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혼자 여행]

잔(Jaan)

스위소텔 더 스탬포드 싱가포르

Jaan at Swissotel The Stamford, Singapore

(2018.10.02.)




싱가포르는 유명한 도시이기는 하지만

예상외로 미슐랭 3스타는 없었다.


3스타가 있으면

못 먹는 감 찔러나 보게 되는데

3스타가 없으니

고민고민하다가 1스타 중에

70층의 뷰가 끝내 준다는

잔(Jaan)을 예약하기로 결정했다.


Jaan의 저녁 가격은

꽤나 사악해서

런치가 아니면 감당할 수가 없었다.


흔히 3스타가 1스타보다

더 비싸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미슐랭은 가격으로 별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가격은 식당 주인 마음대로인 걸로.


마음만 부자라고 떠들고 다니지만

디너 세트 가격은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싱가포르의 마지막 호텔인 페어몬트 싱가포르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바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게 예약을 했다.


보통 이런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는

5-10분 정도 일찍 도착하면

자리에 미리 안내해주거나

라운지로 이동시켜주던데.


포시즌스 싱가포르의 Jiang Nan Chun에서처럼

12시 땡 치지않고서는

입장을 안 시켜주더라. ㅠㅠ


싱가포르는 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것 같다.

식당 리셉션 직원분께서는

12시까지 뷰를 감상하라며(Enjoy the view)

못 들여보내준다는 말을 돌려서 하셨다.


결국 나를 비롯한

다른 손님들도 이퀴넉스(Equinox) 컴플렉스의

홀(hall)이라고 해야하나, 복도라고 해야하나...

그곳에서 서성거리며

반 강제로 70층에서 보이는 싱가포르 전경을 감상했다.

뷰는 좋다.

산에 오른 것 같음.


그치만 다른 식당 앞을 서성거려야하는

상황인지라 약간 민망.


약간 민망해하며

밖에서 기다리다보니

리셉션 직원분이

도착한 순서대로 좌석을 안내해줬다.


화려하게 장식된 천장.

밤에 보면 더 예쁠 것 같다.


내 자리는

식당 정 가운데에 위치.


가능하면 창가 자리로 배치해주면 좋겠다고

예약 요청사항을 남겨놓았지만,

이미 창가자리는 다 찼으니, 

먼저 예약한 손님이 취소를 하면

창가자리를 내어 주겠다고 답이 왔다.


그리고

이 자리로 안내 받은 걸로 보아

취소한 손님은 없었거나

창가 좌석 대기 손님 순서에 밀렸거나.

싱가포르 뷰는 지겹게 봤으니

막상 가운데 좌석을 받고나서

크게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내 자리에서 찍은 창가 뷰.


확대해서 한 방 찍음.


다른 각도의 뷰를 내 테이블에서 찍어봤다.


식전 샴페인을 하겠냐고 권하셨다.


물어봤다는 느낌보다는

약간 강매당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으므로

권하셨다고 표현.

ㅋㅋㅋㅋ


전날 무리해서 너무 목이 뻐근하고

(활동량이 많아 피곤하게 잠이 들면

목 근육이 잔뜩 뭉쳐 깨어난다)

자정 비행기를 탈 생각을 하면

술은 마시면 안됐다.


샴페인을 좋아하는지라

권유를 선뜻 거절하기 어려웠고

한 잔에 얼마나 하겠어 하고

와인 페이링 대신에 한 잔 마셨다.


좋은 샴페인인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나중에 계산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ㅋㅋㅋㅋㅋㅋ


샴페인 1잔이

와인 3잔 페어링 값 뺨침.

ㅋㅋㅋㅋㅋㅋㅋㅋ


문제의 고급 샴페인.

Krug Grande Cuvee.


스파클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와서

좀 의외였다.


와인책에서

스파클은 글라스에 세제 잔여물이 남거나

글라스를 닦은 행주?의 천이 남으면

많이 생긴다고 했던게 기억이 났다.

