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후르츠 아이스크림 (TWD25) (2018.02.)


타이베이 여행에서

열대과일을 여러 종 먹어봤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패션 후르츠!!

한국에서는 파는 곳도 찾기 힘든 귀한 과일이지만

타이베이에서는 wellcome마트에서 5개 69대만달러인가 밖에 안 했다.

그리하여 열심히 흡입해주었다.


이렇게 패션후르츠를 사랑하는 나에게

타이베이 메이스테이션 지하에 있는 지하쇼핑몰에서 우연히 만난

패션후르츠 아이스크림!


'패션후르츠 맛이 얼마나 나겠어?'

'그냥 아이스크림 먹고 싶으니까 사 먹는 거지'하며

한 입 베어물었는데,

입 안에 패션후르츠 향이 가득~

사진에 있는 검은 칩은 초콜릿이 아니라

패션후르츠 씨앗이 통째로 들어간 것이다.


딱히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 같지 않았고

가격도 저렴했다. 

25 대만달러.


아이스크림도 맛이 좋았고

패션후르츠의 맛이나 향이 진하게 느껴질 정도로

함량도 적절했다고 본다.


한국에도 패션후르츠 아이스크림 도입이 시급하다.

하롱베이 투어(2016.07.15.)



하노이 여행이라고

하노이에만 있으면 너무 심심하니까

하롱베이 당일치기 패키지 투어에 참가했다.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다.

우선 하노이의 교통체증을 벗어나는 것이 오래걸리고

하롱베이까지 가는 길이 잘 닦여있지 않아

더욱 고되다.


그렇게 하롱베이 항구에 도착하면

가이드는 표를 사오고

가이드를 따라 쫄래쫄래 걸어가면

여행사가 여기저기에서 모객해온 관광객들이

꽤 큰 유람선?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게 내가 동남아에서 처음 해본

패키지 투어였는데

그 다음부터는 패키지 투어를 가능하면 피하고 있다.


혼자 여행하는데

다들 그룹으로 와서

저렇게 테이블 차지하고 있으면

내 성격상 끼여들기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암튼 어떻게 낑겨 앉아서

매우 어색하고

먹고 살아야하니까 먹지 맛으로는 먹지 않을 식사를 하였다.

(패키지 투어 식사는 맛을 기대하면 안 되는 것 같다.)


그렇게 탑승, 식사, 출발이 시작되고

하롱베이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석회 동굴에서 투어 시간을 갖는다.



석회동굴은

중국의 유명 석회동굴처럼 알록달록한 조명을 설치해놨다.


석회동굴 투어를 마치고 도착한 이 곳.

수상부두라고 해야하나?

하롱베이 투어에는 

나룻배 혹은 카약을 탈 수 있는 액티비티가 포함되어 있다.


외국여행을 다니다보면

외국인 중에 특이한 사람이 꽤나 많은 걸 알 수 있다.


이 투어 중에 기억나는 그룹은

1. 중동 쪽에서 온 것 같은 가족 여행객과

2. 미국 출신이 분명한 것 같은 백인 커플이다.


1번 가족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아버지 되시는 분이 가족들에게 다소 권위적인 느낌을 풍기면서

가이드에게 질문이나 코멘트를 엄청 많이 남기셨다.

그리고 나룻배 타고 가다가

무슨 기분이 들었는지 갑자기 바다로 풍덩 빠져서 헤엄치시는 모습이

약간 나로서는 당혹스러웠다.

어머니 되시는 분은 묵언 수행하는 것처럼 엄청 조용하시고

즐기시는 건지 아닌지 표정도 읽기 어려웠다.


2번 백인 커플은 기본적으로 배에 탄 미국인들과 같이

엄청 수다스러웠다.

미국인들은 자기가 어느 도시에서 왔다고 서로 통성명을 하면서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계속 웃으면서 얘기를 하더라.

(들어보면 별 내용 없는데 서로 엄청 웃어줌)


그 와중에서도 저 백인 커플이 눈에 뜨인 것은,

부둣가에 도착하기 전부터 

수영복을 입고 커플이 동시에 몸매 자랑에 정신이 없었다.

