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안(Yu Yuan)

- 포시즌스호텔 서울 중식당 - 

(2018. 03. 10.)



오래간만에 서울 올라가는데

좀 좋은 것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느 식당을 갈까 고민을 많이 했다.


엄마랑 같이 갈 거라서

고급 한식 코스 식당을 찾아봤다.

신라호텔 라연이나 곳간 by 이종국 중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한식당은 포기.


대신에

가격은 여전히 비싼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의 식당으로 좁혔다.

이번 서울 방문은 미슐랭 식당 방문에도 의의를 두고 있었으므로

포시즌스호텔 서울의 중식당 유유안으로 결정했다!


내가 중식의 대가도 아니고 미식가도 아닌지라

메뉴만 봐서는 뭐가 맛있는지 잘 모르겠더라.

코스를 선택하는 게 제일 편할 것 같았고

이 식당의 시그니처는 베이징덕인 것 같아서

베이징덕 테이스팅 메뉴 코스로 결정!



포시즌스호텔 서울 홈페이지에 직접 가서

시간 예약을 했다.

어떤 중식당에서는 베이징덕은 사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된다고 한 걸 본적이 있었다.

여기는 따로 그런 언급은 없었지만 

혹시 모르니까

예약 메시지에 '베이징덕 테이스팅 메뉴'라고 미리 주문을 넣어놓았다.


포시즌스호텔 내 식당들은

홈페이지에 메뉴를 모두 공개해놓고 있어서

참 편했다.

(대부분의 서울 5성급 호텔 식당들은 메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편인데

일부는 그렇지 않아서 아예 후보에서 제외해버리기도 했다는... )


방문 하루 전에 유유안에서 전화가 왔다.

예약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가 1시부터 7시까지 예정되어 있으니

교통이 혼잡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안내를 받았다.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역시 6성급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의 등급 체계는 5성급까지이지만

초고급호텔들은 마케팅용으로 '자칭' 6성급, 7성급이라고 광고를 한다.)


내가 전문 블로거도 아니고

호텔 들어가서 식당 입구 사진찍고 하는 것도 웃겨서

사진은 별로 없다.


그래도 음식 사진은 왠만하면 다 남기려고하는 편인데,

코스 중 '마늘소스 녹두면 가지찜'은 깜박하고 사진찍는 걸 잊어버리기도 했다. ㅠㅠ


11층 식당 입구에 도착해서

예약 내용을 확인받고

자리를 안내 받았다.

블로그 후기 중에 예약시 요청하면 창가 좌석 배치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메모란에 창가 좌석 가능하면 요청한다고 메모를 남겨보았으나,

2명이라 그런건지

창가 좌석은 실패!!

(창가좌석은 테이블이 좀 큰 것 같았다.)



사람이 많을까봐 좀 이른 시간에 예약을 하기도 했지만

1시간 30분 정도 식사를 한 후에도

식당에 손님은 별로 없었다.

'장사가 잘 안되나봐... 걱정...'

그치만 조용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송로버섯소스 마리네이드 농어 냉채>


송로버섯 향이 부담스럽지 않고 좋았고

양념도 맛이 좋았다.


다만,

냉채라고 해서 차가울 것은 예상은 했지만

농어가 딱딱할 정도로 차가워서 좀 놀랬다.

냉동실에서 꺼내놓고 해동이 덜 된 느낌...


생각보다 많이 차갑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냉채라서 일부러 많이 차갑게 했다고는 답변해주셨는데

기대한 농어 식감이 아니라서 약간 갸우뚱 했다.

'셰프의 철학이겠거니...'

'그의 철학과 나의 입맛이랑은 다를 수 있는 거다...'라며 

그냥 넘어갔음 ㅋㅋ


<칠리오일 마리네이드 새우 완두콩 냉채>


이번 에피타이저는 따뜻한 거라고,

이 초록콩이 우리나라에서 나는 완두콩이 아니라

일본에서 나는 콩이라고 설명해주셨다.


기본적으로 칠리소스와 새우는 검증된 조합이라서 기대가 되었고

실제로 맛도 기대에 부응했다.

칠리소스로 떡칠을 한 게 아니라서 가벼운 느낌이면서도

칠리오일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딱 보고 새우가 크다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입에 넣고 씹기에는 가장 적합한 사이즈가 아닌가 싶다.

