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혼자 여행]

자오시 온천 당일치기 여행 (2)

- 자오시 Jiaoxi 쏘다니기- 

(2018.02.13.)


온천을 끝내고

배가 많이 고팠다.

그렇지만

이 도시는 

내 마음에 드는 먹거리가 

딱히 눈에 띄지 않았다.


온천물에 족욕을 하면서

일본식 라멘을 먹는 식당이 있는데,

대만와서 일본식 라멘 먹는 것도 잘 안 와닿고,

후기를 보니 엄청 맛있지도 않다고 했다.


그래서 구글지도에 의지한 채

정처없이 걷고 걷고 걸었다.

구글지도에서

 평점이 좀 괜찮다고 되어 있는 곳들 중 

대부분은 문을 안 열었거나

굳이 대만에서 먹고 싶지 않은 메뉴(치킨 등)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우육면이 주력인 듯한

이 식당을 찾아냈다.


Da Wan Gong Beef Noodle Restaurant

大碗公牛肉麵

구글 별점 현재 3.7점


가게 이름이 우에서 좌로 써있어서

잘 찾아온지도 모르고 한참 헤맸다.

ㅋㅋㅋㅋㅋ

허름하지만

장사는 오래동안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믿음이 갔다.


다른 일반 식당들처럼

반찬을 알아서 가져다 먹는 시스템.


무슨 맛일지 감이 안와서

반찬을 따로 갖다 먹지는 않았다.


원래 타이베이에서 유명한 우육면집에서

우육면을 먹어보려고 했는데,

우연치 않게 이게 대만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 우육면이 되었다.


맛은 좋았다.

대만 음식 특유의 향도 그다지 강하지 않았고

저렴한 가격에 비해 고기의 양도 푸짐했다.


이슌쉬엔

奕順軒


블로거가 유명한 빵집인 것 같다고 말한 빵집을 갔다.


로컬 베이커리는 한번 맛을 봐줘야하니까!

ㅋㅋㅋ


제일 유명한 것은 롤케익이었던 같다.

롤케익만 판매하는 카운터가 따로 있고

사람들이 기본 2-3개를 사가지고 갔던듯. 


시식으로 먹어봤는데

일본 도지마롤 같은 느낌인데

식감이 기가 막히게 부드러웠다.


나도 하나 사서 먹고 싶었지만

예전에 일본에도 도지마롤 하나 통째로 샀다가

양이 너무 많아서

질리도록 억지로 먹었던 경험이 있어서

그냥 시식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혼자 다니면 이런게 좀 아쉽다.

두 명이서 나눠먹으면 딱 좋을 양이었던듯.


일반 베이커리도 낱개로 구매가 가능했는데

가게에 사람이 많아서 너무 난장판이고

딱히 눈에 들어오는 빵이 없어서 

충동구매를 참아낼 수 있었다.


대신 나는 에바항공 30kg 무료 위탁수하물이 있으니까

가공식품류를 공략했다.

누가 캔디? 캬라멜?

뭔지 모르고 산 제과류.

후기는 쇼핑리스트에서 공개.

펑리수 2가지맛 세트.


이슌시엔 베이커리 앞에

이렇게 무슨 공원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닥터피쉬에게 

발을 맡긴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주변에 닥터피쉬 족욕하는 곳이 많은데

대부분이 유료이다.


그냥 무료 족욕만 하는 곳도

군데군데 있다던데

나는 못 찾았다.


버스터미널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두유 가게를 발견했다.


두유가 너무 예쁘게 병에 담겨있어서

괜히 맛있을 것 같았다.


버스에서 먹으려고 2병을 구매했다.

하나는 오리지널 두유, 다른 하나는 초코맛.


두유 맛이 베지* 맛이겠거니하고

한모금 마셔봤다.


이런!

이건 정말 리얼 콩 맛의 두유!

베지*이랑 비교한 게 너무 미안했다.

엄청 담백하고 고소한데, 약간 두부맛도 나는 것 같고.

건더기나 분말 느낌도 없었고

정말 순수하게 두유였다.

내 스타일 발견!