그래, 그렇게 키크고 늘씬하고 근육 많으면 엄청 자랑하고 싶겠지. ㅋㅋㅋ


그러나 그들은 그것으로는 모자랐는지

카약이나 나룻배 타라고 하는데

제멋대로 바다에 풍덩 빠져서

신나하며 소리를 질러댔다.

나로서는 저건 약간 매너가 모자라 보였다.

수영이 하고 싶으면 해변가에 갔어야...




아무튼 나룻배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배편에서

2층의 명당 비치체어에 앉아서 사진도 찍고

바람도 맞아보고

하늘도 원없이 감상했다.


가이드가 내려와서 과일 먹으라고 했는데,

점심 때처럼 눈치보며 자리 비집고 앉아서 

과일 몇점 얻어먹는 것보다

바닷바람 맞으면서 

내 기억속에 하롱베이를 조금이라도 더 깊이 새기고 싶었다.

그래서 그냥 여기 있겠다고 하니까

가이드 曰

"너는 팁을 주고 싶지 않구나."


엉? 나 그렇게 팁에 야박한 사람 아닌데... 

무슨 소리지?

알고보니 과일을 미끼로 관람객들을 모아놓고

팁 항아리?같은 것을 돌리는 모양이었다.

팁 달라면 그냥 줬을텐데

저렇게 생각하니 좀 난감했다.


나는 나를 케어해주는 가이드나 웨이터, 마사지사에게 직접 팁을 주는 편이다.

그래서 호텔로 바려다줄 때 우리 팀을 종일 챙겼던 가이드에게 팁을 따로 줬다.


하롱베이 투어는

16시 쯤에 종료되어서

다시 타고 왔던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복귀한다.


패키지 투어는

목적지를 오며 가며

정해진 휴게소를 들린다.

대신 물건을 강매하지는 않는다.


돌아오는 길에

배가 고프기 시작하는데

하노이까지는 갈길이 너무 멀더라.

그래서 휴게소에 내리자마자

다다다다 음식점을 찾아가서 용과주스와 햄버거를 주문했다.

저 사진은 햄버거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찍은 사진이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빨리 먹고 쓰레기 버리고 가려고

정신없이 먹느라

햄버거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소심한 성격에

햄버거 먹느라 버스 출발할까봐

주차장 주변에 사람들이 앉아있길래

주차장에서 내가 타고 갈 버스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햄버거와 주스를 흡입했다.


햄버거가 예상보다 엄청 괜찮았다. 

다진고기를 쓰지 않고 살코기를 사용했고

소스나 야채도 베트남식으로 재해석했는지 맛이 좋았다.


내가 햄버거 먹으면서 걸터 앉아 있으니까

다들 휴게소 구경하다가

하나 둘씩 주변에 앉기 시작했다.


내 왼쪽에 앉은 여자 분 중 한 분은

한국인이었나보다.

시선은 정면을 쳐다보면서 

옆의 엄마뻘되는 여자분에게 

"배고프다. 옆에 아저씨 먹는 햄버거 엄청 맛있어 보인다. ㅠㅠ"

내 바로 옆에서 귀에 내리 꽂으심 ㅋㅋㅋ


감자튀김이라도 나눠드릴까

어쩔까 고민하다가

내가 한국인이어서 그들의 대화 내용을 다 들을 걸 알게되면

그분들이 당혹스러울까봐

그냥 외국인인척 햄버거와 주스를 클리어했다.


외국여행을 다니다보면

나를 한국인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일본인, 중국인, 대만인 등으로 보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게 아니었다면

크게 신경쓸 일은 아닌 것 같다.


짱안(Trang An) 보트 투어(2017.06.16.)


딱히 뭘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일상은 갑갑하고

외국병(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중증 장애)은 도졌다.

그렇게 저가항공 사이트에 들락날락하다가

하노이에 가는 비행기편을 예약했다.


그냥 생각보다 비행기가 쌌는데

나는 쌀국수도 잘 먹으니까

그냥 질렀다. 


7월 한여름에 

저질체력으로 베트남 여행에 도전했다는 것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김하게 해준다.

(당시 하노이 체류 중 평균 낮 최고 온도 36-7도)


...


