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족 혼자 호캉스] 

포시즌스 호텔 서울 Four Seasons Hotel Seoul 

- 마루(Maru) -

버거 스페셜 (Burger Speicial)



포시즌스 서울 호텔 객실 체크인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로 라운지 마루(Maru)로 향했다.


마루는 로비층(1층)에 위치해있는데

포시즌스 서울에서 유일하게 한식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들이 마루에서 비빔밥을 먹고 있었다.


고급 한식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호텔에서는 한식 코스나 한정식과 같은 메뉴를 부담스러워 한다고 한다.

그래서 정식 한식 식당은 열지않는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이유로 마루에서는 한식을 먹어볼까 싶었지만

때마침 버거 스페셜 메뉴를 기간 한정으로 판매하고 있어서

버거를 먹어보기로 했다.



어떤 버거를 먹어야 맛이 있을까?

바닷가재 & 새우버거를 먹어보기로 했다.

이 정도 가격의 햄버거라면,

이 정도의 고급 호텔이라면

바닷가재 맛이 나는 살로 장난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음료는 어떤 것으로 하냐고 물어보시길래

계획에 없던 맥주까지 주문했다.

버거랑 맥주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맥주는 부드러운 것을 추천해달라고 했고

아사히와 ARK 에일을 추천해주셨다.

아사히는 마셔본적이 있으니

ARK 에일을 주문하였다.

ARK가 한국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름은 ARK Belgian Wheat Ale이라서

순간 갸우뚱하기도.


맥주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인데

맥주 특유의 쌉쌀한 맛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부드러우면 쌉쌀한 맛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던바

조금 신기했고,

내 예상과도 다른 두 성질의 조화가 재밌었다.

목 넘김도 부드러웠고,

한 모금 마셨을 때의 향도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고 좋았다.


이 날 호텔이 전반적으로 사람이 북적북적해서

주방에서도 많이 바빴던 모양이다.


서버분께서 음식이 늦게 나올 것 같아서

죄송하다면서 주점부리 안주를 무료로 제공해주셨다.


왼쪽은 백색 양념이 

오른쪽은 붉은 색의 양념이 되어 있다.

딱 봐도 술안주인데다가

양념의 색깔이 도드라지니

짭잘한 맛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전혀 짭짤하지 않았다.


특히 

붉은 양념은 

아무 미미하게 간이 되어 있는 것 같고

시즈닝은 향을 돋우기 위해 한 모양이다.

처음 입에 넣고 씹으면

양념향이 입안을 채우고

나중에 향이 한 차례 빠지면

고소한 견과류의 본맛이 드러난다.


견과류는 보관을 잘 못하면

눅눅하고 맛이 반감되는데

아주 바삭하면서도 아삭하게 

잘 보관된 견과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붉은 양념이 짜지 않았으니

그럼 흰색 양념이 짭쪼름한 맛일까?

흰색 양념은 아무 미미하게 달큼하다 마는 맛이었다.

견과류의 맛이 묻힐 정도의 양념은 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오렌지 펜넬향의 바닷가재&새우버거.


버거 사이즈가 꽤 컸는데

이 정도 가격이면 이 사이즈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신 의외였던 부분은

패티의 향이었다.


보통 음식을 코에 가까이 대서 

직접 향을 맡아보거나

입 안에서 음식물을 씹으면서 

향이 코로 올라오기 마련인데,

씹을 때는 물론이요

서빙되는 순간부터 

가재와 새우의 해산물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버거를 먹기위해서 커팅을 하는데

버거에서 기름이 접시로 흥건하게 흘러나와서

좀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렇지만 막상 먹어보니

햄버거나 패티는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다 먹을 때까지도.


이 햄버거의 매력 포인트는

패티.

패티를 씹으면

가재와 새우의 통살의 탄력이 살아있다.

새우살이나 가재살이 이렇게까지 탄력이 있었나?

ㅋㅋㅋㅋㅋ


칼로 단면을 잘라 보았다.

(베어 먹은거 아닙니다.)


처음 패티 겉면만 봤을 때는 

노릇노릇한 색보다는 조금 옅은 갈색이길래

가재나 새우살 함량이 적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가재와 새우살을 뭉치기 위해서 

밀가루와 같은 접착용 재료를 많이 사용했나

추측도 해봤지만

패티의 속 내용물은 

거의 살로만 촉촉하게 채워져 있었다.


보통 버거에 들어가는 야채는 생야채인데,

양배추가 유독 아삭아삭하게 씹히고

약간 숨이 죽어있는 모습을 보니

양념에 살짝 절이거나 무친 게 아닌가 싶었다.

평생 먹어본 양배추 중에

식감이 가장 아삭아삭했다.

ㅋㅋㅋ


햄버거 번은 무조건 촉촉해야한다고 생각했고,

보기에 이 햄버거 번은 이미 촉촉하고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퍽퍽하겠구나 짐작했다가 

틀렸다.

번만 조금 떼서 먹어봤는데

보기 만큼 건조하지 않았다.

빵 자체가 맛이 좋았는데

가재와 새우 패티의 풍미가 강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맛의 보조를 맞춰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 같다.


파마산 치즈 소스의 프렌치 프라이.


프렌치 프라이는

내가 생각하던 그 맛이었다.

대신에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것처럼

간이 세게 되어있지 않았다.

그냥 프렌치 프라이만 먹어도

딱히 소스가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짭쪼름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 수준의 간이었다.


<총평>

햄버거의 가격이 상당히 높기는 했지만,

제 값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패티가 

원재료의 맛과 향을 극대화하는데 충실했고

햄버거 팔아서 돈 남겨먹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안 남겨 먹을리는 없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기간 한정 메뉴이기 때문에

내가 대식가였다면 

다른 버거를 하나 더 주문해보고 싶었다.


[대만족 혼자 호캉스] 

포시즌스 호텔 서울 Four Seasons Hotel Seoul 

- 유료 사우나 이용 후기 - 

(2018.05.06.)


(이번 포스트는 사진이 없습니다)


서울 호텔 중에 사우나가 유명한 곳이 몇군데 있다는데

그 중에 가장 럭셔리하다는 곳이 

포시즌스 서울이다.


포시즌스 더 클럽 유료 회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투숙객에 한 해 55,000원을 이용료로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다.


사우나 한 번 이용하는 데

55,000원이라니 화들짝 놀랄 가격이지만,

고단한 인생... 하루 반짝 호강 좀 해보겠다는데,

연간 이용권 결제하는 것도 아닌데.

미친 척 질러보기로 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사우나에 문의 전화를 걸었다.

당일 호텔 객실 풀 부킹(fully booked)이라서 

혹시나 사우나 이용객이 많은 지 문의하였다.


사우나 이용하기에는 무리 없는데 

이용료는 별도로 지급해야한다고 

안내해 주셨고,

엄청 쿨하게 '상관없어요.'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클럽 직원분께서는 

스크럽 할인행사를 하고 있어 

11,000원에 스크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해주셨다.

'내가 포시즌스 사우나에 언제 다시 와보겠어?'

스크럽 서비스도 받는 것으로 

예약해두었다.