지아오시 버스터미널로 돌아와서

버스 티켓을 구글번역기로 어떻게 구입하고

타이베이 터미널로 돌아왔다.


타이베이에 들어오니

차가 엄청 막혔다.


하차 장소가

탑승한 터미널 건물 내부일 줄 알았는데

터미널 건물이랑 붙어있는 쇼핑몰 Q Square 앞에 내려줬다.


끝.


[타이베이 혼자 여행]

자오시 온천 당일치기 여행 (1)

- 자오시 온천공원 내 '삼림풍여(썬린펑뤼)' - 

礁溪溫泉公園-森林風呂, Jiaoxi

(2018.02.13.)


베이터우에서 온천을 하고 왔지만

다른 지역의 온천을 가고 싶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타이베이 온천 검색하면

베이터우 다음으로 쉽게 검색되는 곳이 

우라이 온천이었다.


그래서 나도 우라이 온천이나 갈까했지만,

막판에 여행책자를 뒤지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자오시(Jiaoxi)에 온천마을이 있다는 사실과

고속버스 타고 편도 1시간이면 도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있는 호텔에서

우라이 온천 마을로 가려면

최소 1번의 환승 또는 시내버스를 타야했는데

그게 영 불편할 것 같았다.


다른 블로거님의 여행기를 참고하여

타이베이 메인스테이션 건너편의

타이베이 버스터미널로 갔다.


우리나라 버스 터미널은

버스 회사별로 매표소를 운영하지 않는 것 같은데

대만은 버스 회사별로

운행하는 버스 노선이 다르고

매표 창구, 탑승 게이트도 달랐다.


편도 TWD 110에 1시간짜리 버스티켓을 구매했다.


타이베이 버스 터미널은

일본 버스 터미널에 이어

새로운 충격이었다.


서울 고속터미널은 부지가 엄청 넓지 않은가?

그리고 승강장에 있는 버스보다

주차 대기하고 있는 버스가 더 많고, 

더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일본은 버스 터미널이

서울역 환승센터보다도 좁았고

버스 시간 맞춰서 온 버스만 들어올 면적이었다.


타이베이 버스 터미널은

일본 버스 터미널보다는 큰 건물인데

버스마다 출발하는 층이 달랐다.


카말란 버스가 출발하는 곳을 찾아갔다.

카말란 버스회사의 직원들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다.


내가 맞게 찾아온 건지

구글 번역기를 동원하여 물어봤고

친절하게 여기서 기다리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이 직원들이 탑승 시간이 되면

줄을 서라고 

팻말을 들고 알려준다.


검표를 하고 자리에 착석.


우리나라 우등버스와 비슷한 구조이다.


그렇지만 어딘가 모르게 더 좋아보인다.


우선 짐칸은 반지하? 1층에 따로 공간이 있다.

그리고 반지하 1층에 가는 계단에 화장실도 있는 것 같았다.

기사님은 1층에서 운전하시고

승객들은 2층에 탑승한다.


자오시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정말 작은 버스 터미널이고 

2개의 버스 회사의 카운터가

양쪽에 위치하고 있다.


자오시 전체가 온천 관광 마을이기 때문에

온 천지가 다 온천호텔들이다.


나는 당일치기이고

다른 블로거가 찾아갔던

버스터미널 바로 뒤에 있는 

노천온천탕을 찾아갔다.


자오시 버스터미널에서 나와서

대로를 따라 가지 않고

샛길처럼 생긴 산책로를 걷다보면

산림풍여 가는 이정표가 

계속해서 나타난다.


산림풍여의 성인 입장권은 TWD 120


블로그 검색해보면 전권이 있고 반권이 있다는데,

자세한 설명이 없이 있다고만 하니까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나는 말이 안 통해서 그냥 전권을 구입하게 됐다.

ㅋㅋㅋㅋㅋ


티켓을 제시하면 찢어서 표시해준다.


남탕 입구.


완전 일본풍이다.


남탕부터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으니

말로 설명을 해보겠다.


저 장막을 걷고 들어가면

신발 보관함이 있었던 것 같다.


거기에서 신발을 벗고

우측의 사물함으로 간다.