나는 외국에 나가면

한국에서는 해보기 힘든 경험을 해보고 싶어한다.

(누구나 그러겠지만)


물리적으로 한국에서는 절대 할 수가 없는 것들 중

첫번째는 여행지의 자연경관을 구경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노이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첫날은 하롱베이 당일치기 투어를,

둘째날은 짱안 당일치기 투어를 했다.


하롱베이도 좋았지만

지금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짱안에서 나룻배 타던 순간이 좀 더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짱안 투어는

오전에 엄청 큰 사찰(이름은 기억 안남)에 들리고

점심을 먹은 후

짱안 나룻배 투어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보트 투어는 매우 단순하다.

가이드가 잡아주는 보트를 3-4명이서 그룹을 지어서

약 2시간 정도 되는 코스를

나룻배를 타고 돌아오는 것이다.


보트에는 베트남 사공 아주머니가 한 명씩 있어서

탑승객이 노를 저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1. 처음에는 괜히 노를 저어보고 싶어서 저었고,

2. 중간에는 생각보다 코스가 긴데, 

사공 아주머니 혼자 노를 젓게 두는 것이 약간 미안해서 저었고

3. 돌아오는 길에는 땡볕을 피해 좀 더 빨리 부둣가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에

헥헥 거리면서 노를 힘들게 저었다. 



이 투어의 매력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사공이 배 저어주는 대로

전 후 좌 후의 멋드러진 경치를 감상하면서

물따라, 바람따라, 의식의 흐름따라

그 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여유있는 뱃놀이를 하다보니

삼고초려 부분에서

제갈량이 삼국지에서 최주평?인가와 뱃놀이하러

어느 호수에 가서 1달 있다 온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렇게 느긋하고 평온한 느낌이 가득차니

한달 뱃놀이가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나도 그들과 함께

뱃놀이 나온 사람처럼

강물의 흐름을 느끼면서

신선놀음을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짱안 보트 투어 코스에는

사진과 같은 낮은 동굴을 몇군데 지나가게 되어 있다.

석회암 지대여서 산 밑에 자연스럽게

석회암 동굴이 생겼다고 들은 것 같기도 하다.

(내 상식에서 물에 닿아 동굴이 생기면 대부분 석회동굴임 ㅋㅋ)


이 나룻배 투어를 만약 다시 하게 된다면

1. 베트남 모자(농라)와 선글래스는 필수

2. 시원 달달 음료를 사전에 구입할 것이다.


1번은 충족했으나

2번에서 생수만 들고 탔다가

기운 빠져서 힘들었다.




한국에서 해외여행 일정을 짤 때

가장 좋은 것은 우리나라의 공휴일이나 명절을 껴서 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정만 생각하면

나처럼 약간의 낭패를 볼 수 있다.


작년, 재작년에는 우리나라 구정 연휴에

일본에 놀러갔었다.

그때는 일본이 신정 설날만 쉰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름 노린 수 였다.


그렇지만 이번에 대만 티켓을 예약할때는

대만이 구정에 쉬는 나라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못했다.

무조건 가장 저렴한 표만 찾으라...


2018년 대만의 구정 연휴는 5일간 이었던 것 같다.

나는 대만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없기 때문에

원래 5일인지, 주말이 껴서 5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나는 어쩌다보니 대만 구정 연휴 첫날을 다 보내고

구정 연휴 두번째 날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일정을 밟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구정이나 추석이라고 해서

가게가 전부 싸그리 닫지는 않고

쉬게 된다면 설이나 추석 당일에 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는 방심하고 말았다.


대만에서 가서 이것저것 찾아보니

대만은 연휴 첫날이 영업을 가장 적게하는 날인 것 같았다.


이건 내가 가고 싶었지만

결국은 가지 못했던 향식천당의 2018년 구정연휴 영업 시간 및 가격표이다.


한자는 잘 알지 못해도

연휴 첫날에 가격이 올라가고, 영업 시간도 제한되어 있다.

식당이 15일에 21시 30분까지 운영은 하지만

내가 가려던 향식천당이 입접되어있는 Q Square 쇼핑몰은 

5시인가 4시에 영업을 종료하고 식당만 저녁까지 영업을 했다.


