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여행]

카페 앤 헤스타우란치 31 뽀르뚜 

Café & Restaurante 31 Porto

(2019.09.16) 

맛은 괜찮았지만

그렇게 인상깊지는 못했던 식당.


구글 평점이 높고

호텔 바로 옆에 있어서 찾아가게 되었다.


사실 수분 보충에는 생수가 짱인데

외국에서 식당을 가게 되면

술을, 안되면 주스라도 주문해야할 것 같은

압박 같은 것이 괜히 있다.


그렇게 용기내어 주문한 맥주.

왜 용기를 내었냐면

식중독 의심 증상에서 벗어난 지가

하루 이틀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내 내장기관들이 잘 버텨줄지

자신이 없었다.

다행히 탈은 안 났다.


연어 스테이크였던 듯.


맛은 괜찮은데

데코나 맛이나

와우!하는 그런 게 없다.

(No wow factor!)


스테이크.


스테이크는 실패할 일이 별로 없다.

이것도 맛은 괜찮았는데

와우!할 만한 건 약간 부족.


<총평>

계속 괜찮다면서

와우 할만한 것이 없다고 반복하는 이유가 있다면

사이드메뉴의 감자 때문일 수 있겠다.


포르투갈 사이드 메뉴는 종류가 너무 한정적.

쌀도 먹는 나라면서

계속 감자만 주구장창 나온다.

한국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종의 감자인 것은 맞지만

계속 감자 튀김만 먹고 싶지는 않았다.




[포르투갈 리스본 포르투 여행] 

리스본 식당

- 오 까추 도우라두 O Cacho Dourado -

(2019.09.11.)



리스본에 도착하니

저녁 시간이 되어서

슈퍼마켓에서 장보러 오다가

구글 평점이 높은 레스토랑이 있길래

들어가본 곳.

오 까추 도우라두.


레스토랑은 허름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최신 유행도 아닌

오래된 동네 식당 느낌?


작은 식당 같았지만

안 쪽에 테이블들이 많았고

약 90%정도의 테이블이

차있었던 것 같다.


기본 테이블 세팅.


화이트 와인을 주문.


병와인을 시키지는 않았기 때문에

자하(Jarra) 단위로 담아서 가져다 주셨다.


맛은 그냥 그냥.


오늘의 수프. 포르투갈 스타일로 주문.


비행기를 너무 오래 타고 와서

많이 먹을 자신이 없어서

스프를 하나만 시켰는데

서버 할아버지가 짜증냈다.


음식을 나눠먹는 문화가

서버 할아버지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은 알겠으나,

입장한 순간부터 응대가 거칠었기 때문에

앞으로 가는 모든 포르투갈 식당들이

다 이런 식일려나 걱정이 앞섰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된장국 먹는 느낌이 났다.

맛이 된장국은 아님.

다시 말하지만,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다시 시키고는 싶지 않다.

ㅋㅋㅋㅋ


그릴로 구운 대구 구이.


대구를 그릴에 구운다음에

올리브유를 잔뜩 뿌리고

야채를 한가득 얹었다.


올리브유를 잔뜩 뿌려서

느끼하지 않을까 했지만

생각보다 맛은 좋았다.


그릴에 구운 소고기 스테이크.


나름 영어 메뉴판을 보고

여러가지 종류의 스테이크 중에

고른 메뉴.


건조하고 맛없게 생겼는데

막상 먹으면 맛있다.

잘 구웠음.


대구도 맛있었지만

소고기 본연의 맛을 이길 수는 없었다.


많이 비싸지 않은 로컬 레스토랑.


식사용 빵(couvert)은

돈을 따로 받는다고 하더라.


수프가 좀 애매해서

수프를 소진하기 위해

식사용 빵을 뜯어 먹었고

결국 계산됨 ㅋㅋ


<총평>

손님들의 평균 연령대가 좀 높았던 것 같고,

식당 직원들도 다 할아버지뻘로 보였다.


친절함은 찾기 좀 힘들고

음식은 맛이 나쁘지 않다.


포르투갈에 좀더 멋진 레스토랑이 많으니

다른 곳을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ㅋ

[JW 메리어트 서울 혼자 호캉스_파인 다이닝]

더 마고 그릴

The Margaux Grill

(2019.04.07.)


