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스러운 혼자 호캉스]

콘래드 서울

- 혼자 호캉스 총평과 트리비아(trivia) - 

(2018.03.30.-2018.03.31.)




내 회사 생활은 적응한 것 같으면서도

왠지 깝깝했다.

그래서 

앞서 다른 글에서 밝혔듯이

해외여행 대신 호캉스를 도전하였다.


사실 나의 첫 호캉스는

반얀트리 서울이었는데,

많이 실망했었다.

가격만 엄청 높고, 영양가 없었다.

거기에, 밤 12시부터 체크아웃할 때까지

노트북으로 일을 했다.


그래서 

호텔 예약을 해 놓고도

이번 콘래드 호캉스가

정말 얼마나 기분전환이 될지는

의문이었다.


<호캉스 종료 후 총평>


한마디로 

많이 좋았다.


1박만 한게 너무 아쉬웠다.

최소 2박은 해야 아쉬움이 없을 것 같다.


가장 좋았던 점은,

제대로된 럭셔리 호텔 객실과 시설들이

갑갑했던 일상과의 정신적, 감정적, 물리적 연결고리를

확실하게 차단시켜 줬다는 것이다.


다른 세상에서 사는 듯한 느낌. 

객실 쇼파에서 한강뷰를 바라보고 있으면

내 일상의 고민과 걱정들이

호텔 건물 안에서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치 호텔 유리창이 나와 현실을 분리시켜서

막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별로 였던 반얀트리>


첫 호캉스 반얀트리는

도심 속에 상당히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많이 불편했다.


반면에 콘래드는

IFC Mall과 바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바로 영화보러 가고

바로 간식 사먹으러 가고

바로 쇼핑하러 가고

모든 소비/여가 생활이 

한 건물(complex) 안에서 이루어졌다.


<오픈 전의 누들바>


콘래드 호텔이

생각보다 좋았던 것은

9천원짜리 라멘 식당(누들바)부터

최저 10만원 양식 코스가 나오는 파인 다이닝(37bar&grill)까지

가격 측면에서 선택의 폭이 매우 컸다는 점이다.

호텔 음식이 지겨우면 

IFC Mall에 있는 식당에 가도 되니

너무 편했다.


호텔에서 지내는 1박2일 동안은

너무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문제는,

호텔 밖을 나오자마자

집으로 가는 길에서부터

다시 현실의 압박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게 느껴진다.

우선 교통체증이 발목을 잡아주셨고...

나름 꾸민다고 꾸민 집이었는데,

극명한 인테리어 분위기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집안일들이 밀려 있는 것도 크게 한몫했다.

일박춘몽의 공허함을 제대로 느낄 틈도 주지 않더라.ㅋㅋㅋ


<트리비아>

T1.

나는 힐튼 멤버쉽에 가입하지 않았었기 때문이기도하고

Orbitz의 노예인 것도 있고 해서

호텔 예약은 Orbitz로 했다.

대신 꾸준한 검색을 통해 

성수기와 평소 관찰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조식 포함, 환불 불가 조건으로 예약했다.

Total: 250.48달러

조금 더 좋은 조건이 있었으나 고민하다가 놓쳐버리고

지푸라라도 잡은 게 이 가격대였다.

그래도 3월이 비수기라 가능했던 가격인 것 같다.


T2.

보통 호텔 멤버십 없이 체크인하면

직원분이 멤버십 만들어드릴까요?라고 문의를 한다.

근데

여기 콘래드는 그런 문의를 체크인할 때 안하길래

가입처리 안 해준줄 알았다.

내가 동의 표시를 하지 않았으니까.



근데

밤에 메일함을 열어보니

이렇게 가입 안내 메일이 왔더라.

약간 어이 없었다.


T3.

내가 요즘 불면증 증상이 경미하게 있어서

예전만큼 쉽게 잠들지 못한다.

방을 암흑 천지로 만들고 나서도

사소한 움직임이나 빛에 엄청 민감해진다.