이날 타이베이 시내를 좀 돌아다녀본 결과

5시 정도면 그나마 열었던 가게들도 다 문을 닫는다.

택시기사가 하는 말이 대만사람들은 이날 가족끼리 모여서 밥을 같이 먹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5시가 넘어서도 하는 식당은

가족들이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의 식당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내가 갔었던 글로리아 아울렛의 영업시간도

15일에는 영업시간이 오후 4시인가 5시까지로 단축이 되었고

까르푸도 그렇다고 들었다.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 지하에 있는

타이베이 몰을 7시쯤에 지나갈 때 찍은 사진이다.


내가 2시 쯤에 들려서 쇼핑할 때는 가게들이 거의 다 영업 중이었으나

5시를 넘기니 가게가 다 닫아버렸다.


대중교통은 운행을 할 테니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에 입점된 가게들은 열지 않을까?하고 찾아가봤지만

세븐일레븐을 빼고는 맥도날드 마저도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구정 연휴 첫날에 대만 여행을 가는 분들은

5시가 되기 전에 쇼핑을 마무리하고

5시 이후에도 영업을 하는 식당을 미리 파악해서 방문을 하는 것이 좋겠다.


반면에

구정연휴 첫날 이후의 구정연휴 기간에는 대부분이 정상 영업시간을 지키는 것 같았다.



에일케미스트(Alechemist)!



나는 나의 인생 맥주를 생각지도 못하게 대만 여행 중에 만났다.

.

.

.


혼자 여행을 할 때는 맘대로 식당을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일본같은 경우는 혼자 오는 손님이 워낙 많기 때문에

손님이 많은 피크 시간대에도 인기 식당에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타이완은 조금 달랐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음식(우육면이나 만두류 등)을 판매하는 식당은

테이블이 2인용도 있고 4인용도 있고

혼자 먹는 사람도 있고 여럿이 온 사람도 있고

전혀 내가 불편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약간 음식값이 올라가면서 약간 고급 느낌, 혹은 가족외식 느낌이 나는 곳에는

우리나라 고급 중식당에서 사용하는 커다란 라운드 테이블, 요리를 중간에 놓고 돌릴 수 있는 것,

그런 테이블이 종종 많은 곳은 혼자 가기에 약간 부담이 있었다.


뭐 마음만 굳게 먹고 당당하게 부딪히면

설마 식당에서 내쫓기야 하겠냐만서도,

그렇게 베이터우에서 용기 냈다가 2인 커플과 회전테이블에 합석해서

커플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좀 불편하기도 했다.

그리고 장사하는 분 입장에서

내가 손님이 몰리는 혼자 큰 테이블을 차지해버리면

영업상 좋을리가 없으니

소심한 나로서는 당연히 찜찜할 수 밖에.


그런 논리로 하여

원래 방문하고 싶었던 Kiki 레스토랑을 가지 못 했다.

우선 당장에 손님이 꽉차서

줄을 서야만 했고

줄어 있는 분들도 많아서

내가 혼자 테이블 차지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될까봐

선뜻 못 들어 가겠더라.


이 날 사실은 향식천당(饗食天堂, Eatogether)이 엄청 가고 싶었는데

내 일정이랑 시간도 잘 안 맞고

거기도 오픈 전부터 사람들이 줄 서는 초인기 식당이라

소심한 내가 테이블 하나 차지하기 좀 미안해서 포기했다.

(혼자 남 걱정을 참 잘한다.)


그래서 Kiki 레스토랑 주변에 있는 식당들을

구글에서 검색해서 별점과 사진을 보면서

고르고 고르다가

TUA라는 퓨전대만음식점에 들어갔다.

(TUA 리뷰 기사)




창 밖에서 보기에 사람이 많지 않고

식당 분위기가 길거리 저렴한 대만 식당이나 딘다이펑, 신예 같은 고급대만식당 느낌도 아닌

(딘다이퍼, 신예가 대만에서 고급축이지만 사실 인테리어는 그렇게 하이엔드 느낌은 안나는 것 같음)

나름 멋스러운 인테리어였기 때문에

선뜻 도전할 수 있었다.