@gizzard_in_law



돈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 비싼 음식 먹으러 가도 될까?

호텔 도착하기 전에 고민 좀 했지만,

객실 들어서자 마자

수화기를 들고서는

더 마고 그릴을 예약했다.


이 불같은 성격때문에

지금 카드값 갚느라 허리가....


레스토랑 내부.


나는 항상 칼같이

저녁 영업 시작하면 식사를 한다.

일찍 배가 고픈 타입.

ㅋㅋㅋㅋ


사실 이 레스토랑의 하이라이트는

정원으로 꾸민 외부 다이닝 공간인데

당시에는 찍을 생각을 전혀 못했다.

주문을 마치고

간결하게 정리된 테이블.


홈페이지에 메뉴가 있는 것 같아서

메뉴판 사진을 안 찍었는데,

이런...

반리엣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된 메뉴를

찾을 수 없었다.


아쉬운 대로 제일 비슷한

메뉴를 캡쳐.


빵과 물수건이 나왔다.


Charles Heidsieck Brut Reserve.


와인은 자제하기로 착석했지만

와인 메뉴에 샴페인인데 가격이 상당히 착한

이 녀석을 발견.


홀딱 또 지르게 됐다.


아름다운 빛깔.

맛도 아름다웠다!


버터.


빵.


빵이 생각보다 맛있었다.

그냥 일반적인 깜빠뉴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상이었음.


Handcut Hanwoo 1++ Tartare.


크게 찍은 사진.


소고기 타르타르 맛없는 곳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더 마고 그릴의 타르타르도

맛이 있었고,

내가 먹어본 타트타르 중 no.2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었다.


샴페인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추가 한잔 더.


신용불량자에 '한 잔' 더 가까워진 순간.


콩 수프...


그렇게 밖에 기억을 못하겠다.

내가 호텔 홈피에서 캡쳐해온 메뉴판하고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저 캡쳐는 겨울 메뉴....

호텔에서 업데이트를 안했어요...


색을 보고는

크게 기대를 안 했지만,

생각보다 맛있었다.

이 레스토랑이 생각 그 이상이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가운데 흰 살은

킹크랩인가 랍스터인가 그랬던 듯.


내 뇌에서 고급진 맛이라고 분류하는

스테레오 사운드 느낌의

다양한 맛과 식감이

조화롭게 느껴졌다.


Alexandre Jouveaux De l'aube a l'aube, France.


멜버른에서 마셨던

피노누아가 생각나서

피노누아 와인을 주문해봤다.


내가 마셨었던 호주산보다 

좀 진하고 묵직한 느낌이지만

피노누아 특유의 투명하고 가벼운 느낌?은

여전했다.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서버님이 어떤 커틀러리로 스테이크를 썰을 지

골라보라고 상자를 열어보여주신다.


10여 종의 각기 다른 나이프와 포크가 

있었던 것 같은데..

뜨허...

이런 코스 세트 메뉴를 주문한 건

선택의 고민을 덜하기 위해서였는데,

이렇게 또 고민할 거리를 주시다니...


뭔가 홀린듯이

저 포크와 나이프를 골랐다.

브랜드랑 재질도 다 설명해주셨는데

기억하는 거 하나도 없음 ㅋㅋㅋ

이래서 메모를 해야

블로그 포스팅이 풍성해진다는...

(대신 식사는 제대로 즐길 수 없음)


Grilled Prime Angus Tenderloin.


이건 정말

내 머리속에서 기대하고 있었던

바로 그 스테이크 맛!!


굽기 정도도 대만족!

미디움 레어를 주문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미디움 레어가 분명했다!!


해외여행에서 먹었던 스테이크들이

내가 생각하는 굽기의 정도보다

좀 더 익혀있었다(overcooked)는 생각을 하고는 했었다.


그런데

여긴 한국이라 그런가

한국인인 내가 생각하는 미디움 레어를

귀신같이 잡아냈다.

너무나 반가운 식감!


스테이크 메인이 끝나고

디저트가 나오기 전에

차를 권하셨다.


그렇게 권하시면,

순순히 마십니다!! 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차 잎을 걸러주는 저 집기(이름 모름)를

좋아한다.


식기 취향이 저격당했습니다.


무료로 같이 제공된 쿠기.