일부러 기포가 나게 천으로 닦는다는 곳도

읽은 것 같고.

암튼 그랬다.


샴페인은

향이 좋았다.

가볍고 산뜻했다.


내가 좋아하는 시트러스 향이 나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그치만

이제 가격을 알고 나서

가성비를 생각하면

앙리 지로 엔트리 라인이 더 좋은 것 같다.


오늘의 런치 메뉴.


비싼 샴페인 마신 줄도 모르고

와인 페어링 안했으니까

5 코스로 가자며

별 생각없이 주문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뮤즈 부쉬.


머랭.


되게 바삭할 것 같이 생겨놓고,

입에 넣으니

풍선 터지듯이 사라져 버렸다.


약간 간간한 것 같으면서

달큼하고 향긋했다.


팬케이크.


호두과자처럼 생겨가지고

팬케이크라고 설명하니까...

약간 당황...ㅋㅋㅋ

이거 생긴건 호두과자인데요?라고 설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가뜩이나 요리 설명 길어지면

영어 밑천 드러나는 것 같아서 정신적으로 지치는데

싱가포르 억양으로 말하니 더 기운 빠짐.

그냥 오케이, 오케이, 굿 굿만 반복.

ㅋㅋㅋㅋㅋ


호두과자 생각나게 생겨서

달큼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짭짤했다.

촉촉함과 따뜻함이 느껴졌고,

크림치즈 텍스처의 소에서 

진~~~~~한 치즈맛이 느껴졌다.


호두과자와

맛의 방향성이 너무 달랐다.



위의 2개 중 하나가

피쉬 앤 칩스였고, 다른 하나는 일본식 크래커였다.


메모는 그렇게 남겨놨는데,

식사하고 만 2달만에

글을 쓰려니까

뭐가 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여행 갔다오고 나서

일 폭탄을 맞아서 힘들게 지켜온

나의 워라밸이 산산 조각 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ㅠ


피쉬 앤 칩은

바삭한 식감에

채소향이 지배적이고

생선향은 살짝 났다고 메모해놨다.

짭짤한 맛이라고.

생선살이 아주 잘은 질감으로 느껴졌다고.


이런 메모로 봤을 때

타르트처럼 생긴 음식이 피쉬 앤 칩이었나 보다.


그럼 뻥튀기 같은 거에

연어알 같은 거 올린게

일본식 크래커인듯.


달콤한 맛이라고 적어놨다.

향신료의 향이 샤~악하고 올라왔다고.

크리미한 느낌에

맛이나고 중독성을 느꼈다고.

카레 같다는 메모도 남겼다.

 

트러플 수프와 패스츄리.


트러플 수프.


처음 트러플이라고 소개를 들었을 때는

'또 트러플인건가?'

나도 모르게 약간 식상하다는 반응이었다.


살다살다

이렇게 배부른 소리를 내가 하게 될 줄이야...

ㅋㅋㅋㅋㅋ

오래 살았나 싶기도 하다.


트러플 수프는 스푼으로 떠먹지 않고

그냥 마시면 된다고 설명해주셨던 것 같다.


마시기 전에는

그냥 일반적인 스프의 향이 나는 데

들이키면서 입안에 들어오면

트러플의 향이 국물과 함께

내 혀, 목,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스윽~ 들어온다.

트러플을 흡입하는 듯한 느낌이 재밌었다.


스프 안에

견과류가 들어가 있어서

씹는 재미도 있고

맛도 좋았다.

짭쪼름하니 참 맛있었다.


패스츄리는 건조하면서 바삭했다.


돌에 발려 있는 허연 것은

바로 버터.

버터를 돌에 얇게 펴 발라서 서빙해 주셨다.

허브 솔트가 뿌려져 있어서

허브의 향이 훅 들어온다.


식사용 빵이 나왔다.

2종의 버터와 함께.


이건 해초 버터.


