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홍콩 마카오 여행]

탕 코트 T'ang Court

at The Langham Hotel Hong Kong

(2018.07.15.)


나의 첫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식사 후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그냥 그랬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은 예약도 어려운데

탕 코트는 예약이 바로 됐다.

처음에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맛이 기대에 약간 못 미친다는 게

예약 난이도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탕 코트는 

유명한 호텔 브랜드인 더 랭햄 호텔의 중식당이다.


홍콩 호텔 검색할 때

자주 봤었던 호텔이고, 가격이 높아서 엄청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로비에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올드한 느낌이 확 왔다.

내가 투숙했던 하버 그랜드 홍콩의 클래식한 버전이라고 할까?

더 고급진 것은 맞는데

약간 내 취향은 아닌

그런 느낌이었다.


탕 코트는 로비에서

계단으로 올라가면 있다.


식당은 2개 층을 쓰고 있었는데

나는 윗층으로 안내를 받았다.


이런 분위기.


내가 예약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것도 있고 해서

자리 안내 받았을 때 이 층에서는 나혼자였다.

나중에 코스 중에 사람들이 한두자리씩 차기 시작했다.

테이블 세팅은 요렇게 되어 있었다.


젓가락 2세트인 걸 보고 살짝 짜증이 올라왔다.

중식에서는 덜어먹는 젓가락 한 세트,

개인 접시에 있는 음식 먹는 젓가락 한 세트가 있다.

한국인 식문화에서 젓가락을 왔다갔다하면서 쓰는게

여간 귀찮은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혼자 왔으니까

굳이 젓가락을 바꿔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혼자 다니니까 참 편하다는 생각을 했다.


탕코트의 세트 메뉴는 이거 하나뿐.


서버분께서 식사 중에 어떤 메뉴인 줄 알 수 있게끔

코스 메뉴판을 세팅해주셨다.


개인적으로

코스 식사 중에 메뉴를 옆에 놔주는 서비스를

참 좋아한다.


내가 그래픽 메모리를 가진 사람도 아니고

각 코스마다 길다란 음식 이름을

매번 기억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근데 이렇게 메뉴를 옆에 놔두면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이 뭐고

들어간 재료가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

좀 더 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차는 자스민을 주문했었던가?

우롱을 주문했었던가?

우롱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Appetiser Trio.

Chilled South African abalone with jellyfish,

fried diced cod fish with honey, Cantonese-style barbecue pork.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었던 코스는

이 에피타이저 코스.


이 에피타이저가

내가 생각하는 중식의 맛이랑 가장 가까웠다.

내가 Cantonese와 Chinese를

잘 구분하지는 못 하지만

내가 아는 중식은 요런 느낌이랄까?


해파리.


지금보니까 전복이랑 같이 먹는 거였나보다.

지금 메뉴판을 보니 abalone with jellyfish라고 되어있다.

나뉘어져 있길래 그냥 따로 먹었 ㅋㅋㅋㅋ


이 해파리 무침은

엄청 담백하고 고소했다.

한국식으로 겨자가 들어간 맛이 아니었다.

아삭한 소리가 나지만

식감이 딱딱하다거나 질기지 않고

쉽게 씹을 수 있었다.


해파리의 맛이란 무엇을까를 항상 궁금해했는데

아 이런 맛으로 먹는거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해파리 자체가 '맛'이 있는 식재료는 아니지만

식감이라던가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이 마음에 들었다.


전복.


생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면

전복을 차갑게 먹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여기는 전복을 차갑게 식혀서 내왔다.


차가워서 식감이 너무 단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오독오독한 식감이 아니면서도

적당히 씹는 맛이 있게

잘 익혀져 있었다.


양념이 짭쪼름하니 

식욕을 확 돋구는 맛.


그렇지만 메모에는

'평타'라고 써놨네. ㅋㅋㅋ

최근에 맛있는 전복을 너무 많이 먹었나보다.

ㅋㅋㅋㅋㅋㅋ


차슈.


