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했던 혼자 호캉스] 

롯데호텔 서울 메인 타워

Lotte Hotel Seoul Main Tower

- 무궁화 Mugunghwa-

(2018.08.05.)



Orbitz Platinum 회원이라서

롯데호텔측에서 식음료 15% 혜택을 제공해줬고,

이번 기회에 무궁화도 들려보기로 했다.

(전일 저녁에는 모모야마를 방문)


롯데호텔 서울 메인 타워의 

최상층에 있는 식당 중 하나인

무궁화.


전날 밤에 객실에서 예약을 했는데

뷰가 있는 좌석을 잡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롯데호텔이 고층건물이었는데

알고보니 63빌딩 생기기 전에

서울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었던 적이 있었더라.



무궁화에서 내려다본

한 여름 폭염 중인 서울 시내의 일요일.


식당 내부는

한국식 자개로 포인트를 주었다.


내 자리.


자개 접시.


한식당에 들어왔구나라는 것을

바로 실감할 수 있었다.


내가 주문한 메뉴는 금강.


내 예산을 약간 웃도는 금액의 세트였지만,

15% 할인을 받는 것을 감안해서

한 단계 더 비싼 세트로 주문했다.


음료는 따로 주문하지 않았다.


주전부리.


주전부리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해주셨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메모도 하지 못했다.


대충보면

다시마 튀각인가? 싶었지만,

무언가를 곱게 갈아서

반죽을 하고

그것을 튀겨낸 일종의 과자였다.


기름이 쫙 빠져보이지만

손으로 먹다보면

손가락에 기름이 약간 묻어나올 정도로

기름기가 있다.


고소하면서도

간이 아주 적절해서

맛이 좋았다.


주전부리 음료.


처음 향을 맡았을 때에는

약간 비릿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킁킁대고 계속 맡아보니

비리지는 않았다.


미숫가루처럼 생겼는데

맛은 좀 다르고,

향이 좀 나는데

좋은 향이 난다는 느낌은 안 났다.


닭가슴살 냉채(오른쪽)와 해물무침(왼쪽).


소라위에 성게알을 올려주셨다.


사진으로는 데치기만 한 것 같지만

이미 양념이 되어 있어서

간이 아주 좋았고,

해물무침에 사용된 양념이 입맛을 확 돋구워줬다.


닭가슴살 냉채.


닭가슴살이 촉촉하면서

씹는데도 뻑뻑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냉채 양념이 맹 맛깔났는데

양념이 자극적이거나 강하지 않은 스타일이라

매우 편안한 맛이었다.


완두콩 죽.


한 숟가락 떠먹자마자 드는 생각은

'맛있다!'


엄청 고소하면서

아주 부드러운 수프의 식감이 난다.

향도 은은하고 멋스러웠다.


소화가 잘 안되는 날 

저녁에 간절히 생각날 것 같은 느낌.


앞의 음식들은

간이 아주 적절했다면,

이번 죽은 간이 약간 센 편인데,

그게 입맛을 더욱 당기게 했다.


죽에 새알심은 없지만

새알심의 맛이 난다.

찹쌀가루가 들어갔는지 여쭈어보니

찹쌀가루와 맵쌀가루를 섞어서 사용하셨다고 한다.


한식 코스 세트를 몇번 먹어봤는데

이렇게 죽이 맛있어서

깜짝 놀라기는 처음이었다.


민어 어만두.



처음 서빙 될 때에는

국물이 없는데,

테이블에 세팅해주시면서

서버님이 채소와 멸치로 맛을 낸

따뜻한 국물을 부어주신다.


어만두를 한번 베어물면

고기, 야채, 버섯향이 동시에

입안에서 확 번진다.


만두소 내용물들의 크기나 다짐이 적당해서

식감도 좋았다.


채소와 멸치로 맛을 낸 육수는

깔끔함 그 자체였다.

간도 아주 아주 적절하게 맞춰져 있고,

멸치의 비린내는 전혀 나지 않았다.

코를 아주 가까이 대어보면

생선향이 살짝 나는 듯 마는 듯하고,

국물을 직접 떠먹어 봤을 때에는

생선 육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정갈했다.