포시즌스 서울의 사우나는 

9층에 위치하여 있다.


안내 데스크에 객실과 투숙객 이름을 확인하고

번호가 적힌 사물함 키를 받았다.


이번 포스트에는 사진이 하나도 없는데

클럽 시설은 아무래도 

사우나, 탈의실 등이다 보니까

입구부터 No Photo라고 써있어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


이 사우나의 운영시스템은 

일반 동네 목욕탕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키를 받고 들어가면

좌측에 신발장 사물함이 있다.

사물함의 열쇠 버튼을 누르고 

키를 태그하면 자동으로 열린다.


신발을 넣고 나서

데일리 락커를 찾아가는데

사우나/피트니스 탈의실이 너무 넓어서 

조금 헤맸다.


아까 신발장처럼 

열쇠 버튼을 누르고 키를 터치해서 

데일리 락커를 열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으로는

특이한 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우나의 매력은

웅장하고 화려한 인테리어사생활 보호(privacy)에 있다.


기본적으로 하얗고 멋진 천연 무늬가 들어간 대리석이

으리으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웬만한 공간은 대리석으로 다 채운 듯하게 느껴졌다.

화장실마저도

으리으리한 대리석으로 

도배가 되어 있어서

'억지로 밀어내기 한판 해야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포시즌스 서울 사우나는 

엄청 세심하게 배려를 하고 있고

그러한 배려가 

설계에 철저하게 반영한 것 같다.


보통 대중탕에 가면 

탕이 중앙에 있고

주변에 샤워부스가 있다.


포시즌스 서울 사우나에는 

샤워부스와 탕이 분리가 되어있다.

그리고 샤워부스는 1인 전용으로 

칸칸이 나눠져 있고

별도의 문도 있다.


내가 본 샤워부스만 10여개가 되는 것 같은데

샤워부스는 2종류가 있다.


첫번째는 

샤워하는 공간과 

그 옆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샤워부스.

물론 

여기도 말할 것도 없이 

고급 대리석으로 멋드러지게 마감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샤워하는 공간만 

왠만한 공중화장실 2.5칸 정도 되는 넓이에다가

옆에 앉아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은 

그보다 조금 더 넓다.

반투명 유리문이 각 샤워부스마다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대중탕에서 샤워 다했는데 

옆사람 비눗물이 튄다거나하는 일은 

절대로 발생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프라이빗한 샤워실에서는 

밖에서 누가 기다리건 말건

 엄청 맘편하게 샤워를 하고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대중탕 이용하면서 

크게 맘이 불편하다는 

느낌이 든 적은 없었는데

이렇게 초호화 샤워부스에서 

문을 닫고 혼자서 샤워를 하니 

이상하게 마음이 엄청 편했다.


샤워부스에는 두말할 것 없이 

일반 샤워기와 rainfall showerhead가 

설치되어 있다.


두번째 샤워부스는

반투명 유리문은 없지만,

누가 얼굴을 빼꼼이 들이밀고 

쳐다보지 않는 이상에는

내가 샤워하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없는 오픈 구조이다.

이 샤워부스는 

첫번째 샤워부스와는 달리 

앉아서 쉬는 공간이 없다.

이 샤워부스는 

대중탕의 앉아서 샤워하는 공간을 확~ 넓히고

커다란 대리석 벽으로 

부스를 세운 형태라고 보면 된다.

앉아서 샤워할 수 있게 

원목으로 된 작은 앉은뱅이 의자가 있다.


샤워를 마쳤다면 

이제는 탕으로 들어갈 차례.


탕은 3종류가 있다.

19도의 냉탕, 

40도 전후의 제일 큰 제트(jetted) 온탕, 

43도의 열탕.


고급 사우나라고 해서 

탕이 엄청 다양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탕의 매력은 

초고급 마감재를 멋드러지게 사용했다는 것이다.


우선 탕에는 

상당히 화려한 유리? 타일이 사용되었는데

일부 보도자료에서 

타일 안에 금이 들었다고 한 것을 본 것 같다.

벽도 멋진 마감재로 장식되어 있고, 

창문을 마주하는 벽에는 

보기만해도 고급스러운 

대형 조개껍데기 모양의 데코가 있다.

탕과 탕 사이에 통로가 있는데 

통로에도 고급스러운 곡선으로 디자인된 벤치가 있다.


일반 대중탕에서는 

이용객이 많으면 번잡하고,

아이들이 소리도 잘 지르고 뛰어다니니까 

정신없기도 하다.

그래서 가능하면 사람 없는 시간대를 

이용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사우나에서는 그런 걱정이 없다.


기본적으로 14세 이상만 

사우나에 입장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이유없이 기분이 좋아서

 소리지르는 아이들이 없다.

포시즌스 클럽 회원이거나 

나처럼 추가 결제하는 숙박객이어야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내가 탕에 들어가 있을 때 

많아야 총 5명이었고

한 명도 탕에 사람이 없을 때도 많았다.

이 럭셔리 탕에 혼자 있으니 

독점하는 것 같아 기분이 더 좋아진다. ㅋㅋ


포시즌스 서울 홈페이지에서 

사우나 사진을 보면

40도 온탕에서 

창밖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있지만,

그건 촬영용이다.

개인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다.


사우나에는 

습식사우나와 건식사우나가 있는데

나는 습식사우나만 이용해봤다.


습식 사우나실에도 

딱봐도 고급지고 값나갈 것 같은 

타일로 도배되어 있다.

거기에 센스 만점인 것은 

허브 습식 사우나라서 

허브 향이 증기와 함께 느껴지면서

엄청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한다.

또한 사우나 천장에 보면

은은한 LED 라이트가 

천천히 그리고 은은하게 반짝여서

밤하늘의 별구경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우나나 열탕을 재밌게 이용하는 방법은

찬바람을 잠시 쐬고 오거나 

냉탕에 몸을 담궈서 

온도를 잠시 떨어뜨리는 것이다.

노천탕에서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니까 

자연스럽게 온도 조절이 되지만

포시즌스 서울 사우나는 

실내 사우나이기 때문에 

자연 바람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추천하는 것이 

익스피리언스 샤워 부스.


건식사우나의 맞은 편에 있는 

익스피리언스 샤워부스는 

평범한 샤워부스가 아니다.


물이 나오는 방식을 

4가지를 버튼으로 선택할 수 있다.


1. 폭포수 모드

폭포 밑에 서서 물을 맞는 것처럼 

굵은 하나의 물줄기가 

머리위에서 촥~ 쏟아진다.


2. 얼음안개 모드

천장에서 차가운 물이 

미세한 물안개처럼 뿌려져 내려온다.


3. 레인스카이(rain sky) 모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맞는 것처럼 

높은 천장에서 비가 오듯이 

물이 촥~ 내려온다.

일반 rainfall showerhead보다 

면적이 훨씬 넓기 때문에 

느낌이 또 다르다.


4. 측면 모드

측면 3개 방향에서 

물이 뿌려진다.


사우나나 열탕으로 뜨거워진 몸을 

잠시 식히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얼음안개 모드를 추천한다.