영어로는 차슈라고 안 써있지만

서버분이 차슈라고 알려주셔서

이름이 차슈인 것을 알고 있다.


차슈는 

일본라면에 올라가는 토핑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정통 차슈는 이런 것인가 보다.


차슈는 따뜻하게 나왔다.

(따뜻한 요리를 좋아한다.)


아주 적당하게 부드러우면서

너무 익히지 않아서

탄력이 있게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달콤한 맛인데

강하게 머리를 '빡!'치는 맛이 아니라

은은하게 달콤하고

고기에 베어있는 향이 너무 좋았다.


대구 튀김.


대구살만 튀긴 후에 

달달구리 소스를 입혀주셨다.

처음 한 입 먹어봤을 때

'꾸이꾸이'라고 술안주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그 안주가 생각났다.

튀김옷이 그 이상으로 바삭바삭했다.

생선살이 메인이 아니라

과자같은 튀김옷이 메인인 느낌이었다.


소스가 맛있었고

튀김옷도 바삭바삭하니 좋았지만

메인 재료인 대구살이 별로 도드라지는 것 같지않아서

이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Stewed imperial bird's nest with crab meat and bamboo fungus soup.


bird's nest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이것이 제비집 수프정도 되는 구나 싶었고

나도 모르게 상당한 기대를 해던 모양이다.


우선 색깔부터가

애매한데

내가 느낀 첫 맛도 애매해서

머리 속에 물음표가 땡땡땡 울렸다.


수프에 들어가 있는

게살 자체는 부드러웠다.


하지만

수프 전체적으로는

약간 니맛도 내맛도 아닌 느낌이었다.


약간 유부같기도 한 해면체 조직이 있는데

이것이 bamboo Fungus(흰망태버섯)인가 보다.

생각보다 식감이 아삭거려서

씹는 재미는 있지만

생긴 것이 좀 비호감이라서

씹는 재미 80%에 약간의 불안감 20%가 섞였다.


이 수프는

맛이 없다고 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맛있었다고 하기에도 어려웠다.


Baked fresh lobster in chicken broth.


와~, 랍스터!!


유일한 세트 메뉴라서

그냥 시켜가지고

코스 중에 랍스터가 있는 줄 몰랐다.


랍스터를 살을 발라내는게

낑낑대는게 보였는지

서버분이 살을 발라내는 방법을

와서 알려주셨다.


랍스터는 엄청 잘 구웠다.

랍스터의 단맛이랑 향이 은은하게 올라왔다.


하지만

랍스터의 맛이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 함정.

닭고기 국물로 소스를 만들어냈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고급재료인 랍스터를 먹는다는 의미부여 외에

내가 모르던 숨은 랍스터의 맛은 찾은 것은 아니었다.

Stir-fried Japanese Wagyu beef with green vegetables,

coriander and spring onion.


와규가 나왔을 때 드는 첫 생각은

중식에 와규가 쓰이는구나!

의외라고 생각했다.


와규야 뭐..

말할 것도 없이 맛있는 재료.


와규를 한 입 베물면

육즙이 그냥 콸콸콸~~!!

육즙의 폭포가 멈추지 않는 느낌!

댐이 물 방류하는 느낌!


양념이 맛이 있지만

와규가 주인공이니 만큼

양념은 그냥 받쳐주는 역할.


파 튀김을 주신 것 같은데

엄청 고소하고

바삭하니 식감이 좋았다.


E-fu noodle with conpoy and black mushroom.


이후 누들.


첫 맛은?

밍밍해요!


같이 먹으라고

요 주전자에 시큼한 소스를 주시는데

이 소스랑 같이 먹으면

밍밍한 맛이 좀 덜하다.


서버분께서 본인은

오른쪽의 붉은 고추 소스(두반장이 아닐까 추측)를

넣어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저 붉은 소스를 넣었더니

맛이 한결 살아났다.

간도 맞는 것 같고, 매콤하니 심심하지도 않고.


Fresh fruits and T’ang Court delight.