이 육수를 떠먹으면

마카오 누와 호텔의 

더 테이스팅 룸(The Tasting Room)에서 먹었던

나의 인생 국물이 떠올랐다.


더 테이스팅 룸의 국물이 

더 깊으면서 복합적인 느낌이 나서

여전히 나의 No. 1은 더 테이스팅 룸이지만,

나의 No. 1에 도전할 만한 훌륭한 육수였다.


장어 누름적.


장어 누름적은

장어구이와 더덕구이가 함께 나오는 음식이었다.


개인적으로 더덕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더덕의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으면서도

매우 부드럽게 씹히게끔 엄청 잘 익히셨다.


장어는 바싹 굽기보다는

촉촉하게 구워내신 느낌이었고,

보들보들한 장어 속살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장어의 고소한 살맛도

느낌함이 없이 잘 살려내셨다.


장어 누름적에는

버섯 장아찌가 함께 나오는데

너무 짜지도 너무 달지도 않게

너무 적절한 선을 지키고 있었다.


누름적을 먹고

버섯장아찌를 하나 집어 입에 넣으면

입안이 개운해진다.


대관령 한우 등심구이.


한우 맛있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한 점을 집어서

입에서 한번 한번 씹을 때마다

육즙이 쫙~, 쫙~ 흘러나오는데,

이게 고기 씹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등심이긴 하지만

안심 못지않게 부드러웠다.


한우구이와 함께 나오는 영양부추 무침.


영양부추, 영양부추

명성은 자자하게 들어보았지만,

그 명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 것은 처음.

영양부추를 씹으면

입안이 너무 개운해지고

향도 강하지 않고

너무 맛있었다.


좋은 참기름을 넉넉하게 두르신 것 같고

통깨와 깨소금오 아주 후하게 인심쓰셨던 것 같다.

깨의 향이 향긋하면서도 엄청 고소하게

입안에 맴돌았다.


얼핏 영양부추만 들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보면 아주 얇게 채를 친 양파와

작은 매실장아찌가 들어가 있다.


양파와 매실장아찌가

변주를 일으켜서

부추무침이 너무 단조롭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한우구이와 함께 나오는

감자도 엄청 맛이 좋았다.

폭신 폭신한 감자인 건 맞는데

그 폭신함이 그냥 일반 감자의 폭신함이 아니라

쇼파 쿠션과 같이 약간 바운스가 있는 폭신함이었다.


전복 새우장 비빔밥.


식사는

전복 새우장 비빔밥, 영양솥밥, 냉면 중

1개를 고를 수 있었는데

나는 새우장에 대한 기대가 생겨서

전복 새우장 비빔밤을 선택했다.


전복새우장이 들어가니까

간이 좀 세지 않을까 싶었는데

삼삼하니 무난한 간이었다.

밥을 비비기 위한 양념간장을 따로 주시지만

이 양념간장도 간이 적당히 조절되어 있었다.


전복은 적당히 부드럽게

아주 잘 익히신 것 같다.

식감이 너무 좋았다.


그에 반해

새우는 존재감이 좀 약했다.

새우의 양이 후한편은 아니었던 것 같고,

새우 살의 크리미한 느낌을 기대했는데

그것이 느껴질만 하면 금새 사라져버리는 크기여서

아쉬웠다.


사실, 비빔밥의 첫 인상은

양념간장에 들어간 깨와 참기름이 주도했다.

기분이 좋아지는 고소한 향과 맛.


된장국.


이것이 정말 완벽에 가까운 된장국이 아닐까 싶었다.

된장을 너무 많이 넣지도 너무 적게 넣지도 않아서

고급스러운 된장국을 끓여내신 것 같다.


된장국에 들어간 채소도

너무 푹익지 않아서

채소 잎을 씹는 느낌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김치.


엄청 깔금하게 담금 집김치의 느낌이지만,

집에서는 이렇게 깔끔하게 담궈내지 못할 것 같다는

역설적인 맛.

적당히 시큼하게 익어서

입안을 한번 개운하게 해주고,

다소 매콤한 맛으로

입안을 한번 더 개운하게 해줬다.


