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혼자 여행]
하노이에서 혼자 놀기
- 4일차 -
(2016.07.17-18.)
2일차 하롱베이 투어를 했고
3일차 짱안 투어를 했기 때문에
1일차에서 4일차로 넘어감.
호안끼엠 호수 주변에 숙소 정해놓고
호안끼엠에게 눈길 한 번 안 줬었다.
대단한 호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구경은 한번 해야할 것 같아서
방문했다.
여행책자에서
하노이 테디 베어 가게를 소개하길래
"하노이의 테디베어가 뭐 다를까? 왜 사지?"
그래놓고...
내가 사왔다!!!
ㅋㅋㅋㅋㅋㅋ
나구(nagu Nha Tho)에서 산 농라 쓴 테디베어.
시간이 남길래
그냥 구경만 해야지 했다가
환전해놓은 돈 남았다며
하나 구입.
ㅋㅋㅋㅋㅋㅋ
분짜 at Bun Cha Dac Kim
유명한 집이라고 해서
찾아가봤다.
1층 가게가 좁길래
자리가 없는 줄 알았는데
윗층에도 매장이 있다.
달콤 새콤한 국물에
고기와 쌀국수를 적셔 먹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다.
고기가 담긴 그릇에
이미 국물이 있는데
국물을 따로 더 주셨다.
그래서 다른 국물인 줄 알았는데
먹다보니 같은 국물이더라.
ㅋㅋㅋㅋ
고기나 국물, 국수,
다 익숙한 맛들이라서
금방 적응했다.
탕롱황성 Hoàng thành Thăng Long
원래 여기 방문할 생각은 없었다.
밤비행기로 귀국하는 게 처음이라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기고 나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할지
잘 모르겠기에
유명한 문화재를 구경하게 됐다.
아주 재밌지도 않고
재미없지도 않고.
대신 베트남 7월 땡볕에
구경하러 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탕롱황성 구경하고도
시간이 남길래
롯데백화점에 갔다.
외국에서
한국식 백화점이 있다니
신기했다.
백화점 내 서점에 가서
번호 따라서 그림 그리는
책을 한권 샀다.
나향 반똠 호터이 Bánh tôm Hồ Tây
이 가게가
반똠 호터이 원조라고 주장하는 가게.
대단한 음식인 줄 알고
찾아갔는데,
그냥 밀가루 반죽에
건새우 몇개 넣은 거였다.
하노이에서 먹었던
최악의 음식.
이 가게 주력상품도 아닌 것 같더라.
반똠 호떠이 먹는 손님이 거의 없었음.
서호에 있는 하이랜드 커피를 방문.
나는 커피를 안 마셔서
복숭아 아이스티를 주문했다.
복숭아 향이 나는
아이스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정말 복숭아 통조림을
몇조각 넣어주더라.
조각 케익이 크지는 않지만
가격이 참 착했다.
공항에 도착했다.
지금보니
약간 인천공항이랑 비슷하다.
장띠엔 플라자의 나이키 매장에서
여름 운동화를 하나 장만했다.
베트남으로 출국하기 전에
한국에서 쇼핑하다가
발견했던 모델.
인기 모델이라
사이즈가 거의 안 남아 있었는데
베트남에는 재고가 있었다.
비싼 운동화는 아닌데
나이키 직원이 면세 받을 수 있다고해서
세금 환급 서류를 다 챙겨서
공항에 왔다.
그런데
세관 공무원이
자리를 비우고 있더라.
베트남에서 면세를 받아가는 사람이
드문 건 알겠지만
그래도 자리는 지켜야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세관 사무실 옆의 항공사 직원에게 부탁해서
세관 공무원을 불러냈다.
물건 검사하고 이것저것 확인하더니
은행에서 환급받기 위한 서류를
작성해줬다.
어떻게 쓸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엄청 오래걸렸다.
그렇게 해서
무난하게 환급받나 싶었으나
보안 검사를 끝내고
출국장 내부의 은행에 서류를 제출하니
직원이 돈을 못 주겠다고 한다.
서류가 뭔가 잘못됐다는 식으로
30분 이상 붙잡아 놓고
막 여기저기 알아보더라.
뭐가 잘못된 건지
물어보니까,
세관 공무원이 쓴 볼펜 잉크가 번져서
뒷면 먹지로 내 이름이 적힌 부분을 덮었다고...
그래서 못 주겠다고 하더라....
앞면 종이는
멀쩡하게 이름 다 적혀서 잘 보이고
뒷면 종이는 먹지로 적힌 거라서
다 똑같이 적혀 있었다.
내 영문이름 적힌 부분에
볼펜 잉크가 좀 번져있기는 한데
볼펜으로 눌려서 패인 선 따라가보면
내 영문 이름 다 확인되던데...
세관공무원 땡땡이 치고 있던 것도
짜증났는데
은행 직원은 한 술 더 뜨니
짜증이 확 올라왔다.
같은 서류인 거
당신도 다 확인되고
내 이름 자세히 보면
펜으로 눌린 것도 다 보이는데
이름 위에 잉크 좀 번졌다고
돈을 못 주는 게 어딨냐며
확 쏟아냈다.
그러니까
쫄아서 주더라...
이 때
더 열받았던 것은
지나가던 한국인 관광객이
"저 사람 자기가 서류 잘못 챙겨와서
저기서 실갱이 하고 있다"
"저런 사람 꼭 있다"
이렇게 자기 여친한테 말하는게
내 귀에 들렸다.
나 은근 소머즈 청력 소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세상만사 다 아는 것처럼
지껄이고 다니는 그 분과
맞짱 한판 뜨고 싶었다.
세금 환급액은
몇천원밖에 안되는 거였지만
기분나빠서 어떻게든 받아냈다.
그리고 비행기에 탑승.
하노이 혼자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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