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은 혼자 베트남 푸쿠옥 여행_파인 다이닝]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 베이 

JW Marriott Phu Quoc Emerald Bay

- 핑크 펄 Pink Pearl - 

(2019.04.20.)


@gizzard_in_law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머랄드 베이에서

파인 다이닝을 담당하는 곳은

핑크 펄(Pink Pearl).


처음에는 무슨 레스토랑이

대놓고 핑크색을 들이대나 싶었다.


나중에 리조트에 가서

라막 대학교(Universite de Lamarck)라는 컨셉을 기초로

여학생 클럽(sorority)의 테마를 잡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끄덕.


예약은 출발 전에

예약 담당자의 메일에 회신하면서

식당 예약 도와달라고 적어보냈었다.


아침의 핑크 펄 레스토랑.


이름만 들으면

핑크로 떡칠을 해놨을 것 같은데

그렇게 과한 색감은 아니었고

마초라고 자부할 사람도

감상할 만한 분위기였다.


핑크 펄은 저녁 영업만 하고

일요일, 월요일에는 쉰다.


해가 질 무렵

영업 쉬는 날이 핑크펄.

핑크펄의 입구.


리셉션.


식당 면적에 비해

직원수가 모자란지

리셉션에 거의 사람이 없었다.


대기 손님을 위한 라운지인가 싶은 

야외 공간이 있고

양 끝에 테이블이 한 개씩 있었다.


막상 앉아보니

담배 냄새 쩔음...

흡연 테이블이었나보다.


요즘은

흡연가능 객실이 있는

해외 호텔은 보면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되어버린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한국은 금연 '정책' 선진국.


식당 내부.


지하로 내려가면

공간이 더 있는 모양인데

내가 밑으로 내려갈 일은 없었다.


옆 테이블에

생일이었던 베트남 부잣집 도련님과 그 가족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서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핑크색을 많이 쓰긴 했는데

막 거부감 들게 쓰지는 않았다.

되게 대담하게 색상을 조합했는데,

부담스럽지 않게 잘 어울린다.


내 테이블.


이런 접시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와인 페어링을 권하셨다.

하지만

객실에서 혼자 샴페인 거의 다 마시고 와가지고,

밥 먹다가 토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목테일로!!


나는 무조건 스틸 워터(still water).


1명이어도

The Chef's Carte Blanche를 주문 할 수 있었다.

이 메뉴를 주문하려면

전체 테이블을 이 메뉴로 통일해야된다고 써있어서

혼자는 안되는 줄 알았는데,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까

가능하다고 답해주셨다!


이 메뉴를 주문하면

쉐프가 본인이 자유로운 메뉴를 구성해서 제공하지만,

대신에 식객의 식성에 맞춰주는 것이 특징.


우선

메인 코스를

수산물로 할지, 육고기로 할지를 문의하신다.

요걸로 전체적으로

수산물 중심의 코스가 될지

육고기 중심의 코스가 될지가 결정된다.


그리고 중간 중간

맛이 어떤지 물어보시면서

마음에 안드는 점이 있으면 말해달라고 하신다.

안 좋아하는 재료같은게 들어갔다고 하면

좀 빼주시거나 메뉴를 변경해주시는 것 같았다.

계속 

맞춰줄테니 마음에 안드는 거 있음 알려달라고

하셨다.


나는 4 코스 세트로 주문했다.


콩으로 만든 아뮤즈 부쉬로 기억함.


콩의 담백한 맛이 나면서

콩의 향도 살짝 났다.

캐비어도 얹어주시고

원가 걱정을 대신 하고 있었다.


첫번째 목테일(mocktail).


이름이 기억 안난다.

메뉴에 목테일은 2종류 뿐이고

식사 중에 2개를 주문해서 마셨다.

근데 2번째는

메뉴판에 없는 특별 목테일을 만들어주셔서

첫번째 목테일이

메뉴판의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


요즘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가도

식사평 메모를 안 한다.


그래서

지금 당시의 맛을 잘 기억을 못한다.


초반부는 약간 애매했던 기억만 난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크게 임팩트 있지 않았다.


저 검은 색이

검은 콩인가 검은 깨인가

둘 중 하나였음.

맛이 오묘했다.


식사용 빵.


직접 만들었다고 해야하나

직접 재조합했다고 해야하나.

암튼 양념이 추가된 버터.


저 빵은

생각보다 많이 딱딱하지 않았던 기억.


딱딱한 빵 주면서

겉의 식감을 느끼라고 했던

멜버른의 Dinner by Heston Blumenthal 직원이

아직도 생각난다.


내 턱 디스크가 이탈을 해도

그런 말을 하고 있을거냐며...

겉 껍질 딱딱한 빵 싫어하는 거 내 취향인거지

내가 빵에 턱을 맞춰야하는 거냐며!!

(엉뚱한 포스팅에서 분노ㅋㅋㅋ)


두번째 코스.


이름 기억 못한다.

ㅋㅋㅋㅋㅋ


메뉴판에 없는 메뉴가 나오는 코스 세트라서

홈페이지에 돌아가봐도

이름을 찾을 수가 없다.


내 기억에는

밑에는 약간 달걀찜 비슷한 베이스가 깔려 있는데

그 베이스 속에 조개(clam) 살이 

손톱 반 정도 만하게 들어가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비린내와 바다향의 경계선이지 싶었는데,

조개(clam)이 들어갔다는 설명을 들으니까

아 조개향이구나 하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았다.ㅋㅋㅋ

내 기준에는

조개향이 좀 강했다.


먹는 방법도 가르쳐주셨던 기억이 나는데,

베이스랑 성게알이랑, 그 위에 올라간 알(무슨 알인지 기억 불가)이

한 입에 다 들어가게끔

같이 먹어보라고 하셨다.


일본이 아니라서

성게알이 비릴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하나도 안 비렸다.

그 위에 올라갔던 알은...

기억에 없다.

ㅋㅋㅋㅋㅋㅋ


특별히 제조해주신 목테일.


감귤류 과일들이 들어간 걸로 만들어주셨다.