요즘도 이런 이름으로 부르는 지 모르겠는데

생과자? 양과자?라고

파래 살짝 뿌린 딱딱한 부채꼴 과자가 있는데

거기에 들어간 파래가 연상되는 향이었다.


엄청 고가의 음식들을 리뷰하고 있는데

비교하는 음식은 계속 평범한 한국음식들 ㅋㅋㅋㅋ


요건 일반 버터.


빵.


보기만해도 딱딱해서

먹기 힘들게 생겼다.


겉이 딱딱한 것은 맞지만

속은 엄청 촉촉하고 부드럽다.


킹크랩.


첫번째 메인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자세히 보면

통살이 한 조각 있고

게살을 뭉친 것은 

초록색 셔벗같은 거 밑에 숨어 있다.


킹크랩 통살 컷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잘게 썰어 나온 채소들과 함께 먹으면

채소의 향이 강해서 킹크랩의 향이 묻힌다.


게살을 뭉친 것은

초록색 셔벗?(차가워서 우선 셔벗이라고 하겠음)과

함께 먹어봤다.

셔벗과 섞여서 더 개운한 느낌이 강화되면서도

되려 통살 컷보다 게향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사진으로는 초록색 셔벗 소스만 보이는데

밑에 갈색 소스도 있었나보다.

메모에 갈색 소스는 짭조름하면서

향이 좋아 맛있다고 적어놨다.

Eggs in an Egg.


Eggs in an Egg 단독사진.


왜 알 속의 계란이냐면

이런 타조알 같이 생긴 뚜껑에 덮여서

계란요리가 나오기 때문.


계란의 맛은 은은하게 나면서

로즈마리와 훈연 향이 느껴졌다.

요리 이름은 알 속의 계란이지만

새콤달콤하게 절인 듯한

버섯의 맛이 더 강했다.


파마산 치즈가 잔뜩 올라간 빵.


빵 알갱이?의 식감은 다소 거칠지만

파마산 치즈의 맛이 은은하면서도 진하게 난다.

식빵을 튀긴 건지 뭔지 정체 불명.


Snapper(도미)


처음 서빙될 때는

도미랑 가니쉬랑만 나오고

테이블에서 서버님이 소스를 뿌려주셨던 것 같다.


도미에 간이 배어 있어서

짭짤했다.

도미 살은 부드럽고 촉촉하면서도

살결을 느낄 수 있었다.


도미살 말고 왼쪽에 구멍 뚤린 재료는

뭔지 모르겠는데 쫄깃했다.


해초를 베이스로 해서 만든 소스라고 하는데

나는 해초 느낌은 별로 못 느꼈고

되려 콩 맛이 소스에서 많이 나는 것 같았다.


Salt Marsh Lamb.


양고기도 맛있게 먹기는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메모한 게 사진 속에 무엇인지

매치가 잘 안된다.ㅠ


레몬, 살구, 허니 어쩌구 브라운 소스가

양고기와 함께 나온다.


양고기는 많이 안나오는데

소스는 많이 나와서

약간 짜증.


양고기가 생각보다 잘 안썰렸지만

막상 입에서는 부담스럽지 않게 잘 씹혔다.

양고기는 조금 간간한 편.



양고기 오른쪽에

직사각형 사이드 디쉬?가 있는데,

윗부분은 달달하면서 짭쪼름하고 향이 좋았다.

밑부분은 바삭바삭했다.

가지(aubergine)를 사용한 요리가 이거 같음.

가지가 생각보다 아삭아삭했다.


요건 뭘까?

다 먹긴 했는데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슬프다.


디저트 전에

치즈 코스를 권하길래

생각없이 그냥 또 예스를 남발.

ㅋㅋㅋㅋㅋ


치즈가 종류별로 나오고

치즈와 같이 먹을 수 있는 크래커/스낵류가

함께 나온다.


잼같은 스프레드류가 2종 나오는데

이거랑 크래커랑 건과일이랑 치즈를 같이 먹으니까

여러가지 맛이 섞이면서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예상하지 못했던

치즈코스를 주문했고

치즈 코스가 먹는 데 생각보다 오래걸렸다.