처음에는 잔잔한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먹을수록 곱씹게 되는 맛이라서,

식사 끝나고 바로 파티세리로 가서

쿠키를 사버림.



Panna Cotta.


저 하얀색 스틱의 식감이

수수깡 같아서 신기했다.

살살 녹고 엄청 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달지 않아서 좋았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것인가를

맞닥드리는 순간.

ㅋㅋㅋㅋㅋ


기분이 좋다는 이유로

호구가 되었습니다.

그치만 행복했다는.


<총평>

맛있었다!

객실 들어가서

이래저래 실망하고 기분 별로였는데

반리엇의 리노베이션을

다시 보게 할 정도로

기분을 업(up) 시켜줬다!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답게

스테이크가 가장 임팩트가 있었다.

지금껏 제일 맛있게 먹었던 비프 스테이크는

그랜드 하얏트의 더 스테이크 하우스였는데,

더 마고 그릴도 더 스테이크 하우스에

지지 않는 맛이었다.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리셉션은 정신 놓고

내가 입장하는 지도 모르고 있었지만,

막상 식사를 할 때

서버님들의 타이밍은 기가 막혔다.


대만족!!

[호주 멜버른 혼자 여행_호텔(6)] 

더 웨스틴 멜버른

The Westin Melbourne

- 룸서비스 스테이크 

In-room Dining_Tasmanian Steak - 

(2019.02.01.)


@gizzard_in_law



멜버른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바로 달려온 호텔이지만

이미 밤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뭐라도 먹지 않으면

실신할 것 같아서

룸서비스를 주문하기로 했다.


내가 주문한 음식은 태즈메니안 스테이크 (Tasmanian Steak).


태즈매니아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겠는데

많이 들어본 지명같고,

룸서비스 메뉴에 특별히 태즈매니안이라고 써놓은 걸로 봐서

소고기가 유명한 지역인가 싶었다.


그래서 사이드 디쉬는 

샐러드로 하여 주문.


스테이크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호주는 스테이크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기대 이하.


샐러드는 신선했다.

올리브유에 소금 간하고

약간의 식초를 넣은 것 같은

기본적인 드레싱 같았지만

맛은 좋았다.


양심은 있는지

후식으로 소금 캬라멜이 들어간 초콜릿을 주었다.


스테이크용 후추와 소금.


<총평>

파스타나 스테이크나

가격차이가 별로 없어서 

스테이크를 주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주 맛없는 스테이크는 아니었지만,

호주라고 해서 특별히 기대할만한

음식은 아닌 것 같다.


음식을 여러나라에서 먹다보니

꼭 본토가 아니더라도

쉐프의 능력에 따라 맛이 더 좋은 곳이 많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예가 된 것 같다.

[프로호캉서_상해 혼자 호캉스_미식(4)] 

포시즌스 호텔 상하이 푸시

Four Seasons Hotel Shanghai at Puxi

- 스테이크하우스 Steakhouse -

(2019.03.02.)


@gizzard_in_law



기본적으로 포시즌스와 5성급 호텔 식당에 대한

논리적 근거없는 믿음이 있어서

포시즌스 호텔 상하이 푸시의 레스토랑인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중국의 스테이크 하우스라고 하니까

약간 갸우뚱하기는 했지만

괜찮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가봤다.


레스토랑이 있는 2층의 엘리베이터.


식당 외 2층 실내 테라스? 메자닌?에도

테이블을 세팅해놓고

손님을 받는 것 같았다.


진짜 식당 입구는 이 문이다.


딱히 예약은 하지 않고

현장에서 1명 식사가 가능한지 문의하고

자리를 안 내 받았다.


메뉴판.


생수를 주문했다.


스테이크를 먹을 거니까

아르헨티나 말벡을 주문.


내가 좋아하는 캬라멜 향이 진하고,

가벼우면서도

와인에서 감칠맛이 나는 것 같았다.


혼자 식사를 하러 왔더니

영어 신문을 몇개 가져다 주셨다,


식사용 빵과 버터, 그리고 정체모를 스프레드.


이 빵이 평범해 보였지만,

먹을 수록 맛이 좋았다.

담백하면서, 딱딱하지 않아서 좋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서

매력적이었다.


Lobster bisque.