저, 시트러스 좋아합니다!!


파테.


예전에 맨날 번역만 해댔던

파테를 처음 먹어보는 듯한 기억.

그 전에 다른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파테 먹어봤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아있는 게 없었다.


파테라고 하니까 대단한 것 같지만

돼지머리 누른 고기랑

막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겉에 패스트리를 곁들여서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약간 뻑뻑할 듯 말듯 했던 기억.

나중에

워도프 아스토리아 방콕(Waldorf Astoria Bangkok)의

브래서리(Brasserie) 뷔페에서 먹었던

파테가 더 맛있었지만,

이 파테도 당시에 나쁘지 않았다.


농어(였던듯)구이.


여기서부터

맛의 신세계가 열리기 시작했다.

생선은 너무 촉촉하게 잘 익었고

하얀 소스는 너무 맛있고,

하얀 아스파라거스는 너무 아삭한 식감인데

생선살이랑 너무 잘 어울림.

감자 퓨레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엄청 맛있게 먹은 기억이다.


첫번째 후식.


후식 시동을 걸기 위한 요리.

이건 자몽이었나 포멜로였나?(둘이 살짝 다르다고 함)

그걸 어떻게 해서 주셨는데

음! 음! 익히 아는 과일 맛.

그치만 맛은 있었어요!!


후식 메인.



맛을 표현하려니까

잘 기억은 안나는데

엄청 맛있게 먹었다는 것만

기억난다.


식사를 마무리하기 위한 마지막 후식.


원래 1세트만 나와야할 것 같은데

2인 테이블 기준으로

6pcs가 나온 것 같다.

ㅋㅋㅋㅋ


저 망고 타르트는 정말

냉동포장 하고 싶었다.



4코스 세트 요리, 목테일 2잔, 생수 1병.

한화로 18만3천원 정도 나왔다.


10% 할인은 Marriott 회원 할인.

아직 Marriott는 silver를 달지 못했지만

보통은 그냥 회원가입만해도

저런 할인이나 적립을 해준다.


<총평>

비록

푸쿠옥에 리조트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고 하지만,

차타도 돌아다니다보면 알겠지만

아직 시골깡촌인 곳이 많다.

이건 농사짓는 밭도 아니고

정말 내버린 황무지인 상태.

그런 섬에서

저 정도의 수준급 파인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나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초반에는 약간 갸우뚱 했지만

메인 코스부터 취향을 저격당했다.

맛은 돈이 아깝지 않은 정도인 것 같다.


인테리어도

디테일이 살아 있었다.

나는 인테리어 구경을 좋아하는 지라

음식이 늦게 나와서 죄송하다고 하시는데

인테리어 소품이랑 장식이랑 구경하느라

심심하지 않았다.


서비스는

엄청 뛰어나셨다.

다수의 동남아 5성급 호텔의 서비스는

세계적인 수준이 아닌가 싶다.


이 리조트 전체가

포토존이기는 하지만

이 식당 안에 포토존이 상당히 많다.

다들 사진찍느라 정신없는 리조트인데

이 레스토랑도 장난 아님.

ㅋㅋㅋㅋ


핑크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내고

파인다이닝하러 가신다고 생각하시길!!


마지막으로

라이브 공연도 마음에 쏙 들었다.

팝페라 스타일로

라이브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에 맞춰서

가수분이 유명한 노래들을

식사 중에 불러주신다.


나는 이런 라이브 공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첫번째로는 볼륨 조절이나 사운드 밸런스가 안 맞는 경우가 많고,

둘째로는 식사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치만

여기 라이브 공연은

볼륨이나 사운드 밸런스도 좋고

선곡도 좋았다.

특히 가수분께서 노래를 엄청 잘하신다.

박수 쳐드리고 싶었는데

다들 너무 쌩~한 분위기라서

차마 박수를 못 쳐드렸다.



[혼자 홍콩 마카오 여행] 

더 테이스팅 룸 The Tasting Room 

at the Hotel Nuwa, City of Dreams, Macao

-미슐랭 2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2018.07.14.)


신라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은

연습게임이었다!!


마카오에서 

미슐랭 2스타 프렌치 레스토랑을

예약해놓았다.


마카오의 미슐랭 3스타는 예약이 차서

2스타 더 테이스팅 룸(The Tasting Room)으로 예약을 했다.



더 테이스팅 룸의 리셉션 데스크.


급하게 찍느라고 상호명 초점이 흔들렸다.


더 테이스팅룸은

마카오의 시티 오브 드림스(City of Dreams)에 위치한

누와(Nuwa) 호텔의 3층에 위치하고 있다.

(u자 위에 점 2개를 찍어야하는데 귀찮...)


대기 손님을 위한 라운지에 설치된 와인셀러.


너무 커서

이런 사이즈의 와인 저장고도

와인셀러라고 해도 되나 의문이 들었다.


대기하는 손님을 위한 라운지.


홍콩에서 페리타고,

페리에서 내려서 셔틀버스 타고.

그렇게 도착하다보니

예약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1명 예약을 했고, 내 자리는 이렇게 세팅이 되어 있었다.


예약을 일찍해서 그런 걸까?


1명인데도 

뷰가 좋은 창가쪽 자리를 내주었다.


베네시안 호텔 뷰를 감상하면서

식사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내가 주문한 런치 메뉴.


메뉴판을 보면

or가 많이 있는데

수프는 2개 중 한개를 고를 수 있고

메인코스는 5개 중에서 2개를 고를 수 있다.


세프가 추천한다는

트러플 수프를 골랐더니

추가금에 MOP 150 발생.


내가 언제 마카오 와서

유명 쉐프가 해주는

트러플 수프를 먹어보겠냐며

그냥 추천받은 트러플 수프를 주문했다.


벌이는 정해져 있는데

아주 흥청 망청~~


런치 메뉴에 디저트도 선택이 가능하다.


급하게 찍느라 초점이 빗나갔는데

나는 2번째 패션푸르트 소르베가 있는 디저트를 주문했다.


Henri Giraud의 샴페인.


