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혼자 여행] 

십족건강 

十足健康

(2018.02.14.)



대만에도 

마사지가 유명하다고 한다.

보통은 양생관이란 이름으로

마사지를 많이 해준다고 한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양생관은

시먼(Ximen)역 근처에 있는 것 같았지만,

타이베이를 돌아다녀보니

군데군데 마사지샵이 많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블로거의 강력추천 후기를 읽고

십족건강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숙소랑 좀 거리가 있어서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안가보면 나중에 생각날까봐

한번 가봤다.


지하철로 가기에도 약간 애매한 것이

역에 내려서 바로 있는 것이 아니다.

Daan 역과 Zhongxiao Dunhua역의 

중간쯤에 있다.


마사지샵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고층 사무실 빌딩 안에

십족건강이 위치하고 있다.

10층인가 12층인가...

가까이 가서 간판 확인하지 않으면

그냥 사무실인 줄 알고

지나칠 수도 있다.


홈페이지 주소: 

http://www.tenfoot.tw/


내가 참고한 블로거님에 따르면

사장님?/원장님?이 

일본에서 방송 좀 타신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들어가니까

능숙하게 들리는 일본어로

인사하시고 말을 거시는데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한국사람이라서

일본어 못 합니다.

짧은 영어와 바디랭귀지로

전신마사지를 받기로 결정.


시설로 보자면

이건 약간 우리나라 한의원 느낌.

침대만 놓여있다.

우리나라 한의원도 

침대마다 커튼은 있는데

그냥 모든 것이 개방적인 구조.

그래서 약간 불안하기도 했다.


내가 들어 갔을 때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사장님이 직접 마사지를 해주나 했더니

다른 마사지사분이 오셨다.

내가 오고 나서

손님들이 한두명씩 들어오면서

5개뿐이던 침대가 거의 다 찼다.


마사지사는 

모두 중년에서 노년기에 있으신

아버지뻘 남자분들이었다.

손님이 오면

흰색 가운을 입고

마사지 준비를 시작하신다.

특별한 가루나 약품을 탄 것 같은

약간 자몽즙 색깔나는

온수에 발을 담궈서 씻어주신다.


그리고 바로 침대에 눕는다.

전신 마사지라고 하지만

'십족건강'이다 보니

발마사지에 할애하는 시간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여기 마사지는

다른 타이베이 마사지샵이나

태국,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받아봤던

마사지랑 방식이 다르다.


손가락에 실리는 강한 압으로

마사지가 진행된다.

손가락의 압이 얼마나 세냐면

나무 막대기로 누르는 것 같이 

단단하고 압이 세다.


특히 발마사지에 특화된 곳이다보니

전신마사지 중에도 

발 마사지에 들이는 시간이 많은데

누르는 곳마다 신음 또는 비명 날 정도로 

아픈 곳을 귀신같이 잡아내신다.

옆 침대의 한국인 아주머니는 

아프다고 소리를 살짝 지르셨다.

그리고 일반적인 발 마사지 루틴이 아니라

발가락 사이 사이

생각하지 못한 곳에

강한 압의 손가락이 

훅~훅~ 

훍고 지나가면

아파서 정신이 아찔하다가도

금방 시원한 듯한 느낌이 나서

불평도 못 하겠다.


전신 마사지를 할 때에도

타이 마사지처럼 스트레칭을 이용한다거나

근육을 훑으면서 내려오는 테크닉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은 손가락 또는 팔꿈치의 압으로

몸의 군데군데 중요 혈을 누르시는 것 같다.

마사지가 

좁은 면적에 무게와 힘을 싣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껏 어느 마사지사도 도달하지 못했던 

깊은 속 근육까지 

마사지 압이 전달된다.


마사지 받을 때는 

좀 아프긴 한데

받고 나면 엄청 시원하고

몸의 근육이 쫙~ 이완된 느낌이다.


가격은 60분에 TWD 1000였고

시간에 비례해서 가격이 조정된다.

발마사지를 받던

전신마사지를 받던

시간에 따라 금액은 동일.


<총평>

엄청 시원하고 개운하다.

대신 아픔을 잘 참을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이곳 시설은 

고급 스파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

한의원에 가서 마사지 받는다는 생각으로 가야

시설에 대해 실망을 안한다.


탈의실도 따로 없는데

발마사지(종아리까지 해줌)가 아니면

로션이나 오일을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전신 마사지를 받을 때

마사지용 가운을 안 줄 수도 있다.

가운 달라면 주기는 한다.

커튼을 칠 수 있는 침대가 딱 하나 있는데

거기에서 갈아입거나

마사지샵 안의 화장실에서 

갈아입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타이베이에 간다면

여기에서 전신마사지를 받고 싶다.


사장님과 직원분들은

친절하시다.

다만 

말이 잘 안 통해서

약간 불편할 뿐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