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포르투 여행] 

포르투갈 리스본 포르투 쇼핑리스트

(2019.09.11.-18.)




포르투갈에 가면

푸른색 타일인 아줄레주(azulejo)가 유명하다고 해서

아줄레주를 사오고 싶었다.


그리고...

한국 자라홈(zara home)에 가면

온갖 식기들이 다 메이드 인 포르투갈(made in Portugal)이어서

포르투갈에 가면 식기류가 전체적으로 싼 줄 알았다.

그건 아니었음...


리스본 인, 포르투 아웃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포르투에서 고삐풀려서

쇼핑한 것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1.까스텔벨

포르투에서 탄생한 국제적인 비누 및 프래그런스(fragrance) 브랜드,

까스뗄벨


포르투갈, 특히 포르투에

유명한 비누 및 프래그랜스 제품들이 있는 줄 몰랐었다.


내가 투숙했던 5성급 호텔

뻬스따나 아 브라실레이라(Pestana A Brasileira) 호텔에서

욕실 어메니티로 

자랑스럽게 까스텔벨이라는 브랜드를

비치하고 있었다.


고급 호텔 어메니티 중에는

나는 잘 모르지만

유명하고 질 좋은 어메니티를 구비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게 뭔가 하고 눈길이 갔다.


막상 써보니까

향도 좋았고

샴푸나 샤워젤도 괜찮았다.


바로 폭풍 검색.


포르투가 원산지(?)인 비누 등으로 유명한 브랜드가

2개가 있었다.


하나는 클라우스 포르투(Claus Porto)이고

다른 하나는 카스텔벨(Castelbel).

두 브랜드 모두 포르투 구시가지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둘 다 방문해봤는데,

다른 블로거들 말대로

클라우스는 카스텔벨보다 더 비쌌다.

비싼 만큼 뽐뿌가 잘 안 왔음.

카스텔벨도 싼 거는 아니라서

카스텔벨에서도 아무거나 막 못 집었다.


나름 고민하고 고민해서 고른 제품이 다음과 같다.


room fragrance라고 해서

방에다 뿌리는 방향제(?)인 것 같다.


향/테마별로 디퓨져, 비누, 방향제 등

제품라인이 쫙~ 갖춰져 있다.

디퓨져를 사고 싶었으나

디퓨져를 사기에는 뽐뿌가 잘 안왔다.

저 방향제는 20유로 미만이라서

괜찮을 것 같아서 사봤다.


향은 10여개 향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향으로 꼼꼼하게 골랐음.


선물용으로 구입한 미니 사이즈 비누.

3 유로.


상품은 예쁘게 잘 만들었는데

상점 내부는 상품 디자인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

클라우스는 상품 못지 않게

내부 인테리어도 멋지게 해놨던데.



2. 포트 와인

나는 스파클링 와인을 좋아하지만

포르투에 왔으니

포트 와인을 꼭 사가야만 할 것 같았다.


문 잠궈놓기를 좋아하는

특이한 와인상점이 있었는데,

운이 좋아서 주인이 문을 열어줬다.


나는 술 살 때 상당히 솔직한 편.


스파클링 와인을 좋아하는데

포르투에 왔으니까 포트 와인을 사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다.

다른 손님이 듣고 피식 웃더라.

웃던 말던, 나는 상대 안하기로. 


그치만 상점 주인분은

진지하게 포트와인을 추천해주셨다.


포트와인에는 루비, 화이트, 토니가 있다고 설명해주시면서

루비와 토니를 시음해주셨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레드와인에 더 가까운 것이

루비라고 하셔서

나는 루비를 선택.

코스트코에서 포트 토니 와인은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도

루비를 골라봤다.


멀리 포르투갈에서 사는 것이니 만큼

좋은 와인을 사고 싶어서

빈티지 루비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구입한 와인이 저 와인.

영수증을 못 찾겠어서 정확한 값은 적을 수 없지만

40-50 유로 대의 가격이었던 것을 기억한다.


일반적으로 와인 6-7만원짜리가 

살짝 고급일 수는 있어도,

엄청 고급이라는 느낌은 잘 안드는데.

그래도 나름 이 와인 사면서

어깨가 솟아오른 것이

포르투갈에서 포트 와인은

저렴한 것이 엄청 많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품질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아직 마셔보지는 않았으니

확신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필 받아서 오픈하는 날 알게 되겠지.