미세한 물안개들이 

몸에 닿아 열기를 식혀주는 느낌이 

매우 좋았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보면

얼음이 쌓여있는 부스가 있다.

얼음을 끼얹고 냉수마찰을 하고 싶으신 분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방은 스크럽룸.

처음에 직원분이 스크럽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스파에서 스크럽해주는 그런 것을 생각했는데

사실 대중탕의 세신 서비스와 동일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포시즌스 서울의 스크럽(세신)은

입장 전에 미리 안내데스크에 예약을 해야한다.

그러면 

세신사님이 스크럽룸에서 

대기하고 계신다.


내가 입장하는 동시에 

열려있던 스크럽룸의 문을 닫아주시고

세신용 침대에 누워있으면 

매우 조심스럽게 세신이 시작된다.

가벼운 두피 및 안구 마사지가 있었던 것 같고

매우 '한국적인' 세신이 시작된다.

세신은 너무 세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은 강도였고,

세신사님께서 강도가 괜찮으신지 체크하신다.

엄청 세게 하시는 것도 아니고, 

부위별로 1번 정도 왔다 갔다하고 끝나기 때문에

이거 때 미는 효과가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웬걸?!

세신을 마치고 난 피부는 엄청 매끄러웠다.


대중탕에서 

내가 혼자 세신을 할 때에는 

세게 밀던, 여러 번 반복하던 

생각만큼 살갗이 부드러워지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었는데

세신사님의 노하우가 있으신지 

몸이 엄청 매끄러워졌다.


사우나 한 번 다녀와서

이렇게 긴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포시즌스 사우나의 특별한 점은 

아직 더 남았다.


기본적으로 

타월이나 생수, 정수기가 시설 곳곳에 

너무 풍족하게 배치되어 있고

쉐이빙 폼 등 기타 용품들도 

곳곳에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다.

포시즌스 직원분께서

한시도 쉬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계속 계속 정리하신다.

그래서 

항상 처음 오픈하자마다 

혼자 이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정수기 물을 마실 때에는 

1회용 종이컵을 이용하지 않고

 유리잔을 이용한다.

그리고 

정수기에는 냉수와 온수만 나오는게 

아니라 탄산수까지 나온다.


포시즌스 서울 사우나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노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우나 이용 후 사용할 수 있는 

1인용 화장대가 있다.

화장대는 

마치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 좌석처럼

입구정도만 살짝 개방된 

폐쇄형 부스의 구조이다.

화장대 안에는 

면봉, 화장솜, 토너, 로션, 바디로션, 헤어드라이기, 젤, 스프레이, 왁스, 빗 등이 

다 갖추어져 있다.

남의 눈치 볼 것없이 

드라이기 마음대로 이용해도 되고

편하게 스킨케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물론 화장대니까 

편안한 의자도 있다. 

스탠딩? No, No.


나는 저녁 약속이 있어서 

사우나 시설들을 다 누리고 나오지 못했지만,

TV룸, 수면실, 라운지 등이 있다.

그리고 

락커 앞에서 옷 갈아 입는 것 자체가 

불편한 분들을 위해서

탈의실(change room)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수면실에는 

잠깐 들어가 보기만 했다.

개인 베드 사이 사이로

작은 파티션이 있고

도톰하고 부드러운 담요가 

협탁에 세팅되어 있다.

수면실이 좋기는 하지만 

객실 침대에 눕는 것만큼 

좋지는 않으니까 패스했다.


마지막으로

포시즌스 호텔에 입점한 바버샵과 

피트니스센터 풀(pool)과도 

연결되어 있다.


<총평>

포시즌스 서울은

사우나도 역시 매우 한국적이다.

세신 서비스를 포함하는 

한국의 탕 문화와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반 대중탕과의 다른 점이라면

이용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세심한 배려를 하고

그것이 사우나 시설의 설계에까지 

반영되었다.

호텔 시설과 서비스에 숨겨진 세심한 배려가 

포시즌스 서울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다.


또한 

럭셔리 호텔답게

모든 시설의 인테리어가 

눈호강이 될만큼 화려한 것도 

감상포인트이다.


온천욕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드린다.

[대만족 혼자 호캉스] 

포시즌스 호텔 서울 

Four Seasons Hotel Seoul 

- 보칼리노 Boccalino - 

(2018.05.06.)


파인넛 크러스트의 양고기 구이와 흑마늘, 건포도 페스토로 장식한 벨페퍼 케이크.


사우나를 하고

객실에서 좀 쉬었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보칼리노에 갔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홈페이지에서

바로 식사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방문 이틀 전에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했다.


2층 보칼리노 레스토랑 입구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자리를 안내 받았다.


1인이라서 

아무래도 화려한 원형 라운드 테이블이 있는 자리는 

안내받지 못했다.

창가 쪽에 다소 외진 자리에 1인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었다.


자리를 안내해주신 여성 서버분은

매우 환한 미소로 반겨주셨고,

혼자서 식사하기 적적하실 수 있으니

잡지를 챙겨드릴까요?라고 문의하시기도 하셨다.


혼자 밥 한두번 먹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식사하는 게

맛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먹기에는 훨씬 좋은 환경이다.

"아니요. 저는 혼자서도 매우 잘 먹습니다. ^^"라고 했다.

서버분도 웃으면서 표정으로 화답해주셨다.


혼자 호캉스 후기 내내

직원들의 미소, 웃음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데

다수의 포시즌스 서울 직원들은

정말 기쁘고 행복한 듯한 웃는 표정을 항상 짓고 계신다.

내가 감정표현이 풍부한 편이 아니지만

그렇게 웃음으로 반겨주시니

나도 모르게 마음에 편해지고 웃으면서 답변하게 되었다.


서버 분이 메뉴판을 건내 주셨다.

식사 메뉴판.

음료 메뉴판.

캐비어 스페셜 행사 메뉴판.


사실 포시즌스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싶었던 식당은

유유안이었다.

지난 번에 베이징덕 테이스팅 메뉴를 먹었지만,

중식을 많이 좋아하는 터라

다른 메뉴들도 먹어보고 싶었다.


내 위장 기능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메뉴들을 먹어보고 싶은데

그럴려면 세트메뉴(코스요리)가 제격이지만,

유유안의 세트메뉴는 대부분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했다.


그런 연유로

이번 호캉스도 결국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예약하게 된 것이다.

보칼리노 세트메뉴는 1인 주문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세트메뉴의 메인이

결국은 소고기 스테이크인게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소고기 맛있는 건 충분히 알고 있으니

다른 고기를 맛을 보았으면 했다.


그러다가 알라카르트 메뉴에 눈을 돌리게 됐고

양고기 스테이크를 발견했다.

나는 양고기를 좋아해서

잘하는 집이던 못하는 집이던

기회가 되면 꼭 먹어보는 편이다.


그럼 이번에는 알라카르트로 가보자!


양고기 구이와 피자,

둘 다 먹고 싶은데 혼자 먹기에 양이 많냐고 물었다.

서버분이 피자가 조금 커서 양이 많을 수 있다고 하셨다.

결국 피자는 포기.

나중에 허기지면 룸서비스로 시켜먹기로 했다.