혼자서 샴페인을 다 마실 자신이 없으니

글라스로 1잔만 주문했다.


샴페인 메뉴에서

제일 저렴한 걸로 고른 것인데

엄청 고급지고 맛있었다.


나의 첫 샴페인이자

나의 샴페인 첫사랑 모엣떼샹동(모엣샹동) 임페리얼 로제보다

더 가볍고 맛이 깔끔했다.

향이 강한편은 아닌데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엄청 가벼운 느낌이고 청량감이 좋았다.


다음 번에 기회가 된다면

한병 사서 마셔보겠노라 다짐했다.


점점 샴페인의 세계에 빠져드는 나.

점점 바닥이 드러나는 나의 통장.

ㅋㅋㅋㅋㅋㅋ

웰컴 푸드 3종.


(시계방향으로)

첫번째 웰컴푸드는

어묵이 연상되는 맛이었다.

아주 아주 고급진 어묵.

튀김의 향이 올라와서 좋았고,

적당히 따뜻한 식감도 좋았다.


두번째 웰컴 푸드는

바삭해보였지만,

엄청 바삭하지는 않았다.

크리스티 위에 올려진 연어알아

아주 상큼하게 터지는 식감이 끝내줬다.


세번째 월컴푸드 안에는

어떤 크림 같은 것이

래디쉬 밑에 감춰져 있었다.

너무 크리미하고 너무 맛있었다.

적당히 짭잘하면서도

향긋하게 풀향이 올라왔다.


빵을 통째로 가져오셔서

보는 앞에서 썰어주신다.


정말 빵 인심 한번 풍족+풍족하다.


놀라운 점은

모든 빵이 딱히 흠잡을 만한 것 없이

맛있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게

기본만 지키는 것 같지만,

어디서 이런 빵 맛을 느껴봤던가?

아니다.

귀한 빵맛을 영접하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빵 종류마다 식감이 다 달라서

빵의 개성이 잘 드러났다.


특히 바게뜨가 제일 맛있었다.

뭐가 특출나게 맛있는 것은 아닌데

기본같으면서도

이런 빵맛은 또 처음이었다.


더 테이스팅 룸의 빵이

마음에 들었던 점 중에 하나가

부스러짐이 매우 적었다는 점이다.


새하얀 식탁보에

빵 부스러기가 너무 많이 생겨서

지저분해지면

괜히 민망하기도 하고

보기도 안 좋아서

최대한 조심해서 빵을 먹는편이었다.

그렇지만

더 테이스팅 룸에서는 그렇게 조심할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부스러기 없이 만드는 것도

기술인가 싶었다.


빵과 함께 나오는 버터.


아무슈 부슈/아뮤즈 부쉬(Amuse Buche).

아뮤즈 부슈 확대 사진.


아뮤즈 부슈는 메뉴에 따로 적혀 있지가 않아서

이름이나 재료는 잘 모르겠다.


가운데 붉은 재료는

토마토.


나는 매일 아침 토마토를 먹기 때문에

토마토 특유의 향을 기억하고 있는데

그 향이 아주 향긋한 버전으로 바뀌어서

극대화된 느낌이었다.


크루통이 곁들여진 것 같은데

엄청 바삭하면서 엄청 고소했다.

내가 알던 크루통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크루통이었다.


Balik Smoked Salmon, Warm Ratte Potatoes, Vinaigrette and Cavi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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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좋은 식당을 돌아다니게 되면서

맛있는 연어들을 계속 먹고 있지만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연어는 그렇게 맛있는 식재료가 아니다.


그치만

미슐랭 2스타 식당의 연어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생각에

애피타이저로 연어 요리를 주문했고,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처음 연어를 입에 넣으면

연어희 향이 약한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천천히 은은하면서도 강하게 향이 올라온다.


연어의 식감은 찐득한 젤리와

내가 기존에 알던 연어의 식감의 중간쯤.


밑에 깔려 있는 감자는

입안에서 가볍게 녹아 흐트러지는데

연어의 찐뜩한듯한 식감과 대조를 이룬다.


식감의 대조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은

약간 노오랗다면 노랗고 하얗다면 하얀 

크림소스가 담당한다.

이 소스는 맛 자체가 강한 것은 아닌데

입안에서 고운 입자로 녹아사라지는 감자와

약간은 찐뜩한 듯한 느낌의 연어

그리고 가볍게 올라가 있는 바삭함 크리스피,

이 셋을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Chorba” Style Soup, Shellfish and Baby Sq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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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빙될 때에는 수프가 없지만

서버분이 따뜻한 육수?채수?를 바로 부어주신다.


이 수프부터

이 식당은 급이 다르구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수프가 딱히 강렬한 맛이나 향을 가진 것이 아닌데

조용히 한대 크게 퍽 치는 한방이 있다.

코를 가까이 대야 수프의 향이 올라오는데

뭘로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오이로 된 벽을 해체해서

속안의 채소와 해산물 등의 재료들을

함께 떠먹는다.


새끼 오징어(baby squid)의 식감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모순적인 표현이지만 사실이 그렇다.


오이가 벽을 감싸고 있어서

오이향이 강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매우 얇게 썰려있기 때문에

오이의 향은 전혀 강하지 않으면서

국물과는 환상의 조합을 자랑한다.


이 수프는

"세상에 감히 라면국물의 

그 복합적인, 모든 것을 다 때려넣은 맛을

이길 국물이 있을까?"에 대한 답변이라고나 할까?

라면 국물보다 덜 자극적이면서도

더 복합적인 맛의 조합이면서

훨씬 더 고급스럽다.


채소와 해산물을 다 건져 먹고도

수프가 좀 남았길래

빵을 조금 뜯어서 찍어먹어 보았다.


앗, 이건...

세상 걱정 다 잊게 해주는 그런 맛!!!


이걸 먹는 순간

직장 상사가 떠오르면서

"니깟게 아무리 깝쳐도

이 수프 하나 먹으니

너 따위에 맘쓰며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구나.

이렇게 맛있는 호강하고 사는데

내가 뭐가 아쉽겠냐?"

혼자 꼴깝을 떨었다.