고구마순 무침.


고구마순이 이렇게 아삭아삭한 것인지

처음 알았다.

두께로 봤을 때는 고구마순 같지 않음.


차갑게 무쳐내서셔

입안이 너무 개운했다.


양념은 너무 묽지도 되지도 않게

농도가 적당해서

고구마순에 착 붙어있었다.


고소하고 간간한 맛이 오래도록 유지되는

기묘한 양념이었다.


간재미 식해.


보통 가자미식해는 많이 들어봤는데

간재미 식해라고 해서 갸우뚱했다.

간재미는 홍어/가오리의 새끼 정도 되는 것 같다.


식해라는 것을 알게되었을때

사실 속으로 뜨악했다.

삭힌 해산물이니까.


그렇지만

막상 먹어보니

전혀, 하나도 비리거나 누린내가 나지 않았다!


함께 무친 야채는 상큼한 맛을 내고

간재미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고소한 멋을 뽐내고 있었다.

간재미를 먹으면 떠오르는 식감이

엄청 부드럽게 조리한 황태가 떠오르긴 했지만,

간재미를 황태처럼 건조한 것 같지는 않아서,

질기다는 느낌이 없었다.

입안에서 간재미의 살결을

혀로 풀어 녹일 수 있었다.


양념은 매콤하니 개운하여

그만이었다.

팥빙수(우측), 과편(노란색), 타락볼(흰색), 살구고(갈색).


대세가 눈꽃빙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코코넛 파우더 같은 굵기의 얼음에

다시한번 갸우뚱했다.

이거 엄청 얼음이 거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입 먹어보니

팥빙수에 무슨 짓을 하신 건지

내가 알던 팥빙수보다

훨씬 더 시원한 느낌이 강했다.

심지어 팥빙수를 떠먹는 숟가락에

얼음의 냉기가 전달되서

숟가락이 시려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통팥을 사용하셔서

팥 씹는 맛이 좋았고,

튀밥으로 추정되는 아삭한 식감의 과자가 있어서

씹는 재미도 있었다.


양이 적어보이지만

많이 먹은 것 만큼

알차게 시원했다.


하얀색 타락볼은

우유맛은 잘 못느꼈고

많이 달았다.


살구볼은

달콤하면서도 향긋한 과일향이 나는데

식감은 찐득하니

오묘하게 맛있었다.

달콤한 맛이

타락볼처럼 균일한 모노톤이 아니라

불규칙하게 뭉쳐진 단맛의 요소들이

스테레오사운드처럼 입체감있게 느껴졌다.


개구리참외로 만든 과편은

부드러운 참외의 향이 오래~ 입안에 퍼지는 

멋이 있었다.

식감은 약간 양갱같이

가루로 뭉개지는 느낌인데

양갱같이 찐뜩하지는 않고

가볍게 혀로 흐트러트릴 수 있는 단단함이었다.


대추 카라멜.


찐득찐득하게

입안에서 녹아서 형체는 사라지고

향이 입안에 남아서

코로 숨을 내쉴때 대추향이 느껴졌다.

달큰한 맛이 약과의 단맛과 비슷한데,

정말 한국적인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밀차.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으면서

입안을 엄청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향은 거의 없는 느낌이었는데

보리차랑 비슷한 맛이 나는 것 같으면서

보리차보다는 가벼운 느낌.



할인을 받아서 102,000원을 결제.


<총평>

정말 맛있게 먹었고,

이게 정말 한식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게 먹고 나오면서

파크하얏트 서울의 망종 세트가 생각나면서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ㅋㅋㅋ


직원분들의 서비스도

훌륭했다.


개인적으로는

미슐랭 플레이트 등급은

좀 점수가 박했던게 아닌가 싶다.


내 기준으로는

최소 1스타.


어른을 모시고

고급 한식집에 가야한다면

무궁화를 추천하겠다.


이미

무궁화 맛있었다고

여기저기 말하도 다녔다.

[인천공항 근처 숙박]

호텔 오라 Hotel Ora

(2018.07.12.-13.)