그런 나에게

객실 출입문 쪽에 달린 센서등이

오작동을 해주셨다.

암막커튼 내리고

온갖 불은 다 끄고

누워서 막 잠드려던 찰나에

감은 눈에 뭔가 빛이 번쩍임이 감지됐다.

아무도 없는데 센서등이 켜진 것이다.

한번만 그러려니 했는데

다시 반복.


서비스 데스크로 바로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는 도중에도

센서등이 다시 켜졌다.

직원분은 복도에 누가 지나가는 걸

센서가 민감하게 반응해서

자동으로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처음에는 내일 날 밝으면 고쳐주겠습니다라고 하려고 하다가

내가 1박 투숙자인 것을 확인하고는

설비기사님 보내서 LED를 아예 빼드리겠다고 해주셨다.


지금 기사님이 다른 곳에 일보고 계시다고

좀 기다려야 된다고 하시다가

최대한 빨리 기사님 보내주시겠다고 정정하심.

기사님은 친절하셨으나

처음에는 센서등 오작동 신고 자체를 의심하셨다가

직접 살펴보고 실험을 해보니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셨다.


오신 김에 옷장 등도 꺼달라고 했더니

옷장 등은 원래 자동으로 꺼지는 거라고 하셨다.

근데 아무리 문을 닫아도 왜 안 꺼지는 걸까요?

기사님이 실험을 해보시더니

옷장의 센서등도 고장이 난 것을 인정하심.

지금 수리 작업을 할 수는 없으니

임시방편으로 전구를 뽑아주시기로 했다.


졸려서 잠들려던 찰나였는데

이렇게 전화통화와 기사님과의 대화를 이어가고 나니

잠이 다 달아났다... ㅠㅠ


체크아웃하는데

전등 때문에 불편하셨죠? 다음 번에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직원분이 언급해주셨다.

시스템에 메모가 남겨져 있었나보다.


직원분들 입장에서는

나름 신속하게 처리를 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크게 불평할만한 것은 없다.


그러나

내가 다시 잠드는데 시간이 오래걸려서

아침에 일어나는데 엄청 피곤했다는 사실까지 

직원분들이 어떻게 보상해주실 수는 없으니,

직원분들의 노고에도 

내가 수면 관련해서는 

약간 불만이 남아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T5.

애초에 콘래드에 올 때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니

여기서 즐겨볼 수 있는 것은 다 즐겨보자는

원대한 계획을 품고 있었다.


 (1)

2시 반에서 3시쯤에

도착해서

체크인 수속 밟고, 

시간되면 짐 올려달라고 맡겨놓는다.


(2)

37bar에서 애프터눈티 세트를 먹는다.


(3)

IFC 몰에서 쇼핑을 한다.


(4)

돌아와서 저녁을 아트리오(Atrio)에서 먹는다.


(5)

식사를 마치면

일본산 입욕제를 챙겨왔으니

욕조에서 반신욕을 즐긴다.


(6)

9시가 되면 10G에서

베이커리 세일을 한다고 하니

구경을 해본다.


(7)

취침 & 기상


(8)

제스트(Zest)에서 조식 뷔페를 먹는다.


(9)

객실로 돌아와서

휴식시간을 보낸다.


(10)

11시에 체크아웃을 한다.


(11)

11시에 오픈하는 누들바에서 점심을 먹는다.


(12)

CGV 여의도에서 4DX 영화를 감상한다.


(13)

집으로 돌아온다.


아쉽게도

생각보다 늦게 도착한 나머지

애프터눈티세트는 포기하게 되었고,

조식을 많이 먹고 간식도 좀 먹어서

누들바 라멘도 포기했다.

저녁 먹고 방으로 들어가니

10G 베이커리 구경도 별로 안가고 싶더라. 

ㅋㅋㅋ


수영장은 애초에 계획에 없었다.

호텔 수영장은 어린이들 놀이터인 것 같아서.

사우나는 유료인데 별거 없는 것 같아서.


T6.

내 호캉스의 옥의 티가 있었다면

4DX로 본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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