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족 혼자 호캉스] 

포시즌스 호텔 서울 Four Seasons Hotel Seoul 

- 유료 사우나 이용 후기 - 

(2018.05.06.)


(이번 포스트는 사진이 없습니다)


서울 호텔 중에 사우나가 유명한 곳이 몇군데 있다는데

그 중에 가장 럭셔리하다는 곳이 

포시즌스 서울이다.


포시즌스 더 클럽 유료 회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투숙객에 한 해 55,000원을 이용료로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다.


사우나 한 번 이용하는 데

55,000원이라니 화들짝 놀랄 가격이지만,

고단한 인생... 하루 반짝 호강 좀 해보겠다는데,

연간 이용권 결제하는 것도 아닌데.

미친 척 질러보기로 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사우나에 문의 전화를 걸었다.

당일 호텔 객실 풀 부킹(fully booked)이라서 

혹시나 사우나 이용객이 많은 지 문의하였다.


사우나 이용하기에는 무리 없는데 

이용료는 별도로 지급해야한다고 

안내해 주셨고,

엄청 쿨하게 '상관없어요.'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클럽 직원분께서는 

스크럽 할인행사를 하고 있어 

11,000원에 스크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해주셨다.

'내가 포시즌스 사우나에 언제 다시 와보겠어?'

스크럽 서비스도 받는 것으로 

예약해두었다.


포시즌스 서울의 사우나는 

9층에 위치하여 있다.


안내 데스크에 객실과 투숙객 이름을 확인하고

번호가 적힌 사물함 키를 받았다.


이번 포스트에는 사진이 하나도 없는데

클럽 시설은 아무래도 

사우나, 탈의실 등이다 보니까

입구부터 No Photo라고 써있어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


이 사우나의 운영시스템은 

일반 동네 목욕탕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키를 받고 들어가면

좌측에 신발장 사물함이 있다.

사물함의 열쇠 버튼을 누르고 

키를 태그하면 자동으로 열린다.


신발을 넣고 나서

데일리 락커를 찾아가는데

사우나/피트니스 탈의실이 너무 넓어서 

조금 헤맸다.


아까 신발장처럼 

열쇠 버튼을 누르고 키를 터치해서 

데일리 락커를 열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으로는

특이한 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우나의 매력은

웅장하고 화려한 인테리어사생활 보호(privacy)에 있다.


기본적으로 하얗고 멋진 천연 무늬가 들어간 대리석이

으리으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웬만한 공간은 대리석으로 다 채운 듯하게 느껴졌다.

화장실마저도

으리으리한 대리석으로 

도배가 되어 있어서

'억지로 밀어내기 한판 해야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포시즌스 서울 사우나는 

엄청 세심하게 배려를 하고 있고

그러한 배려가 

설계에 철저하게 반영한 것 같다.


보통 대중탕에 가면 

탕이 중앙에 있고

주변에 샤워부스가 있다.


포시즌스 서울 사우나에는 

샤워부스와 탕이 분리가 되어있다.

그리고 샤워부스는 1인 전용으로 

칸칸이 나눠져 있고

별도의 문도 있다.


내가 본 샤워부스만 10여개가 되는 것 같은데

샤워부스는 2종류가 있다.


첫번째는 

샤워하는 공간과 

그 옆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샤워부스.

물론 

여기도 말할 것도 없이 

고급 대리석으로 멋드러지게 마감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샤워하는 공간만 

왠만한 공중화장실 2.5칸 정도 되는 넓이에다가

옆에 앉아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은 

그보다 조금 더 넓다.

반투명 유리문이 각 샤워부스마다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대중탕에서 샤워 다했는데 

옆사람 비눗물이 튄다거나하는 일은 

절대로 발생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프라이빗한 샤워실에서는 

밖에서 누가 기다리건 말건

 엄청 맘편하게 샤워를 하고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대중탕 이용하면서 

크게 맘이 불편하다는 

느낌이 든 적은 없었는데

이렇게 초호화 샤워부스에서 

문을 닫고 혼자서 샤워를 하니 

이상하게 마음이 엄청 편했다.


샤워부스에는 두말할 것 없이 

일반 샤워기와 rainfall showerhead가 

설치되어 있다.