랍스터와 새우/게의 향을 구분할 정도로

이 식재료들을 자주 먹어보지는 못해서

정확하게 말은 못하겠지만,

랍스터 비스크라고 하니

랍스터가 들어갔겠거니 가정을 하고

맛을 설명해보겠다.


랍스터의 향이

비린 건 아닌데

엄청 강하게 난다.

랍스터의 껍질을 국물로 만들어서

내가 먹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간이나 맛은 괜찮았는데

랍스터의 향이 너무 진해서

"랍스터!!!!!!!!!!!!!!!!!!!!!!!!!!!!!!!!!"라고 외치는 것 같아서

그다지 조화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Smoked Australian Wagyu Rump Medallion.


쉐프 스페셜이라길래 주문해본 

스모크드 스테이크.


등장할 때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접시 위에 투명한 뚜껑이 씌여져있고

그 뚜껑안에는 불맛을 내기 위한 연기가

아주 자욱했다.


그리고 한 입 썰어 먹었을 때

바로 느낌이 왔다.


"아! 여기 스테이크를 잘 못하는구나!"


불향만 너무 강하게 입혀서

다른 향이나 맛을 하나도 느낄 수 없을 정도.

스테이크도 그다지 잘 구운 건지 모르겠는게,

그냥 소고기를 구운거지

특별한 맛이나 향을 끌어내지 못한 것 같았다.


소고기의 맛보다는 불맛에 집중한 스테이크는

말벡 와인하고도 잘 어울리지 않았다.


소스가 뿌려져서 나오기는 하는데

존재감이 미미하다.


스테이크 먹고 있는 데

직원분께서 머스타드라도 가져다드릴까요라고 물어봐주셨는데

좀 놀랐다.


쉐프가 만든 메인 소스로 먹는 것이 아니라

추가로 머스타드를 요청해서 먹어야

맛이 사는 음식이라는 건가 싶었다.


Green Apple Crumble.


개인적으로 사과를 익혀먹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주문했는데,

그냥 내가 사과 익히는 것이 

크게 뒤질 것 같지 않은 맛이었다.

식감도 맛도 향도

기대 이하.


그나마 견과류와 크림이

디저트로서의 맛과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알라카르트 메뉴에서

스스로 3코스로 조합해서 먹었고

세금 봉사료 포함 599 위안.

한화로 101,000원 정도.


<총평>

쉐프님께는 죄송하지만,

맛이 너무 실망스러웠다.


직원분들의 서비스는

나쁘지는 않았다.

내가 영어로 말을 해야되니까

직원분들이 긴장을 해서

영어에 자신이 없는 직원분들은

너무 긴장을 많이 하셨다.


그치만

서비스 중에서 많이 아쉬웠던 것은

내가 랍스터 비스크를 다 먹기도 전에

스테이크가 나와버린 것.

나한테는 되게 기본적인 것인데

따로 내가 같이 내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는데

스테이크가 나와버리니까

너무 놀랐다.


호텔에서 보내온 만족도 서베이에

솔직하게 다 써드렸다.

내가 좀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맛이나 음식 내는 시간 등에 대해서

개선이 확실히 있지 않다면

다시 방문할 생각은 없다.

포시즌스 호텔 레스토랑에 대한

환상을 깨어준 식사였다.


[호주 멜버른 혼자 여행_미식(3)]

레어 스테이크 하우스

Rare Steakhouse Uptown

- 캥거루 스테이크 Kangaroo Steak -

(2019.02.08.)


@gizzard_in_law



사슴 고기를 예약하고 나니

캥거루 고기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캥거루 고기를 검색하다보니

어느 멜버른 미디어의 맛집 리스트 기사에서

캥거루 요리를 잘하는 식당 리스트를 뽑아놓은 걸 발견.


레어 스테이크하우스 업타운 지점.


해당 기사에서

원래는 소고기 스테이크 전문인데

캥거루 고기도 잘한다고 칭찬을 했다.


이 기사에서 추천한 식당들 중에

소피텔에서 가장 가까운,

걸어도 3분 걸릴까? 싶은 업타운 지점을 예약했다.


레스토랑 내부.


점심 영업 시작하자마자

방문해서 사람이 많이 없다.


처음 안내받은 테이블.