지방사는 나에게

아침 9시 30분 출발 비행기를 타는 것은

전날 인천공항 숙박해야한다는 말과 같다.



호텔 오라는 픽업차량을 체크인 기준 1일 전에

호텔에 전화해서 시간대를 미리 예약해야 된다고 한다.

그걸 모르고 그냥 당일에 연락을 했다가

당혹스러웠다.

다행하 5시에 예약된 투숙객들이 있어서

그분들이 예약한 일정에 묻어가게 되었다.


접선 장소는 인천공항 1터미널 3층 2번 출구.

횡단보도를 한번 건너야 한다.


'ORA'라고 씌인 검은 색 대형 밴이 도착했다.


지난번에 투숙했던 굿데이 에어텔은 1터미널 픽업서비스만 가능하다고 기억하는데

ORA는 1터미널과 2터미널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지

1터미널과 2터미널에서 둘다 픽업을 해준다고 한다.

단 각 터미널마다 시간 간격이 2시간이었던 듯.


인천공항을 벗어나서

이런 시골 한 구석에 호텔이 있을까 싶은 곳에

호텔 오라가 자리잡고 있다.


밖에서 본 호텔 전경.


한국의 일반적인 시골에

엄청 모던한 빌딩이 한 채 떡~하니 들어와 있어서

눈에 금방 들어오고

상당히 대조적인 느낌을 준다.


건물 외형 만큼이나

로비도 모던하고 심플하다.


각종 건축상을 받았다고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 있다.


높은 건물은 아니라서

층별 시설을 엘리베이터에서 따로 안내하고 있지는 않았다.

복도.

내가 배정받은 방은 606호.

마운틴뷰 객실을 요청했다.


처음 객실에 입장했을 때 한 장.

블라인드를 걷으면

바깥은 농촌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말 한적한 시골 뷰.

날씨가 맑아졌을 때 한번 더 찍었다.

아무런 사건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한적한 풍경.


객실은 기본적으로 더블과 싱글 베드가 배치가 되어 있다.


침대와 마주보고 있는 TV.


침대 앞에는 1인 쇼파와 스툴, 테이블이 있다.


내려다보는 각도에 따라 보이는 게 좀 다르다.

거기서 거기이긴 하지만.


침대 우측의 협탁.

안전 장비가 갖춰져 있다.

침대 사이의 메모지, 리모컨 등.

침대 가운데 협탁도 이렇게 생겼다.

더블 침대 좌측의 협탁.

커피포트와 차, 커피 등

와인잔, 다기류 등.

전기포트와 차, 커피.

룸서비스 메뉴.

룸서비스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냉장고에는 무료 생수 2병이 들어가있고,

미니바는 운영하지 않는다.

붙박이 옷장.

옷장 하단의 수납공간에는 전기 관련 설비가 있는 것 같다.


오라 호텔의 가운.


가운에도 수건에도

식당의 식기에도

ORA가 박혀있다.

슬리퍼.


랜선 및 충전데크.

침대 사이 협탁에 있던 메모지.

침대 사이 협탁에 있던 기계.

화장실/욕실 모습.

생각보다 욕실이 넓다.

욕실 어메니티.

1회용 바디 스펀지.

세면대.

세면대 위의 어메니티 박스와 물컵.

고정형 드라이어.

비누.

세면대의 어메니티 박스를 열면 1회용 어메니티들이 준비되어 있다.

하단의 배수구는 예쁘지는 않아도

깔끔하게 마감되어 있다.


세면데 옆에 벽이 하나고 있고

그 벽 옆에 변기가 있다.

이 호텔의 수도꼭지는 다 이런스타일.


호텔 본관 밖에 있는 마트 건물인데

운영은 안하는 것 같다.

주차장 한 켠에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있다.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농가에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


호텔 주변은 그냥 시골.

이 보리밥집은 장사를 하는 건지 안하는건지

외관으로는 판단이 안 선다.

1층 로비층에 있는 식당.


메뉴판.

나는 차돌박이 된장찌개와 생선구이 정식을 주문했다.


쌀의 상태는 꽤 양호한 편.

차돌박이 된장찌개라고 하지만 상당히 칼칼하다.