코인 사물함이 있고

그냥 닫는 문도 없는 사물함이 있는데

나는 코인사물함을 이용했다.

돈을 돌려주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다.


바닥이 시멘트인데

슬리퍼나 다른 신발을 신고 다니는 사람이 없다.

다들 그냥 쿨하게 맨발로 다니길래

나도 맨발로 돌아다녔다.


깊이나 온도가 서로 다른 노천탕이

4개?5개? 있었던 것 같다.

가장 뜨거운 탕은 44-5도 정도 되었던 듯.

사우나도 들어가서 했던 기억이 있다.


시설은 약간 오래된 느낌도 있다.

이용자의 대부분은 이 동네 거주하시는 할아버지들.


젊은 사람들도 40%정도 있기는 하지만

이 할아버지들처럼 평생 살 것처럼 오래 있지는 않았다.


실제 노천탕을 해본 결과

일본 온천수만큼 피부에 좋은 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노천탕이니까

싼맛에 한번 하는 것으로.


삼림풍여가 있는 온천공원은

조경에 많은 신경을 쓴 것 같았다.





[타이베이 혼자 여행] 

시티 스위트 타이베이 난시 

City Suites Taipei Nanxi

- 조식 편 -

(2018.02.12.~2018.02.16.)


아무래도 

가성비 부티크 호텔이다 보니

조식 뷔페 스테이션이 엄청 크지는 않다.


하지만 

뷔페 메뉴나 맛은 우수했다.


종류별로 욕심내서 담아봤다.


대만 사람들은 

다진 고기가 들어간 간장? 소스를 

밥이랑 비벼 먹는 것 같더라.

나도 따라해봄.



후식 타임이었는데

달걀찜이 너무 탐이 나서 

그만 달걀찜을 후식으로 먹게 됐다. ㅋㅋ

대만 대추.


처음 보시는 분들은

이게 사과인 줄 착각하실 수 있다.


우리나라 연두색 생대추의

아삭하고 살짝 달큰한 맛은 비슷하다.

다만 엄청 크고, 과즙이 더 많다는 것이 차이.


대만에 생각보다 신기한 과일들이 많은데

호텔 조식에서 그런 과일들을 잘 준비해줘서

굳이 시장에서 사먹지 않아도 되서 좋았다.


두번째 날 조식.

역시나 욕심껏 담았고

과일 욕심도 줄지 않았다.


셋째날 조식.

역시나 욕심을 한껏 부려봄.

이름 모를 저 과일을 

많이 먹고 가려고 3개 담았다. 

ㅋㅋㅋㅋㅋ


<조식 총평>

뷔페 구성이 매우 뛰어났다.

가짓수는 많이 준비하지 않았더라도

아쉬울 것이 없었다.

맛도 어디에 내놔도 꿀릴 일은 없을 수준이었다.


그리고 조식을 포함한 숙박비를 생각해본다면

이 조식은 정말 황송한 수준.


조식 식당에 근무하시는 직원분들도

절도가 있으면서도 매우 친절하셨다.



[타이베이 혼자 여행] 

시티 스위트 타이베이 난시 

City Suites Taipei Nanxi

- 객실 편 -

(2018.02.12.~2018.02.16.)


타이베이에서 4박한 4성급 호텔

시티 스위트 타이베이 난시.


타이베이 안에 시티 스위트 호텔 지점이 여러군데 있다.

이 지점이 가장 처음 생긴 시티스위트 호텔인듯하다.


위치는 전철역 기준으로 애매하다.

Beimen역과 Zhongshan역의 중간쯤 되는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이 호텔의 위치가 괜찮다고 판단하고 선택을 한 이유는

타이메이 메인 스테이션까지 도보로 15분 정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4박에 세금 등 포함 331.44달러라는 가성비 호텔.

Orbitz의 VIP 호텔이기 때문에

Platinum 회원은 객실에 여유가 있을 경우 

무료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다.

로비의 쇼파에 앉아서 대기.


로비와 체크인 데스크는 2층에 있다.

1층 입구로 들어오면 

벨맨(bell man)를 위한 포디움정도만 눈에 들어온다.


나는 superior room을 예약했다.