이 식당에서도 1인 식사가 가능하느냐는 나의 문의에

직원들간의 약간의 회의가 진행되었으나,

어찌어찌하여 예약이 없었던,

그래서 화병 데코레이션을 잔뜩 해놓았던,

약 8인은 수용 가능할 법한 대형 원형 테이블을 정리해서

내가 이용하게 되었다.


그렇게 착석하고 메뉴판을 받고 나니

메뉴 가격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최저가 단품 메뉴가 700 대만달러 정도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코스 요리인가 하고 봤는데

눈씻고 다시 봐도 단품이더라.


신예(Shin Yeh)가서 요리 2개에 면류 1개 시키고

세금포함 800 대만달러가 안 나왔는데,

이건 좀 실수였다 싶었지만,

1인 식사 가능하냐고 문의해서

귀찮게 테이블을 하나 비워냈으니

다시 나가기도 좀 애매했다.


그래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직원한테 메뉴를 어렵게 추천받아

850 대만달러의 퓨전 덮밥을 시켰다.

(너무 퓨전이라 직원과 나의 짧은 영어로는 음식을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웠다. ㅋㅋ)

(영어 메뉴에는 paella with ~라고 되어 있었지만,

스페인 본토에서도 빠에야를 먹어 본 사람으로서 

이건 빠에야라기보다는 덮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비싼 덮밥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단품 요리 하나만 시키기에 어색하더라.

그래서 맥주를 추가로 시키기로 했다.


맥주가 무슨 종류가 있나 했더니

딱 2종 밖에 없더라.

1.  Alechemist Light

(직원이 라이트라고 소개해줬는데 정식으로는 Pale Jade인가보다.)

(pale jade는 푸른색의 일종이고, pale ale이 pale malt를 주원료로 만든 맥주라고 하니

약간의 언어유희를 시전하신게 아닌가 추측된다.)

2.  Alechemist Red


한국 사람이 대만 맥주에 대해 잘 알리가 있나...

그냥 위에 있는 라이트를 시켰다.

(그게 제일 위에 올린 맥주다!)


대만 식당 물가치고 만만치 않더라.

여긴 맥주도 비싸구나. 후회막급 ㅋㅋㅋ


그렇게 저 맥주를 한모금 들이켰다.

"엇!, 뭐야?! 생각보다 괜찮네?"하고 한 모금.

"이거 왜이리 목넘김이 부드러운거야?"하고 또 한 모금

"맛도 향도 적당히 존재감이 있으면서 강하지는 않고!!"

"오오~!! 맛있다! 맛있다!"


계속 맛을 음미해볼 수록 내 스타일.

근데 내가 내 스타일이 이런 건 줄 몰랐는데

누군가 갑자기 찾아준 내 스타일!!


덮밥이 다 나오기 전에

다 마셔버렸다...

(병이 크진 않았다^^)


한 병 더 마시고 싶은데

같은 맛만 보면

다른 맛은 안 본게

한국와서 후회가 될 것 같아서

이번에는 레드로 주문했다.


직원이 레드는 좀 세다고 했나 거칠다고 했나?

"그래도 괜찮으니까 마셔보겠어요~!!"



음 과연 직원의 설명대로

레드는 진하고, 맛이나 향이 강한 편이었다.

라이트보다는 거친 느낌인데

그렇다고 한국 병맥주처럼 거친 느낌은 아니었던 듯.


이건 완전 내 취향저격은 아니었지만

역시나 엄청 좋은 맥주라는 건

느낌이 뽝 왔다.


홀짝 홀짝 다 마심...

(다시 말하지만 병이 크지는 않았다.)


그렇게 의도치 못한 곳에서

인생 맥주를 발견하니

기분이 갑자기 Up! Up! Up!


맥주는 다 마셨고

더 시키자니 너무 배불러서

이 맥주 검색이나 해봤다.


타이완 관광협회가 발행하는

관광계간지에 소개된 바로는

타이완의 대학 농예 연구소 졸업생이 개발한

메이드 인 타이완 맥주라고 한다.