(저녁 식사 후 디저트를 먹어서 결국 피자 룸서비스는 포기했다.)


식전 빵 - 치아바타, 마늘 스프레드, 올리브유와 소스.


턱근육이 약한 나는

치아바타와 애증의 관계에 있다.

맛은 있는데 질겨서 힘들 때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보칼리노의 치아바타는

내가 걱정한 만큼 딱딱하거나 질기지 않았다.

많이 딱딱하지 않아서 빵을 뜯을 때에

빵 부스러기도 걱정보다는 많이는 생기지 않았다.


치아바타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났고,

빵의 속살은 촉촉하면서 살짝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아무리 고급 레스토랑이라도

냉방/환풍 시설로 인해 음식이 빨리 식는 것은

막기 힘든 것 같더라.

정말 따끈하게 빵이 서빙되었지만,

천장에서 내려오는 선선한 바람에 금방 식어버렸다.


식어버렸지만

생각보다는 심하게 질겨지거나 딱딱해지지 않았다.


통마늘을 구워서 올리브유에 절인 것인가? 싶은

통마늘 스프레드(?)의 식감은 매우 부드러웠다.

크림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마늘의 입자들이 살짝 느껴지면서 

부드럽게 입안에서 흐트러졌다.

마늘빵의 향이 물씬 올라왔다. 


그렇지만 나는 마늘 스프레드보다

올리브와 ?? 소스를 더욱 좋아했다.

빵을 준비해주신 남자 서버분께서

소스 병을 직접 가져와서

소스 설명을 해주시고

올리브만 있는 그릇에 살짝 따라주셨다.


그냥 흔한 발사믹 드레싱이겠거니했는데,

소스 병을 보여주실만큼 맛이 좋은 소스였다.

이 소스에 치아바타를 찍어먹으면

치아바타가 기름과 소스를 머금어 더 보드라워 지면서

소스의 과일향과 달큼한 맛이 입안에서 사~악 퍼진다.


탐나는 소스였다.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메를로(Merlot) 와인.


한푼 두푼 아껴야 하는 현실에서 탈출하고자

호캉스에 온 것이니

와인도 글라스로 한잔 마시기로 했다.


주문을 받아주신 또다른, 

웃는 모습이 매우 환하신 여성 서버분께

나는 와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나 

부드러운 와인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씀드리자,

양고기 스테이와 어울릴 만한

화이트와인 하나와 적포도주 3종을 추천해주셨다.


내가 소믈리에도 아니고

설명만으로는 무슨 맛인지 모르겠더라.

적포도주 중에서 메를로를 도전해봤다.


와인 테이스팅 해주시겠다고

반병 정도 남은 와인병을 가져오셨다.

내가 와인 맛을 그다지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서버님이 추천해주신거니까 

믿고 테이스팅은 따로 하지 않겠다고 했다.

내가 여기 양고기 스테이크 먹어봐서

어떤 와인이 잘 어울리지를 상상해 보기도 힘들고.

테이스팅을 안하겠다고 하자

살짝 당황하시는 것 같으시다가

바로 활짝 웃으시면서

테이스팅하는 양만큼 더 따라주셨다.


와인리스트 사진을 찍어두지 않아서

메를로 와인의 제품명은 기억을 못하겠다.


와인 무식자인 나의 개인적인 시음 소감은...

우선 내가 요청한대로 매우 부드러운 맛의 와인이었다.

드라이한 느낌은 강하지 않았고,

와인의 끝맛이 포도 떫은 맛이 짧게 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다소 긴 호흡으로 진하게 입안에서 남아있었다.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메를로 와인은 향이 매우 좋다고 하던데,

내가 와인을 먹을 당시에 향이 거의 없어서

이렇게 향이 없는 와인은 또 처음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래도 글라스로 파는 와인이다보니

처음 개봉하고 난 다음에 

보관과정에서 향이 다 날아가버린게 아닌가 싶다.


포도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상태라서

와인 마시는 재미가 덜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알코올 성분 때문인지 포도 특유의 떫음 끝만 때문인지

식사 중에 입가심 역할은 충실히 해냈다.


다음부터는

글라스 와인은 도전하지 않는 걸로.


파르마 프로슈토와 멜론 샐러드.


애피타이저로 

주문한 프로슈토 멜론 샐러드가 나왔다.


유럽 각국에서

생햄을 멜론과 즐겨먹는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어보았다.


최근들어 

생햄류의 맛에 빠져들고 있는터라

제대로 된 생햄+멜론 요리를 먹어보고 싶었다.


처음 한 입을 먹기 전에는

프로슈토의 맛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 에피타이저의 주인공은 멜론이었다!

멜론은 한 입을 베물자,

1. 엄청 신선하다!

2. 상큼 달큼하다!

3. 과즙이 폭포수가 되어 쏟아진다!

멜론에도 신세계가 있다는 것을 또 깨달았다.

특히 멜론 과즙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가 멜론 과육을 씹으려고 시작하는 순간부터

과즙의 폭포수가 입안에서 콸콸콸.

맛과 향은 멜론인데

과육에서 나오는 과즙의 양은

아주 맛있는 배를 씹었을 때의 과즙의 양과 비슷했다.

멜론의 식감도 대단했는데,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속 부분이라고 너무 무르지도 않고

겉 부분이라고 딱딱해지고 않고

단단함의 정도가 균일했다.


멜론에 취해서 계속 씹다보면

프로슈토가 훅 치고 들어온다.

멜론의 다소 강한 존재감 속에서도

본인의 짭쪼름한 맛과 프로슈토 고유의 식감은 건재했다.


프로슈토만 한 입 먹어보았는데

멜론과 함께 먹었을 때만큼

짭조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프로슈토의 짭조름한 존재감은

멜론의 달콤한 과즙에 대한 대비로 인해서

더 두드러지게 느껴졌던 것 같다.


멜론의 단맛이 설탕의 단순히 강한 단맛이 아니기 때문에

프로슈토와 매우 잘 어울리고,

넘치는 멜론의 과즙이 프로슈토를 감쌀 때

새로운 단짠 어택 맛을 느낄 수 있다.


파인넛 크러스트의 양고기 구이와 흑마늘, 건포도 페스토로 장식한 벨페퍼 케이크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던 

양고기 스테이크가 나왔다.(왼쪽)


계속 한국인 서버분이 서빙해주시다가

이 스테이크만 외국인 서버분이 서빙해주셨다.


이태리어 같았는데

요리와 소스 이름 정도 설명해주신 것 같고

그 다음에 소스를 접시 중앙에 부어 주시고

미소 한번 날려주시고 황급히 사라지셨다.


갑자기 쏟아지는 이태리어 폭탄에 당황했다.

ㅋㅋㅋㅋㅋ


이 양고기 스테이크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는

부드러움이다.

양고기를 썰어서 한 점 입에 넣으면

엄청나게 부드럽게 씹힌다.

삼겹살 수육보다 더욱 부드럽고 촉촉하다.


이 부드러움에 허우적거리다보면

입안의 양고기를 순식간에 다 씹어버리게 되는데,

이 때 양고기 특유의 향이 부드럽게 사~악 입안에 감돈다.