Australian Black Truffle Riso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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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비용을 내야했던 트러플 리조또.

추가 비용을 내도 아깝지 않은 맛!!


"그래, 너가 트러플이구나.

지금까지 먹었던 트러플 음식들은 정말 가소로웠구나.

네가 끝판왕인가 싶다."


우선 기본 간은 짭쪼름하다.

그리고 트러플과 크림의 향은

아주 중후한 느낌.

리조또의 쌀알 씹는 식감도 끝판왕.

알 덴테 스파게티 같으면서

그것 보다는 잘 씹히는 것 같으면서

마지막에는 아주 살짝 찐득한 듯한 느낌.


리조또를 먹으면서

다시 한번 한국의 일상이 떠올랐다.

한국 생활과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1도 안 중요해지는 순간이었다.

이 순간에는 이 세상에 이 리조또와 나만이 존재.

나머지는 아무 의미 없음.

ㅋㅋㅋㅋ


Aubrac Beef, Potato Tourte, Seasonal Mushrooms Red Wine Sau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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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스테이크 요리이지만

이 요리의 에이스는 소고기가 아니었다!

소고기는 거들 뿐...


진짜 에이스는 버섯소스!!


잘게 다진 버섯 소스는

짭잘한데 땡기는 그런 중독성있는 맛이다.

그런 짭쪼름한 맛보다 더 강력한 것은

버섯의 향.

엄지로 날파리 눌러 죽이듯

버섯이 소고기의 향을 가볍게 눌러버렸다.


소고기는 미디움 레어를 추천받았다.

미디움 레어로 구워진 소고기는

속까지 다 익지 않아서 부드러웠지만

소고기의 근섬유(?)가 느껴졌다.

이 근섬유의 세로 질감과

다져진 버섯 등의 작은 깍뚝썰기 질감이

너무나도 조화로웠다.


소고기 자체도 너무 담백하면서

식감이 턱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

그냥 아주 적당했다.

씹는 재미를 줄만큼만 부드러웠다.


사이드디쉬로 나온 감자는

처음 씹으면 감자 입자가 흩어지는 느낌 때문에

감자가 들어왔다고 혀가 뇌에 신호를 보내지만,

그 보드라움을 신호로 보내면

이게 감자가 맞냐?는 뇌의 반문이 이어진다.

그냥 너무 너무 너무 보드랍다.

버터라도 녹여서 흡수시킨건지 뭔지...


감자는 켜켜이 썋여있고

그 감자를 감싼 막이 이는데

그 막과 감자의 궁합이

마치 아주 표피가 얇디얇은

황남빵의 한 부분을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켜켜이 쌓인 감자 사이에 들어간

트러플은 풍부한 향으로

감자를 전혀 새로운 아이로 재탄생 시킨다.


매쉬드 포테이토가 아닌데도

매쉬드 포테이토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풍미가 좋다.


Paris Asia, Hazelnut Cream and Crispy, Banana, Passion Fruit Sorbet.



확대 사진.


가운데 있는 저 탑 같은 것을

잘라서 한 입 먹어보았다.


위 아래에서 기초를 세우고 있는 '크리스피'는

일반 쿠키 비슷하게 생겨서 비슷한 식감일 줄 알았지만

머랭 쿠키같은 느낌이 났다.

뭔가 모양을 지탱을 하고 있을정도의 구조물이기는 한데

막상 씹어보면 살짝 폭신하게 무너졌다.


크림은 달지 않으면서 너무 맛있었고,

샤베트는 시원한 식감을 담당해서

다양한 식감의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크림 위에 올라간 저 넛트.

바삭한 식감이나 고소한 맛이 아주 대박.


노란색 젤 시트(?)는 시큼 상큼.

새콤한 패션푸르츠 맛이 나는 것 같은데

쫀쫀한 젤리 식감은 아니고

혀로 누르면 부스러지는 듯한 느낌의

젤리 아닌 젤리 느낌.


너트 밑에 깔린 크림은 엄청 부드럽다.


메뉴에는 적혀있지 않은 두번째 디저트.

차와 함께 먹을 수 있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 같다.


초콜릿.


식감은 로이스 생초코랑 비슷한데

로이스보다 더 은은하게 진한 초코맛이 나고

달콤하다.


식감이 로이스랑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로이스처럼 그냥 대놓고 녹는 식감도 아니라서

익숙한 듯 생소한 식감이었다.


초콜렛으로 세워놓은 체리 마카롱.


체리의 향이 강하게 났다.


너무 바삭하지도

눅눅한 느낌도 아닌

아주 적당한 바삭함이었다.

씹으면 자연스럽게 입안에서 분해가 되면서

가루가 되고 곧 바로 녹아 없어진다.


마카롱 위에 올라간 토핑이

체리 생과인지 체리를 절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씹는 느낌을 느끼기도 전에 마카롱이랑 섞여서

녹아 사라졌다.

맛있...ㅠㅠ


가운데에 있는 노란 구형은 슈인걸까?

생각보다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스파에 가면 나는 향도 나는 것 같으면서

시트러스 계열 향도 나는 것 같은

복합적인 향의 조합.


한마디로

맛있다. 너무나도.


먹고 나서도 잔향이 남았는데

이 잔향만으로 유추해보자면

레몬그라스 향인가 싶기도 했다.


녹색 표시가 된 초콜릿.


어떤 아로마의 향이 올라오면서

시트러스 계열의 맛도 났다.

엄청 맛있었다라는 말 밖에...


팁 제외 MOP 1203를 지출했다.

통장이 또 한번 한없이 가벼워짐 ㅋㅋㅋㅋㅋ


디너가 너무 비싸서

일부러 저렴한 런치 세트를 공략한 것이었다.

MOP 788 런치세트.


하지만

기분 낸다고 샴페인 한잔하고

추가비용 내고 트러플 리조또 먹고

물을 물어보길래 그냥 미네랄 워터 달랬더니

에비앙 따서 주고,

차는 뭐로 할 거냐고 하길래 다즐링 부탁했더니

이것도 별도 요금이 붙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총평>

의도하지 않게

예산을 너무나도 벗어난

흥청망청 호사로운 식사를 했지만

돈이 아깝지 않았다.