(음식은 한 입 가득차게 먹는 걸 좋아한다.)


일반 완두콩이 아니라며 강조와 함께 소개를 받은 콩은

식감이 좋았다.

굳이 찾아서 비교를 하자면

팥처럼 가루로 흩어지는 식감은 아니고,

송편 소에 들어간 콩의 식감인데,

적당한 씹는 맛이 있었다.

칠리오일이랑도 잘 어울렸음.


<베이징 덕>


에피타이저가 끝나면

베이징덕을 먹을 수 있게 세팅이 들어온다.

오이채, 파채, 베이징덕 소스.


커팅을 하기 전에

베이징 덕을 한번 보여준다.

보는 맛이라고나 할까.


해체쇼를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을텐데

안내 받은 자리가 약간 에러였다.

내 등 뒤에서 세프님이 나와서 해체를 하셨다.

그거 보자고 등돌리고 있기 매우 불편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베이징덕 껍질과 속살을 발라내서

2접시 내어 주시는데

그 사진도 깜빡했다.

먹는 것에 정신 팔렸다. ㅋㅋㅋ


베이징덕 겉살 슬라이스를

밀전병?에 올려놓고

오이채와 파채(흰부분)를 곁들이고

베이징덕 소스를 취향에 따라 첨가하면

한 입에 쏙 들어간다.


나는 고기 씹는 맛을 중시하므로

한 쌈에 오리 슬라이스 2점씩 ㅋㅋ


베이징덕 소스도 맛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 식사할 때

세팅해주는 매콤한 소스(두반장 소스일까?)가

더 개운하니 좋았다.


베이징덕을 먹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만족스러웠다.


처음 저렇게 쌈을 싸 먹으면

바로 '오! 맛있다!'라는 말은 안 나온다.


그런데 쌈을 씹다보면

오리 고기를 씹는 식감과 함께

쌈을 씹을 때마다 혀에서 느껴지는 오리 고기의 맛이

솔직 담백하게 쑥~ 들어온다.

그러다보면 맛있다는 말이 나중에 나온다.


강한 양념으로 재료를 맛을 덮는 게 아니고

정말 오리 고기의 맛이 훅 들어옴.


베이징덕의 묘미는 껍질이라고 들었다.

껍질만도 따로 먹어봤는데

바삭해보이지만 과자처럼 바사삭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씹을 수 있는 정도로 구우신 듯 했다.

구운 껍질의 색이 진해서 양념을 많이 한 게 아닐까 싶었지만

두드러지는 향이나 맛은 없었다.

강한 향신료나 오리 냄새가 걱정되는 분들도

그 걱정 붙들어 매도 좋다.


오이채랑 파채는

특별히 맛을 낸다기 보다는

식감을 다양하게 해주는 보조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한마디로 총평을 한다면

담백한 오리 고기와 고소한 껍질 

그 자체를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생강 마늘 대파향 오리고기 조림>


베이징덕 겉살을 즐기는 동안

세프님이 속살을 주방으로 가지고 가셔서

저렇게 볶아 오신다.


이 조림은 오리의 통살을 씹는 맛을

즐길 수 있는 요리이다.


개인적으로

마늘, 파, 생강을 다 안 좋아하는데

저 메뉴에는 다 들어가 있다.

그것도 엄청 큼직하게.


그렇지만 

생강 빼고 맛있게 잘 먹었다.


마늘이 적당히 잘 익어서,

너무 푹익은 마늘을 씹었을 때

마늘이 뭉개지는 그 느낌이 없어서 잘 먹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파도 엄청 싫어한다.

그렇지만 파에 양념이 적절하게 잘 배어들어서 맛있었다.

너무 푹익힌 파가 아니라서 적당히 파에서 나오는 즙이 남아있었던 듯.


생강은...

얇고 예쁘게 썰려있었지만

극복할 수 없었다. 

ㅋㅋㅋ


[사진이 없습니다 ㅜㅜ]

<마늘소스 녹두면 가지찜>


중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채소가 가지인 것 같다.

그렇지만 난 가지를 싫어해요 ㅠㅠ

푹 익은 가지의 모습이 식욕을 떨어뜨려준다고나 할까?

(나는 아삭아삭한 채소를 좋아한다... 당근, 오이, 무...)