배 모양으로 만든 과자인데

맛있었다.


디저트로 나온 것들 중에서

제일 내 입맛에 맞았다.


팥 소(filling)가 들어가 있는데

적당히 달큼하면서

식감이 부드럽고 살짝 촉촉하니

밸런스가 매우 좋았다.


하트 모양 젤리.


그냥 평타였다.


함께 나온 과일들은

매우 신선하고 맛있는 과일이었다.


결제를 하면 영수증을

이렇게 담아주신다.


이거 마음에 들었어요!


봉사료 포함해서 1229 홍콩달러.


<총평>

맛이 없는 세트 메뉴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각 코스에 사용된 재료들이

고급 식재료들이라서

가격이 아깝다고 할 수도 없다.

되려 이렇게 고가의 식재료들을

테이스팅 메뉴로 이 가격에 준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합리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왜 미슐랭 3스타를 받았을까는

의문으로 남는 맛이다.

고급 재료에 후한 점수를 준 것일까?


이번 식사를 통해서

고급재료가 가지는 장단점을 느꼈다.

고급재료이기 때문에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잘 끌어내야한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추어버리면 

굳이 이 식당에서 그 고급 요리를 먹어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서비스는

훌륭했다.


하지만

하버 그랜드 홍콩의

Kwan Cheuk Heen에서도 발견된 공통점이,

서버분들이 식당 안에서

수다를 떠는 것인지

업무 얘기를 하는 것인지

서서 계속 대화를 하신다.

서양식 레스토랑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장면인데,

이것이 문화의 차이인건가하고

의문이 들었다.


공식적으로 

미슐랭 3스타를 받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슐랭 3스타가 약간 의심되는 맛이었다.


누군가를 접대하기 위해서

온갖 귀한 재료를 대접할 생각이라면

탕 코트에 재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슐랭 3스타, 고급 식재료, 유명 호텔.

접대하기에 좋은 겉치레 요소가 

아주 완벽하게 갖춰져있다고 할까?


그치만

개인적으로 음식을 먹으면서

힐링을 받고 싶은 것이라면

다른 식당을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그닥 힐링 받는 느낌이 안들었기 때문.


[대만족 혼자 호캉스] 

포시즌스 호텔 서울 Four Seasons Hotel Seoul 

- 마루(Maru) -

버거 스페셜 (Burger Speicial)



포시즌스 서울 호텔 객실 체크인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로 라운지 마루(Maru)로 향했다.


마루는 로비층(1층)에 위치해있는데

포시즌스 서울에서 유일하게 한식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들이 마루에서 비빔밥을 먹고 있었다.


고급 한식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호텔에서는 한식 코스나 한정식과 같은 메뉴를 부담스러워 한다고 한다.

그래서 정식 한식 식당은 열지않는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이유로 마루에서는 한식을 먹어볼까 싶었지만

때마침 버거 스페셜 메뉴를 기간 한정으로 판매하고 있어서

버거를 먹어보기로 했다.



어떤 버거를 먹어야 맛이 있을까?

바닷가재 & 새우버거를 먹어보기로 했다.

이 정도 가격의 햄버거라면,

이 정도의 고급 호텔이라면

바닷가재 맛이 나는 살로 장난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음료는 어떤 것으로 하냐고 물어보시길래

계획에 없던 맥주까지 주문했다.

버거랑 맥주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맥주는 부드러운 것을 추천해달라고 했고

아사히와 ARK 에일을 추천해주셨다.

아사히는 마셔본적이 있으니

ARK 에일을 주문하였다.

ARK가 한국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름은 ARK Belgian Wheat Ale이라서

순간 갸우뚱하기도.


맥주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인데

맥주 특유의 쌉쌀한 맛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부드러우면 쌉쌀한 맛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던바

조금 신기했고,

내 예상과도 다른 두 성질의 조화가 재밌었다.

목 넘김도 부드러웠고,

한 모금 마셨을 때의 향도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고 좋았다.