아쉽게도 업그레이드는 못 받음.

10층 객실을 배정받았다.

10층 엘베에서 내리면 이런 느낌이다.


가격 생각하면 나오기 힘든 분위기라고 생각했다.


객실 출입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객실의 모습.


객실의 구조가 특이하다.

우선 침대가 있는 곳의 높이가 다르고,

좌식 소파(라고 해야하나?)가 정 가운데에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제트욕조(jetted tub)이 있다.


침대는 싱글을 2개 붙여서 더블로 만들었는데

불편하지는 않았다.


이 호텔을 고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욕조!


욕조가 있은 줄만 알았지

제트텁(jetted tub)인 줄을 몰랐다.

엄청 큼직해서 좋았다.


이건 욕실.


타이베이 호텔들을 검색하다보면

이렇게 세면대가 오픈된 구조가 많았다.

대만의 특징인 것 같다.


세면대의 왼쪽은 샤워룸

세면대의 오른쪽은 화장실.


이 호텔의 특이한 점은

1층을 거의 활용을 안 한다는 점이다.

1층에는 아래 사진들과 같이

섹션이 나눠진 작은 룸?이 있다.

쇼파랑 작은 테이블로 잘 꾸며져 있는 편인데

아무도 사용하지를 않는다.



Orbitz VIP 호텔이라고 해서

룸 업그레이드를 기대했는데

VIP라고 호텔 기념품을 선물로 주고 끝. 

뭐 대단한 건 줄 알았는데

나무젓가락이다.


호텔 객실 메뉴얼에서

이 호텔이 소속된 그룹의 회장의 기사를 보았다.


대만 특유의 구조가 약간 어색하기는 했어도

고급 호텔에서 볼 수 있는 시설이나 마감재가 사용된 것 같아서

엄청 가성비가 높고 설계할 때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저 기사를 읽어보면

그러한 배경에는 위대하신 회장님의 철학이 숨겨 있다고 한다.


<객실 총평>

호텔이 새 것이 아니라는 것은 확 티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관리를 꽤 잘 해온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무엇보다도 

1박에 82달러 정도밖에 지불하지 않았는데

대형 욕조며 별도 샤워실이며

시설 면에서는 전혀 모자랄 게 없어서

숙박하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직원들도 매우 프로페셔널했고

이것 저것 문의했을 때

최대한 도와주시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에 감사했다.


나는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까지 

도보로 15분이라는 위치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오래 걷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좀 애매할 수가 있다.


그래도

구글맵을 뒤져보면

도보 5분 거리 이내에

스타벅스 지점도 크게 있고,

크지는 않지만 닝샤야시장도 있고,

유명한 우육면 식당도 있다.

도보로 20분 거리에 까르푸도 있다.

파면 팔 수록 주변에 뭐가 있다. ㅋㅋㅋ


혼자 여행다니는 나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욕조나 세면대 등이 개방된 구조라서

친구들끼리 투숙하기에는 약간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패션후르츠 아이스크림 (TWD25) (2018.02.)


타이베이 여행에서

열대과일을 여러 종 먹어봤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패션 후르츠!!

한국에서는 파는 곳도 찾기 힘든 귀한 과일이지만

타이베이에서는 wellcome마트에서 5개 69대만달러인가 밖에 안 했다.

그리하여 열심히 흡입해주었다.


이렇게 패션후르츠를 사랑하는 나에게

타이베이 메이스테이션 지하에 있는 지하쇼핑몰에서 우연히 만난

패션후르츠 아이스크림!


'패션후르츠 맛이 얼마나 나겠어?'

'그냥 아이스크림 먹고 싶으니까 사 먹는 거지'하며

한 입 베어물었는데,

입 안에 패션후르츠 향이 가득~

사진에 있는 검은 칩은 초콜릿이 아니라

패션후르츠 씨앗이 통째로 들어간 것이다.


딱히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 같지 않았고

가격도 저렴했다. 

25 대만달러.


아이스크림도 맛이 좋았고

패션후르츠의 맛이나 향이 진하게 느껴질 정도로

함량도 적절했다고 본다.


한국에도 패션후르츠 아이스크림 도입이 시급하다.