고추장 찌개가 연상되는 비주얼.


이 찌개가 상당히 맛도 좋았고

차돌박이가 아무 실하게 들어있어서

대만족.


고등어 구이.


이 고등어도 참 맛있었다.

보통 인천공항 주변에서 식사한다고하면

대충 한끼 때우는 정도였는데

정말 제대로된 한상을 받는 기분이라서

좋았다.


밑반찬도 정갈하고 맛있었다.


김치도

아주 적당한 간에

아주 적당하게 익었다.


오이고추 무침도 너무 아삭, 신선하고

살짝 달큼하기도 하여

싹싹 다 비웠다.


치자에 연근을 절인 게 아닌가 싶다.

단무지 양념에 연근의 맛이 나서

신선하고 아주 맛있었다.

나는 연근을 좋아하니까.


열무김치는

광화문 미진의 삼삼~한 열무김치가 연상되는

편한한 맛이었다.

good! good!


매 5일마다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 같다.


세트 메뉴도 있었지만

장 상태가 좋지 않아서 맥주는 자제.

로비 체크인 카운터 옆에

카페도 운영하고 있는데

어느 목장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팔길래 먹어봤다.


아이스크림은 맛이 괜찮았지만

냉동과정이 잘 못됐는지

질감이 별로 안 좋았다.


<총평>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호텔이라고 생각한다.

Orbitz에서 78달러 주고 예약했는데

시설도 깨끗하고 음식까지도 맛있어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가운과 수건에서 냄새가 난다는 점.

여름철에 수건 세탁을 해도

빠르게 건조시키지 못할 때 나는

퀴퀴한 냄새.

그 냄새가 수건과 가운에서 난다.


개선이 될 때까지

수건은 따로 챙겨가야할 것 같다.


인천공항 1터미널까지는

차로 딱 15분이 걸리기 때문에

인천공항에서 아침 비행기를 타기에는

좋은 것 같다.



[대만족 혼자 호캉스] 

포시즌스 호텔 서울 

Four Seasons Hotel Seoul 

- 보칼리노 Boccalino - 

(2018.05.06.)


파인넛 크러스트의 양고기 구이와 흑마늘, 건포도 페스토로 장식한 벨페퍼 케이크.


사우나를 하고

객실에서 좀 쉬었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보칼리노에 갔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홈페이지에서

바로 식사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방문 이틀 전에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했다.


2층 보칼리노 레스토랑 입구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자리를 안내 받았다.


1인이라서 

아무래도 화려한 원형 라운드 테이블이 있는 자리는 

안내받지 못했다.

창가 쪽에 다소 외진 자리에 1인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었다.


자리를 안내해주신 여성 서버분은

매우 환한 미소로 반겨주셨고,

혼자서 식사하기 적적하실 수 있으니

잡지를 챙겨드릴까요?라고 문의하시기도 하셨다.


혼자 밥 한두번 먹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식사하는 게

맛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먹기에는 훨씬 좋은 환경이다.

"아니요. 저는 혼자서도 매우 잘 먹습니다. ^^"라고 했다.

서버분도 웃으면서 표정으로 화답해주셨다.


혼자 호캉스 후기 내내

직원들의 미소, 웃음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데

다수의 포시즌스 서울 직원들은

정말 기쁘고 행복한 듯한 웃는 표정을 항상 짓고 계신다.

내가 감정표현이 풍부한 편이 아니지만

그렇게 웃음으로 반겨주시니

나도 모르게 마음에 편해지고 웃으면서 답변하게 되었다.


서버 분이 메뉴판을 건내 주셨다.

식사 메뉴판.

음료 메뉴판.

캐비어 스페셜 행사 메뉴판.


사실 포시즌스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싶었던 식당은

유유안이었다.

지난 번에 베이징덕 테이스팅 메뉴를 먹었지만,

중식을 많이 좋아하는 터라

다른 메뉴들도 먹어보고 싶었다.


내 위장 기능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메뉴들을 먹어보고 싶은데

그럴려면 세트메뉴(코스요리)가 제격이지만,

유유안의 세트메뉴는 대부분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했다.