아닛, 이렇게 맛있는 맥주라면

이미 한국 블로거들이 다 소개하지 않았을까?

나는 왜 몰랐지? 

검색, 검색.


음...

생각보다 네이버 검색이 잘 안 됐다.

특이하게 '성품서점'에서 에일케미스트 맥주를 구매한

로거만 검색됨


그럼 구글링을 해보자.


이 맥주 만드는 회사의 사이트가 있는데

성인 인증을 해야 볼 수 있단다. 

내가 어찌 대만에서 성인인증을 할 수 있겠는가?!

포기.


어디 크래프트 비어 레이팅에서 십몇위를 했던데

지금 구글링을 하니 내가 봤던 페이지가 잘 안 나오네...


암튼

여행을 하루만 남겨놓고

이 맥주를 발견하니 약간 좀 아쉬웠다.


한국 블로거들에게 잘 소개되지도 않은 것 같고,

쉽게 아무 슈퍼에서나 파는건지도 잘 모르겠고,

한 병 챙겨가고 싶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까르푸 새벽까지 하는데

까르푸에 찾아가서 찾아보는 시도라도 한 번 해볼 걸...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어서,

'에잉~, 아쉽네~!'

이러고 그냥 호텔로 돌아왔다.


이럴 때 보면 나는 참 단순하다. ㅋㅋㅋ

혹시라도

내가 다시 대만에 오게된다면

좀더 적극적으로

흡입해보도록 하겠다. 


대만 택스 리펀드에 관해 글을 쓰다가

갑자기 베트남 여행 때가 생각나서

글을 하나 더 쓰겠다.


베트남 항공을 타고 푸쿠옥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있는데

베트남 항공 직원이 여권을 한장 한장 다 넘겨보더라...

'입국심사관도 아니면서 뭐하는 거람?'

혼자서 속편한 생각하고 있었는데

베트남 항공 직원이 나한테 하는 말이

'여권이 훼손이 되서 보딩패스 발권을 못해주겠다'는 것이다.


엥?

내 여권이 뭐가 잘못됐다고?

뭐 뜯겨나가거나 한게 전혀 없는데... 뭔소리지?


뭐가 훼손된거냐고 물어보니...

사증 찍는 페이지에 작은 구멍 비슷한게 났다고...


헐...


뭔가하고 봤더니

어느나라에서였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여권에 스테이플러로 서류같은거를 집어주는 곳이 있는데

그거 빼다가 조금 찢어진 것이었다.




나는 이게 전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던게

이렇게 살짝 찢어진 상태로

해외여행을 엄청 자유자재로 다녔기 때문이다.


암튼 베트남 항공 직원 曰

"베트남 입국 시에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혹시 모르니 자신은 발권을 해줄 수가 없다.

1. 임시 여권을 발행해오거나

2. 베트남 입국심사 시에 여권 손상으로 입국을 거부당해도 

베트남 항공에 어떠한 항의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이 각서도 내 마음대로 쓰게 해줄 수는 없다.

베트남 항공 매니저한테 문의해서 허락을 해야 그 각서를 쓸 수 있다."


그 순간 나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발권 거부를 당해본 것도 처음이고

이걸을 훼손이라고 보는 것도 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생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우선 여행을 가야만 하는데...

이거 못가면 날리는 돈이... 상상만해도 끔찍했다.

그래서 우선 최대한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해봤다.


내가 이런 이유로 비행기를 못 타게 됐으니 임시여권을 발행해달라고 해달라고 한들

인천공항에 있는 공무원들이 순순히 해줄 것 같지도 않고

정말 운이 좋아서 임시여권을 발행해준다고 해도 비행기 이륙 시간 전까지 될리가 만무하다라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봤을 때 여권 손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미미한 것이므로

어떻게 해서든 그 각서란 것을 써보고

당당하게 베트남에 입국하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 각서, 내가 쓰겠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직 매니저가 발권데스크에 안 도착해서 기다려야 된다"고...

"우선 당신 여권과 당신의 휴대전화번호를 남겨두고 기다리고 있으면

본인이 매니저에서 각서를 써도 좋을 지 물어보고 호출하겠다"고...