에일케미스트(Alechemist)!



나는 나의 인생 맥주를 생각지도 못하게 대만 여행 중에 만났다.

.

.

.


혼자 여행을 할 때는 맘대로 식당을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일본같은 경우는 혼자 오는 손님이 워낙 많기 때문에

손님이 많은 피크 시간대에도 인기 식당에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타이완은 조금 달랐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음식(우육면이나 만두류 등)을 판매하는 식당은

테이블이 2인용도 있고 4인용도 있고

혼자 먹는 사람도 있고 여럿이 온 사람도 있고

전혀 내가 불편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약간 음식값이 올라가면서 약간 고급 느낌, 혹은 가족외식 느낌이 나는 곳에는

우리나라 고급 중식당에서 사용하는 커다란 라운드 테이블, 요리를 중간에 놓고 돌릴 수 있는 것,

그런 테이블이 종종 많은 곳은 혼자 가기에 약간 부담이 있었다.


뭐 마음만 굳게 먹고 당당하게 부딪히면

설마 식당에서 내쫓기야 하겠냐만서도,

그렇게 베이터우에서 용기 냈다가 2인 커플과 회전테이블에 합석해서

커플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좀 불편하기도 했다.

그리고 장사하는 분 입장에서

내가 손님이 몰리는 혼자 큰 테이블을 차지해버리면

영업상 좋을리가 없으니

소심한 나로서는 당연히 찜찜할 수 밖에.


그런 논리로 하여

원래 방문하고 싶었던 Kiki 레스토랑을 가지 못 했다.

우선 당장에 손님이 꽉차서

줄을 서야만 했고

줄어 있는 분들도 많아서

내가 혼자 테이블 차지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될까봐

선뜻 못 들어 가겠더라.


이 날 사실은 향식천당(饗食天堂, Eatogether)이 엄청 가고 싶었는데

내 일정이랑 시간도 잘 안 맞고

거기도 오픈 전부터 사람들이 줄 서는 초인기 식당이라

소심한 내가 테이블 하나 차지하기 좀 미안해서 포기했다.

(혼자 남 걱정을 참 잘한다.)


그래서 Kiki 레스토랑 주변에 있는 식당들을

구글에서 검색해서 별점과 사진을 보면서

고르고 고르다가

TUA라는 퓨전대만음식점에 들어갔다.

(TUA 리뷰 기사)




창 밖에서 보기에 사람이 많지 않고

식당 분위기가 길거리 저렴한 대만 식당이나 딘다이펑, 신예 같은 고급대만식당 느낌도 아닌

(딘다이퍼, 신예가 대만에서 고급축이지만 사실 인테리어는 그렇게 하이엔드 느낌은 안나는 것 같음)

나름 멋스러운 인테리어였기 때문에

선뜻 도전할 수 있었다.


이 식당에서도 1인 식사가 가능하느냐는 나의 문의에

직원들간의 약간의 회의가 진행되었으나,

어찌어찌하여 예약이 없었던,

그래서 화병 데코레이션을 잔뜩 해놓았던,

약 8인은 수용 가능할 법한 대형 원형 테이블을 정리해서

내가 이용하게 되었다.


그렇게 착석하고 메뉴판을 받고 나니

메뉴 가격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최저가 단품 메뉴가 700 대만달러 정도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코스 요리인가 하고 봤는데

눈씻고 다시 봐도 단품이더라.


신예(Shin Yeh)가서 요리 2개에 면류 1개 시키고

세금포함 800 대만달러가 안 나왔는데,

이건 좀 실수였다 싶었지만,

1인 식사 가능하냐고 문의해서

귀찮게 테이블을 하나 비워냈으니

다시 나가기도 좀 애매했다.


그래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직원한테 메뉴를 어렵게 추천받아

850 대만달러의 퓨전 덮밥을 시켰다.

(너무 퓨전이라 직원과 나의 짧은 영어로는 음식을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웠다. ㅋㅋ)

(영어 메뉴에는 paella with ~라고 되어 있었지만,

스페인 본토에서도 빠에야를 먹어 본 사람으로서 

이건 빠에야라기보다는 덮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비싼 덮밥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단품 요리 하나만 시키기에 어색하더라.

