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했지만 음식은 맛있었던 혼자 호캉스]
롯데호텔 서울 메인 타워
Lotte Hotel Seoul Main Tower
- 모모야마 Momoyama 桃山 -
호캉스하면서
일식당에 가본 적이 없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었기 때문.
벌이도 시원치 않으면서
이제는 이런 높은 가격대가
익숙해졌다.
그리고
롯데호텔 서울 메인 타워의 모모야마는
상대적으로 메뉴의 가격대 폭이 넓었다.
그래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모모야마.
1인 테이블 세팅.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더니
창가 쪽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내가 주문한 것은
사시미 B코스.
A코스는 가격적인 부담이 있었다.
테이블에 글래스 와인 메뉴가 따로 있었다.
고구마 튀김.
아주 얇게 저민 고구마를 튀겨서
식힌 후에 약간의 조미가루를 뿌리신 것 같다.
고구마 끝 부분은 좀 밍밍하기도 하고
중간 부분은 달달하기도 하고
균일한 맛은 아니었다.
자연 고구마의 특성이라 어쩔 수 없는 듯.
가지찜?
가지를 데친 후
소스를 뿌려주신 것 같다.
가다랑어포의 향의 진하다.
가지는 부드럽게 씹히지만
멀크덩한 느낌은 아니어서
식감이 괜찮았다.
소스는 짭쪼름하니 맛있었다.
다사이 준마이다이(사케).
사실 이날 땡기는 술은
화이트와인이었지만,
일식집에서는 왠지 사케를 먹어줘야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버분께서는
일식이 화이트 와인과 매우 잘 어울린다고 하셨지만,
괜히 사케를 마셔야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케를 주문했다.
사케를 차갑게 혹은 따뜻하게 마실지를 물어보셨는데,
어떤 걸 추천하냐고 되물었더니
사케를 자주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면
차갑게 마시는 게 좋을 거라고
답해주셨다.
나는 청개구리인지
그럼 따뜻하게 한 번 마셔보기로 했다.
삿포로 갔을 때 차갑게 마셔봤으니까
따뜻한 사케는 어떤 느낌인지 궁금했다.
따뜻하게 데운 사케에서
와인향을 연상시키는 고유의 향이 폴폴 올라왔다.
향긋한 향이 코가 먼저 다가가게끔 했다.
따뜻한 온도 때문에
입안에서 사케의 알코올이
빠르고 강하게 확 퍼져 올라가는 느낌이지만,
막상 목을 넘길 때에는 매우 부드럽고 연해서
알코올의 느낌이 적었다.
목을 넘길 때는 차를 마시는 느낌같을 정도.
계절 전채.
블루베리 주스.
맛있는 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 같은 느낌.
(얼음 없이)
치즈 우니.
내가 약간 해산물 미맹이라서
우니의 존재감은 강하지 않았다.
약간의 알갱이 식감정도 느낄 수 있었다.
치즈에서
우유의 고소한 맛과
두부의 고소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와사비도 특별한 존재감이 없었다.
마를 채썬 것이 아닐까 추측.
아주 아삭아삭해서
식감이 좋았다.
무난한 맛이지만,
약간의 산도가 느껴졌다.
계란찜.
일식 계란찜은 달달하다는 생각과는 다르게
달달한 맛이 아니라
감칠맛이 있는 계란찜이 었다.
어떤 토핑과 함께
계란찜을 먹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변화무쌍했다.
게살과 함께 먹으면
게살의 향과 맛이 입안에 가득차고
계란찜은 부드러운 느낌만 내준다.
토마토 토핑과 함께 먹으면
상큼하고 개운한 계란찜이 된다.
아보카도는
딱히 맛에 개성이 없기 때문에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없다.
사시미 1, 2차.
사시미를 1차와 2차로 나누어 주기도 하는 모양인데
한꺼번에 서빙해주셨다.
관자는 쫄깃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서걱서걱 부서지는 식감이었다.
생새우를 참 좋아라 하는데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맛.
하지만 조금 더 큰 사이즈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개불.
내가 먹어봤던 개불보다
훨씬 쫄깃쫄깃한 식감이었다.
평소에는 멍게를 건드리지 않는 편이지만
내 돈 내고 비싸게 사먹는 것이니
다 먹어 치웠다.
예전에 내가 먹어봤을 때보다
산뜻한 느낌이었다.
비린맛은 거의 느낄 수 없었고
씹을 수록 은은한 향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어떤 부위를 잘못 골라서 오래 씹었는지
오래 씹었을 때
역함과 향긋함의 경계에서 외줄타기 하는 부분도
있기기는 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리된장, 쯔유, 간장, 초고추장.
회와 야채를 꼭 같이 드시라며
서버분이 강조하셨는데,
회와 야채를 같이 먹으니
입안이 좀 더 개운한 느낌이 나고
식감도 좀 다양해지고
훨씬 먹는 맛과 재미가 배가되었다.
야채만 먹을 때에는
일식 보리 된장에 찍으먹으라고 추천해주심.
초고추장.
마를 갈아넣은 것으로 추정되는 쯔유.
청어 미소 구이와 가지 덴가꾸 구이.
청어 한 쪽에는 우니가
다른 청어에는 캐비어가 올라가 있다.
우니 토핑은 크림과 같은 식감을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우니와 캐비어 미맹인 것 같다.
특유의 식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외에 맛으로서는 존재의 이유를 잘 모르겠다.
청어 구이가 서빙이 되자마자
꼬숩네가 솔솔 올라온다.
청어 구이이지만
엄청 촉촉하고 폭신한 식감이고,
맛은 고소하고 담백하다.
생선 뼈 발라내는 불편함 없이
순살을 통째로 씹어먹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데,
청어 통살 구이를 한입에 앙~하고 넣어서
우적우적 씹어먹으니
생선살 씹어먹는 재미가 너무 좋았다.
등푸른 생선이다보니까
특유의 향이 나는데
청어를 삼키고 나서도
묵직하게 오래 입안에 향이 머물렀다.
가지는 씹으면
채즙이 촥~!
고소한 맛에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가지가 부드럽게 녹는데
사과잼을 먹는 식감이랄까?
살구는 상큼 달큼하고
우메보시는 상큼 개운하니
입가심용으로는 완벽했다.
차소바.
면만 먹어봤는데
맛있는 면 같았다.
그런데
면을 국물에 담궈서 먹으면
맛이 괜찮다고 느꼈던 면인데
면의 맛이 밍밍하게 느껴진다.
국물에 비해서 면이 삼삼하여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껴지나보다.
복숭아 셔벗과 계절과일.
복숭아 셔벗은
복숭아 생과보다 복숭아향이 더 진하게 나는 게
매우 인상깊었다.
Orbitz Platinum 회원 특전으로
롯데호텔에서 15% 식음료 할인을 받았다.
식사를 마치고 야경 한 컷.
어느정도 어둑해지기 시작하길래
사진을 찍어봤는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니
너무 밝게 나왔다.
<총평>
좋은 회를 먹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회 맛의 차이라는게
매우 미묘하고
가끔은 차이를 잘 모르기도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감상평을 적을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회의 품질은 매우 뛰어났다고 인정.
직원 서비스도 우수했다.
사시미 정식이라
회에 많이 집중된 코스 구성이었는데
내 취향에는 회가 조금 덜 나오고
일식 요리가 조금 더 나오는
구성이 더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