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은 혼자 베트남 푸쿠옥 여행_파인 다이닝]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 베이
JW Marriott Phu Quoc Emerald Bay
- 핑크 펄 Pink Pearl -
(2019.04.20.)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 베이에서
파인 다이닝을 담당하는 곳은
핑크 펄(Pink Pearl).
처음에는 무슨 레스토랑이
대놓고 핑크색을 들이대나 싶었다.
나중에 리조트에 가서
라막 대학교(Universite de Lamarck)라는 컨셉을 기초로
여학생 클럽(sorority)의 테마를 잡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끄덕.
예약은 출발 전에
예약 담당자의 메일에 회신하면서
식당 예약 도와달라고 적어보냈었다.
아침의 핑크 펄 레스토랑.
이름만 들으면
핑크로 떡칠을 해놨을 것 같은데
그렇게 과한 색감은 아니었고
마초라고 자부할 사람도
감상할 만한 분위기였다.
핑크 펄은 저녁 영업만 하고
일요일, 월요일에는 쉰다.
해가 질 무렵
영업 쉬는 날이 핑크펄.
핑크펄의 입구.
리셉션.
식당 면적에 비해
직원수가 모자란지
리셉션에 거의 사람이 없었다.
대기 손님을 위한 라운지인가 싶은
야외 공간이 있고
양 끝에 테이블이 한 개씩 있었다.
막상 앉아보니
담배 냄새 쩔음...
흡연 테이블이었나보다.
요즘은
흡연가능 객실이 있는
해외 호텔은 보면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되어버린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한국은 금연 '정책' 선진국.
식당 내부.
지하로 내려가면
공간이 더 있는 모양인데
내가 밑으로 내려갈 일은 없었다.
옆 테이블에
생일이었던 베트남 부잣집 도련님과 그 가족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서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핑크색을 많이 쓰긴 했는데
막 거부감 들게 쓰지는 않았다.
되게 대담하게 색상을 조합했는데,
부담스럽지 않게 잘 어울린다.
내 테이블.
이런 접시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와인 페어링을 권하셨다.
하지만
객실에서 혼자 샴페인 거의 다 마시고 와가지고,
밥 먹다가 토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목테일로!!
나는 무조건 스틸 워터(still water).
1명이어도
The Chef's Carte Blanche를 주문 할 수 있었다.
이 메뉴를 주문하려면
전체 테이블을 이 메뉴로 통일해야된다고 써있어서
혼자는 안되는 줄 알았는데,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까
가능하다고 답해주셨다!
이 메뉴를 주문하면
쉐프가 본인이 자유로운 메뉴를 구성해서 제공하지만,
대신에 식객의 식성에 맞춰주는 것이 특징.
우선
메인 코스를
수산물로 할지, 육고기로 할지를 문의하신다.
요걸로 전체적으로
수산물 중심의 코스가 될지
육고기 중심의 코스가 될지가 결정된다.
그리고 중간 중간
맛이 어떤지 물어보시면서
마음에 안드는 점이 있으면 말해달라고 하신다.
안 좋아하는 재료같은게 들어갔다고 하면
좀 빼주시거나 메뉴를 변경해주시는 것 같았다.
계속
맞춰줄테니 마음에 안드는 거 있음 알려달라고
하셨다.
나는 4 코스 세트로 주문했다.
콩으로 만든 아뮤즈 부쉬로 기억함.
콩의 담백한 맛이 나면서
콩의 향도 살짝 났다.
캐비어도 얹어주시고
원가 걱정을 대신 하고 있었다.
첫번째 목테일(mocktail).
이름이 기억 안난다.
메뉴에 목테일은 2종류 뿐이고
식사 중에 2개를 주문해서 마셨다.
근데 2번째는
메뉴판에 없는 특별 목테일을 만들어주셔서
첫번째 목테일이
메뉴판의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
요즘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가도
식사평 메모를 안 한다.
그래서
지금 당시의 맛을 잘 기억을 못한다.
초반부는 약간 애매했던 기억만 난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크게 임팩트 있지 않았다.
저 검은 색이
검은 콩인가 검은 깨인가
둘 중 하나였음.
맛이 오묘했다.
식사용 빵.
직접 만들었다고 해야하나
직접 재조합했다고 해야하나.
암튼 양념이 추가된 버터.
저 빵은
생각보다 많이 딱딱하지 않았던 기억.
딱딱한 빵 주면서
겉의 식감을 느끼라고 했던
멜버른의 Dinner by Heston Blumenthal 직원이
아직도 생각난다.
내 턱 디스크가 이탈을 해도
그런 말을 하고 있을거냐며...
겉 껍질 딱딱한 빵 싫어하는 거 내 취향인거지
내가 빵에 턱을 맞춰야하는 거냐며!!
(엉뚱한 포스팅에서 분노ㅋㅋㅋ)
두번째 코스.
이름 기억 못한다.
