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혼자 여행] 

하노이에서 혼자 놀기

- 1일차 -

(2016.07.14.)


내가 묵었던 호텔 골목.


하노이행 비행기 티켓은

우연하게 끊게 되었다.


우연히 제주항공 홈페이지에 들어갔고

하노이에 가는 항공권 가격이 저렴하더라.


그때는 

7월이 베트남의 날씨가 어떨 지에 대한

생각을 전혀 못했다.

동남아 첫 여행이었기 때문에

우기나 건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7월이 우기인지 건기인지

검색해보지도 않았었다.


비행기삯이 저렴한데

숙소도 저렴하여 지르게 되었다.


비엣뷰 호텔 앤 스파 

VietView Hotel & Spa. Deluxe Room. 

(3.5성급. 4박에 USD141.04 결제)


학생이던 시절에

1박에 15000원도 안하는,

뜨거운 물도 안나오는,

침구에서는 땀 쉰내가 나는, 

숙소에도 

묶어봤던 경험이 있었다.


에어컨 빵빵하고

쇼파도 2개나 있고,

책상 겸 화장대도 있고,

침대도 더블베드고,

온수도 잘 나오고...

그냥 다 마음에 들었었다.

그래서

이 정도 가성비에 

너무 기뻐했었다.


지금에 와서

과거를 회상하면서

여행 기록들을 뒤지다보니

참 소박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자동으로

5성급 호텔 필터 먼저 걸고 

호텔 목록의 스크롤을 내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호텔에서 숙박하면서

엄청 만족스러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물이 새던 욕조.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피로를 풀어보려고 했으나

나무를 짜집기해서 만든 욕조인데

관리를 잘 못했는지

물이 어느정도 차자

물이 줄줄 새어 나왔다.


하우스키퍼 불러서

치우긴 했는데,

시설에 대해서 따지거나

객실을 바꿔달라는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가격이 저렴한 것을 

고려한 것도 있었고

그냥 객실에 전반적으로 

만족을 했었던 상태라서

굳이 막 언성을 높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보면 참 소박한 화장실 겸 욕실.


그때는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4일간의 조식 퍼래이드.


4박에 140달러 냈는데

조식 뷔페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호텔이 마음에 들었던게

조식 뷔페가 맛있었다.

하노이 여행가서 한 것이라고는

맛집 찾아간 것 뿐이었는데

유명한 하노이 식당 음식 못지않게

조식이 맛있었다.


가짓수는 많지는 않아도

먹을 만한 메뉴들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매일 다른 종류의 베트남 쌀국수를

먹는 재미가 있었다.


직원들도 친절했다.

내 객실은 뷰가 없었던 것 같고

식당에서 내려봤던 뷰였던 것 같다.


분보남보의 분보.


분보남보(Bun Bo Nam Bo)라는

유명한 분보 식당에 찾아가서

분보남보를 어렵게 주문해서 먹었다.


베트남 도착해서 

처음으로 들어간 식당이라서

베트남 식당 분위기도 어색했고

현지인 손님들은 능숙하게 주문하고

알아서 잘 먹고 계산하고 슉 가는데,

나는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당황했다.


외국인 관광객인게

티가 나니까

직원인지 사장님인지가

원 분보 One bun bo?

이렇게 물어봐주셨다.

예스Yes라고 답하고

분보 하나만 시켜먹고 나왔다.

ㅋㅋㅋㅋㅋ


지금 다시 가면

메뉴판 쫙 훑고

어떻게 하면 

여러 음식을 시켜서 맛을 볼까

엄청 열심이었을텐데.


벌써 2년이나 지난 일이라

분보의 맛이 어떠했는지 

자세하게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맛있게 먹고 나왔다.


베트남 유명 과자.


슬렁슬렁.

하노이의 호안끼엠 호수쪽의

구시가지를 걸어다니다가

슈퍼마켓에 들어가서

베트남에서만 맛 볼 수 있을 것 같은

과자를 하나 샀다.

베트남 물가를 고려하면

양이 많은 편이기는 해도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은 과자였다.


맛이 없지는 않는데

순삭할 맛은 아니었다.


나의 첫 스파.


여행책자에서 추천한 SF SPA를 찾아가서

대뜸 스파받으러 왔다고 들이밀었다.


처음 스파에 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예약을 미리 하는 것이 

보통 관례라는 것을 잘 몰랐었다.

게다가 인기 있는 스파라서

이미 풀 부킹 상태였고.


운이 좋았던게

내가 방문한 지점의 직원이

다른 지점에 전화해서 

바로 스파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무료 택시로 다른 지점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렇게

첫 동남아 마사지를 경험하게 되었다.


베트남이니까

베트남 트래디셔널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지금 홈페이지에가서 가격을 확인해보니

확실히 베트남 마사지 가격이 저렴하다.

시설이 상당히 고급스러운 편이었는데도

VND 499,000/60min.


갑자기 

다시 하노이에 가고 싶어졌다.

ㅋㅋㅋㅋ


그치만

나의 첫 베트남 마사지는

엄청 좋지만은 않았다.


마사지 받는 동안에는 

시원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사지 받은 주요 근육들이

다음날 아침에 꽉 뭉쳐있었다.


그래도

고급 스파를 경험해보고나니

기분은 엄청 좋았다.


스파를 받고 나서

스파를 받은 지점에서

내가 처음 방문했던 지점으로 

택시를 불러 보내주려고 했는데,

가보고 싶었던 식당이 있어서

잡아준 택시를 타고 식당으로 향했다.


Home Hanoi Restaurant.


여행 책자에서

저렴하고 대중적인 식당만 가지말고

뜨고 있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도

경험해볼만하다고 추천하길래

한번 가보기로 했다.


요즘 여행가서 먹고 다니는 것과 비교하면

이건 파인다이닝 축에도 못낄듯.

ㅋㅋㅋㅋㅋ


철문으로 문을 막고

직원이 식당에 온 손님인지 확인하고

문을 열어 안내해준다.


자리를 안내 받고 창밖의 야외 테이블을 소심하게 찍어봄.


식사와 음료를 주문하자

땅콩이 서비스로 나왔다.


스프링롤 튀김.

하노이식 오리 바베큐.


두가지 메뉴는

모두 직원의 추천을 받아서 골랐다.

지금 생각하면

크게 비싼 식당도 아니다.


그치만

그 당시에는

베트남 물가를 너무 고려해서

음식값이 적당한지 아닌지를 결정했다.

저렇게 먹어봤자

3만원도 안 나왔던 것 같다.


이 식당에 다녀오고 나서

물가가 저렴한 나라에서

고급 식당을 가는 것이

가성비도 좋고

다양한 식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이후에 식비 지출이 늘어났다.


스프링롤도 참 맛있었고

오리 바베큐도 맛있게 잘 먹었다.

소스가 꽤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직원들도

엄청 친절하고 

예의가 바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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