2시에 마사지 예약해놨는데

벌써 시간은 1시 30분을 향해 가고 있었다.


이때부터

급하게 먹기 시작했다.

ㅠㅠ


소르베.


5 코스라고 해서

딱 5개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메인 디저트만 1코스로 카운팅 하는 것 같고

디저트 스타터?가 나왔다.


소르베는 라임으로 만든 것 같고

오른쪽은 거품을 냈는데 뭔지는 모르겠다.


오이가 깍뚝 썰어져 들어가 있었고

시트러스류의 과일은 과육만 발라져서 들어가 있었다.

시트러스랑 오이의 조합이 상당히 좋았고

여운이 오래 남았다.

상당히 상큼하고 개운한 맛의 음료를 마신 느낌이었다.


메인 디저트인 초콜렛.


약속이 있어서

빨리 갖다달라고 재촉했다.

ㅠㅠ


하나는 찬 디저트이고, 

하나는 따뜻한 디저트, 

나머지 하나는 실온 디저트.


요게 찬 디저트였던 듯.


맛있었는데

너무 급하게 먹어서

메모를 못 남겼다.


너무 급하게 먹은 것도 있고

시간이 많이 지난 것도 있어서

메모 남긴 따뜻한 디저트와 실온 디저트가

어떤 사진인지 모르겠다.


따뜻한 디저트에는

브라우니같은 것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안 달고 엄청 고소했다고 적어놨다.

브라우니의 초코 맛은 약한 편이었는데

초코 소스가 초코 맛을 강하게 보완해줬다고.

초코라서 쌉쌀한 맛이 있는데

부드러운 쌉쌀함이라고 적어놨다.


메인 디저트에는

셰프님이 좋아하는 시를 발췌하여

함께 서빙되었다.


아까 알 속의 계란처럼

쉐프님이 언어유희나 문학을 즐기시는 모양이다.


나는 문학 잘 안 좋아하고

영어로 된 시는 더 안 와닿고

나는 마사지 시간 늦을까 쫓기는 마음뿐.


여기서

후식이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ㅋㅋㅋㅋㅋ



초코볼.


둘 다 넘나 맛있었다.


3가지 후식이 3단 찬합처럼

짜잔~하고 나타난다.


젤 밑에 있는 것은

시트러스 향이 좋았고

크림은 매우 부드러웠다.


가운데 초코케익은

'평타'라고 메모해놨다.

ㅋㅋㅋㅋ

바쁜 와중에 냉정함.


제일 위에 있는 것은

베이스는 바삭한데

크림은 매우 부드러워서

대조가 좋았다.

새콤한 맛도 일품.



128 싱가포르 달러 음식 먹겠다고 갔다가

디너 먹은 것 만큼 카드 긁고 왔다.

ㅋㅋㅋㅋㅋㅋ


<총평>

싱가포르에서 방문한 식당들 중에

제일 맛있었고

제일 파인 다이닝스러웠다.


가격이 사악하고

계속 뭘 추가하라고 해서

약간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먹고 나면 값어치는 하는 것 같았다.


직원들의 서비스는

우수했지만,

싱가포르 영어 억양에 익숙하지 않아서

설명을 다 알아 먹지 못해

혼자 답답한 것은 있었다.


싱가포르에 가게 된다면

재방문을 고려하겠지만

이 식당 때문에

싱가포르가 가고 싶어지는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미슐랭의 평가 기준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순간.


[싱가포르 혼자 여행]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 

- 광동식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_지앙난춘 -

 Jiang Nan Chun at Four Seasons Hotel Singapore (3)

(2018.09.30.)



싱가포르에서 맞는 첫 저녁!


포시즌스 싱가포르는

Orbitz VIP호텔이길래

식음료 할인 혜택이나 크레딧(credit)이라도

제공해줄거라는 생각을 '멋대로' 했다.