아니

내가 입국심사 거부당해도 책임지는 것은 결국 나라는 각서인데

왜 매니저 허락을 받아야만 그 각서를 쓸 수 있는 건지도

좀 어이없었고,

매니저라는 인간이 체크인 시작했으면

데스크에서 스탠바이하고 있어야지 어디서 뭘하고 있는건지...


그치만 내가 뭐 할 수 있는게 있나?

그냥 기다리는 수 밖에...


인천공항에서 매니저들이 앉는 것 같은 데스크 근처의 의자로 가서

매니저 낯짝이나 한번 보자고 두눈에 불을 켰다.


한 10분쯤 지나니까 매니저처럼 보이는 사람이

데스크에 앉았고,

2-3분쯤 있다가 나의 발권을 거부했던 직원이

매니저를 찾아와서 내 여권을 보여주더라.

매너지는 여권을 슥슥슥 넘겨보더니

별 고민없이 내 여권을 그 직원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바로 휴대전화로 호출이 왔다.

각서를 써도 좋다는 허락을 맡았단다.


내가 봐도 이 정도는 훼손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었기 때문에

나는 각서를 쓰면서

'인간적으로 이거 때문에 입국거부하면 그건 문제있는 나라다!'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그렇게 나는 각서를 쓰고 호치민 공항에 도착했고

입국심사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심사관이 

항공사 직원처럼 여권을 한장 한장 다 넘겨보면서

여권의 상태를 체크하더라...

그리고 어느 페이지에서 멈춰서서 고민을 하더니

자기 보스를 향해 신호를 보내더라는...

보스가 사람들 줄 세우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자기를 안 쳐다보니까

어찌할까 고민하는듯 싶더니

'에라 모르겠다' 라는 표정으로 도장을 꽝 찍어서 통과시켜줬다.


베트남 항공 직원이 괜히 난리친 거라고 생각했는데

괜히는 아니었나보다.


베트남의 정서상 이 정도 손상이면

상사랑 상의할 필요가 있는 모양이다...


근데 베트남에서 출국할 때는

구멍이 있던 말던 상관도 안하더라 ㅋㅋㅋ


여권 만료기간 6개월 조금 더 남겨놓은 시점이었는데다가

이 사건을 겪고 나서

한국 들어오자마자 바로 여권을 재발급 받았다.


P.S. 이 사건 빼고

베트남 항공 자체의 기내 서비스나 시설은 괜찮았다.




여행가서 쇼핑하는 것만큼이나 즐거운 것이

사고 싶은 것 다 사고 세금환급 받아서

엄청 남겨먹는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대만에서도 특정 항목을 일정 금액 이상 구매했을 때

부가세 환급, 흔히 말하는 택스 리펀드(tax refund)를 받을 수 있다.


대만 정부의 택스리펀드 공식 사이트를 살펴보면

환급받을 수 있는 금액(같은 날 동일 특약점에서 물품 구매 누적 금액이 NTD2,000(세금 포함) 이상)은 

구매금액의 5%에 해당하며

세금환급 수수료가 있어서 실제 금액은 5%에 못 미치는 금액을 환급 받을 수 있다.


(실제 금액은 상기 링크에서 나오는 공식에 따라 계산하면 된다.)


이번 대만여행에서는 타오위안 공항 근처에 있는

글로리아 아울렛에 방문하여 택스 리펀드 절차를 받게 되었다.


소심한 쇼퍼인지라 엄청 비싼거는 잘 못 지르는데

NTD 1300짜리 셔츠를 하나 샀더니

직원이 택스 리펀드 처리해줄테니 받아가라고 하더라.


나는 금액이 모자라서 안되지 않냐고 되물었더니

한 아울렛 안에서 구매한 금액은 누적합산이 된다고 하더라.


그 얘기에 귀가 솔깃하여 좀 더 너그러운 마음가짐으로 쇼핑에 임했고

결과적으로 택스 리펀드 최소 금액을 훅~ 넘겨버렸다. ㅋㅋㅋㅋ


택스 리펀드를 받기 위해서는

각 매장에서 계산할때마다 택스리펀드 처리 해달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내가 묻기도 전에 매장 직원들이 "Tax refund?"라고 물어봐주기 때문에

나는 여권만 들이밀었다. ㅋㅋ

그러면 매장 직원들이 이런 저런 작업을 하고나서

영수증을 준다.