ㅋㅋㅋ


3. 그린 와인


포르투갈 레스토랑에 가면

신기하게 그린 와인(green wine)이라는 것이

항상 주류 메뉴판에 있었다.

데일리 와인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가볍게 마시는 것 같았다.

(그린와인이 궁금하시면

위키피디아 참조)


포르투갈에 가면

매일 와인에 쩔어 있겠다고 벼르고 갔었다.


하지만

포르투갈 여행 2일차 밤에

리스테리아 식중독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

죽다가 살아나는 경험을 한 이후로

내 몸이 술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그래서 결국 그린 와인은 마셔보지 못했고

아쉬움에 한 병 사오기로 결심.


10유로 초반 대에 구입한 그린와인인데

그린와인 값이 식당에서 정말 껌값이었기 때문에

10유로 초반대의 그린와인은

나름 품질이 뛰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것 역시 아직 개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믿음만 간직하고 있다.

ㅋㅋㅋㅋ


4. 포트와인 미니

공항 면세점에 깔림 Graham's 포트 와인 미니.


리스본 공항이던 포르투 공항이던

이 와인 브랜드는 빠지지 않았다.

핑구 도스(Pingo Doce)라는 슈퍼마켓에 가보면

생수만큼이나 저렴한 와인들이 잔뜩한데

갑자기 값이 훅 치고 올라가서

무슨 와인인지 보면 이 브랜드 포트 와인이다.


나는 포트와인 무식자라서

그냥 지나쳤지만,

누나가 유명한건가보다며

면세점에서 하나 사줬다.


5. Pollux 식기류

폴럭스?폴룩스?라는 주방 및 생활용품점에서 구입한

식기류.

원래는 티팟(tea pot)을 사러 방문한 매장이었고

저 찻잔 세트와 동일한 라인의 티팟을 구매해왔는데

캐리어 안에서 티팟이 깨져버렸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포르투갈 도자기가 다 싼 줄 알고

용감하게

아 비다 포르뚜게사(A Vida Portuguesa)와

스페인 브랜드인 비스따 알레그레(Vista Alegre)를 방문했었다.


아 비다 포르뚜게사는

누나 말로 '예쁜 쓰레기'들을 모아놓은 상점이라서

식기류 제품은 많지 않고,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쌌다.


비스따 알레그레는

말할 것도 없이 비쌌다...

비싸도 뽐뿌가 오면 구입하기도 하는데

뽐뿌가 올만큼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Pollux에 가도

비스따 알레그레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폭 넓은 가격대의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곳 같았다.


6. 아줄레주 쟁반

포르투갈에 가면 밟히는 게

아줄레주인 줄 알았다.


흔하긴 한데

저렴한 건 아니다.


저건 선물용으로 산

아줄레주 쟁반.


리스본과 포르투의 구시가지에는

기념품 가게가 넘쳐나는데

기념품 가게마다 약간의 디자인은 달라도

비슷한 품목을 팔고 있다.


저건 까스까이스에 갔을 때 샀다.

기념품 치고 많이 비싼 것 같지 않았고,

11유로 대로 구입할 수 있길래

선물용으로 2개를 구입했다.


정말 타일로 만들었기 때문에

상당히 묵직하다.

괜히 욕심냈다가

수하물 무게를 감당 못하는 수가 있다.


7. 테이블보

신트라의 역사 지구(?)(centro historico)의 한 기념품 가게에서

우연이 득템한 10유로짜리 2m*1.5m 테이블보.


신트라 역사 지구(?)의 기념품 가게들이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었는데

저 테이블보는 가격이 괜찮았다.

바로 낙아챔.ㅋㅋㅋ


8. 에그타르트(나타)

포르투갈에는

정말 에그타르트가 엄청 많았다.

그리고 다들 하나같이 맛있었다.


그 맛을 전달하고 싶었던 누나가

2 상자를 사서

한상자는 나한테 줬다.

회사가서 나눠 먹으라며.


가공식품이다보니까

실제로 전문점에서 파는 에그타르트의 맛과 식감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건 많이 달았다.


그치만 에그타르트를 추억하기 위해서

남은 유로도 처리할 겸

한 통 사가는 것 정도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리스본과 포르투 공항 면세점에 깔렸으므로

어디서 구매할지 고민할 필요 전혀 없다.