왜 처음 안내 받은 테이블이냐면

내가 나중에 테이블을 바꿔달라고 했기 때문.


웬일로

우리의 호주 백인님들께서 

창가쪽 자리를 주셨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테이블이 고장하서

팔꿈치 대고 힘을 조금만 가하면

테이블 엎어지게 생겼음.


식당 서버들이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을텐데

일부러 나한테 준 것 같은데,

물증이 없으니까

나만 짜증나고...

호주 백인들은 항상 이런식이었다.


테이블이 흔들리니 자리 바꾸겠다고 하니

미안하다는 표정 1도 없이,

그래요? 그러세요.

이런 태도.


이런 차별에 나도 이제 제법 익숙해진듯.

그치만 여기 사는 사람이면

하루 하루 얼마나 피곤할까 싶었다.

나는 단기 여행자라서

안 보면 그만이니까.


캥거루 스테이크, 샐러드, 오렌지 주스.


와인을 마실까 했지만

와인투어에서 사온 와인을

호텔 객실에서 아침부터 마시고 나왔던 터라

그만 마시기로 했다.


그래서 와인 대신 주문한 파인애플 주스.


캥거루 스테이크는 특별히 사이드 디쉬를 주문할 필요가 없이

사이드 디쉬가 이미 포함되어 있었다.


좀 알려주지...

내가 너무 많은 걸 기대한 걸로...


그냥 올리브유에 간해서 비벼준 건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멜버른 여행하는 내내 신기했다.


캥거루 스테이크.


캥거루 스테이를 주문하니까

레어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나는 레어도 잘 먹으니까

크게 상관없었는데,

한 입 베어물어보니

왜 레어야만 했는지 알았다.


정말 기름기가 전혀 없이

단백질 덩어리인 것 같았다.

겉에 익힌 부분은

정말 담백한 고기맛.


그렇지만

이 고기를 전체 웰던으로 익혔다면

숨막히게 뻑벅했을 것 같다.

레어이기는 하지만

겉에 바싹 익힌 부분은

조금 질긴 편이었기 때문.


대신에

레어인 안쪽 부분은 부드러운 편이었다.

무슨 기술을 쓰셨는지

피도 줄줄 흐르지 않게

딱 좋았다.

보기에는 육회같았고

씹으면 아예 안익었다고 하기도 어려웠다.


캥거루 특유의 향 같은게

느껴지는 것 같았는데

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과할 수 있는 향을

달콤하면서 뭔가 진하게 졸여진 소스가

고기의 향을 많이 가려준다.


계속 스테이크를 먹다보니까

나중에는 캥거루 고기 향의 존재를

좀 잊어버리게 됐다.

처음에만 조금 존재감이 느껴졌다.


같이 나온 사이드 디쉬 중에는

달큰한 양파튀김이랑 잘 어울렸는데

기름기가 적은 고기여서 그런지

기름진 튀김과

양파의 달큼함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디저트로 주문한 Sticky Date.


그냥 모든 맛이

단 한마디로 요약된다.


달다.


우리나라 뽑기에서 볼 수 있는

온갖 단맛을 다 가져왔다.

식감마저도 뽑기.


시럽에 푹 적신 저 케이크?도

촉촉하게 달다.

입이 당에 절을 정도.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 비싼 것은 아니지만,

맛과 서비스를 고려했을 때에는

합리적은 가격은 아닌 것 같다.


<총평>

나처럼 꼭 캥거루 고기를 먹어봐야겠다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갈 필요 없을 것 같다.


소고기 스테이크가 전문이라고 하지만,

호주 백인으로 완벽하게 변장할 수 없다면

가고 싶지 않다.


문제는

그렇게 변장하고 갈 정도의 맛집은 

아닌 것 같다는 점.


내가 호주의 식당들을 대상으로

나만의 음식 평점을 준다면

이 집은 변장 마스크로 줘야할 것 같다.


변장 마스크 3개면

백인으로 변장을 해서라도 찾아가야 할 맛집.

변장 마스크 0개면

굳이 백인 변장하면서까지 갈 필요 없는 식당.


저는

변장 마스크 0개

드리겠습니다.

[만족스러운 혼자 호캉스]

콘래드 서울

- 이탈리안 식당 '아트리오(Atrio)' - 

(2018.03.30.)