그런 연유로

이번 호캉스도 결국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예약하게 된 것이다.

보칼리노 세트메뉴는 1인 주문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세트메뉴의 메인이

결국은 소고기 스테이크인게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소고기 맛있는 건 충분히 알고 있으니

다른 고기를 맛을 보았으면 했다.


그러다가 알라카르트 메뉴에 눈을 돌리게 됐고

양고기 스테이크를 발견했다.

나는 양고기를 좋아해서

잘하는 집이던 못하는 집이던

기회가 되면 꼭 먹어보는 편이다.


그럼 이번에는 알라카르트로 가보자!


양고기 구이와 피자,

둘 다 먹고 싶은데 혼자 먹기에 양이 많냐고 물었다.

서버분이 피자가 조금 커서 양이 많을 수 있다고 하셨다.

결국 피자는 포기.

나중에 허기지면 룸서비스로 시켜먹기로 했다.

(저녁 식사 후 디저트를 먹어서 결국 피자 룸서비스는 포기했다.)


식전 빵 - 치아바타, 마늘 스프레드, 올리브유와 소스.


턱근육이 약한 나는

치아바타와 애증의 관계에 있다.

맛은 있는데 질겨서 힘들 때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보칼리노의 치아바타는

내가 걱정한 만큼 딱딱하거나 질기지 않았다.

많이 딱딱하지 않아서 빵을 뜯을 때에

빵 부스러기도 걱정보다는 많이는 생기지 않았다.


치아바타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났고,

빵의 속살은 촉촉하면서 살짝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아무리 고급 레스토랑이라도

냉방/환풍 시설로 인해 음식이 빨리 식는 것은

막기 힘든 것 같더라.

정말 따끈하게 빵이 서빙되었지만,

천장에서 내려오는 선선한 바람에 금방 식어버렸다.


식어버렸지만

생각보다는 심하게 질겨지거나 딱딱해지지 않았다.


통마늘을 구워서 올리브유에 절인 것인가? 싶은

통마늘 스프레드(?)의 식감은 매우 부드러웠다.

크림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마늘의 입자들이 살짝 느껴지면서 

부드럽게 입안에서 흐트러졌다.

마늘빵의 향이 물씬 올라왔다. 


그렇지만 나는 마늘 스프레드보다

올리브와 ?? 소스를 더욱 좋아했다.

빵을 준비해주신 남자 서버분께서

소스 병을 직접 가져와서

소스 설명을 해주시고

올리브만 있는 그릇에 살짝 따라주셨다.


그냥 흔한 발사믹 드레싱이겠거니했는데,

소스 병을 보여주실만큼 맛이 좋은 소스였다.

이 소스에 치아바타를 찍어먹으면

치아바타가 기름과 소스를 머금어 더 보드라워 지면서

소스의 과일향과 달큼한 맛이 입안에서 사~악 퍼진다.


탐나는 소스였다.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메를로(Merlot) 와인.


한푼 두푼 아껴야 하는 현실에서 탈출하고자

호캉스에 온 것이니

와인도 글라스로 한잔 마시기로 했다.


주문을 받아주신 또다른, 

웃는 모습이 매우 환하신 여성 서버분께

나는 와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나 

부드러운 와인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씀드리자,

양고기 스테이와 어울릴 만한

화이트와인 하나와 적포도주 3종을 추천해주셨다.


내가 소믈리에도 아니고

설명만으로는 무슨 맛인지 모르겠더라.

적포도주 중에서 메를로를 도전해봤다.


와인 테이스팅 해주시겠다고

반병 정도 남은 와인병을 가져오셨다.

내가 와인 맛을 그다지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서버님이 추천해주신거니까 

믿고 테이스팅은 따로 하지 않겠다고 했다.

내가 여기 양고기 스테이크 먹어봐서

어떤 와인이 잘 어울리지를 상상해 보기도 힘들고.

테이스팅을 안하겠다고 하자

살짝 당황하시는 것 같으시다가

바로 활짝 웃으시면서

테이스팅하는 양만큼 더 따라주셨다.


와인리스트 사진을 찍어두지 않아서

메를로 와인의 제품명은 기억을 못하겠다.