맛, 식감, 시각을 모두 잡은

완벽한 식사였다.


신라호텔 콘티넨탈과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콘티넨탈은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내는 것 이상은 없었지만

여기는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 그 이상을 이끌어낸 느낌이었다.

콘티넨탈은 식감과 향, 프레젠테이션에 광적으로 집착한 느낌이라면

더 테이스팅 룸은 식감, 향, 프레젠테이션뿐만 아니라 맛까지

집착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로잡은 느낌이랄까?


직원분들의 서비스는 흠잡을 것이 없었다.

1명인데도 좋은 창가 자리를 내준 것도 너무 감사했고,

나를 위해 샴페인을 한병 따고 나서

더 이상 눈치도 주지 않는 고객응대에 감동.


또 좋았던 점은

매 코스가 나올 때마다

포크와 나이프를 바꿔준다는 것.

좌우로 쫙 깔린 포크와 나이프 때문에

괜히 뭔가 압도당하는 스트레스가 없어서

너무 편했다.


테이블간 간격도 엄청 멀어서

프라이버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냥 멀리 떨어진 테이블의 아저씨가

목소리가 커서 그 분들의 대화가 내 귀에 들렸던 것이지

식당측의 잘못이 아님.


너무 고급지고

너무 맛이있고

너무 호사스러운

너무 행복한 식사 경험이었다.


대대대대대대만족!!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직원분이 Fabrice Vulin 쉐프님의 친필 사인이 적힌

미슐랭 가이드 홍콩 마카오 2018 책을 한 권 주셨다.


끝까지 감동.

[신분상승 느낌 혼자 호캉스] 

서울신라호텔 The Shilla Seoul

- 콘티넨탈/컨티넨탈 Continental -

(2018.07.01.)


<데꾸벻뜨(Découverte, 발견) 디너 세트 >


인생은 정말 한치 앞도 알 수 없다.


신라호텔 식당은 디너 가격이 너무 높아서

런치 아니면 안 갈 생각이었는데,

이태원 점심 약속이 틀어지면서

생각없이 그냥 1층 The Library에서 끼니를 때웠다.


객실에 체크인해서

메뉴판을 검색하다보니

라이브러리가 아니라 컨티넨탈에서

런치를 먹었어야했다는 걸

그제서야 깨달았다.

런치가 더 저렴하기 때문.


신라호텔에서 

꼭 저녁 식사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라연.

미슐랭 3스타.

예약도 쉽지 않다고.

혹시나 오늘 예약취소 있냐고 문의해봤으나

죄송하다고 답이 왔다.


그럼...

지난 번에 맛있게 먹었던

포스즌스 호텔 서울의 보칼리노(Boccalino)에 갈까,

이왕 신라에 왔으니 보칼리노와 똑같이 미슐랭 플레이트 등급을 받은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Continental)에 갈까,

고민이 많았다.


보칼리노는

콘티넨탈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착하다.

보칼리도 Autentico 세트를 먹고 택시로 왕복해도

콘티넨탈 최저가 디너 세트인 데꾸벻뜨(Découverte)를 먹는 것보다 싸다.


고민고민하다가

마카오에 미슐랭 2스타 프렌치 레스토랑에

방문하기 전에

프렌치 퀴진(French cuisine)에 입문하는 경험삼아

콘티넨탈에 1명 예약했다.


23층에 올라와서 콘티넨탈과 라연을 가는 길에 있는 센터피스 장식.


라연과 콘티넨탈 이용 고객들이 대기시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

1인 식기 세팅이 이렇게 되어있었다.


개인적으로 

좌우로 포크와 나이프 쫙 깔려있는거 안 좋아하는데

너무 많이 깔려있어서

부담스러웠다.


프랑스 식사 예절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매 코스 나올 때마다

식기를 같이 바꿔주면 안 될까?

ㅋㅋㅋㅋㅋ


소믈리에 추천 와인 페이링도

3종 이상으로 구성된 세트가 있어서

와인잔도 3종이 세팅되어 있는 듯.


와인은 안 먹기로해서

다 치워주셨다.


특별히 원하는 물(탄산수나 브랜드 물)있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그냥...

정수기 물도 괜찮다.

ㅋㅋㅋ


가염과 무염 버터.


나는 가염버터를 더 좋아한다.


첫번째 빵: 치아바타.


호텔 레스토랑 많이는 못 가봤지만

살면서 먹어본 치아바타 중에

가장 안 질긴 치아바타.


어떻게 데우신 것인지

온기도 상당히 오래 갔다.


맛도 좋고

식감도 좋고

크기도 부담스럽지 않고

먹기 좋았다.


하지만

프렌치 코스에

이탈리아식 빵이라서

약간 갸우뚱했다.


서버님께 나중에 기회가 생겼을 때

여쭈어 보았다.


이탈리아 빵이긴 하지만

바게트와 식감이나 맛이 비슷하고

꼭 정통 프랑스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하셨다.

프렌치 조리법을 현지 식재료에 적용하고

유럽식 음식을 포용하는 스타일인가보다.


웰컴푸드/아무슈 부슈(Amuse Bouche)


매 코스마다 서버님께서 음식에 대한 설명과 함께

권장하는 식사 방법이나 순서등을 알려주신다.


프렌치 음식은 처음이라 살짝 긴장했는데

이것저것 설명들으면서 먹어야하니

약간 부담이 되긴 했다.


먹는 순서는 슈부터 시작해서 시계방향으로.


슈의 식감은 바사삭, 의성어 그 자체.

시중에서 먹는 슈의 약간 눅눅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아니다.

다소 날카롭게 부서지는 바사삭한 식감.


슈 안에는 

소고기 타르타르가 

사워크림과 함께 들어가 있다.

소고기 타르타르는 

생각보다 쉽게 볼 수 있는 애피타이저인데

매번 특별한 맛을 잘 못 느끼겠다.