9. 포르투 초콜릿

포르투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포르투 초콜릿.

6유로 정도 했던 것 같다.


나는 선물용으로 사서

맛을 못 봤는데,

선물 받으신 분이 고급진 맛이라고

좋아하셨다.


포트와인이 들어간 초콜릿 트러플.


이것도 면세점에서 선물용으로 샀는데

막상 한국에 돌아오니

굳이 내가 이 사람에게 선물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우선 내가 keep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 맛은 모른다.

가격도 까먹었다.


10. 아돌포 도밍게스(Adolfo Dominguez)


스페인의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인데

남성복과 여성복 라인 모두 갖추고 있다.


스페인에서 유명한 브랜드라고 이름만 들어봤었다.

별 기대없이 프리포트 아울렛 매장에 들어갔다가

눈이 확 돌아갔다.


디자인이 아주 훌륭~!!

가격도 많이는 안 비싼데, 할인도 잘 해줌!


니트랑 셔츠 구입하고

택스 리펀까지 받았다!!


[혼자 홍콩 마카오 여행] 

더 테이스팅 룸 The Tasting Room 

at the Hotel Nuwa, City of Dreams, Macao

-미슐랭 2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2018.07.14.)


신라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은

연습게임이었다!!


마카오에서 

미슐랭 2스타 프렌치 레스토랑을

예약해놓았다.


마카오의 미슐랭 3스타는 예약이 차서

2스타 더 테이스팅 룸(The Tasting Room)으로 예약을 했다.



더 테이스팅 룸의 리셉션 데스크.


급하게 찍느라고 상호명 초점이 흔들렸다.


더 테이스팅룸은

마카오의 시티 오브 드림스(City of Dreams)에 위치한

누와(Nuwa) 호텔의 3층에 위치하고 있다.

(u자 위에 점 2개를 찍어야하는데 귀찮...)


대기 손님을 위한 라운지에 설치된 와인셀러.


너무 커서

이런 사이즈의 와인 저장고도

와인셀러라고 해도 되나 의문이 들었다.


대기하는 손님을 위한 라운지.


홍콩에서 페리타고,

페리에서 내려서 셔틀버스 타고.

그렇게 도착하다보니

예약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1명 예약을 했고, 내 자리는 이렇게 세팅이 되어 있었다.


예약을 일찍해서 그런 걸까?


1명인데도 

뷰가 좋은 창가쪽 자리를 내주었다.


베네시안 호텔 뷰를 감상하면서

식사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내가 주문한 런치 메뉴.


메뉴판을 보면

or가 많이 있는데

수프는 2개 중 한개를 고를 수 있고

메인코스는 5개 중에서 2개를 고를 수 있다.


세프가 추천한다는

트러플 수프를 골랐더니

추가금에 MOP 150 발생.


내가 언제 마카오 와서

유명 쉐프가 해주는

트러플 수프를 먹어보겠냐며

그냥 추천받은 트러플 수프를 주문했다.


벌이는 정해져 있는데

아주 흥청 망청~~


런치 메뉴에 디저트도 선택이 가능하다.


급하게 찍느라 초점이 빗나갔는데

나는 2번째 패션푸르트 소르베가 있는 디저트를 주문했다.


Henri Giraud의 샴페인.


혼자서 샴페인을 다 마실 자신이 없으니

글라스로 1잔만 주문했다.


샴페인 메뉴에서

제일 저렴한 걸로 고른 것인데

엄청 고급지고 맛있었다.


나의 첫 샴페인이자

나의 샴페인 첫사랑 모엣떼샹동(모엣샹동) 임페리얼 로제보다

더 가볍고 맛이 깔끔했다.

향이 강한편은 아닌데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엄청 가벼운 느낌이고 청량감이 좋았다.


다음 번에 기회가 된다면

한병 사서 마셔보겠노라 다짐했다.


점점 샴페인의 세계에 빠져드는 나.

점점 바닥이 드러나는 나의 통장.

ㅋㅋㅋㅋㅋㅋ

웰컴 푸드 3종.


(시계방향으로)

첫번째 웰컴푸드는

어묵이 연상되는 맛이었다.

아주 아주 고급진 어묵.

튀김의 향이 올라와서 좋았고,

적당히 따뜻한 식감도 좋았다.