와인 무식자인 나의 개인적인 시음 소감은...

우선 내가 요청한대로 매우 부드러운 맛의 와인이었다.

드라이한 느낌은 강하지 않았고,

와인의 끝맛이 포도 떫은 맛이 짧게 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다소 긴 호흡으로 진하게 입안에서 남아있었다.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메를로 와인은 향이 매우 좋다고 하던데,

내가 와인을 먹을 당시에 향이 거의 없어서

이렇게 향이 없는 와인은 또 처음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래도 글라스로 파는 와인이다보니

처음 개봉하고 난 다음에 

보관과정에서 향이 다 날아가버린게 아닌가 싶다.


포도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상태라서

와인 마시는 재미가 덜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알코올 성분 때문인지 포도 특유의 떫음 끝만 때문인지

식사 중에 입가심 역할은 충실히 해냈다.


다음부터는

글라스 와인은 도전하지 않는 걸로.


파르마 프로슈토와 멜론 샐러드.


애피타이저로 

주문한 프로슈토 멜론 샐러드가 나왔다.


유럽 각국에서

생햄을 멜론과 즐겨먹는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어보았다.


최근들어 

생햄류의 맛에 빠져들고 있는터라

제대로 된 생햄+멜론 요리를 먹어보고 싶었다.


처음 한 입을 먹기 전에는

프로슈토의 맛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 에피타이저의 주인공은 멜론이었다!

멜론은 한 입을 베물자,

1. 엄청 신선하다!

2. 상큼 달큼하다!

3. 과즙이 폭포수가 되어 쏟아진다!

멜론에도 신세계가 있다는 것을 또 깨달았다.

특히 멜론 과즙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가 멜론 과육을 씹으려고 시작하는 순간부터

과즙의 폭포수가 입안에서 콸콸콸.

맛과 향은 멜론인데

과육에서 나오는 과즙의 양은

아주 맛있는 배를 씹었을 때의 과즙의 양과 비슷했다.

멜론의 식감도 대단했는데,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속 부분이라고 너무 무르지도 않고

겉 부분이라고 딱딱해지고 않고

단단함의 정도가 균일했다.


멜론에 취해서 계속 씹다보면

프로슈토가 훅 치고 들어온다.

멜론의 다소 강한 존재감 속에서도

본인의 짭쪼름한 맛과 프로슈토 고유의 식감은 건재했다.


프로슈토만 한 입 먹어보았는데

멜론과 함께 먹었을 때만큼

짭조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프로슈토의 짭조름한 존재감은

멜론의 달콤한 과즙에 대한 대비로 인해서

더 두드러지게 느껴졌던 것 같다.


멜론의 단맛이 설탕의 단순히 강한 단맛이 아니기 때문에

프로슈토와 매우 잘 어울리고,

넘치는 멜론의 과즙이 프로슈토를 감쌀 때

새로운 단짠 어택 맛을 느낄 수 있다.


파인넛 크러스트의 양고기 구이와 흑마늘, 건포도 페스토로 장식한 벨페퍼 케이크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던 

양고기 스테이크가 나왔다.(왼쪽)


계속 한국인 서버분이 서빙해주시다가

이 스테이크만 외국인 서버분이 서빙해주셨다.


이태리어 같았는데

요리와 소스 이름 정도 설명해주신 것 같고

그 다음에 소스를 접시 중앙에 부어 주시고

미소 한번 날려주시고 황급히 사라지셨다.


갑자기 쏟아지는 이태리어 폭탄에 당황했다.

ㅋㅋㅋㅋㅋ


이 양고기 스테이크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는

부드러움이다.

양고기를 썰어서 한 점 입에 넣으면

엄청나게 부드럽게 씹힌다.

삼겹살 수육보다 더욱 부드럽고 촉촉하다.


이 부드러움에 허우적거리다보면

입안의 양고기를 순식간에 다 씹어버리게 되는데,

이 때 양고기 특유의 향이 부드럽게 사~악 입안에 감돈다.

양고기의 누린내가 아니다.

"엄청 부드러웠지? 근데 사실 나 양고기야. 

