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족 혼자 호캉스] 

포시즌스 호텔 서울 Four Seasons Hotel Seoul 

- 마루(Maru) -

버거 스페셜 (Burger Speicial)



포시즌스 서울 호텔 객실 체크인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로 라운지 마루(Maru)로 향했다.


마루는 로비층(1층)에 위치해있는데

포시즌스 서울에서 유일하게 한식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들이 마루에서 비빔밥을 먹고 있었다.


고급 한식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호텔에서는 한식 코스나 한정식과 같은 메뉴를 부담스러워 한다고 한다.

그래서 정식 한식 식당은 열지않는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이유로 마루에서는 한식을 먹어볼까 싶었지만

때마침 버거 스페셜 메뉴를 기간 한정으로 판매하고 있어서

버거를 먹어보기로 했다.



어떤 버거를 먹어야 맛이 있을까?

바닷가재 & 새우버거를 먹어보기로 했다.

이 정도 가격의 햄버거라면,

이 정도의 고급 호텔이라면

바닷가재 맛이 나는 살로 장난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음료는 어떤 것으로 하냐고 물어보시길래

계획에 없던 맥주까지 주문했다.

버거랑 맥주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맥주는 부드러운 것을 추천해달라고 했고

아사히와 ARK 에일을 추천해주셨다.

아사히는 마셔본적이 있으니

ARK 에일을 주문하였다.

ARK가 한국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름은 ARK Belgian Wheat Ale이라서

순간 갸우뚱하기도.


맥주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인데

맥주 특유의 쌉쌀한 맛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부드러우면 쌉쌀한 맛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던바

조금 신기했고,

내 예상과도 다른 두 성질의 조화가 재밌었다.

목 넘김도 부드러웠고,

한 모금 마셨을 때의 향도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고 좋았다.


이 날 호텔이 전반적으로 사람이 북적북적해서

주방에서도 많이 바빴던 모양이다.


서버분께서 음식이 늦게 나올 것 같아서

죄송하다면서 주점부리 안주를 무료로 제공해주셨다.


왼쪽은 백색 양념이 

오른쪽은 붉은 색의 양념이 되어 있다.

딱 봐도 술안주인데다가

양념의 색깔이 도드라지니

짭잘한 맛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전혀 짭짤하지 않았다.


특히 

붉은 양념은 

아무 미미하게 간이 되어 있는 것 같고

시즈닝은 향을 돋우기 위해 한 모양이다.

처음 입에 넣고 씹으면

양념향이 입안을 채우고

나중에 향이 한 차례 빠지면

고소한 견과류의 본맛이 드러난다.


견과류는 보관을 잘 못하면

눅눅하고 맛이 반감되는데

아주 바삭하면서도 아삭하게 

잘 보관된 견과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붉은 양념이 짜지 않았으니

그럼 흰색 양념이 짭쪼름한 맛일까?

흰색 양념은 아무 미미하게 달큼하다 마는 맛이었다.

견과류의 맛이 묻힐 정도의 양념은 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오렌지 펜넬향의 바닷가재&새우버거.


버거 사이즈가 꽤 컸는데

이 정도 가격이면 이 사이즈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신 의외였던 부분은

패티의 향이었다.


보통 음식을 코에 가까이 대서 

직접 향을 맡아보거나

입 안에서 음식물을 씹으면서 

향이 코로 올라오기 마련인데,

씹을 때는 물론이요

서빙되는 순간부터 

가재와 새우의 해산물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버거를 먹기위해서 커팅을 하는데

버거에서 기름이 접시로 흥건하게 흘러나와서

좀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렇지만 막상 먹어보니

햄버거나 패티는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다 먹을 때까지도.


이 햄버거의 매력 포인트는

패티.

패티를 씹으면

가재와 새우의 통살의 탄력이 살아있다.

새우살이나 가재살이 이렇게까지 탄력이 있었나?

ㅋㅋㅋㅋㅋ


칼로 단면을 잘라 보았다.

(베어 먹은거 아닙니다.)


처음 패티 겉면만 봤을 때는 

노릇노릇한 색보다는 조금 옅은 갈색이길래

가재나 새우살 함량이 적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가재와 새우살을 뭉치기 위해서 

밀가루와 같은 접착용 재료를 많이 사용했나

추측도 해봤지만

패티의 속 내용물은 

거의 살로만 촉촉하게 채워져 있었다.


보통 버거에 들어가는 야채는 생야채인데,

양배추가 유독 아삭아삭하게 씹히고

약간 숨이 죽어있는 모습을 보니

양념에 살짝 절이거나 무친 게 아닌가 싶었다.

평생 먹어본 양배추 중에

식감이 가장 아삭아삭했다.

ㅋㅋㅋ


햄버거 번은 무조건 촉촉해야한다고 생각했고,

보기에 이 햄버거 번은 이미 촉촉하고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퍽퍽하겠구나 짐작했다가 

틀렸다.

번만 조금 떼서 먹어봤는데

보기 만큼 건조하지 않았다.

빵 자체가 맛이 좋았는데

가재와 새우 패티의 풍미가 강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맛의 보조를 맞춰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 같다.


파마산 치즈 소스의 프렌치 프라이.


프렌치 프라이는

내가 생각하던 그 맛이었다.

대신에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것처럼

간이 세게 되어있지 않았다.

그냥 프렌치 프라이만 먹어도

딱히 소스가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짭쪼름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 수준의 간이었다.


<총평>

햄버거의 가격이 상당히 높기는 했지만,

제 값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패티가 

원재료의 맛과 향을 극대화하는데 충실했고

햄버거 팔아서 돈 남겨먹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안 남겨 먹을리는 없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기간 한정 메뉴이기 때문에

내가 대식가였다면 

다른 버거를 하나 더 주문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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