ㅋㅋㅋㅋㅋ
메뉴판에 없는 메뉴가 나오는 코스 세트라서
홈페이지에 돌아가봐도
이름을 찾을 수가 없다.
내 기억에는
밑에는 약간 달걀찜 비슷한 베이스가 깔려 있는데
그 베이스 속에 조개(clam) 살이
손톱 반 정도 만하게 들어가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비린내와 바다향의 경계선이지 싶었는데,
조개(clam)이 들어갔다는 설명을 들으니까
아 조개향이구나 하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았다.ㅋㅋㅋ
내 기준에는
조개향이 좀 강했다.
먹는 방법도 가르쳐주셨던 기억이 나는데,
베이스랑 성게알이랑, 그 위에 올라간 알(무슨 알인지 기억 불가)이
한 입에 다 들어가게끔
같이 먹어보라고 하셨다.
일본이 아니라서
성게알이 비릴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하나도 안 비렸다.
그 위에 올라갔던 알은...
기억에 없다.
ㅋㅋㅋㅋㅋㅋ
특별히 제조해주신 목테일.
감귤류 과일들이 들어간 걸로 만들어주셨다.
저, 시트러스 좋아합니다!!
파테.
예전에 맨날 번역만 해댔던
파테를 처음 먹어보는 듯한 기억.
그 전에 다른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파테 먹어봤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아있는 게 없었다.
파테라고 하니까 대단한 것 같지만
돼지머리 누른 고기랑
막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겉에 패스트리를 곁들여서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약간 뻑뻑할 듯 말듯 했던 기억.
나중에
워도프 아스토리아 방콕(Waldorf Astoria Bangkok)의
브래서리(Brasserie) 뷔페에서 먹었던
파테가 더 맛있었지만,
이 파테도 당시에 나쁘지 않았다.
농어(였던듯)구이.
여기서부터
맛의 신세계가 열리기 시작했다.
생선은 너무 촉촉하게 잘 익었고
하얀 소스는 너무 맛있고,
하얀 아스파라거스는 너무 아삭한 식감인데
생선살이랑 너무 잘 어울림.
감자 퓨레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엄청 맛있게 먹은 기억이다.
첫번째 후식.
후식 시동을 걸기 위한 요리.
이건 자몽이었나 포멜로였나?(둘이 살짝 다르다고 함)
그걸 어떻게 해서 주셨는데
음! 음! 익히 아는 과일 맛.
그치만 맛은 있었어요!!
후식 메인.
맛을 표현하려니까
잘 기억은 안나는데
엄청 맛있게 먹었다는 것만
기억난다.
식사를 마무리하기 위한 마지막 후식.
원래 1세트만 나와야할 것 같은데
2인 테이블 기준으로
6pcs가 나온 것 같다.
ㅋㅋㅋㅋ
저 망고 타르트는 정말
냉동포장 하고 싶었다.
4코스 세트 요리, 목테일 2잔, 생수 1병.
한화로 18만3천원 정도 나왔다.
10% 할인은 Marriott 회원 할인.
아직 Marriott는 silver를 달지 못했지만
보통은 그냥 회원가입만해도
저런 할인이나 적립을 해준다.
<총평>
비록
푸쿠옥에 리조트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고 하지만,
차타도 돌아다니다보면 알겠지만
아직 시골깡촌인 곳이 많다.
이건 농사짓는 밭도 아니고
정말 내버린 황무지인 상태.
그런 섬에서
저 정도의 수준급 파인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나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초반에는 약간 갸우뚱 했지만
메인 코스부터 취향을 저격당했다.
맛은 돈이 아깝지 않은 정도인 것 같다.
인테리어도
디테일이 살아 있었다.
나는 인테리어 구경을 좋아하는 지라
음식이 늦게 나와서 죄송하다고 하시는데
인테리어 소품이랑 장식이랑 구경하느라
심심하지 않았다.
서비스는
엄청 뛰어나셨다.
다수의 동남아 5성급 호텔의 서비스는
세계적인 수준이 아닌가 싶다.
이 리조트 전체가
포토존이기는 하지만
이 식당 안에 포토존이 상당히 많다.
다들 사진찍느라 정신없는 리조트인데
이 레스토랑도 장난 아님.
ㅋㅋㅋㅋ
핑크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내고
파인다이닝하러 가신다고 생각하시길!!
마지막으로
라이브 공연도 마음에 쏙 들었다.
팝페라 스타일로
라이브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에 맞춰서
가수분이 유명한 노래들을
식사 중에 불러주신다.
나는 이런 라이브 공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첫번째로는 볼륨 조절이나 사운드 밸런스가 안 맞는 경우가 많고,
둘째로는 식사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치만
여기 라이브 공연은
볼륨이나 사운드 밸런스도 좋고
선곡도 좋았다.
특히 가수분께서 노래를 엄청 잘하신다.
박수 쳐드리고 싶었는데
다들 너무 쌩~한 분위기라서
차마 박수를 못 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