두번째 샤워부스는

반투명 유리문은 없지만,

누가 얼굴을 빼꼼이 들이밀고 

쳐다보지 않는 이상에는

내가 샤워하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없는 오픈 구조이다.

이 샤워부스는 

첫번째 샤워부스와는 달리 

앉아서 쉬는 공간이 없다.

이 샤워부스는 

대중탕의 앉아서 샤워하는 공간을 확~ 넓히고

커다란 대리석 벽으로 

부스를 세운 형태라고 보면 된다.

앉아서 샤워할 수 있게 

원목으로 된 작은 앉은뱅이 의자가 있다.


샤워를 마쳤다면 

이제는 탕으로 들어갈 차례.


탕은 3종류가 있다.

19도의 냉탕, 

40도 전후의 제일 큰 제트(jetted) 온탕, 

43도의 열탕.


고급 사우나라고 해서 

탕이 엄청 다양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탕의 매력은 

초고급 마감재를 멋드러지게 사용했다는 것이다.


우선 탕에는 

상당히 화려한 유리? 타일이 사용되었는데

일부 보도자료에서 

타일 안에 금이 들었다고 한 것을 본 것 같다.

벽도 멋진 마감재로 장식되어 있고, 

창문을 마주하는 벽에는 

보기만해도 고급스러운 

대형 조개껍데기 모양의 데코가 있다.

탕과 탕 사이에 통로가 있는데 

통로에도 고급스러운 곡선으로 디자인된 벤치가 있다.


일반 대중탕에서는 

이용객이 많으면 번잡하고,

아이들이 소리도 잘 지르고 뛰어다니니까 

정신없기도 하다.

그래서 가능하면 사람 없는 시간대를 

이용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사우나에서는 그런 걱정이 없다.


기본적으로 14세 이상만 

사우나에 입장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이유없이 기분이 좋아서

 소리지르는 아이들이 없다.

포시즌스 클럽 회원이거나 

나처럼 추가 결제하는 숙박객이어야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내가 탕에 들어가 있을 때 

많아야 총 5명이었고

한 명도 탕에 사람이 없을 때도 많았다.

이 럭셔리 탕에 혼자 있으니 

독점하는 것 같아 기분이 더 좋아진다. ㅋㅋ


포시즌스 서울 홈페이지에서 

사우나 사진을 보면

40도 온탕에서 

창밖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있지만,

그건 촬영용이다.

개인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다.


사우나에는 

습식사우나와 건식사우나가 있는데

나는 습식사우나만 이용해봤다.


습식 사우나실에도 

딱봐도 고급지고 값나갈 것 같은 

타일로 도배되어 있다.

거기에 센스 만점인 것은 

허브 습식 사우나라서 

허브 향이 증기와 함께 느껴지면서

엄청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한다.

또한 사우나 천장에 보면

은은한 LED 라이트가 

천천히 그리고 은은하게 반짝여서

밤하늘의 별구경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우나나 열탕을 재밌게 이용하는 방법은

찬바람을 잠시 쐬고 오거나 

냉탕에 몸을 담궈서 

온도를 잠시 떨어뜨리는 것이다.

노천탕에서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니까 

자연스럽게 온도 조절이 되지만

포시즌스 서울 사우나는 

실내 사우나이기 때문에 

자연 바람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추천하는 것이 

익스피리언스 샤워 부스.


건식사우나의 맞은 편에 있는 

익스피리언스 샤워부스는 

평범한 샤워부스가 아니다.


물이 나오는 방식을 

4가지를 버튼으로 선택할 수 있다.


1. 폭포수 모드

폭포 밑에 서서 물을 맞는 것처럼 

굵은 하나의 물줄기가 

머리위에서 촥~ 쏟아진다.


2. 얼음안개 모드

천장에서 차가운 물이 

미세한 물안개처럼 뿌려져 내려온다.


3. 레인스카이(rain sky) 모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맞는 것처럼 

높은 천장에서 비가 오듯이 

물이 촥~ 내려온다.

일반 rainfall showerhead보다 

면적이 훨씬 넓기 때문에 

느낌이 또 다르다.


4. 측면 모드

측면 3개 방향에서 

물이 뿌려진다.