체크인을 하고 난 뒤

바로 식당 예약을 했다.

호텔 2층에 있는 이탈리안 식당 '아트리오'


예약을 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혼자 가도 세트 메뉴를 시킬 수 있는지

한 명도 자리 예약을 받는지

집요하게 물어봤고

직원분이 2인용 쉐어링 메뉴가 아니라면 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식당에 도착했고

직원분의 안내를 받아서 착석했다.

창가쪽은 기대도 안 했고, 

실제로 식당측에서 창가 쪽 자리는 주지도 않았다.


착석하면 커다란 알라카르트(a la carte) 메뉴판을 주신다.

내가 혼자 온 게 아니었으면 그 메뉴판에 있는 음식들을 

살펴보면서 단품으로 시켰을 것 같다.


그러나 각 메뉴가 어느정도 양으로 제공되는지 잘 몰라

식사량 조절에 실패할지도 모르고

다양한 메뉴들을 보고 고르려면 생각이 많아질 수 있으니

코스 세트로 가기로 사전에 마음을 먹고 방문했다.


그래서 세트 메뉴가 있지 않나요?라고 문의를 하니

세트 메뉴만 적힌 작은 메뉴판을 따로 가져다 주셨다.


세트 메뉴는 가격대비 구성이 상당히 합리적이었고

큰 메뉴판에 있던 다른 단품 메뉴들도

다른 블로거의 사진에서 봤던 가격대보다 약간 저렴해진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먹었던 트라토리아(Trattoria) 세트는

가격은 다른 블로거들이 먹었던 비즈니스 세트(business set)랑 동일한데

(전화로 예약할 때도 직원이 코스로는 '비즈니스 세트'가 있다고 안내해줬음)

세트 이름이 바뀌어져 있고

그 구성이 일부 바뀌어져 있었다.

스프 대신 스파게티가

소고기 안심에서 소고기 플랭크(flank)로.


기본 테이블 세팅

군더더기 없이 기본적인 것 같으면서

파인 다이닝(fine dining)하는 느낌이 좀 났다.


식전 빵.

식전 빵이라고 주셨지만

내 의견은, 식전에 나오는 빵이라고 생각하고 

빵만 올리브유나 저 옆에 스프레드랑 먹으면

별 맛이 없다.


다수의 블로거들이 저 빵이 엄청 맛있다고 하길래

기대했는데

나는 처음에 별로 였다.


우선 그냥 올리브유나 스프레드하고만 먹기에는

빵이 질기다.

껍질은 엄청 딱딱하고.

턱 관절이 약한 나로서는 한 조각을 다 먹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빵 맛을 곱씹어보니

그냥 순수한 밀가루 맛만 심심하게 났다.

그렇다고 

덜 익은 밀가루 향이 난다거나

빵 맛이 별로라는 건 아니었고,

그냥 정말 맛 자체가 그냥 

'난 빵이야. 뭘 더 바래?' 

이런 느낌이랄까?

plain & bland하다고 밖에는

딱히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치만 코스가 진행되면서

이 빵의 반전 매력을 알게 되었다.


참치 타르타르.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이

그대로 담겨있었던 애피타이저.


잘게 썰은 재료들이

입 안에서 자기 맛을 조금씩 내뿜으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식재료들의 맛이 조화를 이룬다.


참치와 토마토가

눈으로 대충 봐서는 구분이 잘 안 되지만

씹다 보면

이건 참치고, 요건 토마토였네.

이렇게 혀로 재료를 깨우치게 해준다.


토마토 스파게티.


일반적으로 스파게티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메뉴다.


이날은 스파게티는 사실 별로 안 먹고 싶었지만,

양이 많지 않고 적당하게 나와서

이 식당의 스파게티 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처음 보면 생 토마토로만 소스를 만들었나 싶은 빛깔이고

생토마토로만 만든 것이 정말 맞다면, 

내가 알던 생토마토 소스보다는 맛이 좀 더 진해서 좋았다.


이 스파게티는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의 교과서적인 맛을 냈다고 생각한다.

기본에 충실한 느낌.


반전은

스파게티를 다 먹고

식전빵을 소스에 찍어먹으면

스파게티와 소스를 같이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는 점!!