양고기의 누린내가 아니다.

"엄청 부드러웠지? 근데 사실 나 양고기야. 

진정한 양고기는 이렇게 은은한 육향을 가지고 있단다"

이렇게 나를 계몽시키는 풍미였다.


양고기가 부드럽고 촉촉했다면

파인넛(잣) 크러스트가 끝에 고소한 맛을 담당한다.

잘게 다진 잣이라서 씹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으나

양고기가 워낙 부드러웠기 때문에

잘게 다진 잣의 식감만으로도 

양고기의 부드러움에 대조되는 씹는 맛을 책임진다.


오른쪽의 벨페퍼(파프리카) 케이크는

주문 당시에 관심 밖에 있었다.

양고기 스테이크의 주인공은 양고기이니까.


그렇지만 

이 케이크를 한 입 먹고 나면

폭발하는 파프리카의 향과 상큼 달콤함에 깜짝 놀란다.

파프리카만 들어간 케이크가 아닌데

입에 넣자마자 나머지는 스르륵 녹아서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파프리카의 존재감이 강하다.


고맙게도 천장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케이크를 빠르게 식혀준다. ㅠㅠ

약간 식은 케이크에서는 

굳기 시작하는 치즈의 식감도 살짝 느껴졌던 것 같다.

그렇지만 치즈의 맛이 혼자 튀지 않기 때문에

치즈가 들어간게 맞는 것인지 아직도 의심스럽긴 하다.


케이크 위에는 부드러운 식감의 흑마늘?이 올라가 있다.

한국식 흑마늘은 아닌 것 같은게 

엄청 달콤새콤했다.

어디에 포도주나 다른 재료에 절인 게 아닌가 싶다.


케이크 위에는 흑마늘 말고도

갈색의 건포도 페스트?가 올라가 있다.

포도향이 난다.

 페스트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기는 하지만

크림같이 퍼지는 것이 아니고

내가 사먹는 그래뉼같이 아주 작은 입자가 혀에서 느껴진다.


이 케이크는

이름은 케이크이지만

페이스트리와 파프리카 등을 켜켜이 쌓은 것 같다.

부분 부분을 분리해서 먹어봤는데

촉촉하게 젖은 페이스트리 맛이 났다.


양고기 스테이크까지 식사를 마치자

서버분이 디저트를 준비해줄지 물어보셨다.


컨펙션스 바이 포시즌스가 마감 세일을 할 시간이 되어서

디저트는 다른 곳에서 먹겠다고 하고 식당을 빠져나왔다.


<총평>

맛있다.

진짜 좋은 음식을 먹고 나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맛있다라는 말이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10만원이 넘는 금액이었지만

향이 날라간 와인 빼면 아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에피타이저와 메인 2개 밖에 먹지 않았지만

코스요리 먹지 않은게 전혀 후회되지 않게

만족스러웠다.

음식이 맛있으니까 

와인이 약간 아쉬운 것도 묻혀졌다.


양고기가 이렇게 부드럽고

진정한 양고기의 향이 이렇게 좋은 것이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멜론 하나로도

이렇게 식도락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이 식당이 미슐랭 스타는 아니고

'더 플레이트(The Plate)' 등급을 받았다는데

내 기준으로는 1스타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직원분들이 나와 눈을 마주칠때마다 

미소와 웃음을 날려주셨다.

손님과의 아이컨택트와 미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런 식당은 또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편안했고 기분은 좋았다.


식사 시간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스테이크가 조금 늦게 나왔다.

나는 별 생각이 없이 천하태평했는데

늦게 나와서 계속 죄송하다고 하시니까

내가 괜히 불편해졌다. ㅋㅋㅋ


라운지 마루(Maru)에서도 그렇고

음식이 정해진 시간 내에 서빙되지 않으면

먼저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라는 

매뉴얼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보통 식사 중에 한 번 정도

식사가 입에 맞는지 확인하는데,

여기는 매 음식 나올 때마다

식사가 입에 맞는지 물어보셨다.

그냥 너무 맛있어서

그냥 너무 맛있다고만 했다.


조식 먹을 때 잠깐 들러서

사람없는 식당 모습과 간판을 찍으려고 했는데

깜박해서 사진이 별로 없다.

아쉬움.

[대만족 혼자 호캉스] 

포시즌스 호텔 서울 

Four Seasons Hotel Seoul 

- 객실 편 (1) - 

(2018.05.06~07.)


갑갑한 세상살이

해외여행이 그나마 탈출구였다.


그치만

아직 6월도 안 지났는데

연차를 무작정 다 소진할 수는 없는 상황.


한국을 탈출하고 싶은 그 간절한 소망이

Orbitz 웹사이트가 닳고 닳도록

호텔 검색을 해댔더랬다.


결국

포시즌스 서울 1박 

혼자 호캉스를 질렀다.

Deluxe Room, 1 King Bed, City View 

(USD 300.82)

- 환불불가 조건

- 조식 불포함, 세금 포함, 봉사료 없음

- 평일(weekday)과 조기예약 할인가 적용

- Orbucks(Orbitz 적립금) 사용


잘 나가는 호텔 체인이기 때문에

Orbitz의 플래티넘 회원 특전 따위,

Orbitz Promotion Code 따위, 

인정해주지 않는 도도한 곳.

그럼에도 미친 척 지르게 만든 곳.

ㅋㅋㅋㅋㅋ



청계천 광장이 보이는 16층 뷰.


감리교본부 빌딩이 

얄미워지는 전망이다.


체크인 당시에 

비가 오다 말다 해서 

구름이 좀 꼈다.


비가 그친 후의 전망.


객실이 하나의 커다란 창이 아니라

3개의 세로 유리 통창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면이 하나의 통창으로 된 것마냥

자연 채광이 매우 뛰어나다.


객실에 사용된 색상이 

주로 하얀색 계열이라서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인데

자연 채광까지 더해지니

객실에서 밝다 못해 약간 화사한 느낌까지 끌어내준다.


5월 황금연휴의 광화문 사거리 야경.


5월 황금연휴에 

호텔이 풀 부킹(fully booked)이었다고 하더라.


벨맨 님이 체크인할 때까지 

기다려주시는게 정석일듯한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체크인 완료되면 다시 오시겠다고 하셨는데

다시 뵙지 못했다.


벨맨님, 충분히 이해합니다.

ㅋㅋㅋㅋ


체크인 데스크의 스탭분도

풀부킹에 정신없이 바쁘셨었던 것 같은게

얼굴에 쓰여있었다.


정식 체크인 시간은 3시이지만

일찍 체크인 되면 좋고

객실 준비 안되있으면 점심이나 먹고 기다릴 생각으로

조금 일찍 체크인을 시도했다.


체크인 데스크 직원분께서

모니터를 뚫을 듯한 집중력을 발휘하셔서

바로 손님 맞을 준비가 완료된 객실을 찾아주셨다.


원래 배정된 방은 19층이었던데,

빨리 체크인 하느라고 객실이 16층으로 바뀌었다.