그러면

모든 쇼핑을 마치고 나서

information center로 가서 tax refund를 담당하는 직원을 찾아가서

지금까지 모아놓은 영수증과 여권을 제출하면

직원이 세금환급 문서를 작성해준다.


이 문서는 공항에서 세금환급 신청을 위해서 여권과 함께 꼭 필요한 서류이니

잘 챙겨야 한다.


여기까지는 어려울 게 거의 없었는데

공항에서 세금 환급 처리를 하는 것은 나라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정보가 필요했다. 


왜냐하면 

예전에

베트남에서는 밤 비행기를 타니까 

세관 공무원이 저녁 8시인가 9시인가에 퇴근해버렸다.

근무시간에도 택스리펀드 사무실을 비워놓고 있어서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전화해가지고 어디 짱박혀서 쉬고 있는 세관 공무원을 불러냈었던 적이 있었다.


반면에

일본은 따로 뭐 신고했던 것도 없었던 것 같고

출국 심사할 때 세관 공무원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권에 스테플러로 집어 놓은 영수증 다 내고 가라고만 하지

뭐 수속이랄게 전혀 없었다.


그래서 대만은 또 어떤곳인가 싶어서

블로그를 엄청 검색해 봤다.


타오위안 공항에 택스리펀드 키오스크가 있고

키오스크에서 여권 스캔하고 택스리펀드 서류의 QR코드 스캔하고

화면 터치 몇번하면 세금환급 영수증 같은게 나온다.

그걸 세관 공무원에게 제출하고, 현금 환급액은 옆에 있는 은행창구에서 받으면 된다.


흠...

여기서 소심한 내가 드는 걱정은

그럼 송산공항은???


결론부터 말하면

송산공항에도 세금환급 키오스크가 1층에 있다.

키오스크는 국제선 탑승하러 출국장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에 있다.


송산공항 오픈시간이 새벽 5시부터 이므로

아마도 세금환급 키오스크도 5시부터 이용할 수 있겠지.


그럼 세관 공무원은 5시부터 출근할까?

아마 출근하지 않을까 싶은데 내가 확인은 못해봤으니 장담은 못한다. ㅋㅋㅋ


다만, 나는 신용카드로 구매를 해서

환급도 신용카드로 받는 것으로 키오스크에서 신청했다.

그러면 따로 세관 공무원한테 키오스크에서 나오는 영수증 같은 것을 보여줄 필요도 없다.

그냥 키오스크에서 원스탑으로 끝나는 것이다.


키오스크에서 신용카드로 환급을 선택하면

환급을 받고자 하는 해외결제카드 브랜드(비자, 마스터 등)를 고르라고 나오고

내가 결제한 카드의 브랜드를 누르면 끝이다.


지금이야 내가 여행 다 갔다와서

이렇게 편하게 결론만 얘기할 수 있지만,

현지에서는 내가 좀 걱정이 됐었다.


우선 송산공항에도 택스 리펀드 키오스크가 있는지 없는지

검색되는게 없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현금으로 택스 리펀드 받은 분들 블로그만 보게 되어서

카드로 환급 받아도 세관 공무원을 만나서 처리를 해야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다보니 

대만 세관 공무원이 베트남 세관 공무원처럼 자리 비우고 있으면...

나는 아침 비행기라 시간이 가뜩이나 쪼이는데

혼자서 공항에서 세관 공무원만 기다리며 똥줄타고 있을까봐 걱정이 됐다.


세상 온갖 걱정 사서하는 내가...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출국 당일에 공항갔다가 당황할 것을 상상하며

출국일까지 혼자서 마음 졸이고 있는 대신에

아울렛에서 돌아오는 길에 타오위안 공항에 들르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타오위안 공항에서 출국일 2일 전에 택스 리펀드를 완료하고

출국일에는 송산공항의 택스 리펀드 키오스크 위치를 사진을 찍어 왔다.


바보짓이지만

나는 그랬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