여기서도 

특별히 소고기의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치만 식감은 

젤리 같으면서 젤리 아닌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깊었다.


오른쪽에 체리처럼 생긴 것은 푸아그라.

푸아그라를 향긋 달콤한 젤 같은 것으로 감싸서

전혀 푸아그라를 연상할 수 없는 비주얼이다.

처음 베물면 푸아그라의 맛보다는

겉을 감싸고 있는 달콤 상큼한 맛이 나다가

계속 씹다보면

크림치즈보다 조금 더 찐득한 것 같으면서

상당히 부드러운

푸아그라가 존재를 드러낸다.

그리고 푸아그라 특유의 향이 끝에 남는데,

'나 푸아그라였어'라고 하는 듯한 느낌.

역하지 않고 

약간 향긋하다고 느낄 정도로만 

향이 난다.


왼쪽에 스푼에 담겨진 음식은 젤리인데,

설명해주신게 기억이 안나는데

액체 필링이 들어 있다.

첫 입을 베물으면

입 안에서 젤리가 팡! 터지면서

액체 필링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안에 필링이 들어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안에서 액체 필링이 팡 터져 나올 때

살짝 놀란 듯.

필링은 달콤 향긋했다.


이때부터

프렌치 퀴진 혹은 이 식당은

색감, 식감, 향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세트라 캐비아를 올린 메추리알과 사바용 소스의 그린 아스파라거스.


사바용 소스는

서버님이 직접 테이블에서 뿌려주신다.

계란으로 만들은 소스라고 하셨다.

정말 부드러운 계란 노른자 맛이 났다.


메추리알은 1.5알이다.

1알은 가운데 시금치로 만든 액체로 코팅되어 있고

0.5알은 캐비어 밑에 있다.


캐비어를 2-3번 정도 먹어본 것 같은데

톡톡 터지는 식감이 날치알보다는 좀 고급지긴 한데

무슨 맛이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메추리알도 매우 잘 삶으셨는데

메추리알은 메추리알 맛.


아스파라거스는 생각보다 먹을만 했다.

식감이 좋았다.


전체적으로

내가 알던 맛을 특별히 맛있게 끌어올렸다거나

내가 모르던 전혀 새로운 맛이라던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재료간의 조화가 괜찮았고,

각 재료마다의 개성있는 식감이

도드라져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2번째 빵: 로즈 브레드.


중식의 꽃빵을 연상시키는 빵.


 촉촉하게 구운 패스트리와

쫄깃하게 반죽한 식빵의

중간 정도의 식감이었다.


이 식당의 빵은

뭐하나 빠짐없이 맛있었다.


벨루가 렌틸, 해초, 오이와 펜넬 젤리를 곁들인 전복 구이.


사진에는 전복하고 연두색 소스만 보이지만

벨루가 렌틸콩은 밑에 깔려있다.

이 렌틸콩이 특별한 맛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콩맛이 나는데

식감이 아주 좋다.


해초는 

사진에서 전복 밑에 깔려 있는데

생김새가 우뭇가사리가 아닌가 싶다.

해초 자체는 특별한 맛이 나지는 않았다.

식감 담당인 듯.


연두색 소스는 액체가 아닌 젤이다.

펜넬은 먹어본 적이 없어서 구분을 잘 못하겠지만

소스 젤과 같이 전복을 먹으면 오이향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요리의 메인은 전복.

전복하면은 오독오독한 식감으로 

보통 기억하고 있고,

혹은 일부 고급음식점에서 

아주 부드럽게 조리한 것도 먹어본 적이 있다.


신라호텔 콘티넨탈의 전복은

탱글탱글, 살짝 쫄깃한 듯 싶다가

너무 부드럽지는 않으면서

적당히 쉽게 잘 씹히는

독보적인 식감을 가졌다.

그리고 적당히 양념이 베어들어서

전복에 이렇게 양념을 베게 할 수도 있고

그렇게 이런 맛도 낼 수 있구나 하고 놀랐다.

입에 넣기 전에

전복의 향이 코로 스르륵 들어오는데

씹지도 않았지만

향만으로 '맛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복을 렌틸콩, 우뭇가사리, 젤과 함께

먹으면 각각의 차별화된 식감과 향의 대향연이

입안에서 펼쳐진다.

익숙한 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느낌.

상대적으로 우뭇가사리의 식감이 묻히긴 한다.



니스 풍미의 바삭하게 구운 옥돔.


니스(Nice)의 조리법을 활용하여 구운 옥돔이다.


프랑스 세트 메뉴에

옥돔이라니

의외의 재료 선택이었다.

서버님께서는

최대한 현지 식재료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셨다.


밑의 소스는 토마토 베이스의 소스.

살짝 새콤한 것 같다가도

옥돔과 같이 먹으면 잘 어울린다.


서버님이 식사를 마칠 때 쯤에

가장 맛있게 먹은게 뭐냐고 물어보셨는데

당연히 옥돔이라고 말씀드렸다.


옥돔의 맛이나 식감이 대단했다.

우선 아주 적절한 짭쪼름한 간이 살속까지 균일하게 되어있는데

생선살 특유의 고소함이 입안에 가득찬다.

식감도 정말 만족스러웠던 것이,

쫀쫀한 것 같으면서, 씹으면 적당한 탄력도 느껴지고,

그렇지만 또 입안에서 부드럽게 살이 흩어진다.

매우 맛있다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세번째 빵: 스틱 브래드.


서버님께서

신라호텔 콘티넨탈의 시그니처 브래드라고 소개해주셨다.


스틱 브래드는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에 찍어서 먹는다.


서버님께서 치아바타 설명해주실때 말씀해주셨는데

이 스틱브래드도 이태리 빵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같은 유럽 권역 국가이고 하니

코스 메뉴에 넣어 제공하고 계시다고 하셨다.


프렌치 식당을 예약하기 전에

내 머릿속에 있는 하나의 의문이...

프랑스 요리는 뭐가 다르지? 정체가 뭘까?

프랑스 요리법은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양식이라고 부르는 요리들에

이미 여기저기에 많이 응용되고 있는 것 같고...

