 안내해주나보다.

감동!!


자리에 앉으면 직원분이 메뉴판을 가져다 주신다.


원래는 간단하게 아이스크림만 먹고 빠지려고 했으나

이렇게 오래 기다린 김에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샘플러 스타일의 'Dessert Set'를 주문했다.


디저트 세트의 자태.


시계방향으로

아이스크림과 잎사귀 모양의 페이스트리

초코퍼지 케익

치즈케익

생딸기와 생블루베리, 그리고 소스?시럽?

아아스크림을 품은 크레이프와 하트 모양의 화이트 초콜릿


그리고 옆에는 물수건과, 포크와 나이프, 냅킨 세트.


그리고 입가심을 위한 립톤차.


다시 디저트 세트로 돌아와서

하나씩 맛을 기억해보면...


지인에게 추천받았던 아이스크림은

역시나 맛이 있었다.

가장 근접한 맛으로는 폴바셋의 아이스크림이 떠올랐지만

폴바셋보다 우유의 맛이 더 진했고

생각보다 달지 않았다.

단맛보다는 우유의 맛이 

은은하면서도 강렬하게 입안을 지배한다.


그래서 아이스크림만 계속 떠먹으면

약간 심심할 수가 있는데,

그걸 저 입사귀 모양의 페이스트리가 잡아준다.

처음에는 한국에 파는 '립파이' 같은 것이겠거니 했는데

한 입 베어물어 보니

얇은 층이 켜켜히 쌓인 페이스트리였다.

페이스트리 자체는 별로 달지않지만

그 위에 뿌려진 각설탕 조각들이 단맛을 보강해준다.


그래서 이 페이스트리와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으면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맛과

바삭한 페이스트리의 식감과

달큰한 각설탕 조각의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


그 다음으로 먹은 것은

아이스크림을 품은 페이스트리.


반을 갈라보면

저렇게 속이 아이스크림으로 꽉 차있다.


그냥 먹으면 안 되고

딸기와 블루베리+시럽?을 올려서

먹으면 환상의 맛!

ㅋㅋㅋㅋㅋㅋ


아이스크림은 컵에 담긴 아이스크림보다

조금 진한 바닐라 향이 났던 것 같다.

딸기는 작았지만 신선하고 맛이 있었고

블루베리도 엄청 탱탱하고 신선했다.

냉동이 아니었음.

특히 블루베리가 인상적이었던게,

블루베리 자체에서 새콤달콤한 나는 것은 생각보다 드물다.

멀쩡하게 생겨서 밍밍한 맛이 나는 것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정말 좋은 재료를 엄선하는 지

블루베리를 입안에서 터뜨려 먹는 재미가 솔솔했다.


딸기와 블루베리는

새콤 달콤한 맛을 담당했다면

씹는 식감은 저 두툼한 크레이프가 담당했다.


보통 크레이프라면 얇아야 제맛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두툼한 크레이프의 씹는 맛이 정말 좋았다.

차갑게 식어서 씹을 때 탱탱하면서도 두툼하니 식감이 생각보다 뛰어났다.


초코케익과 치즈케익.


초코케익은 약간 초코퍼지처럼

촉촉과 찐득의 중간 식감을 잘 살려냈다.


치즈케익은

촉촉하긴 하나 

쉽게 부스러지는 듯한 느낌이 났다.

치즈 함량 또는 치즈향은 적절했으나

식감이 조금 아쉬웠다.


나오면서 계산대 옆에 진열된

상품들을 찍어봤다.


다음은 

의자에 앉아서 기다릴 때

심심해서 한번 찍어본 케이크.

데코가 내 스타일은 아닌데

맛은 있을 것 같아서 찍었다.

저 케이크 하나가 4만원이 넘는다.

맛은 못 봤으니까 잘 모르겠는데

데코가 4만원 값을 하는 지는 약간 의문.


<총평>

줄 서는게 아깝지 않은 디저트 카페!

내가 먹은 디저트 세트는 

이것저것 다양한 종류가 포함되어 있어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했다.


맛도 훌륭했다.

이런 조합 쉽지 않고

진한 아이스크림 맛과

두툼한 크레페의 맛은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 같았다.


약간 불편했던 것은

일본의 문화인지는 모르겠는데

주문을 받을 때

직원분이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는 점.

주문하는 데 마음이 엄청 불편했다.

직원분들은 다 여자분들이시고

무릎에 닿을 듯 말 듯한 치마를 입고 일하시는데

그렇게 맨 무릎을 땅에 꿇고

주문을 받으시는데 너무 미안했다.

내 마음같아서는 

저보다 눈높이가 높아도 상관없으니

그냥 편하게 서서 주문 받아주시면 좋겠으나,

일본 문화이니 

내가 감히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하기에도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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