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항주/항저우 여행_중국 5대 명차 생산지 용정/롱징 투어]

프라이빗 용정차 마을 투어 

Private Longjing Tea Village Tour

(2019.04.14.)



나는 커피를 마시면 속이 쓰려서

안마시기 시작했지만,

커피에 처음 눈을 뜬 건 과테말라 여행가서였다.


녹차도 사실 내 관심 밖의 음료였는데

녹차의 신세계를 발견한 건

지난 번 포시즌스 호텔 상하이 푸동에 갔을 때

가져왔던 롱징차/용정차를 처음 맛보게 되면서이다.


항주/항저우에 있는 포시즌스가

특유의 중국 전통 스타일을 녹여놨기 때문에

나에게 데스티네이션 호텔(destination hotel)이긴 했다.


하지만,

항주/항저우행을 결심하게 된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용정차/롱징차의 산지라는 점이다.


롱징차/용정차는

중국 5대 명차로

황제의 차라고도 한다.


청나라인지 명나라인지

황제가 용정차맛을 보고서는

황제말고는 먹지 못하게

황제의 차밭이라고 선을 딱 끄어놨다고.


롱징차의 산지에서

녹차밭을 구경하고

산지에서 녹차를 직접 구입해보는 여행.



TWG에서도 Lungjing이었나?

그런 영문 철자로 

중국 롱징차를 판매하고 있고

한번 마셔도 봤는데,

중국 현지에서 사먹은 것이랑

맛 차이가 너무 컸다.


그렇기에

용정 마을에서 직접 사는게 

엄청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롱징차에 크게 꽂혀버린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테마 여행인 셈이었다.



포시즌스 호텔 항저우 시후 호텔의

패키지 프로그램 중 하나가

2시간 동안 호텔의 리무진(그냥 SUV임)을 타고

근교의 마을이나 관광지를 짧게

다녀오는 것이 있다.


여러가지 옵션이 있었지만

나는 고민하지 않고 용정 차밭을 가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호텔측에서

출발 전일 밤에

방안에 예약 리마인드 레터를 넣어주었다.



용정 차 마을은

용정 차 박물관하고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데,

두 군데를 다 들리기에는

2시간은 짧다고 포시즌스의 컨시어지가 안내를 해주었다.

컨시어지는 영어 설명이 가능한 용정차 박물관 쪽을 추천하였지만,

나는 여행에서 설명을 듣고 지식을 쌓는 것보다

말은 못알아 들어도

직접 오감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용정 차밭이 있는 용정차 마을로 향했다.


내가 무리하게 항저우/항주 여행을 감행한 이유 중에 하나도

봄 시즌이 햇차?라고 해야하나,

한 해에서 가장 처음 수확하고, 가장 품질이 좋다는

햇차가 나오는 시기라는 점도 작용을 했다.


그래서 차를 파는 곳마다

올해 생산한 차라는 점을 강조했고,

실제로 파는 곳마다

차의 생산일자를 적어놓고 있었다.


용정 차밭은 용정 마을을 휘휘 감은 

산자락을 따라 퍼져 있다.

관광객에게 개방된 곳은

이렇게 계단도 잘 닦여 있고

간판 같은 비석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차밭이 있는 산은

꼭대기 까지 가려면 끝도 없어 보였는데

중간 중간에 사진을 찍어봤다.


위로도 차밭.


아래로도 차밭.


옆으로 차밭.


보성에 놀러가고 싶어는 했지만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차나무를 직접 보는 것은 처음.

처음 보는 차가

중국 5대 명차라는 롱징차라는 것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차를 말리는 할머니의

돗자리를 찍어봤다.


차밭을 다 돌아다니려면

하루 종일이 걸릴 것 같았다.


내게 주어진,

패키지에 포함된 무료 리무진 이용 시간은 2시간뿐.

용정마을은 포시즌스 호텔 항저우 시후에서 10km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 위치에 있지만

많은 관광객 차량과 구불한 산길 때문에

편도 30분 가까이 소요가 된다.


그래서

차밭 산행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사진은 몇개 안 올렸지만, 엄청 많이 찍었다)

차를 마시고, 사기로 했다.


차밭 자체가 절경은 아닌 걸 알고 있었고,

차를 산지에서 사는 것이 목표였다.