두번째 웰컴 푸드는

바삭해보였지만,

엄청 바삭하지는 않았다.

크리스티 위에 올려진 연어알아

아주 상큼하게 터지는 식감이 끝내줬다.


세번째 월컴푸드 안에는

어떤 크림 같은 것이

래디쉬 밑에 감춰져 있었다.

너무 크리미하고 너무 맛있었다.

적당히 짭잘하면서도

향긋하게 풀향이 올라왔다.


빵을 통째로 가져오셔서

보는 앞에서 썰어주신다.


정말 빵 인심 한번 풍족+풍족하다.


놀라운 점은

모든 빵이 딱히 흠잡을 만한 것 없이

맛있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게

기본만 지키는 것 같지만,

어디서 이런 빵 맛을 느껴봤던가?

아니다.

귀한 빵맛을 영접하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빵 종류마다 식감이 다 달라서

빵의 개성이 잘 드러났다.


특히 바게뜨가 제일 맛있었다.

뭐가 특출나게 맛있는 것은 아닌데

기본같으면서도

이런 빵맛은 또 처음이었다.


더 테이스팅 룸의 빵이

마음에 들었던 점 중에 하나가

부스러짐이 매우 적었다는 점이다.


새하얀 식탁보에

빵 부스러기가 너무 많이 생겨서

지저분해지면

괜히 민망하기도 하고

보기도 안 좋아서

최대한 조심해서 빵을 먹는편이었다.

그렇지만

더 테이스팅 룸에서는 그렇게 조심할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부스러기 없이 만드는 것도

기술인가 싶었다.


빵과 함께 나오는 버터.


아무슈 부슈/아뮤즈 부쉬(Amuse Buche).

아뮤즈 부슈 확대 사진.


아뮤즈 부슈는 메뉴에 따로 적혀 있지가 않아서

이름이나 재료는 잘 모르겠다.


가운데 붉은 재료는

토마토.


나는 매일 아침 토마토를 먹기 때문에

토마토 특유의 향을 기억하고 있는데

그 향이 아주 향긋한 버전으로 바뀌어서

극대화된 느낌이었다.


크루통이 곁들여진 것 같은데

엄청 바삭하면서 엄청 고소했다.

내가 알던 크루통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크루통이었다.


Balik Smoked Salmon, Warm Ratte Potatoes, Vinaigrette and Caviar.


확대 사진.


여기저기 좋은 식당을 돌아다니게 되면서

맛있는 연어들을 계속 먹고 있지만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연어는 그렇게 맛있는 식재료가 아니다.


그치만

미슐랭 2스타 식당의 연어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생각에

애피타이저로 연어 요리를 주문했고,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처음 연어를 입에 넣으면

연어희 향이 약한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천천히 은은하면서도 강하게 향이 올라온다.


연어의 식감은 찐득한 젤리와

내가 기존에 알던 연어의 식감의 중간쯤.


밑에 깔려 있는 감자는

입안에서 가볍게 녹아 흐트러지는데

연어의 찐뜩한듯한 식감과 대조를 이룬다.


식감의 대조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은

약간 노오랗다면 노랗고 하얗다면 하얀 

크림소스가 담당한다.

이 소스는 맛 자체가 강한 것은 아닌데

입안에서 고운 입자로 녹아사라지는 감자와

약간은 찐뜩한 듯한 느낌의 연어

그리고 가볍게 올라가 있는 바삭함 크리스피,

이 셋을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Chorba” Style Soup, Shellfish and Baby Sq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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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빙될 때에는 수프가 없지만

서버분이 따뜻한 육수?채수?를 바로 부어주신다.


이 수프부터

이 식당은 급이 다르구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수프가 딱히 강렬한 맛이나 향을 가진 것이 아닌데

조용히 한대 크게 퍽 치는 한방이 있다.

코를 가까이 대야 수프의 향이 올라오는데

뭘로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오이로 된 벽을 해체해서

속안의 채소와 해산물 등의 재료들을

함께 떠먹는다.


새끼 오징어(baby squid)의 식감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모순적인 표현이지만 사실이 그렇다.


오이가 벽을 감싸고 있어서

오이향이 강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매우 얇게 썰려있기 때문에

오이의 향은 전혀 강하지 않으면서

국물과는 환상의 조합을 자랑한다.