그렇게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지앙난춘(Jiang Nan Chun)을 예약하였다.


Orbitz VIP 할인이나 크레딧이 없는 줄 알았다면

굳이 광동식(Cantonese) 레스토랑을

예약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미 홍콩에서

광동식 레스토랑에 대한

약간의 실망을 했기 때문.


그치만

예약은 해놓았으니

가야지 어째..


2층에 지앙난춘이 건물 한 쪽에 있고

반대편에는 연회장이 있다.


보통 레스토랑이나 스파는

예약시간보다 5-10분 먼저 도착하려고

노력하는 편.


그래서

이날도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이런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은

대기실이나 라운지가 있어서

일찍 도착해도 큰 문제가 없고,

혹여나 그런 시설이 없으면

자리로 먼저 안내해주고 기다려달라고 하는데...


싱가포르는 

영업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모양이다.

라운지도 일반적이지 않은 것 같고.


지앙난춘이나

스위소텔의 잔(Jaan)도

정시가 되어서야 입장시켜줬다.


처음에는

이런 싱가포르 분위기를 모르고

문 밖에서 기다려달라고 하길래

너무나 당황했다.


그래서

남의 연회장 앞에

대기용 쇼파에서

휴대전화를 만지작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저녁 시간이 시작되자

지앙난춘 직원이 나를 찾아와

자리를 안내해주셨다.


식당 인테리어는 멋있었는데

테이블간 간격은

넓지도 좁지도 않은 정도였던 것 같다.


내 테이블.


물을 주냐고 물으시길래

스틸 워터 플리즈~!.


이제는

10,000원짜리 생수를 주문해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통장 잔고도 없는 주제에

씀씀이만 부자.

ㅋㅋㅋㅋ


중식에서 차가 없으면

식사하기 힘들기 때문에

차를 하나 주문했다.


내가 주문한 차는

Eight Treasure Tea.


서버분께서

이 차에 대한 설명과 우려먹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생각보다 까다로운 차였다.


우선 8개의 보물(eight treasure)이란

대추 등 주요 차 재료를 조합하여 만들어서

이름이 그렇다고 한다.

베리류, 로즈류, 대추, 국화, 롱간 등이 들어갔다고...

겨우 받아적은 게 이거다.

ㅋㅋㅋㅋ


보통 차가 테이블에 나올 때면

이미 어느정도 차가 우려져서 서빙이 되는데

이 차는 서빙이 되자마자

마시려고 하니까

제대로 된 맛을 느끼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한다고 하셨다.

대신 

충분히 우려났을 때의 맛과

비교해보는 의미로

조금 먼저 따라마셔보라고 하셨다.


처음 마셨을때는

그냥 일반적인 중식당 차랑 큰 차이가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향기도 은은하게 올라오고

부드러운 단맛도 부드럽게 올라왔다.


서버님 말로는

대추가 들어가있어서

대추의 단맛이 우러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셨다.


그래서

재탕 차의 맛이 더 좋다고도

알려주셨다.


포시즌스 홈페이지에

디너 세트 주문 시 인원제한이 없길래

이 식당을 예약한 것인데

막상 테이블에 앉아보니

모든 세트메뉴는 2인 이상 주문이 필요했다.

ㅠㅠ


그래서

광동식 요리에 문외한인 주제에

알라카르트(a la carte) 메뉴를 주문하게 되었다.


무슨 요리인지도 잘 모르겠어서

서버님을 붙잡아 놓다 싶이하여

이것저것 물어보고

조언을 들으면서 메뉴를 정했다.


다행히

1인분씩(per person/per serving) 판매하는 음식들이 있어서

쓸데없이 쉐어링 메뉴를 주문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아뮤즈 부슈(amuse buche).


이름은 기억 안난다.

계산서에도 안 찍혀 있어서

추적도 불가.

ㅋㅋㅋㅋ


단짠 조합.