사실

당장 체크인 못해도

점심먹고 기다릴 수 있다고 했지만,

그때 오면 체크인이 엄청 밀릴거라며

어떻게해서든 바로 체크인을 시켜주시려고 노력하셨다.


그 당시에는 "왜 밀릴까?" 의문이었지만

다음 날 체크아웃을 할 때

인천공항 항공권 체크인하는 듯한 광경이 연출되는 것을 보니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

.

.


객실에 들어가서 처음 든 생각.

"홈페이지에 객실 사진이 실물보다 별로다"


보통 홈페이지 사진이

실제 객실보다 넓게 보이게 만들고

별거 아닌 것도 좋게 보이게 만들지 않나?


객실에 딱 입장하는 순간

사진보다 더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진이 담아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 것일까?



객실 중 침실 섹션.


다른 각도의 침실 섹션.


침대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후기를 보고

어디 한번 체크해봤다.


매트리스는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푹신하지도 않게

딱 중간을 지키고 있었다.


내가 침구에서 마음에 들은 것은

촉감.


적당히 부드럽고 매끄러우면서 

먼지가 잘 안났다.



2인용 쇼파와 쇼파용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다.


2인용 쇼파는

데이베드로 쓸 수 있게 측면이 개방된 스타일이 아니라서

약간 의외였지만,

다리 뻣고 책보기에 충분했다.


약간의 감동 포인트는

쇼파용 테이블.


쇼파는 

일반 의자보다 앉은 키(?)를 낮추기 때문에

쇼파 전용 테이블이 필요하다.

보통은 무릎 높이보다 낮거나

혹은 팔걸이 부분 높이쯤 되는 

작은 테이블을 놓게 된다.

집에서든 다른 호텔에서든.

그런 테이블은

쇼파에 앉은 상태에서

뭘 하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쇼파에 앉아도 책상처럼 쓸 수 있게

발이 쑥 들어갈 수 있는 테이블을 집에서 쓰고 있다.


이 객실에서도

그런 불편한 점을 캐치해서

저렇게 ㄷ자 모양의 작은 테이블을

쇼파 전용으로 준비해두었다.


이 세심한 배려에 감동 +1



침대 우측 협탁.


채널 구성도 상당히 알차다.


어떤 국가의 투숙객이던

모두를 포용하겠다는 의지인걸까?


한국 문양과 도기에 관한 책 데코레이션

백자.

한국적인 작은 함.


열어보려고 했는데 

안 열리게 만들어놨다.


푸른 동양화가 그려진 백자.


포시즌 매거진, 포시즌 체인 브로셔, 포브스 잡지.


아이패드.


룸서비스(in-room dining) 주문, 식당 예약, 하우스키핑 요청, 벨데스크 도움요청 등

다양한 요청을 패드 하나로 할 수 있다.


호텔 안 식당이나 카페, 사우나에서 룸 차지(charge to room)한 내역을 

패드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책상과 미디어 세트.


TV와 노트북 스크린을 연결하거나

TV와 핸드폰을 블루트스로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다.


보통 호텔에 블루투스 스피커는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와 같이

포터블(portable) 스타일의 소형 스피커가 구비되어 있는데,

여기는 TV와 연결되어 있어서

TV의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블루투스 이용방법>

1. 검은색 블루투스 버튼을 누른다.

2. 버튼에 파란빛이 깜박이면 

내 휴대폰/패드에서 블루투스 Media Hub를 검색하여 연결시킨다.

3. 내 기기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TV 화면이 검은색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시간차가 발생하니 5초정도 기다릴 필요가 있다.

4. 검은색이 되서 TV가 꺼진 것이 아니고 외부 장치로 연결이 됐다는 것이다.

스피커 볼륨을 높이고 싶으면 TV 리모컨 볼륨 조절 버튼으로 스피커 볼륨을 조절한다.

5.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TV의 메뉴화면으로 가서 Wall HDMI가 활성화 되어있는지 확인해본다.


처음에 이 블루투스 이용방법을 몰라서

전화로 문의를 했다.

블루트스로 연결해서 휴대폰에서 음악 재생 표시는 되는데

막상 사운드가 안나왔던 것.

오퍼레이터분이 내 문의에 해결책을 제시해주시기 위해서

엄청 노력해주셨다.




룸서비스 메뉴, 서울 관광 가이드북, 스파 소개.


이 호텔의 투숙 서비스는

투숙객이 한국 문화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여기저기에 다양한 장치(tool)를 활용하고 있는게

쉽게 눈에 들어온다.



주얼리 박스.


컨시어지에 문의하면 구매도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85,000원)


문구류 상자.


문구류 상자가 있는 호텔은 처음이었다.

가끔 문구류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종류별로 다 갖춰놓으셨다.

그리고 지저분하게 보이지 않도록

이렇게 투명한 상자에 넣고

다시 책상 벽장에 숨겨놓으셨다.


세심한 배려에 감동 +1 추가!


그치만 이게 감동의 끝이 아니다.


문구류 상자 내용을 보면

이 호텔의 끝을 모르는 세심함에 감동한다.


우편엽서와 카드 봉투


서양 문화권은 유명한 여행지에 가면

현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우편엽서에 편지를 써서

지인에게 소개하는 오랜 문화가 있다.


그래서 매번 좋은 풍경을 만나면

우편엽서(postcard)에서 보는 것 같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그냥 그런 문화가 있다고만 알고 있었지

이렇게 호텔에서 그런 아날로그적인 감성까지 생각해서

수문장과 처마 우편엽서를 제공해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세심함에 감동 +1.


조깅맵.


경복궁 또는 청계천을 조깅하면서

서울을 감상할 수 있게

영어로 조깅맵을 준비해두셨다.


다시 한번

세심한 배려에 감동 +1


가끔 글로벌 체인 호텔을 가면

여기가 미국인지 동남아인지 모르게

객실 시설이나 서비스 구성이 

글로벌 브랜드의 설립국가의 시민이 쉽게 받아들 수 있는 방식으로

표준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포시즌스 서울은 

이런 세심한 배려 하나하나에서

한국이라는 지역과 그 문화에 흠뻑 빠져보길 권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호텔 주제에 사람도 아닌 것이

이런 마음이 느껴지게 만들다니...


문구류.

각종 케이블.


환영 과일(welcome fruits).


정갈하고 소박하지만

그게 너무 멋지게 보이게끔 준비해주셨다.


그릇도 그냥 접시가 아니라

한국 백자 느낌이 나는 도기.


접시를 쌓아 놓은 것으로 착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TV 밑에 금고.


보통 금고는 

객실 인테리어 디자인하고 분리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적이 느낌의 장 속에 숨겨놓으셨다.


장의 수납공간도 매우 넉넉하다.


다기와 커피포트 외.


다기도 그렇고

환영 과일을 올려놓은 그릇도 그렇고

한국의 백자 느낌을 최대한 담아냈다.


미니바, 와인잔, 물잔, 찻잔, 커피 캡슐, 티백 등.


객실 전체를 관통하는 '한국'이라는 테마를 빗겨나가는

미니바나 집기류는 최대한 꽁꽁 숨겨놓았다.