딱히 프랑스 음식이 뭐냐고 묻는다면

바게뜨, 크로와상, 라따뚜이(영화땜에 ㅋㅋ), 꼬꼬뱅, 마카롱

이 정도이지 정찬 메뉴로는 딱히 아는게 없었다.

이탈리안이나 프렌치나 결국 메인은 스테이크 아닌가?


내가 프랑스 음식에 무지해서

이런 줄 알았는데

신라호텔 콘티넨탈에서도 이렇게 나오니

점점 헷갈리기 시작.


현대를 살면서

더이상 국적 중심의 조리법 정체성 구분은

점차 의미가 사라지는 것 같다는

결론 뿐.


암튼

다시 스틱 브래드의 감상평으로 돌아오면...


생김새는 

Auntie Anne's 프레즐이 떠오른다. ㅋㅋㅋㅋ

엄청 고급진 버전의 프레즐 비주얼.


맛은 프레즐과 영 딴판이다.

겉은 엄청 훨씬 비교안되게 바삭하면서

속은 프레즐처럼 질기거나 쫄깃하지 않고

촉촉하고 씹기에 더 부드럽다.

맛은 고급지게 베이직한 빵맛.


이 스틱브래드가 약간 신세계인 것은

그 바삭함 때문이다.

엄청 바삭하다는 느낌은 들지만

거칠지가 않다.

'바삭'한 느낌을 주면서도

엄청 미세하고 고운 입자로 입안에서 분해되는 느낌.




쿠스쿠스와 가스트리크를 곁들인 호주산 양갈비 숯불구이.


양갈비라고 하지만

먹기 편하게 갈비살은 발라서

스테이크로 만들어 주셨다.

갈빗대에 붙은 살은

사진속 양갈비 밑에 깔린

야채 밑의 쿠스쿠스에 사용되었다고 하셨다.


접시에 가운 소스 3종과

서버님이 직접 뿌려주시는 핫 스테이크 소스 1종이 있고,

영국산 소금, 프랑스산 게랑드 소금, 한국 신안 천일염, 와사비가 따로 준비된다.


그리고 사이드 디쉬로

매쉬드 포테이토가 나온다.


양갈비 스테이큰 약간 실망.


우선 미디움을 부탁드렸는데

미디움 웰던이 아닌가 싶었다.

미디움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인지의 차이가 있다보니

더 이상 이야기할 것은 아닌 것 같다.


양갈비에 실망한 또 다른 이유는

양고기의 향을 다 제거해내셨다는 점.

양고기 마니아보다는

일반 대중에서 조금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

향을 숯불로 덮어버리신게 아닐까?


차가운 액체 소스 3종은

비주얼과 향으로 승부하는 것 같다.

특히 향이 좋아서

양고기의 향을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이

좋아할 것 같다.


뜨거운 스테이크 소스는

스페인식인지 스페인산인지 그렇다고 하셨는데

받아적지 못했다.ㅋㅋㅋ

내 느낌으로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와인 베이스 스테이크 소스와 

가장 가까운, 익숙한 맛이었다.


맛있는 녀석들의 김준현이 

고기는 소금이랑 같이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인정.


우선 소금 맛만 보고 비교해봤을 때

내 최애 소금은 프랑스 게랑드 소금.

왜 게랑드, 게랑드 하는 지 알겠더라.

소금이 감자칩보다 더 바삭아삭 씹는 맛이 있다.

그리고 큰 덩어리를 씹어도 생각만큼 짜지가 않다.

미네랄이 많은가 보다.

그래서 그런지 오묘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셋 중에 젤 짠 소금은

영국산 소금.

나름 유명한 소금 같았는데,

비교하다보니 3등.


2등은 신안 천일염.

신안 천일염이라고 해서

내가 알던 소금맛이 아닐까 했는데

여기서 주는 건 좀 달랐다.

생각보다 덜 짜고, 맛이나 식감이 부드러웠다.


와사비랑 고기랑 같이 먹는게

요즘 최신 트렌드라고 알려주셨는데,

와사비를 안 좋아해서

전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삿포로 미슐랭 2스타 덴푸라 아라키에서 먹었던

매콤하기보다는 향긋했던 와사비였으면

잘 어울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금은 달랐다.

내가 느끼지 못했던 고기의 향이

소금과 먹으면 입안에서 훅~ 품어 올라왔다.

양고기 특유의 향은 느끼지 못했지만

고기의 향은 분명하게 났다.

즉, 소고기인지 양고기인지 향으로는 구분 불가능했다는 점.

개인적으로

게랑드 소금이랑 먹었을 때가 가장 맛있고

식감도 제일 좋고, 향도 잘 살아났던 것 같다.


매쉬드 포테이토.


처음 먹었을 때는

고소한 데 느끼하다는 느낌.

점점 배가 불러오는데

다 먹기 힘들 것 같았다.

그치만 나도 모르게 손은 계속 가고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댕기는 감칠맛이 있었다.


생긴것도 버터처럼 생겼는데

식감도 버터 생각나게 부드럽다.


첫번째 디저트: 제철 과일 콘소메, 콤포트, 젤리, 셔벗


제철 과일로는 수박이 선정됨.


콘소메라고 하지만

내 입에는 수박화채. ㅋㅋㅋㅋ


셔버트도 수박맛과 향이 진하다.

금가루가 뿌려져 있다.


콘소메에 담궈져 있는 수박 건더기는

콤포트인듯.

뭐에 절였다고 설명해주셨다.

그치만 그냥 매우 달큼한 수박맛 ㅋ


젤리는 특별한 기억이 없다.


의외의 한 방은

콘소메에 들어간 해바라기씨 초콜릿.

수박 씨앗처럼 보이지만 수박씨가 아니다.


수박과 초콜릿이라는 조합이 잘 안어울지 않을 것 같지만

달큼 시원한 수박과 달짝 쌉싸래한 초코는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초코를 다 녹여 먹었을 때 나오는 해바라기씨는

이 조합의 화룡점정.

고소한 수박이란 이런 느낌이구나를 깨달을 수 있다.