다 먹기는 했지만

맛있다...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엄마는 '약간 밍밍하다'는 평을 남겼다.

가지 자체가 맛이나 향이 강한 채소가 아니니까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이번이 미슐랭 스타 식당 3번째인데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양념이나 향이 강하지 않고

손님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기를 원하는 듯한 조리법들이었다.


<짜차이 오리탕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중식당에서 코스를 먹으면

우리나라의 '중식=짜장면 or 짬뽕'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항상 식사로 짜장인지 짬뽕인지 혹은 볶음밥인지 고민하게 된다.


여기서는 짜차이 오리탕면인지 XO 소스 볶음밥인지

식사 메뉴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오리탕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한데 실패가 약간 두렵다.

XO 소스 볶음밥... XO 소스 볶음밥 맛없는 데도 드물다. 그치만 너무 안전빵인 것 같다.


그렇게 내적 갈등을 하고 있으니

나눠 먹을 수 있게

각 각 1개씩 준비해주겠다고 해주셨다.

ㅋㅋㅋㅋ


오리탕면은 

먹어보기 전까지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었다.

면하고 건더기들을 먹었을 때에는

'음... '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국물을 한 번 떠 먹어 보면

진한 고기 육수 땜에

'맛있다!'라는 말이 나온다.

육수를 넘기는 그 짧은 시간 안에

처음에는 잘 모르다가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쯤에

진하다, 맛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조용하게 은근하게 들어오는 맛!


<XO소스 아스파라거스 볶음밥>

(사진을 찍고 밥을 먹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 했다.)


아스파라거스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또다른 채소.

지금 메뉴를 다시 확인해봐서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간 줄 알았지

먹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다.

일반적으로 XO소스 볶음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맛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식사는 끝.

후식 시작.

<보이차>

메뉴에는 따로 보이차를 준다고 안 적혀 있었는데

음료는 뭘로 할지 물어봐서

차로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온 보이차.


<고구마 대추차와 제철과일>


고구마 대추차는 

사실 고구마와 대추를 곁들인 생강차였다.

스파를 받으러 가면 주는 생강차가 생각나는 맛.

스파 생강차에 비하면 생강맛이나 향이 덜하기는 하나

대추나 고구마를 이기기는 정도의 강도.


제철 과일에 수박이 나와서 좀 의외였는데,

딸기류보다 수박이 제일 맛있었다.

ㅋㅋㅋㅋㅋ


<그외의 식사평>

오리탕면하고 볶음밥을 제외하면

다 2인분 사진이다.

처음에는 양이 적은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코스를 끝내고 나면 배가 엄청 부르다.


기존에 내가 다녔던 중식당에서는

코스요리를 서버분이 나눠주셨는데

여기는 알아서 나눠 먹는 시스템.

그래서 젓가락이 

옥색 젓가락 1세트

주황색 젓가락 1세트가 있다.

한 세트는 음식 덜어오는 데 쓰고

한 세트는 덜어온 음식 먹는 데 쓰는 것이란다.

복잡해서 내 성격에 안 맞았다. ㅋㅋㅋㅋ


기존에 내가 다녔던,

맛있다던,

배달은 안 한다던,

나름 괜찮은 중식당들과 비교했을 때

양념, 간, 향이 강하지 않다.

진한 맛, 강한 맛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전체적으로 심심하다고 할 수도 있다.


황교익 님이 좋아할 실 것 같은,

주재료가 주인공이 되는 코스였다.


직원들의 응대는 

'매우 우수함', 별점 5점 만점에 5점을 드린다.


코스 시작 전에

고수를 넣을 지 말지 물어보시는데

고수 있어도 잘 먹는 사람이라 넣어달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디에 고수가 들어갔었는지 잘 모르겠다.

(난 동남아 향신채소에 강하다.)


자스민차를 따로 주문해야되는 지 문의했는데

자스민차는 기본으로 제공해준다고 한다.

자스민차 없이 중식을 먹는 것은 생각보다 버겁다.

자스민차는 식사 중 입가심의 끝판왕.


다만 

유유안 후기는 아니지만

1층의 컨펙션 바이 포시즌스 직원분은

약간 기분 안 좋은 날이셨나보다...

살짝 뭔가가 퉁명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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