진정한 양고기는 이렇게 은은한 육향을 가지고 있단다"

이렇게 나를 계몽시키는 풍미였다.


양고기가 부드럽고 촉촉했다면

파인넛(잣) 크러스트가 끝에 고소한 맛을 담당한다.

잘게 다진 잣이라서 씹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으나

양고기가 워낙 부드러웠기 때문에

잘게 다진 잣의 식감만으로도 

양고기의 부드러움에 대조되는 씹는 맛을 책임진다.


오른쪽의 벨페퍼(파프리카) 케이크는

주문 당시에 관심 밖에 있었다.

양고기 스테이크의 주인공은 양고기이니까.


그렇지만 

이 케이크를 한 입 먹고 나면

폭발하는 파프리카의 향과 상큼 달콤함에 깜짝 놀란다.

파프리카만 들어간 케이크가 아닌데

입에 넣자마자 나머지는 스르륵 녹아서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파프리카의 존재감이 강하다.


고맙게도 천장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케이크를 빠르게 식혀준다. ㅠㅠ

약간 식은 케이크에서는 

굳기 시작하는 치즈의 식감도 살짝 느껴졌던 것 같다.

그렇지만 치즈의 맛이 혼자 튀지 않기 때문에

치즈가 들어간게 맞는 것인지 아직도 의심스럽긴 하다.


케이크 위에는 부드러운 식감의 흑마늘?이 올라가 있다.

한국식 흑마늘은 아닌 것 같은게 

엄청 달콤새콤했다.

어디에 포도주나 다른 재료에 절인 게 아닌가 싶다.


케이크 위에는 흑마늘 말고도

갈색의 건포도 페스트?가 올라가 있다.

포도향이 난다.

 페스트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기는 하지만

크림같이 퍼지는 것이 아니고

내가 사먹는 그래뉼같이 아주 작은 입자가 혀에서 느껴진다.


이 케이크는

이름은 케이크이지만

페이스트리와 파프리카 등을 켜켜이 쌓은 것 같다.

부분 부분을 분리해서 먹어봤는데

촉촉하게 젖은 페이스트리 맛이 났다.


양고기 스테이크까지 식사를 마치자

서버분이 디저트를 준비해줄지 물어보셨다.


컨펙션스 바이 포시즌스가 마감 세일을 할 시간이 되어서

디저트는 다른 곳에서 먹겠다고 하고 식당을 빠져나왔다.


<총평>

맛있다.

진짜 좋은 음식을 먹고 나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맛있다라는 말이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10만원이 넘는 금액이었지만

향이 날라간 와인 빼면 아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에피타이저와 메인 2개 밖에 먹지 않았지만

코스요리 먹지 않은게 전혀 후회되지 않게

만족스러웠다.

음식이 맛있으니까 

와인이 약간 아쉬운 것도 묻혀졌다.


양고기가 이렇게 부드럽고

진정한 양고기의 향이 이렇게 좋은 것이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멜론 하나로도

이렇게 식도락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이 식당이 미슐랭 스타는 아니고

'더 플레이트(The Plate)' 등급을 받았다는데

내 기준으로는 1스타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직원분들이 나와 눈을 마주칠때마다 

미소와 웃음을 날려주셨다.

손님과의 아이컨택트와 미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런 식당은 또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편안했고 기분은 좋았다.


식사 시간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스테이크가 조금 늦게 나왔다.

나는 별 생각이 없이 천하태평했는데

늦게 나와서 계속 죄송하다고 하시니까

내가 괜히 불편해졌다. ㅋㅋㅋ


라운지 마루(Maru)에서도 그렇고

음식이 정해진 시간 내에 서빙되지 않으면

먼저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라는 

매뉴얼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보통 식사 중에 한 번 정도

식사가 입에 맞는지 확인하는데,

여기는 매 음식 나올 때마다

식사가 입에 맞는지 물어보셨다.

그냥 너무 맛있어서

그냥 너무 맛있다고만 했다.


조식 먹을 때 잠깐 들러서

사람없는 식당 모습과 간판을 찍으려고 했는데

깜박해서 사진이 별로 없다.

아쉬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