차 마을에서 파는 밥도

별미라던데,

나는 리무진 2시간 지나면

초과 금액이 발생해서

밥은 포기하기로 했다.

중국어를 못해서

밥 주문하는 대도 엄청 힘들테니.

밥은 편하게 호텔에서 먹기로.


차밭을 중심으로 도로변에 있는 상점들은

거의 다 찻집이다.

차를 마실 수도 있고

차를 살 수도 있다.


어디를 가야하는지

고민은 됐다.


용정차 마을에서 파는 차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좋기는 하지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도 있다는

컨시어지의 조언에

살짝 쫄아있었다.


그래서 외관이 

적당히 깔끔하면서도

너무 고급스럽지도 않은 곳을 찾아 다녔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골라본 찻집.


분위기는 이런 느낌.


차를 사기 전에

우선 한 잔 마셔보기로 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엄청 다정하시고

친절하신데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까

저 차를 주문하기까지 많이 힘들었다.

ㅋㅋㅋㅋㅋ


용정차는 이렇게 잎을 통채로 우려서 마시기도 한다.


딱봐도 찻잎이 좋은게 티가 난다.


좀 싼 차가 있고

조금 더 비싼 차가 있었는데

좀 더 비싼걸로 주문했다.


찻잎이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기도 하지만

그 전에 우러난 차를 마셔도

괜찮다.

1분도 안되서

특유의 고소한 맛이 우러난다.


반 정도 마셨다 싶으면

보온병에 담긴 뜨거운 물을 추가하면

다시 찻잎에서 차가 우러나오고

너무 떫은 맛이 나지 않게

농도 조절도 자동으로 된다.


이런 식으로 차잎을

4-5번은 우려먹어도

거뜬하다고 한다.


이건 어떤 씨앗 같은 거인데

중국어를 하나도 못해서

뭔지 정체는 불명이지만,

우리나라 호박씨 까먹듯이 까면

고소한 견과류맛이 나는 속씨앗이 나온다.


차의 맛이나 향이 나의 기준에 합격!

그래서 이 집에서 차를 구입해보기로 했다.

150g에 300위안을 냈다. 


이 가격도 마음에 들었다.

컨시어지가 마을에 가서

50g에 150위안 정도 되는 차면

품질이 괜찮을 거라고 귀뜸해줬는데,

그것보다는 더 저렴했으니까.

그리고 나는 맛도 향도 흡족했고.


차는 아주머니가 저 문 안에 창고에서

저울에 무게를 달아본 후

차를 알미늄 봉지에 담아오셨다.


처음에는 그냥 찻잎만 보여주시면서

어떤거 살지 물어보셨을때

밀봉 포장을 안해주시는 건가 걱정했다.

귀국할때

차잎을 밀봉포장된 제품으로 반입하지 않으면

검역문제로 빼앗길 수도 있다고 들어기 때문.


이제 저 책장에서 나오는

캔에 담아

스티커를 붙여주시면

포장 끝.


이것이 완성된 용정차.

50g씩 3통에 나눠주길 원했지만

중국어가 안되므로

그냥 아주머니가 담아주시는 대로

한 통에 75g씩 받아왔다.


룰루랄라 신나서

포시즌스 호텔 리무진 기사님과

약속한 시간에 접선을 완료하고

칼같이 2시간을 딱 맞춰서

호텔 로비에 도착했다.


<총평>

용정차 마을의 차밭은

절경이 아니다.

그래서

차밭에서 엄청난 인생샷을 건지기는

힘들 것 같다.


그치만 차마을 특유의 정취,

산지에서 직접 느껴보는 용정차의 맛,

중국 현지의 분위기와 다도에

초점을 맞춘다면

재밌는 투어라고 생각한다.


단체 관광객도 많이 오고하는 걸로 봐서는

현지에서 투어 상품으로도

방문할 수 있을 것 같고,

가족들이 개인 차량으로

나들이 나오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았다.


꼭 나처럼 이렇게 비싼 호텔 차를 타고

시간에 쫓기듯 다녀올 필요는 없다.

나는 중국어를 하나도 못하니까

편하게 다니려면

호텔 서비스를 이용한 것일 뿐.


찻집은 널린게 찻집이고

밥집도 맛있는 곳이 많다니까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차도 즐기고

식사도 하고

산책도 더 천천히해보고

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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