이 수프는

"세상에 감히 라면국물의 

그 복합적인, 모든 것을 다 때려넣은 맛을

이길 국물이 있을까?"에 대한 답변이라고나 할까?

라면 국물보다 덜 자극적이면서도

더 복합적인 맛의 조합이면서

훨씬 더 고급스럽다.


채소와 해산물을 다 건져 먹고도

수프가 좀 남았길래

빵을 조금 뜯어서 찍어먹어 보았다.


앗, 이건...

세상 걱정 다 잊게 해주는 그런 맛!!!


이걸 먹는 순간

직장 상사가 떠오르면서

"니깟게 아무리 깝쳐도

이 수프 하나 먹으니

너 따위에 맘쓰며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구나.

이렇게 맛있는 호강하고 사는데

내가 뭐가 아쉽겠냐?"

혼자 꼴깝을 떨었다.


Australian Black Truffle Risotto.


확대 사진.


추가 비용을 내야했던 트러플 리조또.

추가 비용을 내도 아깝지 않은 맛!!


"그래, 너가 트러플이구나.

지금까지 먹었던 트러플 음식들은 정말 가소로웠구나.

네가 끝판왕인가 싶다."


우선 기본 간은 짭쪼름하다.

그리고 트러플과 크림의 향은

아주 중후한 느낌.

리조또의 쌀알 씹는 식감도 끝판왕.

알 덴테 스파게티 같으면서

그것 보다는 잘 씹히는 것 같으면서

마지막에는 아주 살짝 찐득한 듯한 느낌.


리조또를 먹으면서

다시 한번 한국의 일상이 떠올랐다.

한국 생활과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1도 안 중요해지는 순간이었다.

이 순간에는 이 세상에 이 리조또와 나만이 존재.

나머지는 아무 의미 없음.

ㅋㅋㅋㅋ


Aubrac Beef, Potato Tourte, Seasonal Mushrooms Red Wine Sauce.

확대 사진.


소고기 스테이크 요리이지만

이 요리의 에이스는 소고기가 아니었다!

소고기는 거들 뿐...


진짜 에이스는 버섯소스!!


잘게 다진 버섯 소스는

짭잘한데 땡기는 그런 중독성있는 맛이다.

그런 짭쪼름한 맛보다 더 강력한 것은

버섯의 향.

엄지로 날파리 눌러 죽이듯

버섯이 소고기의 향을 가볍게 눌러버렸다.


소고기는 미디움 레어를 추천받았다.

미디움 레어로 구워진 소고기는

속까지 다 익지 않아서 부드러웠지만

소고기의 근섬유(?)가 느껴졌다.

이 근섬유의 세로 질감과

다져진 버섯 등의 작은 깍뚝썰기 질감이

너무나도 조화로웠다.


소고기 자체도 너무 담백하면서

식감이 턱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

그냥 아주 적당했다.

씹는 재미를 줄만큼만 부드러웠다.


사이드디쉬로 나온 감자는

처음 씹으면 감자 입자가 흩어지는 느낌 때문에

감자가 들어왔다고 혀가 뇌에 신호를 보내지만,

그 보드라움을 신호로 보내면

이게 감자가 맞냐?는 뇌의 반문이 이어진다.

그냥 너무 너무 너무 보드랍다.

버터라도 녹여서 흡수시킨건지 뭔지...


감자는 켜켜이 썋여있고

그 감자를 감싼 막이 이는데

그 막과 감자의 궁합이

마치 아주 표피가 얇디얇은

황남빵의 한 부분을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켜켜이 쌓인 감자 사이에 들어간

트러플은 풍부한 향으로

감자를 전혀 새로운 아이로 재탄생 시킨다.


매쉬드 포테이토가 아닌데도

매쉬드 포테이토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풍미가 좋다.


Paris Asia, Hazelnut Cream and Crispy, Banana, Passion Fruit Sorbet.



확대 사진.


가운데 있는 저 탑 같은 것을

잘라서 한 입 먹어보았다.


위 아래에서 기초를 세우고 있는 '크리스피'는

일반 쿠키 비슷하게 생겨서 비슷한 식감일 줄 알았지만

머랭 쿠키같은 느낌이 났다.

뭔가 모양을 지탱을 하고 있을정도의 구조물이기는 한데

막상 씹어보면 살짝 폭신하게 무너졌다.