그래서 맥주를 추가로 시키기로 했다.


맥주가 무슨 종류가 있나 했더니

딱 2종 밖에 없더라.

1.  Alechemist Light

(직원이 라이트라고 소개해줬는데 정식으로는 Pale Jade인가보다.)

(pale jade는 푸른색의 일종이고, pale ale이 pale malt를 주원료로 만든 맥주라고 하니

약간의 언어유희를 시전하신게 아닌가 추측된다.)

2.  Alechemist Red


한국 사람이 대만 맥주에 대해 잘 알리가 있나...

그냥 위에 있는 라이트를 시켰다.

(그게 제일 위에 올린 맥주다!)


대만 식당 물가치고 만만치 않더라.

여긴 맥주도 비싸구나. 후회막급 ㅋㅋㅋ


그렇게 저 맥주를 한모금 들이켰다.

"엇!, 뭐야?! 생각보다 괜찮네?"하고 한 모금.

"이거 왜이리 목넘김이 부드러운거야?"하고 또 한 모금

"맛도 향도 적당히 존재감이 있으면서 강하지는 않고!!"

"오오~!! 맛있다! 맛있다!"


계속 맛을 음미해볼 수록 내 스타일.

근데 내가 내 스타일이 이런 건 줄 몰랐는데

누군가 갑자기 찾아준 내 스타일!!


덮밥이 다 나오기 전에

다 마셔버렸다...

(병이 크진 않았다^^)


한 병 더 마시고 싶은데

같은 맛만 보면

다른 맛은 안 본게

한국와서 후회가 될 것 같아서

이번에는 레드로 주문했다.


직원이 레드는 좀 세다고 했나 거칠다고 했나?

"그래도 괜찮으니까 마셔보겠어요~!!"



음 과연 직원의 설명대로

레드는 진하고, 맛이나 향이 강한 편이었다.

라이트보다는 거친 느낌인데

그렇다고 한국 병맥주처럼 거친 느낌은 아니었던 듯.


이건 완전 내 취향저격은 아니었지만

역시나 엄청 좋은 맥주라는 건

느낌이 뽝 왔다.


홀짝 홀짝 다 마심...

(다시 말하지만 병이 크지는 않았다.)


그렇게 의도치 못한 곳에서

인생 맥주를 발견하니

기분이 갑자기 Up! Up! Up!


맥주는 다 마셨고

더 시키자니 너무 배불러서

이 맥주 검색이나 해봤다.


타이완 관광협회가 발행하는

관광계간지에 소개된 바로는

타이완의 대학 농예 연구소 졸업생이 개발한

메이드 인 타이완 맥주라고 한다.


아닛, 이렇게 맛있는 맥주라면

이미 한국 블로거들이 다 소개하지 않았을까?

나는 왜 몰랐지? 

검색, 검색.


음...

생각보다 네이버 검색이 잘 안 됐다.

특이하게 '성품서점'에서 에일케미스트 맥주를 구매한

로거만 검색됨


그럼 구글링을 해보자.


이 맥주 만드는 회사의 사이트가 있는데

성인 인증을 해야 볼 수 있단다. 

내가 어찌 대만에서 성인인증을 할 수 있겠는가?!

포기.


어디 크래프트 비어 레이팅에서 십몇위를 했던데

지금 구글링을 하니 내가 봤던 페이지가 잘 안 나오네...


암튼

여행을 하루만 남겨놓고

이 맥주를 발견하니 약간 좀 아쉬웠다.


한국 블로거들에게 잘 소개되지도 않은 것 같고,

쉽게 아무 슈퍼에서나 파는건지도 잘 모르겠고,

한 병 챙겨가고 싶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까르푸 새벽까지 하는데

까르푸에 찾아가서 찾아보는 시도라도 한 번 해볼 걸...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어서,

'에잉~, 아쉽네~!'

이러고 그냥 호텔로 돌아왔다.


이럴 때 보면 나는 참 단순하다. ㅋㅋㅋ

혹시라도

내가 다시 대만에 오게된다면

좀더 적극적으로

흡입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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