메인 디저트: 코코넛 아이스크림과 다크 초콜릿 소스의 금귤 밀푀유.


주황색 캡슐같이 생긴 것이 

금귤(낑깡)을 절여서 돌돌 말은 것이다.

여기에도 금박이 올라가 있다.


가운데 링이 아마도 금귤 밀푀유.

이거 생각보다 상당히 단단하다.

식당이 너무 조용한 분위기라서

식기 소리 안내면서 이거 잘라먹기 힘들었다.

단단한 만큼 엄청 바삭바삭함.

부드러운 바삭함이 아니라 단단한 바삭함.


금귤 밀푀유 밑에는

코코넛 아이스크림이 깔려있다.

이 아이스크림이 요물인게,

기본적으로 달지 않은데

무엇이랑 같이 먹느냐에 따라서

맛이 확확 돌변한다.

그냥 이 아이스크림만 먹으면

無맛의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밀푀유와 이이스크림을

그릇 밑에 있는 초콜릿과 함께 먹을 수도 있고

금귤 절임과 함께 먹을 수도 있다.

곁들이는 재료에 따라 맛이 변화무쌍하다.


미냫디즈/미냐르디즈(Mignardises)


마지막 후식으로

차 또는 커피가 제공된다.

나는 홍차를 주문했다.


초록색 반구의 디저트의 정체는

초콜릿.

무난했다.


그 밑의 노란색 조각케이크처럼 생긴 것은

화이트 초콜릿.

화이트 초콜릿을 깨물으면

안에 숨겨져 있던 무스 같은 무언가가

팍!하고 흘러 나온다.


그 왼쪽의 젤리는 생각보다 전혀 달지 않고

상큼 새콤한 맛이 난다.

찐득한 식감이 생각보다 기분을 좋게 해줬고

씹으면 씹을수록 

시트러스 향이 묵직하면서도 은은하게 올라왔다.


가장 의외의 한방은 마카롱.


보통 마카롱은 바삭하지 않은가?

이 마카롱은 바삭하지 않다!!


처음 입안에 닿는 느낌은

살짝 눅눅한 듯한 느낌.

그리고 혀로 입천장을 향해 마카롱을 눌러보면

부드러운 가루가 되어 스르륵 녹아 없어진다.

그러고 나면 마카롱 필링 크림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향긋한 채소향이 확 올라오고

약간 멘톨같은 느낌도 나서

민트 필링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 독특한 마카롱에 관해서

서버님께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다.

ㅋㅋㅋㅋㅋ


우선 왜 바삭하지 않게 했나요?

부드러운 식감을 내기 위해서 

마카롱을 2주간 숙성시키셨다고 한다.

로비 베이커리에서 파는 마카롱과는 

다른 식감일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해주셨다.


이 필링은 민트 맞나요?

민트가 아니라 라벤더라고 한다.


이렇게 식사를 마무리 지었다.

식사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


장마일 때 방문해서

신라호텔 최고층의 뷰를 제대로 담을 수는 없었다.


빗방울이 맺힌 뷰도

나름 운치가 있기는 했다.


<총평>

식감, 향, 색상으로 승부하는 식당이라고

평하고 싶다.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충실히 내시는 것

인정.


그치만 내가 알던 재료들의

새로운 맛을 일깨워주는 부분에 있어서

약간 내가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전복이랑 옥돔을 그렇게 잘 먹어놓고

이런 느낌이 왜 드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에피타이저 샐러드나 양고기 스테이크가

엄청 특별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가 아닐까?


직원분들의 서비스는

흠잡을 데가 없다.

음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기본이고,

내가 귀찮게 이것저것 프렌치 무식자 질문을 많이 던졌어도

되려 반겨하시면서 즐겁게 답해주셨다.


그리고 

식당의 테이블 수에 비해서

서빙해주시는 직원들의 수가 생각보다 많다.

그러다보니 음식이 늦게 나오거나

다 먹은 접시가 늦게 치워지는 일이 있을 수가 없다.


나는 혼자 먹고 있었는데

내가 좀 불편해 보였나 보다.

한 서버분이 혼자와서 드시는 손님들이 요즘 많으니까

불편해하지 않고 드셔도 된다고 배려의 멘트를 날려주셨다.


그치만

내가 불편해보였는지는 몰랐었다.

아마 불편했던 이유는

처음 프렌치 음식을 접해보는 데다가

포크와 나이프가 너무 많아서

(뻥 좀 보태서) 약간 현기증이 날뻔 하긴 했다.


테이블간 간격은 엄청 넓다.

테이블간 간격만 보면 프라이버시는 당연히 보장되지만

식당이 매우 조용하기 때문에

3-4m 떨어진 테이블의 가족들이 대화하는 내용이 잘 들린다.


그래서 그런지

스탭분들이 정중하고 격식있으면서도

매우 조곤조곤하게 말씀하신다.

스탭분들은 다 남자분들이셨는데

보통 남자분들의 발성법이 아니라고 할까.

처음에는 서비스 교육을 그렇게 받으셨나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반 대화하는 톤으로 이야기하면

이 조용하고 공간 많은 식당에서

너무 멀리 소리가 전파되기 때문에

최대한 조곤조곤하게 말씀하셨던 것 같다.


매우 새로운 프렌치 레스토랑 경험이었고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기분이 업되긴 했지만

가격이 후덜덜해서 다시 올 생각은 쉽게 못 할 것 같다.


<트리비아>

이 식당에 계신 스텝분들은

다들 엄청 포멀하면서도 부드러운 인상에

움직임이나 말투에서 멋진 기품이 묻어나오신다.


그 와중에 

한 스탭분이 엄청 잘 생기셨다.

키도 크시고 비율이 모델 같으심.


그분을 처음 보자마자 든 생각은

"ㅅㅈㄱ가 왜 여기서 서빙을 하고 있지?"


계속 보니까 ㅅㅈㄱ는 아니신데,

ㅅㅈㄱ 보다 이목구비가 더 또렷하신 듯.

ㅅㅈㄱ보다 더 잘생긴 것 같기도.

세상 다 가지신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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