크림은 달지 않으면서 너무 맛있었고,

샤베트는 시원한 식감을 담당해서

다양한 식감의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크림 위에 올라간 저 넛트.

바삭한 식감이나 고소한 맛이 아주 대박.


노란색 젤 시트(?)는 시큼 상큼.

새콤한 패션푸르츠 맛이 나는 것 같은데

쫀쫀한 젤리 식감은 아니고

혀로 누르면 부스러지는 듯한 느낌의

젤리 아닌 젤리 느낌.


너트 밑에 깔린 크림은 엄청 부드럽다.


메뉴에는 적혀있지 않은 두번째 디저트.

차와 함께 먹을 수 있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 같다.


초콜릿.


식감은 로이스 생초코랑 비슷한데

로이스보다 더 은은하게 진한 초코맛이 나고

달콤하다.


식감이 로이스랑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로이스처럼 그냥 대놓고 녹는 식감도 아니라서

익숙한 듯 생소한 식감이었다.


초콜렛으로 세워놓은 체리 마카롱.


체리의 향이 강하게 났다.


너무 바삭하지도

눅눅한 느낌도 아닌

아주 적당한 바삭함이었다.

씹으면 자연스럽게 입안에서 분해가 되면서

가루가 되고 곧 바로 녹아 없어진다.


마카롱 위에 올라간 토핑이

체리 생과인지 체리를 절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씹는 느낌을 느끼기도 전에 마카롱이랑 섞여서

녹아 사라졌다.

맛있...ㅠㅠ


가운데에 있는 노란 구형은 슈인걸까?

생각보다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스파에 가면 나는 향도 나는 것 같으면서

시트러스 계열 향도 나는 것 같은

복합적인 향의 조합.


한마디로

맛있다. 너무나도.


먹고 나서도 잔향이 남았는데

이 잔향만으로 유추해보자면

레몬그라스 향인가 싶기도 했다.


녹색 표시가 된 초콜릿.


어떤 아로마의 향이 올라오면서

시트러스 계열의 맛도 났다.

엄청 맛있었다라는 말 밖에...


팁 제외 MOP 1203를 지출했다.

통장이 또 한번 한없이 가벼워짐 ㅋㅋㅋㅋㅋ


디너가 너무 비싸서

일부러 저렴한 런치 세트를 공략한 것이었다.

MOP 788 런치세트.


하지만

기분 낸다고 샴페인 한잔하고

추가비용 내고 트러플 리조또 먹고

물을 물어보길래 그냥 미네랄 워터 달랬더니

에비앙 따서 주고,

차는 뭐로 할 거냐고 하길래 다즐링 부탁했더니

이것도 별도 요금이 붙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총평>

의도하지 않게

예산을 너무나도 벗어난

흥청망청 호사로운 식사를 했지만

돈이 아깝지 않았다.


맛, 식감, 시각을 모두 잡은

완벽한 식사였다.


신라호텔 콘티넨탈과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콘티넨탈은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내는 것 이상은 없었지만

여기는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 그 이상을 이끌어낸 느낌이었다.

콘티넨탈은 식감과 향, 프레젠테이션에 광적으로 집착한 느낌이라면

더 테이스팅 룸은 식감, 향, 프레젠테이션뿐만 아니라 맛까지

집착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로잡은 느낌이랄까?


직원분들의 서비스는 흠잡을 것이 없었다.

1명인데도 좋은 창가 자리를 내준 것도 너무 감사했고,

나를 위해 샴페인을 한병 따고 나서

더 이상 눈치도 주지 않는 고객응대에 감동.


또 좋았던 점은

매 코스가 나올 때마다

포크와 나이프를 바꿔준다는 것.

좌우로 쫙 깔린 포크와 나이프 때문에

괜히 뭔가 압도당하는 스트레스가 없어서

너무 편했다.


테이블간 간격도 엄청 멀어서

프라이버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냥 멀리 떨어진 테이블의 아저씨가

목소리가 커서 그 분들의 대화가 내 귀에 들렸던 것이지

식당측의 잘못이 아님.


너무 고급지고

너무 맛이있고

너무 호사스러운

너무 행복한 식사 경험이었다.


대대대대대대만족!!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직원분이 Fabrice Vulin 쉐프님의 친필 사인이 적힌

미슐랭 가이드 홍콩 마카오 2018 책을 한 권 주셨다.


끝까지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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