이 날 호텔이 전반적으로 사람이 북적북적해서

주방에서도 많이 바빴던 모양이다.


서버분께서 음식이 늦게 나올 것 같아서

죄송하다면서 주점부리 안주를 무료로 제공해주셨다.


왼쪽은 백색 양념이 

오른쪽은 붉은 색의 양념이 되어 있다.

딱 봐도 술안주인데다가

양념의 색깔이 도드라지니

짭잘한 맛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전혀 짭짤하지 않았다.


특히 

붉은 양념은 

아무 미미하게 간이 되어 있는 것 같고

시즈닝은 향을 돋우기 위해 한 모양이다.

처음 입에 넣고 씹으면

양념향이 입안을 채우고

나중에 향이 한 차례 빠지면

고소한 견과류의 본맛이 드러난다.


견과류는 보관을 잘 못하면

눅눅하고 맛이 반감되는데

아주 바삭하면서도 아삭하게 

잘 보관된 견과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붉은 양념이 짜지 않았으니

그럼 흰색 양념이 짭쪼름한 맛일까?

흰색 양념은 아무 미미하게 달큼하다 마는 맛이었다.

견과류의 맛이 묻힐 정도의 양념은 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오렌지 펜넬향의 바닷가재&새우버거.


버거 사이즈가 꽤 컸는데

이 정도 가격이면 이 사이즈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신 의외였던 부분은

패티의 향이었다.


보통 음식을 코에 가까이 대서 

직접 향을 맡아보거나

입 안에서 음식물을 씹으면서 

향이 코로 올라오기 마련인데,

씹을 때는 물론이요

서빙되는 순간부터 

가재와 새우의 해산물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버거를 먹기위해서 커팅을 하는데

버거에서 기름이 접시로 흥건하게 흘러나와서

좀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렇지만 막상 먹어보니

햄버거나 패티는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다 먹을 때까지도.


이 햄버거의 매력 포인트는

패티.

패티를 씹으면

가재와 새우의 통살의 탄력이 살아있다.

새우살이나 가재살이 이렇게까지 탄력이 있었나?

ㅋㅋㅋㅋㅋ


칼로 단면을 잘라 보았다.

(베어 먹은거 아닙니다.)


처음 패티 겉면만 봤을 때는 

노릇노릇한 색보다는 조금 옅은 갈색이길래

가재나 새우살 함량이 적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가재와 새우살을 뭉치기 위해서 

밀가루와 같은 접착용 재료를 많이 사용했나

추측도 해봤지만

패티의 속 내용물은 

거의 살로만 촉촉하게 채워져 있었다.


보통 버거에 들어가는 야채는 생야채인데,

양배추가 유독 아삭아삭하게 씹히고

약간 숨이 죽어있는 모습을 보니

양념에 살짝 절이거나 무친 게 아닌가 싶었다.

평생 먹어본 양배추 중에

식감이 가장 아삭아삭했다.

ㅋㅋㅋ


햄버거 번은 무조건 촉촉해야한다고 생각했고,

보기에 이 햄버거 번은 이미 촉촉하고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퍽퍽하겠구나 짐작했다가 

틀렸다.

번만 조금 떼서 먹어봤는데

보기 만큼 건조하지 않았다.

빵 자체가 맛이 좋았는데

가재와 새우 패티의 풍미가 강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맛의 보조를 맞춰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 같다.


파마산 치즈 소스의 프렌치 프라이.


프렌치 프라이는

내가 생각하던 그 맛이었다.

대신에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것처럼

간이 세게 되어있지 않았다.

그냥 프렌치 프라이만 먹어도

딱히 소스가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짭쪼름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 수준의 간이었다.


<총평>

햄버거의 가격이 상당히 높기는 했지만,

제 값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패티가 

원재료의 맛과 향을 극대화하는데 충실했고

햄버거 팔아서 돈 남겨먹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안 남겨 먹을리는 없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기간 한정 메뉴이기 때문에

내가 대식가였다면 

다른 버거를 하나 더 주문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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