사우나나 열탕으로 뜨거워진 몸을 

잠시 식히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얼음안개 모드를 추천한다.

미세한 물안개들이 

몸에 닿아 열기를 식혀주는 느낌이 

매우 좋았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보면

얼음이 쌓여있는 부스가 있다.

얼음을 끼얹고 냉수마찰을 하고 싶으신 분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방은 스크럽룸.

처음에 직원분이 스크럽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스파에서 스크럽해주는 그런 것을 생각했는데

사실 대중탕의 세신 서비스와 동일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포시즌스 서울의 스크럽(세신)은

입장 전에 미리 안내데스크에 예약을 해야한다.

그러면 

세신사님이 스크럽룸에서 

대기하고 계신다.


내가 입장하는 동시에 

열려있던 스크럽룸의 문을 닫아주시고

세신용 침대에 누워있으면 

매우 조심스럽게 세신이 시작된다.

가벼운 두피 및 안구 마사지가 있었던 것 같고

매우 '한국적인' 세신이 시작된다.

세신은 너무 세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은 강도였고,

세신사님께서 강도가 괜찮으신지 체크하신다.

엄청 세게 하시는 것도 아니고, 

부위별로 1번 정도 왔다 갔다하고 끝나기 때문에

이거 때 미는 효과가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웬걸?!

세신을 마치고 난 피부는 엄청 매끄러웠다.


대중탕에서 

내가 혼자 세신을 할 때에는 

세게 밀던, 여러 번 반복하던 

생각만큼 살갗이 부드러워지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었는데

세신사님의 노하우가 있으신지 

몸이 엄청 매끄러워졌다.


사우나 한 번 다녀와서

이렇게 긴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포시즌스 사우나의 특별한 점은 

아직 더 남았다.


기본적으로 

타월이나 생수, 정수기가 시설 곳곳에 

너무 풍족하게 배치되어 있고

쉐이빙 폼 등 기타 용품들도 

곳곳에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다.

포시즌스 직원분께서

한시도 쉬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계속 계속 정리하신다.

그래서 

항상 처음 오픈하자마다 

혼자 이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정수기 물을 마실 때에는 

1회용 종이컵을 이용하지 않고

 유리잔을 이용한다.

그리고 

정수기에는 냉수와 온수만 나오는게 

아니라 탄산수까지 나온다.


포시즌스 서울 사우나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노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우나 이용 후 사용할 수 있는 

1인용 화장대가 있다.

화장대는 

마치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 좌석처럼

입구정도만 살짝 개방된 

폐쇄형 부스의 구조이다.

화장대 안에는 

면봉, 화장솜, 토너, 로션, 바디로션, 헤어드라이기, 젤, 스프레이, 왁스, 빗 등이 

다 갖추어져 있다.

남의 눈치 볼 것없이 

드라이기 마음대로 이용해도 되고

편하게 스킨케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물론 화장대니까 

편안한 의자도 있다. 

스탠딩? No, No.


나는 저녁 약속이 있어서 

사우나 시설들을 다 누리고 나오지 못했지만,

TV룸, 수면실, 라운지 등이 있다.

그리고 

락커 앞에서 옷 갈아 입는 것 자체가 

불편한 분들을 위해서

탈의실(change room)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수면실에는 

잠깐 들어가 보기만 했다.

개인 베드 사이 사이로

작은 파티션이 있고

도톰하고 부드러운 담요가 

협탁에 세팅되어 있다.

수면실이 좋기는 하지만 

객실 침대에 눕는 것만큼 

좋지는 않으니까 패스했다.


마지막으로

포시즌스 호텔에 입점한 바버샵과 

피트니스센터 풀(pool)과도 

연결되어 있다.


<총평>

포시즌스 서울은

사우나도 역시 매우 한국적이다.

세신 서비스를 포함하는 

한국의 탕 문화와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반 대중탕과의 다른 점이라면

이용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세심한 배려를 하고

그것이 사우나 시설의 설계에까지 

반영되었다.

호텔 시설과 서비스에 숨겨진 세심한 배려가 

포시즌스 서울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다.


또한 

럭셔리 호텔답게

모든 시설의 인테리어가 

눈호강이 될만큼 화려한 것도 

감상포인트이다.


온천욕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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