씹는 식감이 도드라졌다.


고기의 식감은 아닌데

뭔가 고기 먹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DEEP-FRIED PRAWNS WITH SLICED ALMOND AND CRISPY RICE.


나는 이상하게 새우를 좋아해서

새우 튀김을 애피타이저로 주문했다.


튀김옷만 두꺼운 새우튀김은 가랏!


속살이 튼실한 새우 튀김.


살짝 간간한 것 같기도 하고

약간 삼삼한 것 같기도 하다.


포인트는

이게 간이 잘 맞는건지

고민하면서 씹다보면

나도 모르게 내뱉는 말.

"맛있다!"


새우 식감이

엄청나게 탱탱하다.


BARBECUED COMBINATION - Suckling Pig, Honey Glazed Pork Belly, Roasted Duck

요건 북경오리 같은데

Roasted Duck이라고만 되어 있어서

우선 로스트한 오리고기인 것으로.

ㅋㅋㅋㅋ


오리의 향이

부드럽게 올라온다.

살코기는 담백하고

껍질은 바삭한 것 같으면서도

기름지다.


소스가 사알짝 발려져 있는데

소스 맛이 진하게 여운을 남기지 않는다.

소스가 잠깐 혀를 스쳐 지나가면서

입만만 돋구고

살코기를 당기는 역할을 한다.

요게 Suckling Pig인게 아닌가 추정.



뚜껑?을 벗겨보면

바삭한 껍질 밑에

뽀얀 촉촉 속살이 들어가있고

밑에도 바삭한 무언가가 있다.


밑에 깔린 것은

과자같은 맛이 난다.

가운데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돼지고기 맛.


입안에 쏙 넣고

같이 씹다보면

간은 살짝 짭쪼롬.


Honey Glazed Pork Belly.


다른 바비큐들도 부드러웠지만

이 바비큐가 제일 부드러웠다.


양념맛도 가장 강렬.


훈제를 했다고 하는데

신라호텔 조식 뷔페에서 먹었던

직접 훈제한 돼지고기 햄이 떠오르는 맛이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 바비큐는 꿀을 발라서

맛이 더 달콤하고 양념이 좀 더 세다는 점.


PORK RIBS SOUP WITH SEA WHELK, MAKA AND DRIED SCALLOPS.



사진만 보면

기름이 뜬게 보여서

조금 느끼하지 않을까 싶다.


막상 먹어본 내가 봐도

사진만으로는 기름진 국물일 것 같다.


하지만

직접 맛을 보면

기가 막히게 깔끔하고

전혀 기름지지가 않다.


고기 육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가벼운데

고기 육수 맛은 엄청 진하다.


버섯같이 생겨서

고기 식감이 나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어떤 재료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 내가 알 수 있는 재료는

가리비랑 돼지갈비뿐.


돼지갈비가

육수의 주재료여서

상당히 익숙한 맛이면서도

너무나도 고급지게 깔끔하니까

무슨 맛이랑 비슷한지 한참 고민했다.


그러다가

결국 떠오른 것이 바쿠테!


바쿠테는 정말 거친 서민음식이라면

이건 너무 섬세한 맛의 상류층 음식 같았다.

ㅋㅋㅋㅋ


이 고급진 국물을 내기 위해서

3차례에 거쳐

비계를 제거하면서

끓여 국물을 낸다고 하셨다.


버섯, 해물, 허브같은 것을

섞은 것 같다는 의심을 계속하였는데,

보리차처럼 약간 고소한 맛도 났기 때문.


그치만 입 안에 남는

맛의 여운은 분명 돼지육수이고

그 와중에 느껴지는 기름맛은

익숙한 돼지기름 맛.


DEEP-FRIED CRAB SHELL STUFFED WITH CRAB MEAT.


간장소스와 같이 나온다.


속을 파보면

게살과 야채가 얽히고 섥혀 있다.


셰프님의 시그니처라고 하셨던 것 같다.


향이 매우 좋다.