옷장.


옷장은 오픈되어 있지 않고

미닫이 문이 있는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다.


전신거울이 양쪽에 설치되어 있고

2명은 옷을 충분히 걸 수 있을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8인치 캐리어를 활짝 펼쳐놓아도 공간이 조금 남는다.


옷장 서랍 속 구두닦기 및 세탁용 가방.


1회용 비닐봉지가 아니라 천으로 되어 있다.


포시즌스 쇼핑백.


종이 쇼핑백 잘 쓰지 않는데,

너무 예뻐서 집어올까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걸 준비해주는 세심함도 대단한데,

호텔 쇼핑백을 이렇게 멋스럽게 만들어 놓은 센스는 또 어쩔...

감동 +1.


비상용 손전등, 화재용 호흡보호구, 소화기.


사고가 나더라도

내가 죽게 그냥 두지 않겠다는

이 호텔의 의지라고

나 혼자서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은 왜일까?

ㅋㅋㅋㅋㅋ


<침실 섹션 평가>


그냥 대충보면 느낄 수 없지만,

자세히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이 호텔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한국'이다.


객실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요소를 살펴보다 보면

'한국'이라는 지역적 정체성을 살리고

투숙객이 그것을 충분히 느끼고 경험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객실 TV를 켜면 나오는

포시즌스 브랜드의 비디오 클립을 보면

'experience' 'story'를 강조하고 있다.

그게 단순히 비디오에만 글자로 적혀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객실 침실 섹션을 구성하는 하나 하나에서 느낄 수 있었다.


유유안(Yu Yuan)

- 포시즌스호텔 서울 중식당 - 

(2018. 03. 10.)



오래간만에 서울 올라가는데

좀 좋은 것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느 식당을 갈까 고민을 많이 했다.


엄마랑 같이 갈 거라서

고급 한식 코스 식당을 찾아봤다.

신라호텔 라연이나 곳간 by 이종국 중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한식당은 포기.


대신에

가격은 여전히 비싼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의 식당으로 좁혔다.

이번 서울 방문은 미슐랭 식당 방문에도 의의를 두고 있었으므로

포시즌스호텔 서울의 중식당 유유안으로 결정했다!


내가 중식의 대가도 아니고 미식가도 아닌지라

메뉴만 봐서는 뭐가 맛있는지 잘 모르겠더라.

코스를 선택하는 게 제일 편할 것 같았고

이 식당의 시그니처는 베이징덕인 것 같아서

베이징덕 테이스팅 메뉴 코스로 결정!



포시즌스호텔 서울 홈페이지에 직접 가서

시간 예약을 했다.

어떤 중식당에서는 베이징덕은 사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된다고 한 걸 본적이 있었다.

여기는 따로 그런 언급은 없었지만 

혹시 모르니까

예약 메시지에 '베이징덕 테이스팅 메뉴'라고 미리 주문을 넣어놓았다.


포시즌스호텔 내 식당들은

홈페이지에 메뉴를 모두 공개해놓고 있어서

참 편했다.

(대부분의 서울 5성급 호텔 식당들은 메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편인데

일부는 그렇지 않아서 아예 후보에서 제외해버리기도 했다는... )


방문 하루 전에 유유안에서 전화가 왔다.

예약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가 1시부터 7시까지 예정되어 있으니

교통이 혼잡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안내를 받았다.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역시 6성급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의 등급 체계는 5성급까지이지만

초고급호텔들은 마케팅용으로 '자칭' 6성급, 7성급이라고 광고를 한다.)


내가 전문 블로거도 아니고

호텔 들어가서 식당 입구 사진찍고 하는 것도 웃겨서

사진은 별로 없다.


그래도 음식 사진은 왠만하면 다 남기려고하는 편인데,

코스 중 '마늘소스 녹두면 가지찜'은 깜박하고 사진찍는 걸 잊어버리기도 했다. ㅠㅠ


11층 식당 입구에 도착해서

예약 내용을 확인받고

자리를 안내 받았다.

블로그 후기 중에 예약시 요청하면 창가 좌석 배치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메모란에 창가 좌석 가능하면 요청한다고 메모를 남겨보았으나,

2명이라 그런건지

창가 좌석은 실패!!

(창가좌석은 테이블이 좀 큰 것 같았다.)



사람이 많을까봐 좀 이른 시간에 예약을 하기도 했지만

1시간 30분 정도 식사를 한 후에도

식당에 손님은 별로 없었다.

'장사가 잘 안되나봐... 걱정...'

그치만 조용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송로버섯소스 마리네이드 농어 냉채>


송로버섯 향이 부담스럽지 않고 좋았고

양념도 맛이 좋았다.


다만,

냉채라고 해서 차가울 것은 예상은 했지만

농어가 딱딱할 정도로 차가워서 좀 놀랬다.

냉동실에서 꺼내놓고 해동이 덜 된 느낌...


생각보다 많이 차갑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냉채라서 일부러 많이 차갑게 했다고는 답변해주셨는데

기대한 농어 식감이 아니라서 약간 갸우뚱 했다.

'셰프의 철학이겠거니...'

'그의 철학과 나의 입맛이랑은 다를 수 있는 거다...'라며 

그냥 넘어갔음 ㅋㅋ


<칠리오일 마리네이드 새우 완두콩 냉채>


이번 에피타이저는 따뜻한 거라고,

이 초록콩이 우리나라에서 나는 완두콩이 아니라

일본에서 나는 콩이라고 설명해주셨다.


기본적으로 칠리소스와 새우는 검증된 조합이라서 기대가 되었고

실제로 맛도 기대에 부응했다.

칠리소스로 떡칠을 한 게 아니라서 가벼운 느낌이면서도

칠리오일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딱 보고 새우가 크다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입에 넣고 씹기에는 가장 적합한 사이즈가 아닌가 싶다.

(음식은 한 입 가득차게 먹는 걸 좋아한다.)


일반 완두콩이 아니라며 강조와 함께 소개를 받은 콩은

식감이 좋았다.

굳이 찾아서 비교를 하자면

팥처럼 가루로 흩어지는 식감은 아니고,

송편 소에 들어간 콩의 식감인데,

적당한 씹는 맛이 있었다.

칠리오일이랑도 잘 어울렸음.


<베이징 덕>


에피타이저가 끝나면

베이징덕을 먹을 수 있게 세팅이 들어온다.

오이채, 파채, 베이징덕 소스.


커팅을 하기 전에

베이징 덕을 한번 보여준다.

보는 맛이라고나 할까.


해체쇼를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을텐데

안내 받은 자리가 약간 에러였다.

내 등 뒤에서 세프님이 나와서 해체를 하셨다.

그거 보자고 등돌리고 있기 매우 불편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베이징덕 껍질과 속살을 발라내서

2접시 내어 주시는데

그 사진도 깜빡했다.

먹는 것에 정신 팔렸다. ㅋㅋㅋ


베이징덕 겉살 슬라이스를

밀전병?에 올려놓고

오이채와 파채(흰부분)를 곁들이고

베이징덕 소스를 취향에 따라 첨가하면

한 입에 쏙 들어간다.