빵을 소스에 잠깐 묻힌 것 뿐인데

빵의 질기고 딱딱했던 식감이 싹 사라진다.

그리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밀가루' 맛이

토마토소스의 맛을 받쳐주는 기초를 세워주는 느낌이다.

전혀 다른 빵을 먹는 느낌.

빵으로 소스를 다 긁어 먹었다. ㅋㅋ


비프 플랭크 스테이크.


플랭클는 부위는 다소 생소한지라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양지, 치맛살 등 다양한 한국식 부위를 포함하는 부위인듯.

서버분에게 플랭크가 어떤 부위라고 여쭤보니

그냥 소 뱃살이라고만 설명해 주셨다.


내가 시식한 느낌으로 양지쪽에 가까운 느낌이 들었는데

국에 들어가는 소고기 양지처럼 결이 약간 도드라졌다고 해야하나?

부드러운 맛으로 먹는 스테이크 부위는 아닌 것 같았다.


보통은 미디움-웰던으로 주문하다가

오늘은 좀 부드럽게 먹어볼까 하고

미디움으로 주문했으나,

거의 웰던 같이 익혀나왔던 것 같다.


이거 미디움 맞냐고 물어볼려던 찰나에

옆 테이블에서 서버 분이 

미디움 웰던으로 주문하는 손님에게

플랭크 스테이크는 미디움 웰던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설명을 해주시더라.

이렇게 나와서 그런가 보다하고

따로 미디움이 맞는지 확인하지는 않았다.


보면 통후추 갈은 게 꽤 뿌려진 것 같은데

기대보다는 통후추가 열일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베트남 푸쿠옥에서 사온 통후추 향의 5분의 1도 안 났던 듯.


스테이크와 함께 나온 구운 감자는

생각보다 맛있었다.

감자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내가 감자다!!"를 외치는 진한 감자 본연의 맛이

인상깊었다.

세게 씹을 필요도 없이 

부드럽게 녹는듯한 느낌으로 잘 구어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티라미수와 차/커피가 후식으로 나온다.


이 티라미수가 먹는 재미가 있었다.


크림은 자체만으로도 별로 달지 않고

부드럽게 사악 녹아서 맛이 있다.

상단의 파우더랑 하단의 에스프레소를 머금은 쿠키랑 

한꺼번에 떠먹으면

크림 맛이 달큼한듯 아닌듯 살짝 나려다가

쌉쌀한 에스프레소 맛이 쿠키에서 쫙 빠져나온다.

한 스푼에서 맛이 변화하는 듯한 느낌에

먹는 재미가 있었다.


총평:

가격 대비 매우 알찬 구성이다.

화려한 맛보다는 기본기가 충실한 맛을 보고 싶을 때 주문하면 좋은 메뉴 구성이었다.


트리비아(trivia)

이 식당에서는 굳이 창가자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건축학도가 아닌 이상 창 밖의 공사장 철골구조를 뷰로 즐기기 힘들 것 같다.

2층이라서 한강 뷰는 불가능하다.


직원분들은 엄청 프로페셔널하다고 생각한다.

넓은 식당을 생각보다 적은 수의 직원들이 커버하고 있다.

테이블 상태를 귀신같이 체크하시는 점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예약 전화도 친절하게 잘 받아주셨고

메뉴를 고르는 데에서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나는 사실 트라토리아 코스에

피자를 좀 먹어보고 싶어서

서버분에게

 혼자 먹을 건데, 세트에다가 피자를 추가하면 너무 배부르겠냐고 

여쭤봤더니

너무 많을 거라고 답변을 주셔서

피자는 포기했다.

피자는 다음 기회에 ㅠㅠ


아트리오는 

혼자서 식사하기에도

좋은 식당이라고 생각한다.

경험상 혼자 밥을 먹을 때

옆 테이블과 간격이 좁으면

둘이 먹을 때보다 좀 더 많이 신경이 쓰이고 불편하다.

그런데 

아트리오는 기본적으로 테이블 간 간격이 적당해서 

내 시야에 다른 테이블이 잘 들어오는 편은 아니었다.


별도의 요청이 없으면

알라카르트 메뉴판과 음료 메뉴판만

우선 내주라는 매뉴얼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


알라카르트 메뉴들도

5성급 호텔 식당치고는 

합리적인 가격대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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