근데 게살 향이 강하지 않고

야채향이 강하다.

야채 고로케를 먹는 듯한 향.

게 향은 묻힌 것 같다.


튀김이 약간 느끼해서

저 간장 소스를 좀 많이 쳐야지

느끼함이 많이 사라지고

게살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이건 다시 먹을 생각 없다.

ㅋㅋㅋㅋㅋ


SWEET AND SOUR PORK WITH PINEAPPLE.


내가 좋아하는

단짠+새콤한 맛의

돼지고기 튀김요리.

탕수육 같기도 하지만

탕수육만큼 자극적이지는 않았다.


바삭하면서 촉촉한

모순적인 식감.

소스에 촉촉하게 젖어 있는 것 같아보여도

바삭바삭한 식감이 살아남아있다.


고기가 이에 닿아 씹히는 식감이

하나 하나 다 느껴지고

돼지고기의 살결도 느껴진다.


Jasmine Rice.


이 요리를 주문하니까

밥은 안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셨다.


밥을 먹어야 되나 싶어서 주문했는데

막상 저 돼지고기 요리를 먹다보니

양념이 세서 밥이 없었으면

쉽게 질렸을 것 같다.


이 밥을 처음 받고

쌀이 엄청 좋아서 놀랬다.

길쭉한 동남아 쌀은 푸실거릴거라는

편견을 날려버리는 식감.

찰진 밥은 분명히 아니지만

푸실거려서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식감이 아니다.

적당한 찰기가 있다.


입가심으로 주신

깔라만시 주스.


너무 시지도

너무 달지도 않은 것이

입을 개운하게 해주는데

너무 너무 좋았다.


한잔 더 먹고 싶은 맛.


배불러서 후식은 따로 주문하지 않았지만

후식을 주셨다.


메인 후식 메뉴는 아닌 것 같고

세트메뉴 다 먹고나면 주는

그런 후식인 것 같았다.


투명한 젤리는 탱탱하긴 한데

입안에 들어가면

작은 조가이 되어 부스러진다.

부스러지는 와중에

내용물의 질감이 실이나 알처럼 느껴졌다.


하얀젤리는

살짝 달콤하고

약간 고소한 맛.


가운데 베이커리류는

겉이 약간 뻑뻑하고

소는 찐득찐득했다.

아마도 펑리수이거나 친척뻘인듯.



디너 세트 메뉴는 먹을 수 없었지만

이것저것 시켜먹다보니

5코스 세트메뉴만큼 주문해서 먹었다.


배가 터질 것 같아서

후식은 따로 주문 안 했다.


배가 터질 것 같은 만큼

가격도 많이 나왔다.


세금 및 봉사료 포함

SGD 181.25.


한화로 15만원 정도.

한화로 계산하니까

싸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ㅋㅋㅋㅋ


<총평>

맛있는 레스토랑인 것은 인정.


그치만

옥의 티는

시그니처라던 

게살 넣은 게딱지 튀김.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에서

느끼한 맛의 튀김이라니

약간 실망했다.

고로케 맛인 것도 그렇고.


그렇지만

돼지갈비로 만든 수프나

바비큐 3종 콤비네이션은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 같았다.

(그건 내가 보장할 수 없지만)


직원분들은

친절하시고

편하게 식사하실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


광동요리를 잘 모른다고

한 번만 홍콩에서 먹어봤다고 하니까

조리법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대신에

매 음식 나올때마다

엄청 맛있죠?라고 자주 물어보시니까

게 튀김 요리 같은 경우에는

느끼하다는 말을 할까하다가

꾹 참았다.

ㅋㅋㅋㅋㅋ


처음에는

영업시간 아직 시작 안했다고

좀 있다가 오라고 했을때

문전박대 당한 느낌이라서

기분 살짝 상할 뻔도 했다.

하지만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칼같이 영업시간을 지키는 게

싱가포르 식당 문화인 것 같아서

잊어 넘길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