나는 고기 씹는 맛을 중시하므로

한 쌈에 오리 슬라이스 2점씩 ㅋㅋ


베이징덕 소스도 맛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 식사할 때

세팅해주는 매콤한 소스(두반장 소스일까?)가

더 개운하니 좋았다.


베이징덕을 먹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만족스러웠다.


처음 저렇게 쌈을 싸 먹으면

바로 '오! 맛있다!'라는 말은 안 나온다.


그런데 쌈을 씹다보면

오리 고기를 씹는 식감과 함께

쌈을 씹을 때마다 혀에서 느껴지는 오리 고기의 맛이

솔직 담백하게 쑥~ 들어온다.

그러다보면 맛있다는 말이 나중에 나온다.


강한 양념으로 재료를 맛을 덮는 게 아니고

정말 오리 고기의 맛이 훅 들어옴.


베이징덕의 묘미는 껍질이라고 들었다.

껍질만도 따로 먹어봤는데

바삭해보이지만 과자처럼 바사삭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씹을 수 있는 정도로 구우신 듯 했다.

구운 껍질의 색이 진해서 양념을 많이 한 게 아닐까 싶었지만

두드러지는 향이나 맛은 없었다.

강한 향신료나 오리 냄새가 걱정되는 분들도

그 걱정 붙들어 매도 좋다.


오이채랑 파채는

특별히 맛을 낸다기 보다는

식감을 다양하게 해주는 보조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한마디로 총평을 한다면

담백한 오리 고기와 고소한 껍질 

그 자체를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생강 마늘 대파향 오리고기 조림>


베이징덕 겉살을 즐기는 동안

세프님이 속살을 주방으로 가지고 가셔서

저렇게 볶아 오신다.


이 조림은 오리의 통살을 씹는 맛을

즐길 수 있는 요리이다.


개인적으로

마늘, 파, 생강을 다 안 좋아하는데

저 메뉴에는 다 들어가 있다.

그것도 엄청 큼직하게.


그렇지만 

생강 빼고 맛있게 잘 먹었다.


마늘이 적당히 잘 익어서,

너무 푹익은 마늘을 씹었을 때

마늘이 뭉개지는 그 느낌이 없어서 잘 먹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파도 엄청 싫어한다.

그렇지만 파에 양념이 적절하게 잘 배어들어서 맛있었다.

너무 푹익힌 파가 아니라서 적당히 파에서 나오는 즙이 남아있었던 듯.


생강은...

얇고 예쁘게 썰려있었지만

극복할 수 없었다. 

ㅋㅋㅋ


[사진이 없습니다 ㅜㅜ]

<마늘소스 녹두면 가지찜>


중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채소가 가지인 것 같다.

그렇지만 난 가지를 싫어해요 ㅠㅠ

푹 익은 가지의 모습이 식욕을 떨어뜨려준다고나 할까?

(나는 아삭아삭한 채소를 좋아한다... 당근, 오이, 무...)


다 먹기는 했지만

맛있다...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엄마는 '약간 밍밍하다'는 평을 남겼다.

가지 자체가 맛이나 향이 강한 채소가 아니니까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이번이 미슐랭 스타 식당 3번째인데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양념이나 향이 강하지 않고

손님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기를 원하는 듯한 조리법들이었다.


<짜차이 오리탕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중식당에서 코스를 먹으면

우리나라의 '중식=짜장면 or 짬뽕'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항상 식사로 짜장인지 짬뽕인지 혹은 볶음밥인지 고민하게 된다.


여기서는 짜차이 오리탕면인지 XO 소스 볶음밥인지

식사 메뉴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오리탕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한데 실패가 약간 두렵다.

XO 소스 볶음밥... XO 소스 볶음밥 맛없는 데도 드물다. 그치만 너무 안전빵인 것 같다.


그렇게 내적 갈등을 하고 있으니

나눠 먹을 수 있게

각 각 1개씩 준비해주겠다고 해주셨다.

ㅋㅋㅋㅋ


오리탕면은 

먹어보기 전까지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었다.

면하고 건더기들을 먹었을 때에는

'음... '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국물을 한 번 떠 먹어 보면

진한 고기 육수 땜에

'맛있다!'라는 말이 나온다.

육수를 넘기는 그 짧은 시간 안에

처음에는 잘 모르다가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쯤에

진하다, 맛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조용하게 은근하게 들어오는 맛!


<XO소스 아스파라거스 볶음밥>

(사진을 찍고 밥을 먹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 했다.)


아스파라거스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또다른 채소.

지금 메뉴를 다시 확인해봐서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간 줄 알았지

먹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다.

일반적으로 XO소스 볶음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맛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식사는 끝.

후식 시작.

<보이차>

메뉴에는 따로 보이차를 준다고 안 적혀 있었는데

음료는 뭘로 할지 물어봐서

차로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온 보이차.


<고구마 대추차와 제철과일>


고구마 대추차는 

사실 고구마와 대추를 곁들인 생강차였다.

스파를 받으러 가면 주는 생강차가 생각나는 맛.

스파 생강차에 비하면 생강맛이나 향이 덜하기는 하나

대추나 고구마를 이기기는 정도의 강도.


제철 과일에 수박이 나와서 좀 의외였는데,

딸기류보다 수박이 제일 맛있었다.

ㅋㅋㅋㅋㅋ


<그외의 식사평>

오리탕면하고 볶음밥을 제외하면

다 2인분 사진이다.

처음에는 양이 적은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코스를 끝내고 나면 배가 엄청 부르다.


기존에 내가 다녔던 중식당에서는

코스요리를 서버분이 나눠주셨는데

여기는 알아서 나눠 먹는 시스템.

그래서 젓가락이 

옥색 젓가락 1세트

주황색 젓가락 1세트가 있다.

한 세트는 음식 덜어오는 데 쓰고

한 세트는 덜어온 음식 먹는 데 쓰는 것이란다.

복잡해서 내 성격에 안 맞았다. ㅋㅋㅋㅋ


기존에 내가 다녔던,

맛있다던,

배달은 안 한다던,

나름 괜찮은 중식당들과 비교했을 때

양념, 간, 향이 강하지 않다.

진한 맛, 강한 맛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전체적으로 심심하다고 할 수도 있다.


황교익 님이 좋아할 실 것 같은,

주재료가 주인공이 되는 코스였다.


직원들의 응대는 

'매우 우수함', 별점 5점 만점에 5점을 드린다.


코스 시작 전에

고수를 넣을 지 말지 물어보시는데

고수 있어도 잘 먹는 사람이라 넣어달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디에 고수가 들어갔었는지 잘 모르겠다.

(난 동남아 향신채소에 강하다.)


자스민차를 따로 주문해야되는 지 문의했는데

자스민차는 기본으로 제공해준다고 한다.

자스민차 없이 중식을 먹는 것은 생각보다 버겁다.

자스민차는 식사 중 입가심의 끝판왕.


다만 

유유안 후기는 아니지만

1층의 컨펙션 바이 포시즌스 직원분은

약간 기분 안 좋은 날이셨나보다...

살짝 뭔가가 퉁명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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